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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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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5일 01시 02분 등록

컬럼 # 1 : 명상의 힘 

죠셉 캠벨의 <신화의 힘>, <신화와 인생>을 읽다보면 명상이란 단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문득 처음 요가, 명상에 입문해서 이것저것 궁금증이 많았던 시절이 생각났다. ‘명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을 많은 사람에게 묻고 그들의 응답을 노트에 적어 나갔던 기억이 났다. 깊이 생각하는 것, 집중하는 것, 마음을 비우는 것, 바라보는 것, 도를 닦는 것, 무념무상 등등 대답은 참으로 여러 가지였다. 그런데 거꾸로 요즘 나에게 ‘명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라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난 그들에게 ‘집중과 몰입’이라고 말한다. 요가가 외적 수련이라면 명상은 내적 수련이고 따라서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명상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데, 명상을 하기 전에 처음으로 꼭 수련해야 하는 것이 집중과 몰입의 훈련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주저 없이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다중 작업을 하며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대부분 그 어느 때보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가부좌를 틀고 환경 좋은 공간을 선택해서 해가 뜨기 직전 에너지가 가장 좋은 시간에 명상을 하기란 머리를 깎고 속세를 떠나는 일 보다 더 힘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디지털 노마드’,‘21세기형 인간’으로도 불리는 현대의 사람들은 컴퓨터, 휴대전화, 노트북 등의 각종 첨단 디지털장비를 이용해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업무도 보고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스피드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도 빠른 속도로 다중 작업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반대급부로 ‘주의력 결핍장애’라는 새로운 증후군이 따라 붙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러한 주의력 결핍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 보면 그 대열에 합류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조급해지고 대부분 시간 관리를 잘못하여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이 하려던 일을 잊어버리는 것 (건망증) 이 다반사이다. 그럴 때면 주말에 차가 막히는 고속도로도 마다치 않고 자연으로 나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래서 아픈 다리와 답답한 교통체증에 곧 후회를 하면서도 차에 앉아 있는 내가 느껴 질 때 육체적, 정신적 휴식이 필요한 상태인 것이다. 

이러한 현대의 상황에 맞게 요즘은 명상의 테크닉도 여러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자기가 하는 일 중에 잠시라도 집중과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潗中(집중)은 사전적으로 ‘한 가지 일이나 대상에 모든 힘을 쏟는 것’으로서 집중은 ‘나는 집중하고 싶다. 집중 할 수 있다. 집중 하겠다.’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면 더욱 집중이 잘 되어서 금상첨화이다. 음악을 듣는 시간만큼은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음악을 들을 때 한 곡이라도 집중해 음악을 듣는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을 음악 명상이라 부른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춤 명상, 호흡 명상, 소리 명상, 차 명상, 향기 명상 등 참으로 많은 방법이 소개 되고 있다. 그 중 자신의 조건에 맞는 명상을 하나 선택해 반복하는 것이 수련의 시작이다.  

여기서 누구나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접근하기 쉬운 소리 명상 하나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방법은 먼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을 이용해 그 안에서 나는 소리를 하나 잡는 것이다. 전동차 굴러 가는 소리, 아니면 버스에서 나는 소음. 그 소리를 계속 집중해서 듣는다. 또는 앉은 좌석에서 자신에게 가장 가까이에 있는 호흡이나 심장 뛰는 맥을 잡고 가만히 들여다보거나 느껴본다. 이런 행위가 바로 집중과 몰입을 위한 명상의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런 훈련이 반복되고 깊어지면 장소나 복잡한 생각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든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어느 정도 숙달이 되고 나면 자연 속에 나갔을 때 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흐르는 물소리, 바람소리가 나에게로 다가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 순간 마음이 편안하고 모든 것이 감사와 행복으로 전환되는 마음을 보게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명상의 즐거움을 알아갈 수 있다. 자신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우리는 날마다 시간을 내서 걷거나 앉아서 명상하며 경험하는 것을 정밀히 주시 해야만 한다. 명상을 수시로 하다보면 계속 변화하는 내 마음을 보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주의력 결핍 장애 증후군은 나에게 떨어져 나가고 , 새롭게 변화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서 모든 것은 단지 몇 번 연습한 것으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도, 지속되지도 않는다. 운동도 글쓰기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말이다. 노력 없이는 그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는 법이다. 마음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골라 기를 수 있는 꽃밭과 같은 것, 따라서 가시덤불을 키울 수도 있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키울 수도 있다. 마음의 꽃밭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가꾸려면 날이면 날마다, 매 해마다 부지런히 자신을 가꾸어야만 한다. 계속 관리해 주어야만 아름다운 꽃밭을 유지하고 즐길 수 있는 것처럼, 마음 수련(명상)도 매일매일 해야만 언젠가 풍요롭고 여유로워져 있는 나의 마음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처음 할 때는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아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명상을 방해하는 또 하나의 생각으로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그 생각을 떨쳐 버리려는 그 순간 에너지는 그 생각을 지우려는 것에 실려 생각이 더 선명해지며 더 많아 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념무상을 명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단계는 오래 계속된 집중 수련법을 수련한 후에 얻어지는 결과의 선물이다. 들어오는 생각을 막지 말고 나가는 생각을 잡지 않는 아주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처음 명상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진짜 이렇게 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모든 것이 감사와 행복으로 느껴지는가?’ 라고 묻는다면 스스로 명상을 해 보아야 언어로 표현 할 수 없는 세계를 맛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명상을 수련한 사람은 몸이 가벼워지고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며 몸매가 아름다워지고 마음이 맑아진 것을 경험한다.” -하타 요가- 

