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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2일 10시 19분 등록

2017년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많은 부처의 신임 장관들이 임명되면서 위장전입이란 단어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정확하게는 주민등록법 위반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유례없는 국가 주민 등록 체계인 주민등록제도를 가지고 있고 태어나면서부터 각 국민들에게 일련 번호를 부여하고 이 번호를 거주지와 연동시켜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거주지와 일치시켜서 운영하다 보니 실생활에서 법과는 달리 해결이 안 되는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법 운영에 있어서 여러 가지 허점들이 지적되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위장전입에 특히 민감한 이유는 대 부분이 부동산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위정자(爲政者)란 사람들의 부동산 투기, 특히 법을 어기면서까지 행해진 사리사욕 추구에 대해서 국민들은 분노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리더, 고위 관료, 위정자의 모습 속에는 전통적인 유가사상에서 이야기하는 군자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수신제가(修身齊家)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평천하(平天下)를 할 수 있으며, 인 仁 하지 못하고 본인의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를 의()롭게 운영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축으로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는 인간 개인의 욕심과 이기심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장려한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욕망에 근거함으로써 그 사람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낸다는 의미이다. 또한 각 개인은 자본 축적을 목표로 한다. 자본이 모이면 다시 쌓이는 자산의 규모가 배가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 열심히 자본을 모으기 위해서 저축도 하고 투자도 한다. 10여년 전 부터 광풍이 불었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부터 재테크, 경매, 서울시의 뉴타운 개발 열풍까지 모든 것이 이와 일맥상통하는 현상들이었다.

 

그러나 개인의 부자 되기위한 노력을 우리는 각각의 경우에 따라서 조금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나 위정자(爲政者)라고 하는 사회 지도층에는 더욱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일면 당연하다. 모범이 되어야 할 사회 지도층에서 마땅히 요구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근간이 되는 시스템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 역시 약간의 무리가 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지도층들이 권력을 남용하여 불법적으로 재산을 축척해 나가는 것에 대한 반작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현 시대에 맞지 않는 도덕적 기준을 현재의 리더들에게 요구하고 있고 나와는 다른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원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 옮다고 하거나 그르나는 측면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간의 사회적 함의와 기준, 그리고 우리 사회 향후 나아가야 할 지향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조금만 눈을 돌려 근대 사회가 시작된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 근대 사회에 접어들면서 서양문명에 압도당한 동양은 반성적 의미에서 서양의 모든 것을 받아드리고자 했다. 처음에는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나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다시 면밀히 검토한 결과 서구가 동양보다 강한 근본 원인이 단지 제도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의 문화, 즉 서구의 사상과 도덕, 가치관, 생활습관 등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문화를 새롭게 바꾸는 운동인 신 문화운동이 중국에서 시작되었다. 사상을 바꾸어야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야 정치와 사회가 바뀌어서 새로운 중국을 만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대표적인 중국 전통 가치와 사상, 즉 유교 사상을 버리고 서구 현대 사상과 가치, 문화를 배우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그 후 다시 한 세기가 지난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 특히 동양사회는 다시 한번 선택의 갈림길, 위기 속에 봉착해 있다. 물론 이것은 동양사회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며, 서양 사회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자본주의의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했던 신자유주의는 종말을 고하고 있다. 주체할 수 없는 질주를 거듭하다가 거의 난파직전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던 초기의 혁명적이고 신선했던 장점들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서양세계에선 다시 근본으로 돌아와 원점에서 자신들의 사회적 시스템을 돌아보고 있다. 어찌 보면 르네상스도 이런 서양 세계의 반성에서 출발한 새로운 문명의 시작이었다.


우리는 다시 동양적 가치관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장점과 발전을 이끌어왔던 사상체계에서 다시 장점을 이끌어 내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한 세기에 걸친 과정을 다시 한번 되 집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그토록 노력했던 서양의 사상적 가치를 완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지도 못했고,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우리 사상의 장점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한 세기 동안 지속되어 온 것이다.

공자가 논어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과거 속에 우리의 미래 모습이 있다. 그러나 과거와 반드시 똑 같은 모습으로 미래가 오는 것은 아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했듯이 과거 옛 것에서 미래의 새로운 것을 다시 찾아내야 한다. 혼란을 겪었던 우리 사회의 기본 사상체계를 다시 한번 되 집어보고 이제는 우리에게 맞는 우리사회를 운영해 나갈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할 때 인 것이다.

IP *.129.2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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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10:59:04 *.124.22.184

저도 동감해요. 특히 우리의 학계가 자성을 해야한다고 봐요. 그저 유학가서 외국에서 배운 것들을 우려먹는 교수들. 심지어 80년대 유학가서 배운걸로 써먹다 퇴직하는, 실제 경험이라곤 없고 학문적 지식밖에 없는 교수도 있었어요. 

중국, 일본에선 우리나라 학자들(허난설헌, 정약용 등)을 연구하는 데 우린 여전히 외국것만 들여오기 급급하죠. 하버마스가 한국에 와서 팔만대장경을 보곤 이런 문화유산이 있는 나라가 왜 외국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냐. 한국에서 찾아라. 했다더군요.

이제 우리도 고리타분한 전통만을 내세우지말고 제대로 연구해서 우리의 답을 찾아야할 때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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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12:30:14 *.226.22.184

동감합니다. 지난번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좋은 계기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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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14:50:17 *.146.87.11

저도 역시 동감합니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에

대해 말씀하신게 생각이 나네요. ('하나다'라는 의미에서 시작)

우리 것이 그리고 동양적인 것이 결코 열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시대 = 춘추전국시대 인것 같습니다.

옛 것에서 좋은 것을 찾아 적용하는 것만이

혼란을 잠재우고 현재 우리의 잘못된 문화, 의식을

통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시 우리사회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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