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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어느 회사의 흥미로운 컨퍼런스 공고가 내 눈을 끌었다.
'24시간 동안 불황솔루션을 이야기합니다'
라는 문구를 내건 컨퍼런스의 정식 타이틀은 '24 Conference Knowledge Donation' 이었는데, 정말로 '불황에 대비하는 브랜드 투쟁기'라는 주제로 금요일
당시 회사에 휴가를 낼 사정이 되지 못해 아쉽게도 참석은 못했지만 재미나고 멋진 기획력에 꽤 감탄한 기억이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에게 그들의 지식을 기부 받아 참가자들에게 잊지 못할 24시간 릴레이 지식 콘서트를 즐기도록 하고 이를 공익으로 멋들어지게 연결시켰으니 말이다.
이 컨퍼런스를 개최한 회사는 <유니타스브랜드>라는 곳이다.<유니타스브랜드>는 2007년 10월에 창간한 브랜드?마케팅에 관한 성공 케이스와 솔루션을 다루는 매거북(magabook)이다. 매거북이란 잡지처럼 정기 간행하면서도, 단행본 수준의 내용을 갖추고 서적 코너에서 판매하는 책이란 뜻으로, 이 회사의
“브랜드 론칭 및 리뉴얼 컨설팅을 하는 회사를 7년간 운영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브랜드 컨설턴트를 교육시킬 만한 마땅한 교육기관과 전문지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영이나 전략에 관한 책은 많았는데 브랜드, 디자인, 트렌드, 마케팅에 관해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은 없더군요.”
그렇게 해서 <유니타스브랜드>가 만들어졌다. 사실 나는 우연히 서점에서 창간호를 보게 된 후 열혈팬이 되었고 지금은 정기구독을 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의 대표인
Q.
저는 카피라이터와 광고기획자를 하다가 이랜드에서 6년 동안 일을 했어요. 거기 들어가서 후아유나 퓨마 등의 브랜드를 런칭했지요. 그리고는 몸이 굉장히 안 좋았져서 쉬고 있는데 패션인사이트라는 패션 전문 잡지사에서 제게 글을 기고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랜드에서 바로 퇴사해서 글을 기고하는 것은 조금 모양이 안좋다 해서
Q.
유니타스브랜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그리고 그 곳에서 어떤 꿈을 꾸시나요?
저는 내셔널 지오그래피(National Geography)나 네이쳐(Nature)나 사이언스(Science)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그런 전문잡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거든요. 특히 경영 경제 같은 경우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라든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o)라든지 그런 것들이 있는데 우리는 거의 없어요. 그런데 슬슬 우리나라에서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제법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잘 만들고 있죠. 마케터와 브랜드컨설팅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는데 마땅히 전문적인 교육기관이나 전문지가 없는 실정이었죠. 저 역시 마케팅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읽어보라고 할 만한 잡지가 없었어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가 읽고 싶은 잡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 유니타스 브랜드가 시작되게 되었어요. 사실 제가 1권부터 지금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은' 브랜드와 감성경제이론'이란 책을 쓰기 위한 데이터 베이스라고 할 수 있어요. 10년 뒤에 노벨 경제학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제가 혼자 하는 것은 아니구요. 우리 팀들이 하죠. 우리나라에도 그런 권위 있는 잡지가 나와야 되죠.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그런 잡지 오프라윈프리와 같은 매체력이 있는 것을 준비하는 중이에요.
그리고 지금 저희는 유니타스브랜드 북플랫폼을 기획하고 있어요. 예스 24나 교보문고 같은 곳의 컨셉은 '모든 책이 다 있다' 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꼭 읽어야 할 책은 모두 있다' 라는 컨셉은 없어요. 주로 그런 대형서점은 책을 찾아주거나 책을 싸게 주고 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정도거든요. 북 플랫폼이란 특정분야의 지식을 한군데로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전식 서점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유니타스브랜드는 브랜드, 디자인, 트렌드, 마케팅에 관한 잡지잖아요. 사람들이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다. 마케팅을 하고 싶다라고 하면 저희 플랫폼에 와서 모두 읽으면 되는거예요
Q.
