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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떠난 여행
2017. 6월 오프수업 후기
처음 6월 오프 수업 과제를 전달받았을 때 느낌은 그야 말로 “아니 이게 뭔가? 무슨 소리지?”였습니다. 뭘 어떻게 하란 것인지? 특히 나만의 의식을 준비하라는 문구에서는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일단 좋아하는 신화를 먼저 선정해 보자는 마음에서 약간이 고민을 하다가 주저 없이 ‘아더왕의 전설’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난 후 아더왕의 전설을 원형으로 한 나만의 전설을 생각해 보고 구성을 얽기 설기 해 보았습니다. 해당 과제의 의미가 처음에는 신화의 구조적 측면을 다시 한번 면밀히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라는 의미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아더왕의 전설의 신화 구조에 약간의 다른 신화들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가미하여 나만의 신화 ‘원탁의 기사’를 완성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써 놓고 보니 온 몸이 오글거렸습니다. “아 이거 뭐야? 완전 영화잖아. 근데 여기서 뭘 퍼포먼스로 구현하지? 혹시 의상과 도구도 준비해야 하는 거야? “ 거기서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또 신화를 재 검증해보고 다시 탐색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신화 속에 내가 상징적으로 구현할 퍼포먼스가 무엇인가? 그렇게 고민하던 끝에 ‘아더왕의 전설’ 중 핵심적인 이미지인 “엑스칼리버”를 활용한 상징적인 의식을 하는 수 밖에 없겠구나란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때가 오프모임을 떠나기 약 5시간 전 새벽 3시였습니다. 그렇게 이번 오프모임 전날 밤도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행은 여행, 서울역에 도착해서 반가운 동기들의 얼굴들을 보자 과제와 수업은 잊어버리고 어디론가 일단은 떠난다는 마음에 즐겁게 조잘거리면서 KTX 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경주, 속속 모여드는 동기들과 선배님 그리고 교육팀들, 한 달여만이지만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드디어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수업 전 저는 동기들이 올린 과제를 일부러 미리 보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전 정보도 없이 그냥 동기들의 신화를 접하고 싶었습니다. 역시나 참 에너지 넘치고 생기발랄하여 참신한 동기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보따리아의 아낌없이 나눠주는 의식부터 의섭형님의 디오니스송, 알로하의 신기한 마법에 이은 전날 직접 구워서 만든 빵까지 놀라웠습니다. 각 자의 모습으로 각 자의 방식으로 신화를 해석하고 또 재창조해 냈습니다. 그리고 정욱의 블록버스터급 시나리오에 가까운 신화창조가 이어지면서 저의 감탄은 이어지면서 다시 한번 겸손함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같은 주제를 주어도 이렇게 소화하고 해석할 수도 있구나를 동기들의 발표를 보면서 놀라고 배우고 다시 한번 내 자신을 채찍을 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뒤이어 엄숙한 기상의 과거와의 단절 의식, 그리고 배꼽잡고 웃었던 성한의 성대모사 의식, 그리고 차분하면서도 내면을 다시 들여다 보게 끔 만들어준 승훈누님의 발표까지 해서 모든 동기들의 멋진 한편의 드라마가 끝이 났습니다.
자신만의 신화를 구성하는 것이 본인의 무의식 속의 욕망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수업 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과연 나는 내 무의식 속 욕망을 끄집어 낸 것이 맞나? 란 고민을 하게 되었고 다른 동기들도 그런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이번 오프 수업에서의 코멘트는 다양하게 질의응답이 오갔고 그 중 우리 동기들이 어떤 틀 속에서 아직은 깨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선배들의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저 역시 혹시 내가 동기들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 사람을 내가 아는 어떤 정형에 끼워 넣고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라는 반성과 다시 한발 더 다가서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번 수업 때보단 각자 서로를 조금 더 들어내고 모두 조금은 더 속살을 내 보이며 한발씩 다가간 기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더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 두 번째 수업이었고, 서로 지금까지 3달여 동안의 시간을 되 돌아본 계기였고 앞으로의 연구원 과정과 수업을 임하는 자세, 그리고 동기들에 대한 관심과 서로에 대한 동기부여와 독려까지 어떻게 앞으로 남은 연구원 생활을 해야 할지 재 점검해 보는 기회가 된 오프수업이었습니다. 갈 때와는 달리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기차 안에 몸을 집어 던지다시피 하고는 골아 떨어져서 서울에 왔습니다. 그리고 멍하게 보낸 일요일을 뒤로 하고 월요일과 화요일 다시 한번 경주 오프모임을 되 집어 보며 앞으로의 연구원 생활에 대한 다짐을 하며 파이팅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