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2011년 4월 7일 12시 47분 등록

코치. 세상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들을 이렇게 부른다. 그게 뭐냐고 ? 쉽게 말하자면, 나는 질문을 던지는 여자다. , 그 질문은 아주 깨끗한 마음의 상태, 그리고 에너지가 가득한 상태로 던져야만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마치 어린 아이가 해맑은 얼굴을 하고서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나요 ?” 와 같은 질문은 하는 것처럼.

 

내 자신도 아주 오랫동안 바깥에서 답을 찾고자 했었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만 생각해서 여러 가지를 배워야 했고, 많은 사람들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두려워서 타인의 행동을 그대로 흉내 내는 인생을 살았으며, 그 와중에 심각한 자기 안의 혼란을 경험해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바깥보다는 내면으로 마음을 돌리고 나에게 질문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세상들이 내게 다가왔다. 그 동안 몰랐던 나 자신 안의 놀라운 능력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서서히 주변과의 관계가 변화되기 시작했다.

 

가족들이 나의 지지자로 돌변했고, 세상이 온통 나와 친구가 되기 시작했다. 앞날이 그리 걱정이 되지 않기 시작했고 현재 내가 하는 일들을 즐겁게 수행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타인의 잣대에서 많이, 매우 많이 자유롭게 되었으며 건강이 점점 더 좋아졌고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너무 즐거운 일이 되어버렸다. 삶과 사랑에 빠졌다. 인생과 세상이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는 그대로 수용되기 시작했다.

 

이쯤 해서, 어떤 강력한 질문들이 내게 강력한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들려주고 싶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 존재를 온통 흔들어 대었던 질문들을 공유해 보고 싶다. 

 

질문 1. 지금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는가 ?  

 

이 질문은 작년 겨울 나의 어리고 귀여운 고객으로부터 얻은 질문이다. 코치와 고객 사이로 만났던 우리는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나보다 어린 친구였고, 나의 고객이었지만, 내가 배울 부분이 더 많은 친구였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현실화 시키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그 날 추운 겨울을 대비할 옷을 사러 갔었다. 홍대 앞, 한 옷집에서 우리 둘은 각자 마음에 꼭 드는 옷을 한 벌씩 들고서 예상보다 약간 비싼 가격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 때, 그 친구가 말했다.

 

그렇지만, 이게 제일 맘에 들어요. 저는 이것 그냥 살래요. 약간 비싸다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사서 열심히 예쁘게 입을래요.”

 

그 친구가 결정을 내리는 김에 나도 따라 결정을 내려버렸다. 물론, 내가 고른 옷도 가격 말고는 나머지 부분에서 아주 만족 스러웠던 지라 그렇게 하기도 했지만. 가격이 아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가를 기준으로 하여 옷을 고른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나중에 다른 일이 있어서 그 가게에 다시 들르게 되었다. 나를 알아본 점원 언니가 친절하게 대해 주시더니 그 친구의 안부를 물었다.

 

지금은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지난 번에 산 그 옷을 입고 아주 잘 입고 있을 거에요.”

 

그랬더니 그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친구는 나중에 남자친구도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으로 고르고 말 거예요. 오랫동안 옷을 팔다 보니 옷을 고르는 것을 보면 다른 것을 고를 때의 선택의 기준도 보이거든요.. 망설임 없이 자신이 가장 원하는 사람으로. 나는 참 그런 사람들이 참 부러워요. 다른 일들도 아마 그런 식의 선택을 하겠지요?”

 

갑자기 그 말이 천둥과 번개로 변해서 내 머리 속을 와장창 흔들어댔다.

 

, 단순히 옷을 사는 것이긴 하지만, 그건 그 사람의 소비의 패턴, 욕망에 대한 정직함, 그런 것들을 함께 말해주는 것이구나. 그래, 나는 그 동안 어떤 선택을 해왔던 걸까? 가장 좋아하는 직업을 선택하고, 가장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을 남자친구로 혹은 친구로 두고 있는가?”

 

아니다, 난 항상 10점 만점에서 8점이나 9점을 쏘고 있었다. 직업을 선택할 때도, 남자를 선택할 때도, 살고 싶은 공간을 선택할 때도, 심지어 옷을 사는데도. 그 무언가에 슬쩍 나의 선택의 자리를 내 주고 말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는 없을 거라는 핑계를 대면서. 

 

순간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선택을 했다면 아마도 후회나 미련이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이름으로, 혹은 타인의 눈치를 보면서, 때로는 일반적인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선택한 것들이 참 많이 있다. 그런 수많은 어정쩡한 선택들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인생은 항상 10점이 아닌 8점이나 9점 정도였을 것이다.

 

코칭 고객을 만나다 보니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최선의 선택을 내리고 있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 많이 서구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는 이전 시대의 생각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듯 하다. 자기 자신의 욕망에 정직하지 못한 채,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런데, 남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내린 그 어정쩡한 결정들이 자신이 삶에 어떤 미련을 남기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나 또한 거기서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요즘은 항상 결정을 내릴 때마다 여느 드라마에서처럼 자신에게 질문을 한다.

 

이것이 당신에게 최선입니까?”

IP *.223.40.75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92 단상(斷想) 59 - 겨울의 속내를 털어내고 세상 기지개의 하품을 켜는 나무 file 書元 2011.04.09 3243
» 나, 질문을 던지는 여자 구라현정 2011.04.07 2052
2290 밥벌이의 지겨움 [5] 자산 오병곤 2011.04.07 2664
2289 [호랑이] chapter 2 들어가는 글 crepio 2011.04.07 1915
2288 [컬럼] 반지의 여인 [5] 최우성 2011.04.05 2619
2287 [호랑이] 13가지의 개인 마케팅 도구 (2) [6] 이희석 2011.04.05 2335
2286 깊은 견생 file [14] 이은주 2011.04.04 2212
2285 칼럼. 두 친구를 위한 부드러운 개입 [4] 연주 2011.04.04 2151
2284 범인-모험의 시작이다!!! [9] 루미 2011.04.04 2027
2283 [신화와 인생을 읽고] 춤추는 부활 [14] 사샤 2011.04.04 2979
2282 <소설> 우리 동네 담배가게 아저씨 나폴레옹(13) [6] 박상현 2011.04.04 2106
2281 [늑대1] 신화는 무엇인가. file [11] 강훈 2011.04.03 2901
2280 1. 나의 한계를 넘어서서 [9] 미선 2011.04.03 2631
2279 [양갱칼럼1] 아름다움에 속을지라도 file [17] 양경수 2011.04.03 2986
2278 나비 No. 1 나만의 희열 따르기 5단계 [10] 유재경 2011.04.03 4311
2277 [평범한 영웅 001] 자발적 빈곤과 의례의 힘 [12] 김경인 2011.04.03 5156
2276 라뽀(rapport) 46 - 세상의 끝을 잡고 書元 2011.04.03 2011
2275 단상(斷想) 58 - 천안함 1주기 file 書元 2011.04.03 2021
2274 1. Follow my bliss? 나만의 희열을 따르고 있는가? [12] 미나 2011.04.03 2099
2273 무덤 하나를 만났다 [1] 신진철 2011.04.02 2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