- 라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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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흑과 백, 선과 악, 절대 선, 절대
진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도(正道)’에서 벗어나지 않고 바른 길로만 가려고 했고,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왜 하지 말라고 하나?”라는 의문도 제기해보지 않고 그냥 맹목적으로
복종을 했다.
이러한 외골수 적인 사고체계와 판단 기준은
이제와 생각해보면 나의 인간관계 또 연애관에 있어도 치명적인 역할을 미친 것 같다.
항상 내가 생각하는 ‘사고의 틀’에 맞지 않는 사람은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그 사람의 사고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사람, 틀린 사람, 나쁜 사람, 어울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나만의 환상과 연애관을
정립하고 나는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여 그 사람과 결혼해야지’하는
어찌 보면 위험할 수 있는 그릇된(?) 가치관을 고수하며 연애도 미팅이나 소개팅도 흔쾌히 응할 수 없었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가까운 나의 가치관은 종국에는 한번의 실패가 큰 상처로 이어져 그
다음부터는 ‘자포자기’에 가까운 심정으로 연애에 대해 희망을
잃었던 것 같다. 다른 인간 관계에서도
왕왕 유사한 패턴을 보였던 것 같다.
대학시절 나보다 5살 연상인 사촌언니가 늘 나에게 강조하던 이야기가
있다. “너는 너무 하얀 도화지 같다”고. “그런데 하얀 도화지에는 검정 먹을 한방울만 떨어져도 검게 물들어버리고 만다”고, 중요한 것은 ‘하얀 것’이
아니라 얼룩무늬처럼 하얀색과 검정색이 골고루 섞여 있어야 하는 거라고. 흑을 모르면서 백만 아는 것은
진정한 하얀 것이 아니며, 흑백 백이 골고루 섞어 있음에도 즉, 흑과
백을 모두 알면서도 ‘백’(또는 ‘선’)을 선택할 수 있어야 그것이 진정한 백이고 선이라고 얘기해 주었다. 일명 사촌언니의 ‘흑백 이론’
이번에 서양의 지혜를 읽으며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그런 측면이었다.
“선하게 살아가는 방식과 악하게 살아가는 방식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가. 선한 삶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는가, 이른바 지혜라는 것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지혜란
단지 무의미한 광기란 말인가”
“헤라클레이토스의 이론에 의해 우리는
대립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실은 한 상태에 있는 서로 다른 본질이라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이런
의미를 내포하는 말 가운데 가장 놀랄 만한 것은 ‘선과 악은 하나이다’라는 말이다… 악의 관념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선의 관념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세상에 ‘절대 진리’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이를테면 지구는 둥글고, 비록 예전에는
지구는 평면이라고 생각한 시절도 있지만, 지동설이 아닌 천동설의 개념처럼 세상에는 불변하는 법칙과 진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분명 절대 진리, ‘올바른
길’ 즉, 正道는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악’을 모르고 ‘선’만을 주장하는 사고가 아니라 ‘악’ 무엇인지 악에 대해 알면서도 ‘선’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야 말로 ‘서양의 지혜’ 즉, 철학을 통해 내가 얻어야 하는 진정한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제임스 알렌이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서 주창하는 것처럼, “사람은 자기 생각의 주인이자 자기 인격의 창조자며 환경의 설계자다.” 사람은 자신이 바라고
있는 대로가 아니라 자신이 현재 마음 속에 담고 있는 생각과 같은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러므로
“올바른 길을 걸어 나가기 시작할 때 성공은 확실히 약속되어 있다. 다만
당신이 중간에 포기해 버리지만 않는다면” – 제임스 알렌
마음 속의 생각이 그대를 만든다.
사악한 생각으로 가득하다면
무거운 짐수레를 끌어야 하는 황소처럼
언제나 고통으로 괴로워할 것이나,
맑고 깨끗한 생각이 넘쳐나면
그대의 뒤를 따르는 그림자처럼
언제나 기쁨만이 그대를 따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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