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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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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5일 04시 58분 등록

 

가드너 천사를 찾아 날아가던 먼 별이는 태극 신선의 부르심을 받고 하마터면 날으는 구름이에서 떨어질 뻔 했다. 스승이신 태극 신선의 부르심은 다름 아닌 전직 동이족 족장이 서거하셨으니 태극 별로 돌아오라는 기별이었다.

 

숨이 넘어가게 태극 별로 도착한 먼 별이가 신선님께 뛰어들어가며 외친다.

 

사부님, 정말입니까? 그 말씀 정말이십니까?!’

 

그렇다.”

 

어째서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죠?!”

 

그게 바로 동이족의 현실이니라. 그게 바로 네가 가고자 하는 동이족의 현실이란 말이다.”

 

먼 별이는 망연자실 말을 잇지를 못한다.

 

이윽고 먼저 입을 뗀 것은 스승이신 태극 신선이었다.

 

그래 가드너 천사의 <열정과 기질>은 다 습득했더냐?”

 

.” 힘없는 목소리로 먼 별이가 겨우 대답을 이어간다.

 

어째서 동이족들이 창조력이 부족한지는 깨쳤더냐?”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지나친 교육열이라 여겨집니다.”

 

지나친 교육열이라고?”

 

. 천재란 모름지기 자기 자신을 잊어버릴 만큼 자신의 분야에 심취하고 빠져들어야 하는

 건데, 이와 같은 일은 결단코 강요에 의해서는 타인에 의해 선택 받아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한데?”

 

그런데 작금의 동이족의 경우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학원이며 과외 학습을 받으러 다니며 도무지 아이들이 아이들처럼 자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며 자신들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조차를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워드 천사의 경우 천재들에게 유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작금의 동이족은 그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러나 동이족의 어머니들이 얼마나 강하고 현명한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법. 아이들이 예술적 창의력은 지니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전통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똑똑한 아이들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겠느냐?” 태극 신선만의 특이한 방법으로 시험이 시작되었다.

 

아닙니다. 그건 그렇지가 않은 것이 미래 사회는 소프트 웨어가 하드 웨어를 앞지르는 사회, 즉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지식 산업이 제조업을 완전히 앞질러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됩니다. 아니 이미 현실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회에선 정형화된 사고만 하는 우리 아이들은 여전히 국제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과외로부터 풀어주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더냐?”

 

그렇습니다. 제발 방과 후에만이라도 아이들이 아이들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유년기를 누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고?”

 

수학 문제 하나 더, 영어 단어 하나 더 가르치려 애쓰기 보다는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인성을 닦을 수 있는 인성 교육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깨친 것이더냐?”

 

그렇습니다. 역사 상 능력이 뛰어나도 누군가는 영웅이고 누군가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인이듯이, 천재 역시 그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됩니다. 설령 동이족 땅에서 수많은 천재가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들이 인류 공동체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건 동이족의 비전이 되어야 할 바가 아니더냐?”

 

그렇습니다. 전 지난 주에 동이족이 예수회와 같은 비전을 지니고 창의력을 기르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번 과제를 수행하면서 더욱 더 그러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피카소 같은 열정과 창의력을 지닌 인물. 그러나 로욜라 신부와 같은 삶에 대한 통찰력과 신념을 지니고 미켈란젤로처럼 성실히 노력하는 영웅이 필요합니다.”

 

이제 때가 된 것 같구나…”

 

내려가도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지금까지와는 달리 비장한 표정의 먼 별이다.

 

아니다. 내려 가는 것이 그리 간단할 수가 있겠느냐? 이제 넌 겨우 동이족을 위한 영웅상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초자 샤먼인 네가 과연 어떻게 그것을 표현하려 드느냐?”

 

?!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고요…?”

