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素田 최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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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일부인 땅에 대한 사랑일 뿐 투기는 아닙니다.” 박은경 환경부 내정자의 절대 농지 구입 투기의혹에 대한 답변내용이다. 예전에 모 남자인기가수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궤변과 다를 바 없다. 그렇게 땅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면 불모지나 적법하게 살 수 있는 땅을 사면되지, 위장전입해서 구입해야 땅에 대한 사랑의 증거가 되는 건가? 불법 농지 투기 의혹 말고도 이중국적, 병역 면제 의혹 등으로 떠들썩하다. 일반 시민이라면 영웅대접을 받아야 하고 투자의 귀재라는 말을 들었어야 할 귀하신 분들이 공무원의 잣대를 놓고 보면 투기꾼이요 형편없는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일단 세 명의 후보자가 사퇴하는 것으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일단락되었다.
그들만의 리그를 보면서 부자들에 대한 우리와 똑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환상이 깨지게 되었다. 부자와 가난의 구분은 커다란 사회적 기준점이 되고, 점점 그 격차도 심해지고 있다. 공무원 사회도 마찬가지로 부자 공무원도 많고, 가난한 공무원도 많다. 내가 부에 대한 불만이나 왜곡된 관점을 가진 것도 아니고 ,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돈에 대한 기준도 역시, 있으면 쓰고 없으면 쓰지 말자는 주의이다. 이러한 사고방식 때문에 아직도 내가 요모양 요꼴로 사는지 모른다. 암튼 내가 경험했던 부자 공무원들의 공통점은 엄청 짠돌이였다. 자가용 대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녔고, 술이나 담배도 거의 하지 않았다. 옷이나, 기호품 등도 검소하였다. 어쩌다 수당을 조금 받아 회식을 하자고 하면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돈이 들어갈 자리에는 애초부터 싹부터 자르는 것 같았다. 밥 한번 제대로 얻어먹어 본 적이 없다. 그들의 생활방식을 볼 때, 오히려 부자가 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가난한 공무원은 고달프다. 아이들 교육비, 부모님 용돈, 대출금 상환하고 카드대금을 납부하면 끝이다. 봉급날, 자동으로 죽 빠져나가고 다시 제로부터 시작을 한다. 다시 한달을 빚진 인생이 되어 살아야 한다. 게다가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라도 한 사람 있으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보증을 잘못 서서 봉급의 절반을 차압당하는 직원도 있다. 가끔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신세를 한탄하면 그래도 공무원이라고 핀잔을 받기 일쑤다. 그러다가 어떻게 무슨 수가 나겠지, 하는 일말의 희망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봉급도 오르고 성과급도 생겼지만,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많이 받는 것은 어렵다. 고위직 공무원으로 가면 성과급 차이가 제법 나지만, 하위직 공무원들의 수준은 거의 비슷하다. 봉급만으로는 공무원이 부자가 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부자 공무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차갑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가난한 공무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어떨까? 친구들을 만나서 사는 얘기를 해보면 무능력자로 찍히기 십상이다. “다른 놈들 해먹을 동안에 너는 그동안 뭐했냐?” 고 따지듯이 묻는다. 대답할 말이 언뜻 생각나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뭉그적거리고 만다.
해마다 2월이면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해야 한다. 일반 부처에서는 4급부터 재산신고 대상이 되지만, 나와 같은 관세직이나 세무직 공무원들은 7급부터 대상이 된다. 부동산이나 예금, 부채, 회원권, 골동품 등의 재산을 지난해 말일 기준으로 변동금액과 사유를 신고해야 한다. 1급 이상 공무원은 신고한 재산내역이 관보에 공개된다.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든다는 취지로 시작된 것은 이해가 된다. 몇 사람의 부패한 공무원을 잡기 위해서 모든 공무원들에게 방울을 채워놓는다는 발상 자체가 우습기만 하다. 그래도 재산신고 제도가 있어 땅을 사랑한 많은 사람들이 장관 되는 것을 포기하였으니 말이다. 90년대 초반에는 1가구 2차량 공무원들에 대한 개별 감사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기도 하였다.
가장 열 받게 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뇌물수수이다. 뇌물을 받았으되 대가성을 찾기가 어렵다고 하면서 다 풀어준다. 모 인기가수가 음주사고를 낸 후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라고 한 궤변과 다를 바 없다. 세상에 어느 미친놈이 대가없이 돈을 주겠는가? 아무리 돈이 철철 넘친다고 해서 돈을 사과박스에다 넣어 정중하게 갖다 주겠는가? 그렇다면 왜 나한테는 그런 돈을 갖다 주는 놈이 없을까? 그 당시에 대가는 없을지라도 향후에 일어날 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데도 말이다. 200만원 미만의 선고를 받으면 의원직이 유지되는 것도 그렇다. 200만원은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단 말인가. 좋아하던 선배가 뇌물죄로 기소되어 수인의 몸이 되었다. 이십년이 넘는 공직 생활에 큰 오점을 남기었다. 직업과, 명예, 그리고 신의도 깡그리 없어져 버렸다. 연금도 없어지고, 뇌물로 받았던 돈은 추징되었다. 한번의 실수로 망가진 인생을 봐야 하는 아픔도 있다. 삼성 장학금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철저한 시스템을 갖춰 뇌물을 주는 그들, 과연 돈이 남아서 뿌리고 있을까. 장학금을 빙자한 뇌물은 사회구조를 왜곡시키고,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한다.
