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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웃음이 나올 수밖에.
내 얘기좀 들어보소.
아글씨 세상에 나랑 똑같은 놈을 봤다니까요.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데 떡하니 어떤 놈이 나를 노려보고 있지 않겠소.
무언의 시선에 처음에는 누군가 했었소.
그런데 찬찬히 보아하니 생긴 모습이 꼭 나를 빼닮았지 않았겠소.
그래서 어떻게 행동하나 몸을 움직여 보았지.
웃기는건 이놈이 갓난 애기처럼 나를 그대로 따라 하지 뭐예요.
허참~
다시 가만히 있다 보니 그놈도 나를 탐색하고 있었소.
침묵이 흘렀지. 누군가 심판을 보고 있었다면 무언의 겨루기라도 하고 있는줄 알았을 것이요.
나는 숨을 들이 마신후 물어 보았소.
넌 누구냐?
내 질문에 대답은 하지않고 그놈이 똑같이 되물었소.
너는 누구냐?
나는 나다.
나도 나다.
허허~ 웃기는 놈이 아니겠소.
세상 천지에 별미친 놈이 나타나 나라고 외치니 환장하지 않을수 있나.
그래서 따져 물었죠. 왜 내 흉내를 내느냐고.
적반하장격으로 그놈이 도리어 화를 내더군요.
당신이 아닌 거울 안의 내 모습이 바로 오리지날 이라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소.
그말이 무슨 말인지.
거울안의 또다른 모습 그리고 밖의 보이는 내 모습?
그렇소.
그놈은 바로 나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 이었소.
그러하였소.
내가 살아온 되돌리기 싫고 아쉬운 그럼에도 존재하고 있는 인생을 그놈은 고스란히 기억하고 간직하고 있었소.
잊었다고 생각한 순간 사라졌다고 생각한 순간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무르고 있었다 말이오.
그럼 현재는 어떠할까요.
인정하긴 싫지만 세파와 사람에 찌들고 일그러진 표정에 이제는 주름이 늘어나고 새치가 하얗게 눈내리는 풍상의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었소.
나도 나이를 먹었구려.
나도 팔팔했던 외모의 청춘이 지나가는 구려.
이제는 어느새 눈도 침침해 지기 시작한 그런 중년의 나이가 되어가고 있단 말이오.
그러는 가운데 그놈의 모습을 통하여 다시 한번 나를 탐색해 보았소.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 호박씨를 까고 있지는 않는지, 혼자 주책을 떨고 있지는 않는지, 나쁜짓을 저질러 놓고 아닌척 하고 있지는 않는지, 혹시 삶이 버겁지는 않는지, 내일이 두렵지는 않는지, 지치지는 않는지, 힘든 내색을 표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 보았소.
그리고 두근 거리는 심장을 만져 보았소.
다행이구려. 따뜻함의 온기가 전해져 오오.
손과 발을 만져 보았소.
아직은 쓸만하오.
어깨를 토닥여 보았소.
지치지 않았으면 하오.
살포시 안아 보았소.
어색함 속에 그냥 그냥 안아 보았소.
허허~ 살아가는 내모습의 현주소. 무얼하든 어설퍼 보이고 조금은 덜떨어져 보이는 사람. 그런 나.
그렇다면 앞으로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떤 형태로 바뀌어져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침을 한번 꿀꺽 삼키며 실눈을 뜨고 살짝이 들여다 보았소.
원하는 꿈의 성취, 찬란한 미래, 바라는 목표달성, 로또를 기대하며.
그런데 이런~ 어디있지. 왜 안보이는 거야. 여기 있던 당신 어디간거야.
......
어디있긴 어디있어. 여기 있지.
무슨 말이야 그게.
앞에 보이는 모습이 바로 당신이 변할 모습이야.
그게 무슨 말이지?
거울속 네 모습이 내일의 당신을 대변하고 있다고.
어떻게 살아 가느냐에 따라 변하는 것이기에 어떤 형태로 그려질지는 솔직히 나도 몰라.
다만 주의할 것은 이솝 우화에서의 욕심쟁이 개처럼 남이 가진것에 신경 쓰다가, 애써 이미 구해 놓은 당신의 고기를 물속에 빠뜨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아야 되겠다는 것이지.
그런가.
그러한가.
그놈 말에 또다른 여행객으로 떠나기전 나는 나의 모습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보았어.
이렇게 제대로 바라볼수 있는 기회는 아무래도 흔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왜소한 체격, 깡마른 몸매, 한고집 하는 스타일, 거기다 깐깐한 성격.
솔직히 뭐하나 보아줄 것 없지만 그래도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대견해 보이기 시작했어.
세상이라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나와 그의 존재가 과히 나빠 보이지는 않았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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