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동이
- 조회 수 1986
- 댓글 수 8
- 추천 수 0
결심 - 산다는 것
구 한말 백범은 임시정부 수반으로 민족주의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광복 후 한국에 돌아와 나라의 분열을 막고 하나의 민족국가를 세우기 위해 노력한 분입니다. 그는 자신의 두 아들에게 그가 살아온 생을 알려주고 또한 독립운동 자금 모금을 독려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의 자서전격인 백범일지를 썼습니다.
백범일지의 내용은 다양한 모습의 김구라는 인물을 보여줍니다. 개인으로서 김구가 가슴에 민족과 국가를 품고 독립운동을 하기까지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또한 구한말 나라를 잃고 국가와 민족의 나아갈 바를 알지 못할 때 교육과 독립운동에 헌신하여 미래를 준비한 그 실천은 스스로를 태워 주위를 밝히는 촛불과 같다 하겠습니다.
저는 김구의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다음과 같은 점을 느꼈습니다. 매사 큰일이 닥쳤을 때 선생은 늘 심사숙고하였습니다. 우선 자신이 있는 자리를 알고 이 상황이 어떤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자만하지 않고 겸손함을 갖고 나아갈 바를 결정하였습니다. 그의 결정은 "결심하였다"라는 표현에 잘 담겨져 있습니다. 그의 결심은 곧 실천이었고 그 실천은 인생을 건 일이었습니다. 마침내 김구는 두 번째 옥살이를 하면서 일부 동지들의 변절을 경험하며 자신 또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다음과 같이 결심합니다.
"나는 본시 왜놈이 이름 지어준 '뭉우리돌'이다. '뭉우리돌'의 대우를 받은 지사 중에 왜놈의 가마솥인 감옥에서 인간으로 당하지 못할 학대와 욕을 받고도, 세상에 나가서는 오히려 왜놈에게 순종하며 남은 목숨을 이어가는 자도 있으니, 그것은 '뭉우리돌' 중에도 석회질을 함유하였으므로 다시 세상이라는 바다에 던져지면 평소 굳은 의지가 석회암이 풀리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다시 세상에 나가는 데 대하여 우려가 적지 않았다. 만일 나도 석회질을 가진 뭉우리돌이면 만기 이전에 성결한 정신을 품은 채로 죽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
김구는 자신의 결심이 약해 질것을 우려하여 결심의 표시로 이름을 '구'라 하고, 호를 '백범이라 고쳐서 동지들에게 언포 하였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구(龜)를 구(九)로 고친 것은 왜의 민적에서 벗어나고자 함이요. 蓮下를 백범으로 고친 것은 감옥에서 여러 해 연구에 의해 우리나라 하등사회, 곧 백정 범부들이라도 애국심이 현재의 나 정도는 되어야 완전한 독립국민이 되겠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김구 선생은 스스로 이름을 바꾸어 자신의 결심을 드러내고 그 이름으로 불리며 결심의 흐트러짐을 경계하였습니다. 오늘날 삶을 살아가며 결심과 행동을 어떻게 하고 있나 가만히 생각하여 봅니다. 무수히 많은 순간들을 살아가는 지금은 독립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없는 시대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일들이 우리들의 앞에 놓여 있으며 하나 하나 풀어가야만 우리의 미래를 더욱 밝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매번 결심을 합니다만 그 실천은 보잘 것 없는 것 같습니다. 결심하기 전에 심사 숙고하여야 하고 결심한 후에는 태산과 같이 굳건히 하여 실천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다시 한번 가져야 할 마음 가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272 |
두 소녀와 두 권의 책 ![]() | 앨리스 | 2014.09.15 | 2143 |
» | #21 - 결심 [8] | 희동이 | 2014.09.15 | 1986 |
4270 | 나만의 속도로 걷기 [5] | 녕이~ | 2014.09.15 | 2006 |
4269 | 자동차 vs 자전거 여행_구달칼럼#21 [4] | 구름에달가듯이 | 2014.09.14 | 2159 |
4268 | 극가의 비주얼, 자비의 정신, 청어를 얹은 메밀국수 [9] | 종종 | 2014.09.14 | 3354 |
4267 | 물러나 도망가면 살 것 같으냐? [2] | 어니언 | 2014.09.08 | 1960 |
4266 |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_찰나칼럼#20 [1] | 찰나 | 2014.09.08 | 3059 |
4265 | 어느 날의 기록 [1] | 에움길~ | 2014.09.08 | 1917 |
4264 | 4천만의 컴포트 푸드, 라면 | 종종 | 2014.09.08 | 2057 |
4263 | 영원한 탈출을 꿈꾸며 [4] | 왕참치 | 2014.09.08 | 1924 |
4262 | 새로시작하는 나의 난중일기 | 녕이~ | 2014.09.08 | 1870 |
4261 |
#20 가묘유허에서_정수일 ![]() | 정수일 | 2014.09.08 | 1893 |
4260 | #20 추석 - 넉넉함 | 희동이 | 2014.09.07 | 2048 |
4259 |
추석, 벼 ![]() | 앨리스 | 2014.09.06 | 2002 |
4258 | 막걸리_구달칼럼#20 [2] | 구름에달가듯이 | 2014.09.05 | 2145 |
4257 |
매일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삶 ![]() | 타오 한정화 | 2014.09.03 | 1968 |
4256 | 3-19. 콩깍지가 벗겨질 때 신화(神話)의 처방 [1] | 콩두 | 2014.09.02 | 2990 |
4255 | 무의식과 달콤한 대화_찰나칼럼#19 [2] | 찰나 | 2014.09.01 | 1969 |
4254 | 스페인여행의 첫째날....깃발이 펄럭인다 [1] | 에움길~ | 2014.09.01 | 2290 |
4253 |
마드리드 그리고 똘레도 ![]() | 녕이~ | 2014.09.01 | 23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