부자와 가난은 한 가지 관점으로 보기에는 너무 방대한 개념이다.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구분인지도 모른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와 가난한 아빠”에서 나온 비결로 모든 사람이 부자 아빠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공무원 청렴에 대한 사회적 요구 못지않게 민간 부문의 투명함도 한번 재고해 봐야 된다고 본다. 정당한 부를 권장하는 사회, 청렴한 공무원이 대접받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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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를 보면서 부자들에 대한 우리와 똑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환상이 깨지게 되었다. 부자와 가난의 구분은 커다란 사회적 기준점이 되고, 점점 그 격차도 심해지고 있다. 공무원 사회도 마찬가지로 부자 공무원도 많고, 가난한 공무원도 많다. 내가 부에 대한 불만이나 왜곡된 관점을 가진 것도 아니고 ,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돈에 대한 기준도 역시, 있으면 쓰고 없으면 쓰지 말자는 주의이다. 이러한 사고방식 때문에 아직도 내가 요모양 요꼴로 사는지 모른다. 암튼 내가 경험했던 부자 공무원들의 공통점은 엄청 짠돌이였다. 자가용 대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녔고, 술이나 담배도 거의 하지 않았다. 옷이나, 기호품 등도 검소하였다. 어쩌다 수당을 조금 받아 회식을 하자고 하면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돈이 들어갈 자리에는 애초부터 싹부터 자르는 것 같았다. 밥 한번 제대로 얻어먹어 본 적이 없다. 그들의 생활방식을 볼 때, 오히려 부자가 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가난한 공무원은 고달프다. 아이들 교육비, 부모님 용돈, 대출금 상환하고 카드대금을 납부하면 끝이다. 봉급날, 자동으로 죽 빠져나가고 다시 제로부터 시작을 한다. 다시 한달을 빚진 인생이 되어 살아야 한다. 게다가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라도 한 사람 있으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보증을 잘못 서서 봉급의 절반을 차압당하는 직원도 있다. 가끔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신세를 한탄하면 그래도 공무원이라고 핀잔을 받기 일쑤다. 그러다가 어떻게 무슨 수가 나겠지, 하는 일말의 희망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봉급도 오르고 성과급도 생겼지만,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많이 받는 것은 어렵다. 고위직 공무원으로 가면 성과급 차이가 제법 나지만, 하위직 공무원들의 수준은 거의 비슷하다. 봉급만으로는 공무원이 부자가 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부자 공무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차갑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가난한 공무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어떨까? 친구들을 만나서 사는 얘기를 해보면 무능력자로 찍히기 십상이다. “다른 놈들 해먹을 동안에 너는 그동안 뭐했냐?” 고 따지듯이 묻는다. 대답할 말이 언뜻 생각나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뭉그적거리고 만다.
해마다 2월이면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해야 한다. 일반 부처에서는 4급부터 재산신고 대상이 되지만, 나와 같은 관세직이나 세무직 공무원들은 7급부터 대상이 된다. 부동산이나 예금, 부채, 회원권, 골동품 등의 재산을 지난해 말일 기준으로 변동금액과 사유를 신고해야 한다. 1급 이상 공무원은 신고한 재산내역이 관보에 공개된다.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든다는 취지로 시작된 것은 이해가 된다. 몇 사람의 부패한 공무원을 잡기 위해서 모든 공무원들에게 방울을 채워놓는다는 발상 자체가 우습기만 하다. 그래도 재산신고 제도가 있어 땅을 사랑한 많은 사람들이 장관 되는 것을 포기하였으니 말이다. 90년대 초반에는 1가구 2차량 공무원들에 대한 개별 감사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기도 하였다.
가장 열 받게 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뇌물수수이다. 뇌물을 받았으되 대가성을 찾기가 어렵다고 하면서 다 풀어준다. 모 인기가수가 음주사고를 낸 후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라고 한 궤변과 다를 바 없다. 세상에 어느 미친놈이 대가없이 돈을 주겠는가? 아무리 돈이 철철 넘친다고 해서 돈을 사과박스에다 넣어 정중하게 갖다 주겠는가? 그렇다면 왜 나한테는 그런 돈을 갖다 주는 놈이 없을까? 그 당시에 대가는 없을지라도 향후에 일어날 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데도 말이다. 200만원 미만의 선고를 받으면 의원직이 유지되는 것도 그렇다. 200만원은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단 말인가. 좋아하던 선배가 뇌물죄로 기소되어 수인의 몸이 되었다. 이십년이 넘는 공직 생활에 큰 오점을 남기었다. 직업과, 명예, 그리고 신의도 깡그리 없어져 버렸다. 연금도 없어지고, 뇌물로 받았던 돈은 추징되었다. 한번의 실수로 망가진 인생을 봐야 하는 아픔도 있다. 삼성 장학금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철저한 시스템을 갖춰 뇌물을 주는 그들, 과연 돈이 남아서 뿌리고 있을까. 장학금을 빙자한 뇌물은 사회구조를 왜곡시키고,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한다.
부자와 가난은 한 가지 관점으로 보기에는 너무 방대한 개념이다.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구분인지도 모른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와 가난한 아빠”에서 나온 비결로 모든 사람이 부자 아빠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공무원 청렴에 대한 사회적 요구 못지않게 민간 부문의 투명함도 한번 재고해 봐야 된다고 본다. 정당한 부를 권장하는 사회, 청렴한 공무원이 대접받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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