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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09시 26분 등록

KBS가 파업 중 임에도 2017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파업 중 진행되는 것이라서 노조에서는 반발이 심하지만 이미 예전부터 계획 된 것이어서 회사 측은 파업과는 무관하게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도 KBS는 현재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대 규모로 채용했던 인력들이 이제 3~5년 후 퇴임을 앞두고 있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고, 종편 출범 후 대거 중간 직급의 인력들이 회사를 떠남에 따라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MBC 역시 2017년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으나, 곧 계획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JTBC는 이미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를 마치고 1월 신년 대토론회에서 패널 뒤 방청객들로 자연스럽게 데뷔시키기까지 했다. 이렇게 각 방송사들은 2017년에도 비록 예년에 비해 소수이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인력을 충원해 가고 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각 언론사들의 채용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일단 첫 번째 변화는 경력직원 채용의 증가이다. 예전에 방송사들은 거의 대부분의 인력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하여 자체적으로 각 회사에 맞도록 육성하는 쪽을 선택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애사심도 높일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각 회사에 맞는 인력을 키워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새는 그런 움직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해진 매체들 간 인재 확보 경쟁 때문이다.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인재확보에 대한 고민보다는 오히려 몰려드는 인재 중에서 누구를 선택할지 행복한 고민을 했었다. 그러나 CJ E&M이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면서 촉발된 인력 이동은 종합편성 채널들이 출범한 이후 더욱 심각해 지기 시작했다. 각 언론사들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우수한 인재를 모셔 오기 시작하였다.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이미 프로그램 시청률을 통해서 능력이 검증된 PD들을 높은 몸값에 스카우트 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싼 연봉을 주면서 주요 PD 스카우트하기는 초기에 많은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CJA급 인재가 A급 성과를 낸다라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TVN이나 JTBC가 빠르게 시장에 정착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실제로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응답하라 시리즈등 각 방송사의 무수한 히트 프로그램들이 지상파 방송사 출신 PD들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  이로 인해 많은 인력이 유출된 기존 지상파 방송 3사는 인력들이 빠져 나간 자리를 빠르게 수습하고자 시장에서 능력이 검증된 경력사원 채용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경력사원을 채용하기 시작한 것은 반드시 이것 때문만은 아니다.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있다. 이제 미디어란 단어가 곧 방송사와 신문, 잡지였던 시대는 지나갔다. 오히려 10, 20대에게 미디어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네이버, 유튜브, 카카오톡이란 이야기를 더 많이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13-28세의 주 미디어 소비층에선 이제 더 이상 프로그램의 정규 방송 시간은 중요한 고려 요인이 아니다.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모바일을 통해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보는 세상이 되었고, 유튜브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전 세계 누구 와도 영상을 공유하고 함께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미디어란 이름보단 오히려 플랫폼이란 용어가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

 

모바일 시대 플랫폼 전쟁은 기존 언론사, 미디어 기업들에겐 힘겨운 싸움이다. 일단 자본력에서 밀릴 뿐만 아니라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 인력이 없다. 플랫폼 싸움은 경계가 모호하다. 기업간 구분뿐 만 아니라 국경간의 경계 또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과 국내 방송사 간의 경쟁은 큰 위협이자 도전인 것이다. 그런데 싸울 사람이 없다. 잘 아는 사람이 없으니 제대로 된 싸움이 될 리가 없다.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 분야는 기존 방송국이 잘 알 수 없는 분야인 것이 어찌 보면 인지 상정이다. 그러나 시대는 TV를 말 그대로 TV 앞에서 보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방송사가 어쩔 수 없이 경력사원을 채용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두 번째 채용의 변화와도 연관이 있다. 바로 채용 분야의 다양화이다. 기존 방송사에서 주로 채용하던 기자, PD, 아나운서 외에 이른바 디지털콘텐츠, 미디어, IT 분야에 대한 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방송사간 경쟁하는 때가 아니다. IPTV, 케이블사, 위성방송사 등 기존 경쟁자 뿐만 아니라 국내 IT 기업 최강자인 네이버, 네이버 보다 더 큰 규모의 글로벌 기업인 유튜브, 페이스북, 구글과도 싸워야 하고, 최근엔 K-POP을 앞 세워 덩치를 키운 SM,YG,JYP 등 기획사와도 은근한 경쟁 및 공생 관계도 놓이게 되었고, 역시 스튜디오드래곤을 비롯한 드라마 제작사와도 경쟁과 제휴를 오가는 사이가 되었다. 조금 더 심하게 이야기하면 이제 방송사는 큰 틀에서 보면 TV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분야에서만 아직까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순수한 콘텐츠의 제작 외 분야에선 갈수록 복잡해 지고 있는 미디어 산업 지형에서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이렇게 세상이 변했으니 방송사들도 변할 수 밖에 없다. 그 첫 번째 변화가 우선은 기존과는 다른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방송사의 역할 규정부터 다시 재 설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니 방송사에서 일하려는 사람들도 이에 따른 변화에 맞춰 방송사들이 원하는 인재상이 어떤 것인지 잘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 방송사에선 기존 기자, PD, 아나운서 뿐만 아니라 포털에서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유튜브에서 하는 일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SKT,KT 등 통신사에서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SM,YG K-POP 기획사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게 된 것이다.


방송시스템 이해도.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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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8 14:07:18 *.18.187.152

드뎌 주제 관련 글 시작인가요? 시작이 반! 응원해요,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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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9 21:17:05 *.223.32.122
TV, 신문을 위시한 미디어는 종언을 구하고 있죠. 미디어플랫폼의 변화, 기대하면서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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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00:45:46 *.44.153.208

꼭지글부터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 확실히 직접 써보니 뭔가 느껴지는게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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