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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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관련 기술서적 분야에 한정해 보면 한국저자의 책들은 수준이 떨어진다. 가끔은 아주 수준 낮은 책들도 있다. 특히 교수들의 책들은 하나같이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 자신만의 지혜가 아니라 어디선가의 지식을 짜맞춰서 책을 펴낸다. 아마 교재용으로 쓰기 위함이라 생각이 들지만, 가끔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에 반해 미국과 일본의 기술 책들은 아주 재밌다. 톡톡튀는 생각들도 많고, 저자들의 경험과 재치가 책에 잘 묻어나있다. 다양한 사고들과 정말 얻기 힘든 노하우들도 쉽게 공유한다. 가끔은 책을 통해 저자의 아이디어에 감동받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에 기술서적을 볼때, 저자가 일본인이거나 외국인이면 일단 손이 간다. 엄선해서 번역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찌됐던 독자 입장에서는 못해도 평타는 치기 때문이다.
비단 책뿐일까? 실제 IT문화 역시 딱 책 수준을 따라간다. 한국의 IT문화는 뻔하고 지루하다. 톡톡튀는 기술보다는 관리가 대부분인 SI업무가 IT시장의 90%를 넘어가고 있다. 개발자들은 아이디어를 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갑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삽질을 해간다.
삽질은 참으로 숭고하기까지 하다. 밤샘은 기본이고, 모든 문제의 책임을 져야 한다. 스트레스가 만성으로 작용하지만 가끔 즐겁기도 하다. 그래서 쉽게 떠나지 못한다. 하지만 대부분 기회가 되면 벗어나려고 한다. 왜냐구, 뭐가 되었든 여기보다는 좋을것이라 지례 짐작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실력되는 개발자들은 하나둘씩 지긋지긋한 이 바닥을 벗어나려 하고, 젊은 학생들은 컴퓨터학과 자체를 꺼린다. 실력있는 고급 인력은 부족하고, 싼값에 값싼 인력들만 대거 양산되면서, 품질은 점점 떨어져 간다. 개인정보 유출이 괜히 유출된 게 아니다. 이것저것 다 맡물려 있다. 막장인 개발환경, 철학이 없는 사회분위기.
난 바꾸고 싶다. 내가 힘이 된다면 조금씩이라도 바꿔보고 싶다. 지긋지긋하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재밌게 일해보고 싶다. 우리가 조금씩 힘을 낸다면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페이스북보다 먼저 나왔던 ‘싸이월드’, 구글맵보다 먼저 나왔던 ‘콩나물’, 웹툰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즐거웠고, 딴지일보 같은 대안 미디어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던 그 다양하고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 보고 싶다.
우선은 글이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뻔한 이야기를 해대는 책들을 보면 참을 수가 없다. 교수님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불만만 풀어놓는 투덜이가 되는 것도 싫다. 누구도 관심가져주지 않은 목소리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
지금은 힘이 없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은 없지만 해보고 싶다. 이렇게 바꿔보자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보고 싶다. 톡톡튀는 글, 누군가에게 새로운 생각과 감동을 주는 그런 글을 써보고 싶다. 창조경제같은 모호하고 선동적인 단어 대신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런 일들을 해보고 싶다.
누군가 힘있는 사람이 바꿔준다면 정말 고맙겠다. 하지만 그게 안된다면, 나라도 해봐야 겠다. 가치있는 글을 써야 하는 이유, 그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함이다. 힘들게 고생하는 이땅의 모든 개발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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