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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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앞을 지나다 장미꽃 한 다발에 무조건 천원이라 적힌 글을 보고
기웃거리다가 냉큼 집어 다발을 살펴본다.
꽤나 실하고 괜찮은 묶음이다.
6월이 가기 전에 누군가에게 한 아름 실컷 안겨주고픈 마음이 별안간 와락 치민다.
마땅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홀아비신세 과부가 알아준다고 공연히 향인이 문뜩 떠오른다.
그녀는 장미꽃다발을 좋아하려나...
머뭇머뭇 한 돈 만원어치만 사도 여니 때 3~4만원어치는 되겠다 싶은데...
그 자리를 떠나기를 아쉬워하면서
문득
보고 싶어서 와락 달려갈 사람이 내게 이렇게도 없나
갑자기
서러워진다.
결국
아무도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쓸쓸함만 껴안고 그냥 집으로 향했다.
책을 싸가지고 다시 나가려다가
딱 1시간만 자고 가야지 하다가
그냥
오후 내내 자버린다.
과제를 해야 는데 하면서
해야 는데 하면서
잠과 데이트를 한다.
인정 많은 놈! 하는 생각이 드는
향산에게서 전화가 왔다.
누나. 응~ 그냥...
녀석이 참 괜찮단 말이야 하는 느낌과 함께
또 내식대로 꿰어 맞춘다.
이놈이 장남이지
이래서 장남이구나.
한 번씩 전화를 해서 제 말마따나 그냥 통화를 한다.
문득 평소 습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맏이로서 챙겨야 한다는 자연스레 되먹음직한 습관
삶에 바빠 허덕이는
큰 오빠 얼굴 갑자기 떠오른다.
그러려니 하고 우리 오래 살아왔다.
전 같지 않은 나,
막내를 보면서 가끔 전화 좀 하고 그래라 하는 그 양반
얼굴이
향산의 얼굴과 함께 스치며 같이 무언가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후덕한 인상...
그래, 달라
맏이들은 무언가 달라
그냥 전화를 할 수 있는 거지
전화를 한번쯤 때려 주어야 한다는 전혀 강박 아닌
그러나 성의
당연한 받아드림
향산에게 그것이 있네.
에이, 이쁜 놈!
한 솥단지 밥을 퍼먹는 가족이 되가는 느낌
이러다가 지랄 염병하게 한 판 붙으면 어떨까?
가만 있어보자,
막내 윤이는 살곰살곰 커튼 뒤에 숨어 빠꼬미 눈치를 살필 거고
마음약한 옹빅이는 약 올리면 뭣 모르고 씩씩대며 버럭 걸려들 테고
정신없이 바쁜 희석이는 그저 마냥 좋다며 싱글벙글 아랑곳 하지 않고 쌓아놓은 책 읽느라 혼을 빼고 살 테고
도윤이는 이리저리 둘러보며 왜 저러나 조용히 제 리뷰나 꾸준히 올릴 테고
민선이는 웃는 척 하고 있다가 승완이 푹 페인 가슴에 안겨 엉엉 울 테고
모모는 다리몽댕이 잘린 강시처럼 콩콩대며 상관 않고 실컷 놀며 다닐 테고
한씨 집안 내력 솔직하게 까발리는 악동 정화는 핏대 세웠다가 웃었다가 비 맞은 중처럼 연신 중얼거릴 테고
종윤이는 누나들부터 형들에게 아우에게 전화하며 뭔 일 있냐고 안부인 양 전화질을 하고
소전은 밥이나 먹자며 분위기 무마용 접대 앞장 설 테고 아님 환전용 글을 올리거나
여해는 과제부터 올려놓고 천생 반장인 양 숙제검사 나서면서 은근 글쓰기로 가정환경 조사할 테고
향인은 변함없이 독주에 매달려 이 밤의 끝을 부여잡고 시름하고 있을 테고
우제언니는 인간의 능력에 한계란 없다. 탁주로 힘내며 10가지 계획 다 실천할 테고
써니는 여전히 어디로 튈지 모른 채 들락날락 정신이 없을 테고.
이런 우리가 한 판 붙으면 부지깽이님은 어떻게 하실까?
보나마나 비상소집으로다가 1,2기 연구원들 불러 와인 파티하시겠지?
술 먹자고 한 것뿐인데...
