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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31일 19시 18분 등록
  그녀를 공식적인 입장에서 만나게 된것은 2006년 8월 뜨거웠던 여름 속에서의 'Dale Carnegie' 강사 양성과정 에서였다. 9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데일 카네기 리더십 코스. 강사를 지망하는 사람의 경우 일반 3개월 과정을 수료후, 코치의 역할로써 똑같은 과정에서 약5번의 코치 경험을 거친후 전문강사가 되기위한 한달여의 준비 및 실전 테스트를 거치게 한다. 투자되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무엇보다 2~3년 정도의 시간과 개인의 노력을 투자해서 도전하기에, 강사과정에 임하는 사람들의 열정은 현재의 연구원 생활을 하는 우리들만큼 뜨겁다.

  각지역에서 올라와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임하는 과정속에서 실제적인 담임의 역할을 그녀는 담당 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그녀는 늘씬한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가 남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전직 항공사 출신답게 재원과 미모를 겸비한 말그대로 킹카(?)인 그녀. 강사과정 이전부터 안면이 있었기에 그녀가 금번 과정의 담임 역할을 맡는다는 소식에 내마음은 내심 설레였었다. 풋풋한 20대의 그녀의 젊음을 통해 특히 우리 기수는 예전 기수와는 달리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수 있으리라는 헛된 몽상과 함께.

  하지만 그런 기대는 첫날부터 무너져 내렸다. 가녀린 외모와 몸매와는 달리 카리스마적이며 당찬 말투와 행위는 수강생인 우리들을 주눅들게 만들기에 충분 하였다. 잠을 이루지 못하게 주어지는 엄청난 과제와 스파르타적인 연습의 강도속에 우리는 서서히 지쳐갔다. 실습과정 속에서 웬만하면 내가 보기에 대충 넘어가도될 상황에서도 ‘이승호씨, 멘트와 동작을 다시 하세요.’라는 피드백이 여지없이 쏟아졌다. 말그대로 시어머니의 역할이 따로 없었다. 젊어서그런지 지칠줄 모르는 체력이 부럽기도 했었고.

  이같은 그녀의 열정과 훈련 덕분인지 우리 기수는 무사히 강사 코스 과정을 통과 하였다. 땀과 노력의 소산과 함께 우리를 정말 열심히 이끌어준 그녀의 지도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 이었다.

  

  그런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2009년 05월 30일 토요일 오전 9시30분 현재. ‘Dale Carnegie Trainer Refresh' 과정이 열리는 곳이다. 카강협(카네기 강사들 협회) 멤버들이 1년에 한번 재교육을 받는 장이다. 기존 강의를 하면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 및 강사들간의 공유를 위한 과정인데 나는 솔직히 금번 참석유무에 대해 고민을 했었었다. 강사 라이센스 취득후 1년에 한번 정도는 외부 강의를 했었는데, 올해는 주어진 강의 기회도 뒤로한채 오로지 연구원 생활에 매달리고 있던 처지여서였다. 특히 오늘처럼 토요일 하루의 시간을 날려버리면 과제 완료를 하기가 무척이나 힘에 겹기에 더욱 그러하였다. 하지만 그런 고민 가운데에서도 토요일 시간을 투자하기로 하고 오늘 재교육 과정에 참석 하였다. 글쓰기와 함께 강의는 나의 내면적인 목소리를 낼수있는 꿈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다시 강사의 모습으로 그녀를 만날수 있었는데 그녀의 활약상은 간간히 소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듣고 있었다. 그녀만의 열정과 탈렌트로 특정 파트를 파고들어 많은 성과를 이룩하고 있다는 소식을. 조금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제는 30대에 접어들었을 법한 나이에서도 여전히 그녀만의 매력은 여전하였다. 그녀의 강의의 서두는 이렇게 시작 되었다.

