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모닝
  • 조회 수 1160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17년 10월 9일 09시 37분 등록


한 장의 사진은 때론 열 마디 말 보다 더 설득력 있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 시대를 함축적으로 담아낸 사진들은 때론 옥신각신하던 민심의 흐름을 바꿔서 역사의 큰 방향을 새로 결정 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알레포의 꼬마.jpg



쿠르디.jpg



위 두 장의 사진은 시리아 내전으로 발생한 비극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사진이다. 알레포의 꼬마라고 일컬어지는 위쪽의 사진은 시리아정부군의 알레포 포격으로 인해 형이 죽고 간신히 구조된 옴란 다크니시의 사진이다. 포격에 넋이 나간 듯한 꼬마의 표정 속에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래쪽은 시리아 내전을 피해 터키로 가던 난민 가족들이 파도에 배가 뒤집히면서 쿠르디라는 소년이 익사하여 해변가도 떠내려온 것을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사진이다. 이 두 사진을 인해 난민에 대해서 부정적이던 유럽 여론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난민을 수용하는 정책으로 바뀌도록 만들기도 했다.


처칠2.jpg


그리고 인물을 담은 사진은 그 사람의 인생과 성격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거나 그 사람을 통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표현해 낸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위 사진은 처칠의 2차 대전 당시 사진이다. 당시 이 사진은 2차 대전을 맞이하는 영국의 상황과 의지를 잘 나타냈다고 해서 일명 으르렁 대는 사자의 사진으로 불리운다고 한다. 다소 불만족 스럽고 뭔가에 화가 난 듯한 이 사진 속에 표정은 독일군에 맞서는 연합군의 심정과 승리에 대한 열망을 잘 나타낸 것으로 평가되어 2차 세계 대전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미지로 널리 알려졌다.


 네이팜 소녀.jpg



위 사진은 베트남전의 참상을 잘 표현해 낸 사진으로 네이팜 소녀로 불리우는 사진이다. 1972년 사이공의 한 마을에서 갑자기 떨어진 네이팜탄의 불길 속에서 도망쳐 나온 순간을 포착해서 사진으로 인해 네이팜탄의 위력과 참혹함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네이팜탄을 더 이상 쓰지 못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사진을 찍은 AP통신의 닉우트는 이 사진으로 1973년 퓰리처상을 받았다고 한다.


 

킴푹 강연.PNG

 


이후 닉 우트는 이 소녀의 치료를 도왔으며 기적같이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킴 푹이란 이 소녀는 그 후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수 차례의 걸친 치료를 받은 후 결혼도 했으며, 그 후 킴푹재단을 만들었다고 한다. 킴 푹은 위 사진을 볼 때 마다 네이팜탄의 뜨거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몸 서리가 처져서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네이팜탄의 공포에서 벗어 날 수 있게 되었음을 이해했고 피할 수 없다면 이 사진을 통해서 평화를 되 찾아야 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전 세계를 돌면서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전쟁 피해자들의 멘토가 되어 재활을 돕는 UN 친선대사 및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처칠1.jpg


 


위 처칠의 사진은 사실은 처칠이 원했던 사진은 아니었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시가를 놓지 않는 처칠 때문에 고생하던 사진작가 유서프 카시가 사진을 찍기 위해서 강제로 시가를 뺏자 처칠이 순간적으로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찍었는데 이 사진이 처칠을 상징하는 사진이 되었고 사진작가 또한 일약 유명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진 촬영 후 처칠은 다시 웃음을 되찾고 사진작가에게 당신은 으르렁 대는 사자도 가만히 있게 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고 칭찬을 하면서 재 촬영을 하였다. 처칠은 재 촬영한 사진이 맘에 들었으나, 정작 유명해진 사진은 앞서 찍은 사진이 되었다. 사진 속 화가 난 듯한 모습과는 달리 처칠은 평소에도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국내외로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도 늘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으며 반대여론을 위트 넘치는 답변으로 물리치곤 했다. 그러나 처칠은 앞 선 사진의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많이 각인되었다.


