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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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늦은 겨울.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인생수업’(Life Lesson)
죽음 앞둔 사람들이 들려주는 마지막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책 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내면에 평화로움이라는 이름의 새들이 찾아 들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했던 성자(聖者)들의 가르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당부하는 마지막 교훈은 ‘사랑과 배움’이었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사랑할 것. 인생에 실패는 없다는 것. 인생은 수업과 같아서 모든 과정들은 배움의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평범해 보이는 이 메시지들이 나에게 ‘빛’으로 다가왔다.
‘인생수업’을 계기로 국내에 나와있는 ‘죽음학’(生死學)에 관련된 책들을 닥치는 대로 구입해 읽었다. 티베트 사자의 書를 시작으로 임사체험까지 기묘한 주제가 이어졌다. 물론 이해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신묘한(?) 책들을 읽으면서 ‘죽음’이라는 단어가 내가 연구하고 고민할 중요한 그 무엇이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그리고 머리로만 생각하는 탁상공론보다는 직접 몸으로 직접 체험해야 한다는 당위가 들었다. 바로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 한 명을 만났다.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와 이름이 비슷한 세례명을 가지고 계신 ‘엘리자벳 수녀님’
그녀는 인천성모자애병원에서 호스피스를 총괄하고 계셨던 분이었다.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3일 동안 정규 호스피스 교육과정을 이수해야만 한다. 교육과정에 참석하는 교육생들의 대부분은 5~60대 전후의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강의를 하시던 수녀님은 강의 도중 신기한 듯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셨다. 왜냐하면 새파란 젊은(?) 녀석 한 명이 말똥말똥한 눈빛을 하며 교육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녀님과의 첫만남.
‘힘쓰는 일이 많아서 젊은 사람이 필요했는데, 잘 되었네요. 그런데 혹시 무슨 일을 하시죠?’
‘네~, 저는 보험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얼굴을 찡그리시면서)
‘난 보험하는 사람들 싫어해요. 환자 가족들 한테 보험 팔 생각있으면 그만두세요.’
‘수녀님~ 저 보험 팔러 온 것 아닙니다. 제 순수한 마음을 너무 곡해하시는군요.’
수녀님과의 첫만남은 어색함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수녀님과의 관계는 급속히 가까워졌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자원봉사였지만, 소녀와 같은 감수성을 소유하고 계신 수녀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실제 수녀님도 30년 동안 죽어가는 사람들의 곁을 지시키는 일을 하시다 보니 많이 지쳐계셨다. 그래서 그런지 성직자와의 만남이기 보다는 ‘친구’와 같은 만남이 지속되었다. 지금 수녀님께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안식년을 갖고 천안에서 내면으로의 여행을 보내고 계신다. 문득 그녀가 보고 싶다.
어느덧 내 나이가 서른 중반을 넘었다.
곧 마흔이라는 친구가 저 멀발치에 서있는 것이 보인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과거 ‘죽음’이라는 단어를 알렌 B. 치넨의 지적대로 추상적이며, 낭만적으로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년의 시각이 아닌 젊은이의 시각으로 죽음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반성이 든다.
“젊은이에게 죽음은 극적이고 영웅적이며 낭만적이다. 젊은이들에게 죽음은 단지 추상적인 것일 뿐이다. 중년에게 죽음이란 현실이며 단호하고 불가피한 것이며 영광의 문제가 아니라 한계의 문제인 것이다.”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143p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3명의 사내아이와 한 여인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본다. 이제는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다. 젊음이의 꿈과 욕망으로 행동하기에는 책임과 구속이라는 녀석의 크기가 너무 커버렸다. 생각보다 우리들에게 ‘밥벌이’를 위한 싸움은 만만치 않다. 치열하다. 그럼에도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은 멈출 수 없다. 그 고민의 맨 밑바닥에서 응크리고 있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중년은 ‘죽음’을 피하는 시기가 아니라, ‘죽음’을 친구와 같이 따뜻한 눈길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꿈, 행복, 배움, 사랑 그리고 가족. 이 모든 주제들이 의미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듯 ‘죽음’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 또한 죽음이라는 존재를 겸허하게, 당당하게 받아들일만한 내면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다만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 했을 때, 지금 내가 해야 할 것과 가야 할 길에 대한 이유가 분명해지는 것 같다. 또한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에 무엇을 남기고 갈지에 대한 해답도 얻게 된다.
