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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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모이어스와 조셉 캠벨의 대담집인 <신화의 힘>을 세 번째 읽었다. 결국 남는 질문은 그래서 '신화의 힘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신화에 관한 책들을 마무리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 나름대로 정리하고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칼럼을 시작한다.
<2011 당진, 사진/양경수>
우연히 초저녁의 초생달을 만났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감에 휩싸일 때가 있다. "그래, 달은 언제나 하늘 위 저기서 돌고 있었지!" 라는 생각과 함께 느끼는 묘한 일체감과 장엄함이 돌연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때 삶의 신비함은 말로 표현되기 어려운 모습으로 일순간 드러난다. 그래서인가? 인간들이 달과 별들을 보며 느꼈을 신비함 들이 수많은 신화의 은유적 표현들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 신화는 언어로 표현되기 어려운 세계를 보여주는 은유적 표현이다. 신화를 대할 때, 윤리와 규범의 잣대는 아무 소용이 없고, 선과 악의 구분도 필요없다. 신화는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고 놀래 키며,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화를 읽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이러한 어리둥절함, 이해할 수 없음, 때로는 모욕마저도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 그 당황스러움을 경험한 후에 우리가 체험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신화는 내적 체험과 삶을 위한 메세지이며, 우리 모두의 영적 잠재력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신화를 통해 각자에게 있는 위대함을 발견하고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말이나 글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이 가리키는 것이 관념이 아니라 '삶' 자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면, 이 애매한 단어들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들과 함께 나의 인생 속에서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그 날의 찬란했던 햇살, 열대의 나무들이 풍겨냈던 싱그런 푸르름, 내 어깨에 매인 가방의 무게마저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그것은 내 인생 최초의 떳떳한 실패의 순간이었다. 학교 졸업 때까지의 나는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물어보지 않은 채, 남들이 가는 길만을 마지못해 따라 살았었다. 그것도 열심히... 그런 내가 가슴 뛰는 것을 좇아 인도 시골마을의 요가 College로 떠나 머물 때였다. 모험을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시련이 닥쳐왔다. 시련은 계획에 없던 것이었다. 낡은 시설, 뒤떨어진 학사행정, 힌두어와 영어를 섞어서 하는 낯선 수업, 때마침 다가온 몬순의 습한 날씨가 그것이었다. 이 모든 것과 함께 아내가 시름시름 아프게 되었다. 기대한 것과는 차이가 있는 교육과정과 적응하기 어려운 기후와 음식이 원인이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시내의 병원에도 가보고 가까운 휴양지에 가서 몇일 쉬기도 하며 병을 다스리려 했지만, 아내의 몸은 나아지지 않았다. 우린 이 시련을 견뎌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참고 넘어가야 하는 장애물일거라고 여겼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롭게 짠 인생계획이 있었다. 그 계획에 의하면 이 요가 College를 졸업해야만 했다. 국제요가지도자 자격증이 필요했다. 지인들의 관심과 부모님과의 약속, 스승의 기대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실패를 받아들일 수 가 없었다. 우리의 계획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그때 만난 책이 파올로 코엘료의 <Alchemist 연금술사>였다. 주인공 산티아고의 보물을 찾아 나선 여행이 우리를 매료시켰다. 초심자의 행운과 가혹한 시험,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라는 메세지, 그리고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응원까지.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들이 그 속에 있었다. 다시금 떠날 때가 되었다는 상징과 암시로 다가왔다. 특히 한국을 멀리 떠나왔지만 인도의 시골마을에 갖혀 지내던 우리에게 "자아의 신화를 찾는 여행"이라는 상징이 강렬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어디로든 떠나야 했다. 실패할 수 있는 게 삶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떠났고 6개월간의 특별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뿌네의 오쇼 아쉬람을 시작으로 인도 남부지역을 돌기 시작했다.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찾아다녔고,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났다. 한나절씩 버스를 타기도 하고, 밤새 기차를 타고 가기도 하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도리어 아내의 몸은 씻은 듯이 나았다. 지금 돌아보면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이란 말이 그 시절에 딱 맞는 단어라 여겨진다. 역시 인생에 옳고 그름은 없었다. 삶은 자유를 원했다.
그때는 몰랐지만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지금까지 2천만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한다. 조셉 캠벨은, 현대인에게 필요한 신화는 개인이 속한 지역 동아리를 넘어서, 전 지구적인 큰 이야기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소설 <연금술사>는 현대사회의 지구적 신화로 등극했다. 이 현대의 신화는 하루하루 자아의 신화를 살아내는 사람을 그려낸다. 그러면 어떤 현대인들은 그 그림 속에서 영감을 받아서,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 을 하게 된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이렇듯 '신화의 힘'은 기존의 관념과 규칙을 넘어서 우리 내부의 살고자하는 에너지를 자극한다. 또한 살아있음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신화의 힘'이다. 현대의 신화는 소설이 될 수도 있고,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서두에서 말했던 달과 별이 우리의 영원한 신화일 수도 있겠다. 그게 무엇일지언정 삶의 신비를 드러내 주는 어떤 것을 만나게 된다면, 그 순간 우주의 신비함에 빠져 내 삶을 어떻게 그 신비함에 던질까 궁리해보자. 나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의 삶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보자. 신화는 그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과 함께 우리 삶으로 살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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