 

키스하는 군인.jpg

 

 

위 사진은 2차 세계대전 후 종전을 기념하는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찍은 사진이다. 키스를 하면서 종전의 기쁨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 속에서 전쟁이 끝난 환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두 남녀가 연인 사이가 아니라고 한다. 심지어 모르는 사이였고 광장에서 행진을 하면서 우연히 만나 키스를 나눈 것이라고 한다. 이 사진이 유명해진 후 70년대가 되어서야 사진 속의 여자는 에디스 셰인이란 사람인 것이 밝혀 졌고 남자는 누군였는지 끝내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게 보았듯이 한 장의 사진은 백 마디 천 마디 말로도 표현 못할 많은 것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일부분만을 대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이 한 사람의 인생을 다 담아 내진 못한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아낸 많은 사진이 있지만 사람들은 그 중 인상적인 일부만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은 어쩌면 찰라의 증명사진이 아니라 연속 상영되는 한 편의 영상이란 생각을 해 본다. 그 속에 좌절도 있고 성공도 있다. 아쉬움도 있고 절망도 있고 또한 기쁨과 즐거움도 있다. 그 것들이 순간순간 흘러가고 연속되고 이어지며 우리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다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인생의 한 순간 찰라만을 보며 평가하고 판단 내리는 것은 아닐까나 역시 그러한 것은 아닌가 싶다.



늘 자신이 처한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즐거운 때가 있고 성공의 순간이 오고 또 실패의 순간, 좌절의 시기도 온다. 그냥 자신의 길을 걸어가다 보면 마주서게 되는 다양한 순간 순간이 온다. 우리의 삶은 그렇게 꾸준하게 내 길을 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내 인생은 누구에게 한순간만을 평가받고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이고 내 삶이고 그냥 그 자체이니까 말이다.




IP *.44.153.208

프로필 이미지
2017.10.09 11:29:23 *.18.187.152

으와 모닝! 이거 딱 모닝 스타일의 글인데요. 수집과 정리 테마가 발동되었군요. (모닝에게 수집이 왜 안나온겐지)  사진은 찰나, 그러나 인생은 찰나의 연속. 마무리 좋은데요. ^^

프로필 이미지
2017.10.09 15:02:32 *.124.22.184

고른 사진들 내용 중 처칠만 모르고 있었는데도 글 흐름이 좋아 재밌네요.

네이팜 소녀를 찍고 플리처상을 받았지만 질타도 많이 받았죠. 그 순간 사진을 찍지말고 옷을 건네줬어야 한다고...

글만 있는 것보다 사진이 있으니 좋네요. 지난 번 이야기 한 영상관련 진로에 대한 이야기도 써봐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프로필 이미지
2017.10.11 09:06:01 *.129.240.30

소개 하고 싶은 사진들이 많았는데 글이 중구난방 되는거 같아서 다 덜어냈는데 아쉽네요. ㅎ

 아무튼 인생은 찰나가 아닌 찰나의 연속이라는 글은 꼭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연휴 기간에 그래도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썼습니다. ㅋ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92 행복은 스스로 선택하는 길위에 file [3] 송의섭 2017.10.09 1016
4791 <뚱냥이칼럼 #21> 따라가 보세요 [4] 뚱냥이 2017.10.09 921
4790 #21. 군대에서 시작하는 변화이야기 [2] ggumdream 2017.10.09 931
4789 (보따리아 칼럼) 상해서성(上海書城)에서 들은 책들의 아우성 file [4] 보따리아 2017.10.09 968
» #21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삶과 인생(이정학) file [3] 모닝 2017.10.09 1160
4787 칼럼 #21 웨딩사진_윤정욱 [3] 윤정욱 2017.10.09 924
4786 #21 홍콩에서 띄운 편지_이수정 [2] 알로하 2017.10.08 920
4785 칼럼 #21 나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엄마다 3편(정승훈) [3] 정승훈 2017.10.07 989
4784 희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1] 송의섭 2017.10.02 918
4783 (보따리아 칼럼) 단어채굴자 [6] 보따리아 2017.10.02 925
4782 칼럼 #20 골뱅이무침과 칭찬의 기술_윤정욱 [3] 윤정욱 2017.10.02 998
4781 # 20. 군대 이야기 I [2] ggumdream 2017.10.02 946
4780 #20 - 영웅을 떠나보내줘야 하는 이유 [2] 모닝 2017.10.02 993
4779 #20 눈물 젖은 밥을 먹어보지 않은 자, 여행을 논하지 말라_이수정 [1] 알로하 2017.10.02 1061
4778 칼럼 #20 나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엄마다. 2편 (정승훈) [2] 정승훈 2017.10.01 1009
4777 <뚱냥이칼럼 #20> 제자리에 놓으세요 [2] 뚱냥이 2017.09.30 943
4776 9월 오프모임 후기_모닝이 묻고 그들이 답한다(이정학) file [1] 모닝 2017.09.26 920
4775 9월 오프모임 후기_이수정 알로하 2017.09.26 917
4774 9월 오프모임 후기- 가을을 타다 [1] ggumdream 2017.09.26 907
4773 '17년 9월 6차 오프수업 후기 (윤정욱) 윤정욱 2017.09.26 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