이제 내 인생에 새로운 여행을 위한 진정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균형과 변환이 중년에는 보다 진지한 과제가 된다.”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149p
IP *.179.68.68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인생수업’(Life Lesson)
죽음 앞둔 사람들이 들려주는 마지막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책 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내면에 평화로움이라는 이름의 새들이 찾아 들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했던 성자(聖者)들의 가르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당부하는 마지막 교훈은 ‘사랑과 배움’이었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사랑할 것. 인생에 실패는 없다는 것. 인생은 수업과 같아서 모든 과정들은 배움의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평범해 보이는 이 메시지들이 나에게 ‘빛’으로 다가왔다.
‘인생수업’을 계기로 국내에 나와있는 ‘죽음학’(生死學)에 관련된 책들을 닥치는 대로 구입해 읽었다. 티베트 사자의 書를 시작으로 임사체험까지 기묘한 주제가 이어졌다. 물론 이해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신묘한(?) 책들을 읽으면서 ‘죽음’이라는 단어가 내가 연구하고 고민할 중요한 그 무엇이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그리고 머리로만 생각하는 탁상공론보다는 직접 몸으로 직접 체험해야 한다는 당위가 들었다. 바로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 한 명을 만났다.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와 이름이 비슷한 세례명을 가지고 계신 ‘엘리자벳 수녀님’
그녀는 인천성모자애병원에서 호스피스를 총괄하고 계셨던 분이었다.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3일 동안 정규 호스피스 교육과정을 이수해야만 한다. 교육과정에 참석하는 교육생들의 대부분은 5~60대 전후의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강의를 하시던 수녀님은 강의 도중 신기한 듯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셨다. 왜냐하면 새파란 젊은(?) 녀석 한 명이 말똥말똥한 눈빛을 하며 교육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녀님과의 첫만남.
‘힘쓰는 일이 많아서 젊은 사람이 필요했는데, 잘 되었네요. 그런데 혹시 무슨 일을 하시죠?’
‘네~, 저는 보험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얼굴을 찡그리시면서)
‘난 보험하는 사람들 싫어해요. 환자 가족들 한테 보험 팔 생각있으면 그만두세요.’
‘수녀님~ 저 보험 팔러 온 것 아닙니다. 제 순수한 마음을 너무 곡해하시는군요.’
수녀님과의 첫만남은 어색함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수녀님과의 관계는 급속히 가까워졌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자원봉사였지만, 소녀와 같은 감수성을 소유하고 계신 수녀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실제 수녀님도 30년 동안 죽어가는 사람들의 곁을 지시키는 일을 하시다 보니 많이 지쳐계셨다. 그래서 그런지 성직자와의 만남이기 보다는 ‘친구’와 같은 만남이 지속되었다. 지금 수녀님께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안식년을 갖고 천안에서 내면으로의 여행을 보내고 계신다. 문득 그녀가 보고 싶다.
어느덧 내 나이가 서른 중반을 넘었다.
곧 마흔이라는 친구가 저 멀발치에 서있는 것이 보인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과거 ‘죽음’이라는 단어를 알렌 B. 치넨의 지적대로 추상적이며, 낭만적으로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년의 시각이 아닌 젊은이의 시각으로 죽음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반성이 든다.
“젊은이에게 죽음은 극적이고 영웅적이며 낭만적이다. 젊은이들에게 죽음은 단지 추상적인 것일 뿐이다. 중년에게 죽음이란 현실이며 단호하고 불가피한 것이며 영광의 문제가 아니라 한계의 문제인 것이다.”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143p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3명의 사내아이와 한 여인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본다. 이제는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다. 젊음이의 꿈과 욕망으로 행동하기에는 책임과 구속이라는 녀석의 크기가 너무 커버렸다. 생각보다 우리들에게 ‘밥벌이’를 위한 싸움은 만만치 않다. 치열하다. 그럼에도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은 멈출 수 없다. 그 고민의 맨 밑바닥에서 응크리고 있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중년은 ‘죽음’을 피하는 시기가 아니라, ‘죽음’을 친구와 같이 따뜻한 눈길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꿈, 행복, 배움, 사랑 그리고 가족. 이 모든 주제들이 의미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듯 ‘죽음’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 또한 죽음이라는 존재를 겸허하게, 당당하게 받아들일만한 내면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다만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 했을 때, 지금 내가 해야 할 것과 가야 할 길에 대한 이유가 분명해지는 것 같다. 또한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에 무엇을 남기고 갈지에 대한 해답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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