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한정화
  • 조회 수 377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9년 1월 9일 09시 36분 등록
 

해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고


화실에 사람이 가득하다.

별로 늦게 간 건 아닌 것 같은데 가득하다.

연필소묘 선긋기부터 시작한 사람들이 많다.


화실 도우미가 아주 반갑게 인사한다.

반가운 인사에 내가 아는 얼굴인가 했는데, 아니다.

선생님이 뽑은 진짜 화실 도우미이다.


화구를 챙기는 데 불러서 말을 건다. 이번달 등록은 했는지. 그러고 보니 또 3개월이 훌쩍 지나서 다시 등록할 때다. 바로 등록하겠다하고는 바뀐 화실 분위기를 보고는 묻는다.

화실 선생님이 바뀌었다. 마크 선생님은 이제 안 나오시는지.

다른 선생님으로 바뀌었단다.

왠지 마음이 착찹하다.


'화실을 옮겨버릴까.'

2009년 새로운 신입회원을 맞았다.

모든 것이 신입회원 위주로 돌아간다.

연필소묘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수업.

작가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는 신입회원들에게 쏠려있다.


기존 회원들을 하던걸 계속한다.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든지, 지난주에 그렸던 것을 손보든지 아무런 터치가 없다.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삐걱리는 것 같다.

개인의 진도와 특성을 아는 선생님이......

마크 선생님은 이제 자신의 작품에 매진하는 걸까?


무엇을 그릴지 선생님께 여쭈어 보아야 하나?

선생님 없는 김에 그리고 싶은 걸 그려도 되나?


타샤투더의 정원이란 책을 펴서 튜울림 사진을 보고 종이에 어떻게 넣을 지 구상한다.

'배경은 회색톤으로 붉은 꽃잎만 을 강조해서 살린다.'


스케치 후에 꽃 한송이를 색칠 한 후,

맑게 칠하려고 구상한 배경이 먼저 진행되어야 했음을 감지한다.


배경에 듬뿍 번지게 색을 칠하고는

원하는 만큼 진하기 않아 여러차례 칠한다.

맑은 배경은 물 건너가고 탁한 색들이 혼합된 배경이 된다.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

별별 생각이 다든다.

나머지 튜울립을 그릴까, 새로 그릴까.

이런 생각은 그림을 그릴 때 수도 없이 일어난다.


우선은 말려보고......


마크 선생님에게 많이 의존했던가 보다.

그림을 그리는 중간에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가 혹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가 기복이 심하다. 그때마다 난 은근히 마크 선생님의 응원을 바랬었던가 보다.

“그림은 그리면서 수정하기도 해요.”

“이런 분위기가 수채화엔 잘 맞아요.”

같은 예전엔 그냥 지나쳤던 그냥 간단한 멘트들이.


해가 바뀌면서 그림에 대해 얘기할 사람이 없어졌다.

신입회원 관리에 신경쓰고 계신 화실의 작가 선생님.

새로운 선생님.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는 화실 도우미가 끝날때까지 가지 말고 다른 그림이라도 그리라고 한다.

그러마.

먼저 일어서서 정리하는 사람때문에 신입회원 공부하는 데 도움이 안될까 우려된다.


화구가방안에는 손쉽게 그릴 종이가 없다. 집에 가져다 두었나 보다.

늘 가지고 다니는 메모지를 꺼내 튜울립을 다시 그린다.


가늘고 긴 선들.

붉은 계열의 색.

그리고 배경의 어두움.

가는 싸인펜.


선은 어떻게 넣는 거니?

선은 몇개나 넣어야 하는 거니?


그려보기 전에는 모르는 건가 보다.


그리는 동안 왜 이리 마음이 허한지,

신입회원으로 화실은 사람으로 가득한데


마음 차갑고

그리고 손끝도 차다.


20090107-1.jpg

IP *.247.80.52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