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형선
- 조회 수 2052
- 댓글 수 8
- 추천 수 0
결혼 10주년 기념일이 지난 금요일 이었다. 야근하고 들어와 밤 늦게 아내와 맥주를 한잔 하는데 아내 컨디션이 영 별로다.
그러고 보니 이번 주 세 여자가 계속 골골했다. 아내와 작은 딸은 목감기, 큰 딸은 중이염으로 한 일주일째 약 먹고 병원 다녔다. 게다가 아내는 요즘 공부가 힘들어 온 몸 근육통이다. 의사선생님이 아내에게 지시하셨단다. '딸들 먹일 때 본인도 좀 잘 챙겨드세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아내는 방안에 앉혀놓고 저녁 특별식을 만들었다. 제목 '닭백숙', 부제 '아빠 최고 아빠 일등'
닭 한마리 물로 씻어 제일 큰 냄비에 담는다. 냄비에 들어간 닭을 본 큰 딸이 닭에게 감사 기도를 한다.
"닭아! 고맙다. 우리를 위해 맛있는 음식이 되어주어서!"
나도 함께 기도한다.
"우리 가족이 너를 먹고 감기 몸살 얼른 나아서 착하고 좋은 일 많이 하마!"
아차! 밤이 없다. 밤 대신 고구마 하나 '구마구마' 썰어 넣고 양파도 하나 '양파양파' 썰어 넣는다. 통마늘도 한 웅큼 다듬에 넣는다. 냉동고 속에서 발견한 황기도 적당 길이로 꺽어 넣어 준다. 냉장고에서 파도 보인다. 바로 넣어 버린다.
후추는 '후추후추', 소금은 좀 적다 싶게 '소금소금' 뿌려준다. 자작자작 잠기도록 물을 붓고 센불로 끓인다. 부르르 끓으면 중불로 줄여 '자작자각' 계속 끓인다.
전기밥솥에 밥을 한다. 밥이 다 될 쯤이면 백숙도 잘 익었다. 젖가락으로 찔러 쑤욱 들어가면 다 익은 거다.
닭을 꺼내 왕접시에 담고 마늘과 고구마 등을 건저 주변에 올린다. 가족들과 백숙을 먹는 동안 백숙국물에 밥을 넣고 약한 불로 끓여주면 닭죽이 된다.
백숙 완전 해체 이후 푹 끓인 닭죽 한 사발씩 먹으면 저녁 끝! 이렇게 결혼 11년차 토요일 저녁이 저문다.
IP *.62.202.12
그러고 보니 이번 주 세 여자가 계속 골골했다. 아내와 작은 딸은 목감기, 큰 딸은 중이염으로 한 일주일째 약 먹고 병원 다녔다. 게다가 아내는 요즘 공부가 힘들어 온 몸 근육통이다. 의사선생님이 아내에게 지시하셨단다. '딸들 먹일 때 본인도 좀 잘 챙겨드세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아내는 방안에 앉혀놓고 저녁 특별식을 만들었다. 제목 '닭백숙', 부제 '아빠 최고 아빠 일등'
닭 한마리 물로 씻어 제일 큰 냄비에 담는다. 냄비에 들어간 닭을 본 큰 딸이 닭에게 감사 기도를 한다.
"닭아! 고맙다. 우리를 위해 맛있는 음식이 되어주어서!"
나도 함께 기도한다.
"우리 가족이 너를 먹고 감기 몸살 얼른 나아서 착하고 좋은 일 많이 하마!"
아차! 밤이 없다. 밤 대신 고구마 하나 '구마구마' 썰어 넣고 양파도 하나 '양파양파' 썰어 넣는다. 통마늘도 한 웅큼 다듬에 넣는다. 냉동고 속에서 발견한 황기도 적당 길이로 꺽어 넣어 준다. 냉장고에서 파도 보인다. 바로 넣어 버린다.
후추는 '후추후추', 소금은 좀 적다 싶게 '소금소금' 뿌려준다. 자작자작 잠기도록 물을 붓고 센불로 끓인다. 부르르 끓으면 중불로 줄여 '자작자각' 계속 끓인다.
전기밥솥에 밥을 한다. 밥이 다 될 쯤이면 백숙도 잘 익었다. 젖가락으로 찔러 쑤욱 들어가면 다 익은 거다.
닭을 꺼내 왕접시에 담고 마늘과 고구마 등을 건저 주변에 올린다. 가족들과 백숙을 먹는 동안 백숙국물에 밥을 넣고 약한 불로 끓여주면 닭죽이 된다.
백숙 완전 해체 이후 푹 끓인 닭죽 한 사발씩 먹으면 저녁 끝! 이렇게 결혼 11년차 토요일 저녁이 저문다.
댓글
8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72 | 경쟁은 필요악인가? [6] | 정산...^^ | 2014.05.20 | 2021 |
» | #04 결혼기념 닭백숙 [8] | 유형선 | 2014.05.20 | 2052 |
4070 | J에게 : 편지를 읽고 있는 여자가 있는 그림 [8] | 타오 한정화 | 2014.05.20 | 2391 |
4069 | 3-6.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 [8] | 콩두 | 2014.05.19 | 2221 |
4068 | #6. 21세기 화랑 [6] | 녕이~ | 2014.05.19 | 1942 |
4067 | 거의 모든, 먹는 것의 역사 [12] | 종종 | 2014.05.19 | 1949 |
4066 | 이방(異邦)의 그녀에게 [5] | 에움길~ | 2014.05.19 | 2056 |
4065 | 새로 쓰는 삼국유사?_찰나칼럼#6 [6] | 찰나 | 2014.05.19 | 1927 |
4064 |
#6 - 욱면의 손에 걸린 새끼줄 - 이동희 ![]() | 희동이 | 2014.05.19 | 1955 |
4063 | 간장 종지를 위한 변명 [14] | 어니언 | 2014.05.19 | 2034 |
4062 | 혼란의 시기를 보내는 방법 [15] | 앨리스 | 2014.05.18 | 1907 |
4061 |
역사에 대한 나의 역사 ![]() | 왕참치 | 2014.05.18 | 2026 |
4060 |
#6 역사가 있는 풍경_정수일 ![]() | 정수일 | 2014.05.18 | 1862 |
4059 | 구도의길_구달칼럼#6 [8] | 구름에달가듯이 | 2014.05.17 | 1992 |
4058 |
MeStory(9) : 6조각 이야기 ![]() | 타오 한정화 | 2014.05.14 | 3240 |
4057 | 가볍게 살기 [4] | 정산...^^ | 2014.05.13 | 2479 |
4056 |
3-5. 자기 신화 찾기 예제 풀이 - 10기 신화 수업 참관 뒷북 ![]() | 콩두 | 2014.05.13 | 2260 |
4055 | #5. 신화수업 후기 [5] | 녕이~ | 2014.05.13 | 1866 |
4054 | 오프수업후기-신화 속 세월 [8] | 에움길~ | 2014.05.13 | 1944 |
4053 | 아테나의 탄생 [4] | 에움길~ | 2014.05.13 | 26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