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그미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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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디다가 이긴 이유
단순한 잡담은 실질적인 대화를 앞지르며,
생각중인 것을 입 밖으로 드러내는 일은
실제 행동을 선수 침으로써 그 행위를 약화시킨다.
- 키에르케고르-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어릴 때 한 번쯤은 읽고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쉘 실버스타인이다. 그가 한번은 영어 단어 4개로 우드와 쿠드 슈드와 디드에 생명을 불어넣어 캐릭터들을 만들었다. 각각의 영어단어 끝에 a를 붙여 우다 쿠다 슈다 디다라는 꼬마들이 탄생했다.
영어단어 우드would와 쿠드could와 슈드should를 칠판에 써놓고 아이들에게 뜻을 물어보았다. 우드는 할 예정이었다. 쿠드는 할 수도 있었다. 슈드는 해야만 했었다. 디드는 했다.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늘처럼 햇빛 비치는 날 우다와 쿠다와 슈다가 함께 모였다. 셋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 아래에 누워 각자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우다(Woulda): 나는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느끼고 생활에서 무엇을 적용할지 쓸 예정이었단 말이지”
쿠다(Coulda): 나는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고 숙제를 할 수도 있었거든”
슈다(Shoulda): 나는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언제 기쁘고 행복한지 기록하면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야만(해야만) 했었거든”
이렇게 셋은 모여 자신의 일들에 대해 끊임없이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자 저 멀리서 꼬마 디다(Dida:했다)가 나타났다. 디다를 본 수다장이 우다와 쿠다 슈다는 부끄러워 모두 달아나 숨어버렸다.
학생들에게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물론 그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말을 스스로 듣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갖습니다.
숙제 검사를 하다 보면 아이들마다 저마다 이유가 많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유는 거의 비슷합니다. 예전 저의 학창시절에도 그랬으니까요. 아이들을 보면 과거의 저를 거울 속에서 봅니다.
이유는 ‘게임하다가, 피곤해서, 아침에 할려고, 숙제가 있는 줄 몰랐다. 깜박했다. 해놓고 노트를 집에 두고 왔다.’ 나올만한 이유는 거의 다 비슷합니다.
숙제의 뜻을 보면 ‘학교 등에서 선생이 아동, 학생, 학습자에게 부과하는 스스로 학습의 과제 전반을 숙제’라고 부른다. 숙제는 영어로 홈워크homework입니다. 다시 풀이하면, 배운 내용을 복습하면서 자신의 말로 글로 정리하고 소화하는 일이지요.
숙제는 가끔 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 안하고 두 번 안 하다 보면 쌓입니다. 반복은 습관이 됩니다. 이러한 습관은 비단 학교 숙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숙제를 꼭 해야만 하는가? 숙제 안 내주는 나라도 있다. 왜 숙제를 해야 하느냐, 숙제를 모두 없애’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 숙제를 선생인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지마,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마.
하든 말든 그건 네 자유고, 네 자유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네가 지는 거야. 숙제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자유를 말하지마,
자유란 해야 할 일을 해야 누릴 자격이 주어지는 거야.
그래도 지금은 정해진 숙제라도 하는게 다지. 사회에 나와봐!
네 스스로 숙제를 만들어 해결해야 된다는 것을. 지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를 수 있지만, 살다 보면 알게되는 날이 올거란다.
학생들에게 질문합니다.
Oh쌤: 숙제에서 자유로우려면?
학생1: 숙제를 안하면 된다.
학생2: 숙제를 안 내주면 되잖아요
학생3: 숙제를 없앤다
Oh쌤: 숙제를 하면 된다. 디다처럼. 무언가에서 자유로우려면 그 일을 끝내면 된단다. 눈을 감는다고 하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숙제를 하든 안 하든 숙제는 늘 있단다. 태어나는 순간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는 평생의 숙제가 주어졌단다.
우리는 가끔은 자주 혹은 늘 쿠다일수도 슈다일수도 우다일수도 있었다. 지금도 그럴 수 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 할 일이 있으면 하면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꼬다 디다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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