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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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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4일 15시 49분 등록
[가면나라 이야기]

하이루, 방가방가~ 굿모닝, 오하요~ 니하오~ 구텐탁! 뽕주르~ ㅋㅋ 안녕하셔여. 저는 우화를 좋아하는 소년, 호우화(好寓話)라고 해요. 이름이 촌스럽죠? 급조한 이름이라 그러니 이해해주셔요. ㅋㅋ 위엄있고 진중해야할 연구원 칼럼에 웬 촌스런 이름을 가진 소년을 등장시켰야고요? 음... 이런 말이 있자나요. ‘칼럼에 웬 고정관념 그리고 한계?’ 우리 변경연의 공간들은 언제 어디서든 뒤집어보고 까헤쳐보고 들이대보고 토막내보고 해부해봐야 하자나요. 그게 우리들의 할 일이고 나아갈 방향 아닐까요?

가끔 저는 이 소년이 될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창작우화를 들려드릴거에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구마구 상상을 할 것이고 그 말도 안되는 상상들을 이야기로 정리할 거에요. 그러다보면 아마 이 얘기는 뭘 말하는건지 뒤죽박죽인 이야기도 나올 수 있겠죠? 그럴땐 말이죠, 그냥 읽고 치워버리세요. 절대 저에게 그 우화가 말하는 상징적인 이미지는 무엇인지, 뒤편에 숨어있는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무엇인지, 이야기 전개상 왜 흐름은 엉망인건지 하는 그런 질문은 절대로!! 절대로!! 하지 마세요. 왜냐면 이걸 쓰는 것도 제 맘이고 답변에 대답하는 것도 제 맘이거든요. 무례하고 버릇도 없죠? ㅋㅋ 원래 저란 인간은 항상 공손(?)한 편이지만 이렇게 전혀 다른 인간으로 분장시켜 다소간의 인격장애(?)를 표출하는 것도 한가지 새로운 실험으로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말투도 조금 경망스럽게 바꾸었죠. 부담스러우신가요? 그래도 어쩔 수 없답니다. 싫으면 안 읽으면 될테니까. 캬캬....

오늘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가면나라 이야깁니다. 가면 좋아하세요? 어렸을 때는 좋아했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별로 관심도 없다고요? 글쵸, 거의 대부분 어른들은 그렇게 말하죠. 근데 말이에요. 그런 이야기를 할 때에는 지금 얼굴에 쓰고 있는 가면이나 벗고 말하세요. 일년 365일 가면을 쓰고 살면서, 그것도 상황에 따라, 자기 필요에 따라 여러 종류의 가면을 바꾸어 쓰고 살아가면서 가면에 관심이 없다는 건 어불성설아닐까요? 헤.. 어이가 없나요? 지금 가면을 쓰고 있다니... 그러면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를 함 들어보시고 잘 생각해보세요. ^__^



가면국(假面國)이란 나라가 있었어요. 이 나라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가면을 쓰게 되어있어 모든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살았지요. 언제부터 그렇게 가면을 쓰고 살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해요. 왜냐면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할아버지, 할아버지, 다시 할아버지, 또 그 할아버지 때에도 계속해서 가면을 쓰고 살았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어렵게 주워 들은 옛이야기에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의 할아버지 다시 할아버지의 할머니 때에 왕이 한분 있었는데 착한데다가 백성을 위할 줄 알아 나라에서 칭찬이 자자했다네요. 근데 그 왕에게는 못된 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그 동생이 세상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망나니였다나요? 그 동생은 형만 왕이 된 것을 몹시 시기하여 언젠가는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리라 다짐하여 속으로 칼을 갈고 있었데요. 그러던 어느날 동생의 속마음을 알고 있던 붉은 악마 하나가 동생을 찾아와 꼬드기기 시작한거에요.

‘이봐~ 왕이 되고 싶나? 내가 도와줄까? 내 조건 하나만 들어주면 내가 널 왕으로 만들어줄게~’

악마가 제안했죠. 그러자 동생은 왕이 될 수 있다는 말에 혹해 사탄에게 그만 약속을 해 버리고 말죠.