본인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올해 43살인데요. 제 나이 때쯤 되면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게 되요. 그러니깐 스스로의 패턴을 응용할 줄 알아야 되요. 치타는 무려 시속 70킬로인가를 뛰는데, 문제는 1분 밖에 못 뛰어요. 숨이 터져 죽지요. 반면에 사자는 그렇지 않죠. 치타는 사자가 되려고 하면 안되고 사자는 치타가 되려고 하면 안되요. 사자가 보기엔 치타의 특징들이 단점이죠. 치타는 몸을 가볍게 만들게 하기 위해 뼈가 매우 가벼워요. 싸우면 죽게 되죠. 그리고 얼마 뛰지도 못해 숨이 차 헥헥거리니 사자가 보기엔 그러한 특징들이 약점이자 단점이겠죠. 그러니깐 치타답게 사자답게 본성에 맞게 살아야 된다는 것이에요. 저의 여러 특징들도 어떤 사람이 보기엔 단점이고 어떤 사람이 보기엔 장점이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저답게, 권민답게 사는 것입니다.
Q.
지금 까지 많은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쓴다’라는 행위는
저는 30살 때 30살부터 33살까지 책을 10권 쓰자 그랬어요.
3년 동안 10권 쓰자 했는데 2년 동안 책을 한 권 썼어요. 포기를 하려다가 그래도 한번 가보자 해서 6개월에 책 2권을 썼죠. 그리고 나머지 6개월에 7권을 다 썼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30
그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후배들이 일을 통해 단지 돈만 얻으려고 하지 말고 가치를 창조하기를 원하는 것이죠
가령 이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아내와의 관계에서는 사랑을 통해 아이라는 생명체를 낳지만 창녀와의 관계에서는 돈거래만 있을 뿐입니다.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네가 그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통해 이룩할 업적이 없다고 한다면, 단지 돈만 받고 일하는 거래라면, 아이와 같은 생명을 낳지 않는다고 한다면 도대체 일이 네게 어떤 것이냐? 제가 직원들한테 항상 그러거든요
저희의 경우 책을 내면 첫째 내부직원들이 함께 내용을 평가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출판사로 가지고 가면 출판사가 또 저희를 평가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가 우리를 평가합니다. 그러니깐 총 3번을 평가받는 것이죠.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지식을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죠. 저는 평가 받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Q.
지나온 삶을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시고, 실행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가치관과 직업관과 연결하여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완성이에요. 저는 성공을 원하지 않구요. 완성된 것을 원하거든요. 요새 많은 젊은이들이 참딱한 점이 모두 취업만을 원해요. 연봉, 복지, 정년보장, 신의 직장 등등.. 스스로의 직업관을 먼저 세우기도 전에 무조건 타인의 기준에 편승하려고 하죠.
내가 어떻게 완성될 것인가. 그것을 정해야만 인생을 꾸릴 수 있고 스스로의 커리어를 관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취업이 아니라 자업이라고 해요. 저는 후배들한테 항상 하는 이야기가 ‘너는 취업하지 말고 자업해라 너 스스로 업이 되도록 해라.’ 입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스스로 일을 만들어 해보고 어느 정도 숙달이 되면 다른 사람에게 주고 또 새로운 일을 만들어봐라’라고 이야기 하죠. 가령 위장취업자를 생각해보세요. 그들은 월급을 주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 보다 그 업을 이해하고 회사를 이해하기 위해 시키지 않아도 일을 열심히 할거에요. 스스로를 업이라고 생각하고 취업이 아닌 자업을 한다라고 생각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위장취업자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Q.
