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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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무엇일까?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시간이 5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되고
메일 써비스를 접하면서, 마음이 항상 변경연에 가 있었다. 뭔지도 잘 모르며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속에 풍선이 부풀어 올랐다. 언제쯤 그곳에 갈 수 있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치열한 삶과의 전쟁으로 그곳은 마음의 고향이 되었고, 그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비슷한 곳들을 서성거렸다.
최고로 바쁜 시간을 보낸 것은 2012년이었다.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한치 앞밖에 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내가 ‘성장중독증’이라는 것을 깨닳았다. 현실에 적응과 부적응의 중간에서, 뭔가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껍데기로 생활하고 있는 것을 느꼈을 때, 난 내 영혼의 죽음을 체험했다. 자유롭게
숨 쉴 공간과 성장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어영부영 시간에 매몰된 삶을 살며 무엇인가 절실했을
때, 변경연이 빳빳하게 머리를 치켜들었다.
연구원공지가 있기 전에, 용한 스님한테 점을 보았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할 수 있겠습니까?’
했더니, ‘일주일 안에 연락이 올 거다.’ 하셨다. 얼마나 용한가 볼까, 반신반의했는데 3일 만에 공지가
떴다. 물론 데카상스의 회원이 된다는 것도 맞추었다.(다른 것도 많이 맞추었으니 연락처가 필요한
분은 살짝 톡해주시길.)
하지만 1차부터 만만치 않았다. 내가 살아온 길을 정리하는데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릴까?
매일 입으로만 연습했던 글은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여전히 입과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손끝에서 표현해
내는 재주를 부리질 못했다. 읽고 또 읽을 때마다 수정분량이 나왔고, 마음에 드는 문구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글이라는 것이 엉덩이와 손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남 못지않은
풍성한 스토리가 내 손에서 평가절하 되는 기분이란...
그러다 2차 레이스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뜨악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난생처음으로 이석증이라는 것을 앓게 되었다. 하다하다 별것이 다 온다.
오른쪽 귀는 이명이 자리를 하고, 왼쪽 귀는 이석증이 자리를 하게 되었다. 매일 귀에서 나는 소리는 오랜
시간 같이 지낸 터라 친구처럼 익숙해졌는데, 어지러움은 집중의 힘을 앗아갔다.
얼마나 독점력이 강한지 독서와 생각하는 것을 가로 막았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글을 쓴다는 것의 두려움을 1,2차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자기개발서와 경제, 경영서적 위주의 독서는
나를 상자 안에 가두었고, 표현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내 삶에 충실했지만 쓰고 싶다는 욕망은
항상 뒤로 밀려나가기가 일쑤였다. 3월 6일 2차 합격자 명단이 떴을 때, 클릭하고 페이지가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1~2초가 아찔하게 느껴졌다. 다행히 이름이 있었지만,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3월 15일에 떠난 1박 2일의 면접여행은 앞으로도 영영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찍어주었기 때문이다.
10기를 처음 만났을 때 글과 이름과 닉네임을 매치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았지만 나름 재미가 있었다.
살짝 다가가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처음이라는 낯설음이 앞장을 섰다.
드디어 면접시간.
나는 혼날 것을 각오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생각보다 센펀치가 들어왔다. hook과 uppercut과
flying kneekick을 차례로 맞은 기분이랄까. 내가 쓴 글은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나의 심장부를 겨냥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통증이 퍼졌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하라는 말씀에
‘아마도 연구원이 끝날 때쯤이면 제일 많이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라는 대답으로 마무리를 하고 나왔다.
부끄러움이 한없이 밀려왔지만, 이것 또한 나이기에 내가 제일 먼저 받아들이고 껴안아주어야 할 모습이었다.
발가벗겨진 부끄러움 또한 더 아름다운 나신으로 태어나야 한다는 버거운 숙제를 숙명처럼 받았다.
이곳까지 날 인도한 것은 나의 열망이었지만, 앞으로 날 성장시킬 것은 면접여행이 될 것이다.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과 술. 그리고 음악과 끊임없는 대화들.
교장선생님 말씀대로 十人十色이었다. 수줍어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개성들은 장기 자랑을 하듯이 차츰차츰
매력을 발산했다. 글로 먼저 만난 사이들이라 어색함이 풀어지니 금방 웃음꽃이 피었다.
난생처음으로 16시간의 알콜로 위를 단련시키며 연구원 음주문화를 개시했다.
진정한 연구원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글발, 말발, 음주가무, 체력, 재치, 임기응변, 공헌정신...
아무래도 지원을 잘못한 거 같다. 연구원이 아니라 진정한 종합예술인을 필요로 하는 자리임을 면접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교육팀은 아직 면접이 끝나지 않았다는 엄포로 끝없는 알콜 섭취를 부추겼다. 역시 고수들이다.
그래서 난 몇 년 만에 알콜 섭취 최고치를 기록하게 되었고, 북한산 자락에서 평소에 못 느끼던 술맛을 느꼈다.
교육팀과 선배님들의 알뜰살뜰한 배려와 준비는 감사한 말로는 다 표현이 안된다. 어떤 모임에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연구원은 나에게 어떤 멍석을 깔아줄까? 나는 거기서 어떤 모습을 끄집어 낼까?
나도 모르는 날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자유로움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변경연에서 이어질 인연을 생각하니
오랜 기다림의 이유를 알 것 같다.
소통과 자유...내가 얼마나 그리워했던 이름인가!
나의 조르바를 위하여. 나의 변화를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성장과 행복한 인연을 위하여 3월15일의 밤처럼 건배를 하고 싶다.
<참치의 공헌사항>발표한 내용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각종 보험금 상담: 민원의 여왕이라는 이력답게 약관 해석을 통한 민원으로 보험금을 받아준 사례가 여러 차례 있습니다.
기십만원에서 기천만원까지.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은 꼭꼭 짚고 넘어가다 보니 이런 능력이 생겼습니다.
사진액자: 연구원이 끝나기 전에 데카상스와 교육팀을 독사진을 찍어 액자에 담아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하계연수가 view가 가장 좋을 듯 하니 그때까지 실력과 체력을 더 기를 계획입니다.
데카상스 총무: 간식이 풍년일 것 같아 다른 것을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웨버님께서 카톡을 날리셨습니다.
총무를 구한다는...일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에 글부터 올리고 막내를 추천하려 글을 쓰고
있는데 피울님의 축하메세지와 함께 요란한 박수소리가 들렸습니다. 성질급한 데카상스의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기술은 과히 연구원 역대 최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돈은 관리가 안되는데 남의 돈은 관리하는 요령을 알고 있습니다. 데카상스의 화합을 위해 투명한 돈관리를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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