 

그렇다. 이번 주 과제를 마쳤으니 천재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주제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음을 잘 알 것이다. 네가 아무리 완벽한 영웅상을 지녔다고 한들, 동이족에게 그 주제를 전달하지 못한다면 너의 내려감 그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 그저 진리를 터득할 때 까지 주어진 삶을 무의미하게 낭비하는 것 밖에 아니니, 인간 세계에 한 번 내려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사부님, 다음엔 또 어느 분을 만나 뵙고 가르침을 얻는 것입니까?”

 

다음에는 어느 누구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세계에 들어가야 하느니라.”

 

네에엣? 그건 무슨 말씀이시온지…?” 생전 처음 듣는 말에 먼 별이는 눈을 똫그래져서 스승을 쳐다 본다.

 

일단 이 서책부터 읽은 후 저기 보이는 타임 갭슐에 오르도록 하여라. 그 다음은 그 때가서 일러주도록 하마.”

 

…” 스승의 엄한 명에 더 이상은 아무 말도 못한 먼 별이는 스승이 내민 책을 말없이 집어 든다. 그것은 동이족 최대의 성웅으로 추앙 받는 이 순신 장군의 일기인 <난중일기>였다.

 

 

이로써 먼 별이가 희미하게나마 동이족의 영웅상은 만든 것 같습니다만, 사부님께서는 다음 수행과제로 누군가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네요. 사부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과연 어떤 뜻일까요…? 이로써 샤먼이의 이야기 < 1: 먼 별 샤먼>이 끝나고 다음 주부터는 < 2: 색감 있는 편지>시리즈가 계속 됩니다…^^  

 

 

IP *.12.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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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산
2009.05.25 13:06:56 *.126.231.194
와와 짝짝짝! 샤먼님의 교육관 잘 들었습니데이. 춘희누나도 그 점에 대해서 성토하던데 ㅋㅋ
극런데 사부님이 누군가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것이 무엇일까요? 저 역시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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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16:35:29 *.12.130.110
지금의 난 알 수 없지. 샤먼은 원래 들어가라 하시며 들어가고, 말하거라 하시면 말하는 존재잖아.
이번 주에 누군가의 세계에 들어갔다 나와서 그게 먼지는 담주 칼럼에서 말해주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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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산
2009.05.25 13:38:38 *.8.27.5
맞아, 애들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와 환경이 문제지. 애들은 신나게 놀기만 해도 창조적으로 클 수 있는 법인데...쩝.

그나저나 너의 샤먼이 시리즈 넘넘 재밌다.ㅋㅋㅋ 다음은 '색감 있는 편지'라....이건 또 어떤 색깔일꼬?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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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16:37:28 *.12.130.110
오빠가 잼있다 하니 진짜 잼있는부다 착각하잖아 ㅋ
용기 고맙구, 마찬가지로 먼 색깔의 어떤 편지일지는 알 수 없지.
들어가보고, 보이는 색깔 그대로 담주에 풀어놓을께... (이러니까 제법 샤먼같징?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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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6 04:07:16 *.40.227.17
댓글의 여왕, 드디어 활동 개시 짜잔~ ^^
역~쉬 샤먼 언니야가 등장하셔야.. 이제야 좀 제대로 돌아가는 듯..ㅎㅎ

자연도 좋고.. 인성 교육도 좋고.. 창의력 개발도 좋고..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건..
책! 책! 책! ( 동이족 아그들이 도망갈려나? ^^)

무엇보다 샤먼 언니야가 돌아와서 제일 좋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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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6 10:01:44 *.12.130.126
ㅋㅋ 신애 네가 연구원 생활을 하더만 책!책!책!을 외치누만.
아~~쭈 좋은 현상이야. ^^
근데 정말 알찬 책 한권의 가치는 진짜 대단함을 깨친 것이
연구원 생활에서 배운 첫 번째 배움인 것 같아.
나도 절대 동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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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9.05.26 20:28:33 *.131.127.100

재밌다.!  ...  에. 궁금하다. 다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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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6 21:28:02 *.233.20.237
오잉~ 백산 오빠야가 잼있다고 말해주넹! ㅋ

잉. 내도 담이 궁굼헌디 안즉은 내도 몰렁~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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