나의 경우 현대 사회의 물질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것 보다 자연과 더불어 시간을 보낼 때 살아있는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는 편이다. 과학의 발달로 정보나 삶이 편리화 되는 것은 좋은 점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편리를 주는 것들에게 해방 되고 싶을 때 또는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명상을 한다. 잠시 쉬었다 다시 작동하는 기계와 달리 나는 나쁜 기운을 비워내고 다시 좋은 기운을 채워야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내 자신을 돌아보고 나를 만나는 시간 그 시간을 통해 채워지는 에너지가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그래서 나에게 명상은 삶이고 휴식이다.

IP *.219.10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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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4.05 05:23:02 *.74.240.66
재미 있군요^^
일년 동안  덕분에
명상과 요가에 대해 충분한 배움을 얻을 수 있겠군요.

삶이고 휴식일 수 있는 명상 
나도 좀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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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은주
2010.04.08 12:31:07 *.219.109.113
먼 곳에서 주신 댓글 감사해요.
요가, 명상 , 기.   이쪽 분야에 백산형님은 이미 계시잖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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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기
2010.04.05 05:35:43 *.53.82.120
언니..
언니는 먼저 가신 분이셨군요.
인연이 닿지 않아서였는지 항상 그 언저리만 서성거렸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2010년 제가 있을 곳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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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은주
2010.04.08 12:29:25 *.219.109.113
오케이 ~ 정해진 곳에서 많은 것을 배워나가보자.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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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4.05 18:03:26 *.236.3.241
요가도 함 과외  해 주세요~~

메뚜기 자세 하려면 몇년이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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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은주
2010.04.08 12:26:29 *.219.109.113
메뚜기 자세는 힘이 들어서 그렇지 금방 할 수 있어.
넌 하체에 힘이 좋아 금방 할 것 같은데...... 이 자세는 허리근력을 길러주고 처진 엉덩이를
올려주고 탱탱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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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4.05 18:53:28 *.30.254.28
ㅎㅎ 메뚜기 자세는 또 머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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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4.05 18:54:33 *.30.254.28
명상과 요가, 차 명상...너에게 아주 잘 어울린다.
미래의  제국은 여성의  제국이니,..
특히, 너는 돈을 많이 벌 거잖니...

돈 많이 벌면, 나를 잊지 말기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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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은주
2010.04.08 12:27:38 *.219.109.113
내 보석들을 어찌 잊겠어.
줄 자아알 ~~ 서서 기다려. 알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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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선
2010.04.05 23:34:58 *.106.7.10
ㅋㅋㅋ, 언니 나도 잊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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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연주
2010.04.08 01:06:58 *.68.10.114
명상...요거이 딱 내스타일이라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데 ㅎㅎ
언니가 전문인이셨군요~~
전 나름 생활속의 명상이라며 이름붙인 연주스탈 명상법이 몇가지 있는데...
붓글씨명상, 바느질명상, 달리기명상, 절하기명상 등등
고요하고 평온해지는 그 지점에 내가 있는 느낌이 아주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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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은주
2010.04.08 12:28:32 *.219.109.113
일상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서 명상을 끌어내는 연주.
내 첫 번째 제자로 받아주지.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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