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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6일 11시 58분 등록

국가대표 답게 플레이 합시다

 

 

대한민국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4년에 한 번은 열혈 축구팬이 되고 애국자가 됩니다. 그 만큼 월드컵 진출 좌절을 원하는 국민은 없다는 얘기지요.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의 극약처방은 슈틸리케 감독과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사퇴였습니다. 지속적으로 언급된 전술의 부재와 상대국별 적절한 전략이 없었다는 이유지요. 하루 빨리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을 선임하여 한국 축구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월드컵 진출 실패라는 불상사가 없기를, 축구 변방에 머물지 않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희망합니다.

 

그런데 제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지난 3월 시리아전 직후, 기성용 선수의 인터뷰입니다. 대표팀의 주장으로써 그는 작심한 듯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내뱉었습니다. ‘감독이 아무리 좋은 전술을 짜도,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잘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표팀 9년 간 5번의 감독이 바뀌었는데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선수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우리는 나라를 대표해서 뛰고 있다.’

 

그렇습니다. 새로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 분명 분위기는 바뀔 겁니다. 다시 잘해 보자는 정신무장으로 어쩌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달성할 수 있겠지요. 우리는 과거 이런 상황들을 수없이 봐 오지 않았습니까. ‘감독교체초반 반짝 활약과 기대감 고조전술의 부재와 위기→감독교체’. 하지만 대표팀의 주장이 공식 석상에서 한 말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분명 선수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지지율이 8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보기에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내각 구성에 있어 몇몇 인사에 잡음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어쨌든 후보시절부터 강조한 적폐 청산을 위한 다양한 행보가 지지율에 반영되어 있을 겁니다.

 

여기서 정치 얘기를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국정 운영과 인사에 대해 진단해 보자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위정자들의 몫으로 돌리고, 그저 우리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적폐 청산에서 적폐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물론 뉴스에서 접하고 있는 방산비리, 검찰개혁, 정경유착 등등 이겠지요. 다시 말하지만 정치가 아닌 우리들의 삶과 연결해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적폐는 오랜 시간 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입니다. 옳지 못한 현상이라는 거지요. 다른 말로 우리가 안고 있는 병폐이며 단점이고, 결함이라는 겁니다. 흠이 있고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들이 방산비리, 정경유착 등과 같이 거대한 문제만 있을까요? 이런 문제의 해답만 찾는다면 나라다운 나라’, ‘살만한 세상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까요?

 

물론 훌륭한 국가제도 도입과 썩어 빠진 사회 시스템을 정화한다면 전보다 훨씬 좋은 세상이라고 느끼겠지요. 새로운 감독, 선진화된 전술, 분위기 쇄신을 위한 선수들의 자발적 의지, 이 세가지 요소의 시너지로 초반 반짝 활약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처럼 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대표선수인 국민 스스로의 자발적 의지입니다. 능동적으로 자신이 안고 있는 적폐를 인지하고 고쳐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결국 다시 제도를 욕하고 사회 시스템이 썩었다고 지적할 겁니다. 그리고 5년 뒤, 새로운 전술을 갈망하며 참신한 감독을 찾을 겁니다. 다시 반짝 행복을 느끼겠지요.

 

우리가 안고 있는 적폐는 무엇일까요? 멀리서 찾을 것도 없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축제/피서지/도로 등), 대중교통 이용 시 큰 소리로 대화하기, 이어폰 없이 휴대폰 동영상 시청, 공공화장실 지저분하게 사용하기, 새치기 하기, 교통법규 위반, 분리수거 하지 않기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것들을 우리는 한 단어로 시민의식이라 말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진정한 적폐시민의식 결여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우리 안의 적폐가 계속해서 존재한다면 청렴결백한 정치인만 있다 한들 우리를 짜증나게 합니다. 비리 없는 무결점의 사회에서도 서로를 의심하게 합니다. 5000만 정규직 사회에서도 서로 얼굴을 붉히고 멱살잡이를 하게 합니다. 불편을 자초하고, 불행을 스스로 불러오는 것이지요. 선수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과 같이 국민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80%의 지지와 기대를 받는 감독이 있습니다. ‘적폐라는 기존의 낡은 전술을 버리고 청산이라는 새로운 전술을 도입한다고 합니다. 도약을 위한 적기(適期)입니다. 그렇다면 주권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답게 플레이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본기를 소홀히 하고 기존의 플레이를 답습한다면 선진국이라는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까요? 선진국은 고사하고 변방에 머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대한민국은 촛불을 켤 때만 밝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밝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우리의 의식이 켜질 때 밝아집니다. 반짝 활약, 찰나의 행복이 되지 않도록 의식의 촛불로 대한민국을 수놓았으면 좋겠습니다.

IP *.146.8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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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7 18:44:54 *.202.71.228
사람들을 만나는 곳마다 요즘은 먼저 얼굴이 찌푸려집니다. 선진국을 원하면서 우리의 의식 수준은 못미치죠. 원하는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조건 열심히 뛰는것도 중요하지만 마음가짐이 먼저일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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