현재 어떤 꿈을 꾸고 계시나요? 유니타스브랜드의 미래도 좋고, 새로이 꾸시는 꿈도 좋습니다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목표는 하나에요. 아시아의 브랜드와 자원을 가지고 전문 마케터들을 양성할 수 있는 아시아의 파슨스와 같은 학교를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지금 만들고 있는 잡지는 거기 교재들이며 북플랫폼도 그 꿈을 위한 채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 아들 이름이 조권민이에요. 제가 제 아들에게 다른 건 모르더라도 제 이름을 주었죠. 만약 제가 못 이룬다면 아들이 받아 진행했으면 합니다. 혹 아들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그것을 받아 진행을 할 것입니다. 지금 하는 모든 활동 하나 하나가 그 비전을 위해 준비되고 실행되어지고 있어요.
다른 비즈니스는 다 돈에 맞춰져 있죠.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얼마나 벌 것인가. 그런데 저한테는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이것이 주제가 아니거든요. 저한테는 노벨상을 탈 정도로 어떻게 컨텐츠를 우수하게 만들 것인가.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그래요. 너희들이 소명이 없으면 일은 못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피가 1890년대에 나왔을 때 지금까지 갈 줄 알았을까요? 사이언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들 모두 지금은 돈을 많이 벌고 있지만 처음의 시작은 다 ‘가치’였다는 것이죠.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면 언젠가는 되요. 스타벅스도 경우도 생각해볼까요. 하워드 슐츠가 얼마나 가난하고 인생의 굴곡이 많았던지 처음 시작할 때 꿈은 ‘맛있는 커피를 주고, 전직원 의료보험 해주고 사람들이 와서 커피를 안 먹어도 내쫓지 않는 아지트 공간’이었어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스타벅스는 시스템이지만은 처음 시작은 철학이에요.
제가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스타벅스가 지하에 있던 다방과 어두컴컴한 레스토랑을 다 없애버린 것이죠. 이러한 오픈컬쳐를 만들어졌어요. 좋은 브랜드거든요. 선한 브랜드이고
저는 그런 브랜드를 연구하고 싶거든요. 지원해주고 싶고 응원하고 싶어요
돈을 바라보고 하면 너무 힘들어져요.
저희가 광고를 안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광고를 넣게 되면 그 회사에 대한 홍보성 기사를 써야되죠. 그래서 저희는 기사를 쓸 때 절대 해당기업과 식사를 하지 않습니다. 식사를 해도 기사가 모두 완료되고 인쇄로 넘어간 시점에 하라고 해요. 행여 기업에서 기념품을 주기라도 하면 우리는 그것을 경매에 붙이고, 거기서 나온 돈을 가지고 불우한 이웃을 돕죠. 지독하게 지키는 원칙 중에 하나에요.저희는 홍보기사가 아니라 기업사례를 통해 패턴을 찾아내고 법칙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는 거에요. 마치 불황에서 웅진코웨이와 한솥도시락이 왜 강한지 그 공통된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죠
저는 언젠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겨줄까.. 저는 유산보다는 가치를 남겨주고 싶어요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죠.
‘나는 신이 창조한 법칙에 관심이 있고 그것을 밝혀내길 원했던 것 뿐이다’ 라고
저는 자가동력이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하고, 내 후손들도 그러하길 원해요
타인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고, 타인에 의해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그런 엔진이 있는 사람이요.
본능이라는 것은 ‘주어진 재능을 발견하고 가장 권민다울 때 힘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니깐. 살아가면서 아, 이게 나구나, 내가 최고로 잘하면서 아무도 흉내못내는 것을 찾아가는 길.. 너무나 설레이지요. 30살부터 지금까지 10년이 걸렸어요. 이제는 조금씩 알겠어요. 그때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찾아가는 길이었는데 이제 앞으로의 여정이 눈에 조금씩 보여요
그래서 저는 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평소에
언젠가 한번은 현대카드에서 6시간 인터뷰가 종료된 후 현대카드에서 저희에게 그러더군요
‘우리가 누구인지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한테는 이 모든 것이 빛나는 성취가 아니라 위대한 실패를 각오한 모험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좋은 만남이었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나 역시 잊지 못할 만남이었고, 그를 통해 나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귀중한 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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