‘그래~ 왕이 될 수 있다면 무슨 조건이라도 좋아~ 자~ 어서 말을 해봐~’

악마는 세상의 평화가 싫었어요. 사람들의 표정에서 행복이 흐르고 기쁨이 넘치는 것을 너무너무 싫어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의 얼굴에서 행복과 기쁨을 지워버리고 싶었어요. 그 얼굴에 가면을 씌우고 싶었던거죠. 무표정, 불안, 두려움으로 가득찬 그런 가면들을. 그래서 악마는 동생에게 말했죠.

‘내가 너에게 가면하나를 줄테니 지금 왕에게 달려가서 왕의 얼굴에 가면을 씌워라. 그러면 그 후는 내가 알아서 널 왕으로 만들어주마~’

동생은 악마에게 가면을 받아 왕에게 달려갔지요. 그리고 왕에게 가면을 한번 써봐 달라고 부탁 겸 협박을 하지요. 동생의 성격을 익히 알고 있는 왕은 떨떠름했지만 동생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가면을 써보게 됩니다. 가면을 쓰는 순간 왕에게 세상은 그야말로 어둠의 세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밝음으로 넘치고 기쁨과 희망, 삶의 즐거움으로 가득 찼던 이 세상이 그야말로 우울과 불안, 두려움과 짜증, 신경질의 세상으로 변해버린거죠. 그러자 왕은 다른 사람들의 웃음과 즐거움이 너무나도 보기 싫어졌어요. 타인의 즐거움이 곧 나의 고통으로 변해버린거죠. 나만 이런 고통을 받고 있다는게 너무 불공평해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가면을 벗으려 했지만 한번 얼굴에 씌여진 가면은 진짜 얼굴인양 착달라붙어 절대 떨어지지 않게 된거에요.

왕은 동생에게 말합니다.

‘이 가면을 더 가져올 수 있나? 어서 빨리 가져올 수 있는 모든 가면을 나에게 가져와라. 그러면 너에게 이 나라의 모든 보물을 주겠다~!’

동생은 신이 나서 악마에게 왕의 말을 전합니다. 악마는 즉각 동생에게 꺼내도 꺼내도 계속 나오는 가면상자를 주게 되죠. 왕은 그 상자를 받아 전 백성들에게 명령하게 됩니다.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은 오늘부터 이 가면을 쓸 것을. 그러자 세상은 암흑의 세상으로 변해버리고 맙니다. 시기와 질투와 싸움이 벌어지고 양보와 희망 그리고 배려란 절대 존재하지 않는 그런 나라가 되고 만거죠. 그런데 단 한 사람 왕의 동생만은 가면을 쓰지 않았죠. 가면을 쓴 왕은 스스로의 삶에 비애와 절망을 느끼고 마침내 자살하게 됩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왕의 자리는 동생에게 넘어오게 되죠. 동생은 희희낙락하며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자 붉은 악마가 이제는 왕이 된 동생에게 찾아옵니다.

‘네 소원대로 되었지? 근데 넌 왜 가면을 안 쓰지? 왜 나와의 약속을 안 지키지?’ 악마가 말합니다.

동생이 대답하기를 ‘네가 왕에게 가면을 씌우라고 했지, 나도 그 가면을 쓰라고는 안했으니까. 그러니 너와의 약속은 지킨거야.’ 라고 말합니다.

‘오호~ 그래~? 알았다. 왕이 되어 행복하겠지? 그런 너의 행복이 얼마나 오래 갈까 한번 볼까?’

그렇게 악마는 사라집니다. 그러나 악마는 교묘하게도 백성들에게 왕을 자살하게 만들고 모든 사람들에게 가면을 씌운 장본인이 바로 동생이라고 헛소문을 내게 됩니다. 그러자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 왕궁으로 쳐들어와서는 동생을 죽이게 되죠.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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