  ‘작년 재교육 과정에서 여러분들 앞에서 강사로 나서는 분들을 보고, 부러운 마음에 올해 드림 리스트 항목에 나도 강사로써의 꿈을 키웠었는데 그 소원이 오늘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선것은 크든 작든 제가 이룩한 영역에서 성공의 요인들을 아마 소개하라는 묵시적인 내용이 있지않나 여겨 집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강의는 마지막 신문지라는 매개체를 통한 공동체 퍼포먼스의 연출을 통해 절정으로 치달아 올랐다. 함께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번에 열정의 기를 방출해서인지 클로징시에는 갈라져서 나오는 목소리가 조금은 애처롭게 보여지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더욱큰 반전은 따로 마련이 되어 있었다.

  “작년 겨울 저는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갔었습니다. 결과를 말씀하시는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00씨, 입원을 하는게 좋을듯한데.‘ 저는 뜻하지 않는 그말에 의아스러워서 ’왜요?‘ ’특이 질병이 있는데 00씨가 그경우야. 뇌쪽에 질환이 있는데 우리나라에 6명의 환자만 존재할뿐 그 치료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나는 즉각적으로 ’아뇨, 저는 아픈데가 없는데요.‘ 그러면서도 나의 머릿속은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말도없이 20여분 정도 지났을 무렵 나는 결심을 내렸습니다. ‘의사 선생님 가보겠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그냥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이같은 돌발적인 멘트에 나를 포함한 좌중은 모두가 숙연해질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마지막 말은 이렇게 끝맺음 되었다. “어떡하든지 저는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과 강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그러면서 우리들에게 강사의 태도와 자질에 대한 훈계도 덧붙여 이어졌다.


  금주 칼럼 주제를 무엇으로 정할까 고민하다가 어제 그녀의 강의와 마지막 멘트를 테마로써 다루기로 하였다. 책을 읽고 있어서인지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하는 모습과 그녀의 모습이 마지막 클로징 멘트시 크로스오버가 된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나자신의 모습을 한번더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강사의 관심과 열정만큼 수강생들의 성장은 배가 된다고 본다. 그런만큼 연구원 생활을 하는 우리들도 투입된 시간과 땀흘리는 노력의 열정만큼 좋은 글이 나오고 그런 글로써만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질일수가 있으리라.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처럼 소개함이 실례가 되지않을까 염려되는 마음도 없질 않으나, 어제 교육을 통해 열정의 불씨를 더욱더 타오르게 해줌에 지면으로나마 감사를 드립니다.

IP *.168.1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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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09.06.04 12:40:35 *.248.91.49
지금 그사람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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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웃음보
2009.06.04 20:11:52 *.117.160.68
살다보면 너무나도 많은 선택의 시작과 끝에 우리는 멈짓하게 됩니다.
선택이라는 그 말자체가 우리를 참 부담스럽게도, 기대하게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지금.... 님들은 어떤 선택을 하시나요....?

전 그 일로 하루하루 만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제가 마시는 물 한잔이 얼마나 시원한지.... 비와 와도 좋고... 넘어져도 좋고...
싫은 소리를 들어도 좋고.... 실수를 해도 좋고.... 세상이 시끄러워도 좋고...
그리고 신이 이 세상을 너무 근사하게 드라마틱하고 로맨틱하게 만들어 놓으셨는지...
그걸 마음으로 볼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은 우리에게 소명을 주신 이상 그렇게 쉽게 데리고 가지 않는다는 알았습니다.
지금 님들의 소명은요?
우리가 할 일이 이 세상엔 참 많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참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참 근사한 코리아를 위해......

우리모두 화이팅...

고맙습니다...... 승호샘.... 너무 놀라.... 서....^^

사랑의 흔적을 안고 사는 행복한 푸른웃음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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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5 01:21:45 *.40.227.17
이 글을 읽으니.. 그녀의 강의를.. 승호 오라버니의 강의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

열공! 열작! 허시랬더니 주무실거라해서 깨갱..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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