승완은 님의 마음을 헤아려 대성통곡을 할 것이고
자로는 용가리처럼 시국에 대해 강경선포를 할 것이고
광주에 도선배가 자신의 불찰이라며 내 탓이오 호소를 할 것이며
어당팔님이 우려와 경계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며
명석언니가 조리답게 교통정리를 할 것이며
경빈은 무언지 모르지만 아니되옵니다를 연발할 것이며
강미영은 코를 찡긋 웃을 것이고
소정은 부지깽이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며
이기찬은 언제 분위기가 호전되나 호심탐탐 틈새를 공략할 것이며
강현은 케익을 들고 나타나서 분위기를 합리적 반전시킬 것이며
은미는 짧고 강렬한 시와 사진을 올려 화두를 던질 것이며
아름다운놈은 숲에 가 있을 것이며
백산은 올바른 삶에 대해 날이 설 것이며
꿈섭엄마 재동댁 선이는 평화의 시를 읊을 것이며
재동은 말 안 해도 내 맘 알지요 하는 표정을 지을 것이며
요한은 언제나처럼 묵묵히 칼럼으로 말 걸어올 것이며
정씨 아줌마가 나타나주면 분위기는 완전 역전되어 부지깽이님을 침몰시켜 웃게 만들 것이며
초아선생님은 부지깽이님께서는 이미 다 알고 계시다 다시 한 번 환기 시켜주실 것이고
.......
그렇게 변.경.연은 못 말리는 사람들이 하나로 나갈 것이다.
6월의 장미꽃다발로 한 덩어리가 되어 향기를 뿜을 것이다.
독하게 아주 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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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비 맞으며 생각하다 보니 뱅곤과 귀자를 빼먹어부렀네.
우리 귀자는 아무 말 않고 팬플륫을 먼 산 바라보며 불러댈 테고
뱅곤은 킁킁 가슴을 먼저 두둘기고는 우리는 할 수 있어, 할 수 있거든(끝을 올려줘야 함- 이때 현수, 형! 왜 끙끙대며 말 끝을 올려요?) 맨날 무얼 그리 할 수 있는지...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일 게다.
오늘은 빌어야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지름신께 비나이다. 자산이 일을 벌리나 봅니다.
모쪼록 지름신께서 보살피사 부족하면 타이르시고 넘치면 나무라며 옳거니 싶거들랑 우리 뱅곤형제 빵빵하게 밀어주쇼.
비나이다 비나이다 지름신께 비나이다. 자산의 자산이 옳게 쓰여질 수 있도록 축복하시옵고 자산의 자산이 불어나 변.경.연에 그의 꿈을 수놓게 하소서.
비나니다 비나니다. 병곤의 앞길에 희망의 불을 밝히사 어둠을 이기게 하옵시고 끝까정 그의 소망 이루게 하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곤드레만드레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쉼 없는 자신과의 약속 지켜가게 하옵시고 그에게 그 모든 꿈 이룰 수 있도록 건강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지름신께 비나이다. 사나이 대장부 한 번 내린 결정 목숨 붙어 있는 그날까지 올곧이 갈 수 있도록 옆도 뒤도 가릴 것 없이 보살펴주시고 독하게 독하게 눈물 삼켜 제대로 울 수 있는 기쁨의 그날 만들기에 힘 도와주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나이 굳은 신념 초지일관 한 길로 한 길로 이끌어 끝장을 보고말게 하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지쳐도 우리 함께하는 변.경.연 사람들이라는 것 지켜가게 하소서. 지름!
소라야, 너 정말 왜 이리 웃기는 것이냐. 니캉내캉 일났다. 두 팔로 기어나가 놀것 다고? 내가 니 땀시 미쳐분다. 이것아.
우리 귀자는 아무 말 않고 팬플륫을 먼 산 바라보며 불러댈 테고
뱅곤은 킁킁 가슴을 먼저 두둘기고는 우리는 할 수 있어, 할 수 있거든(끝을 올려줘야 함- 이때 현수, 형! 왜 끙끙대며 말 끝을 올려요?) 맨날 무얼 그리 할 수 있는지...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일 게다.
오늘은 빌어야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지름신께 비나이다. 자산이 일을 벌리나 봅니다.
모쪼록 지름신께서 보살피사 부족하면 타이르시고 넘치면 나무라며 옳거니 싶거들랑 우리 뱅곤형제 빵빵하게 밀어주쇼.
비나이다 비나이다 지름신께 비나이다. 자산의 자산이 옳게 쓰여질 수 있도록 축복하시옵고 자산의 자산이 불어나 변.경.연에 그의 꿈을 수놓게 하소서.
비나니다 비나니다. 병곤의 앞길에 희망의 불을 밝히사 어둠을 이기게 하옵시고 끝까정 그의 소망 이루게 하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곤드레만드레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쉼 없는 자신과의 약속 지켜가게 하옵시고 그에게 그 모든 꿈 이룰 수 있도록 건강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지름신께 비나이다. 사나이 대장부 한 번 내린 결정 목숨 붙어 있는 그날까지 올곧이 갈 수 있도록 옆도 뒤도 가릴 것 없이 보살펴주시고 독하게 독하게 눈물 삼켜 제대로 울 수 있는 기쁨의 그날 만들기에 힘 도와주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나이 굳은 신념 초지일관 한 길로 한 길로 이끌어 끝장을 보고말게 하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지쳐도 우리 함께하는 변.경.연 사람들이라는 것 지켜가게 하소서. 지름!
소라야, 너 정말 왜 이리 웃기는 것이냐. 니캉내캉 일났다. 두 팔로 기어나가 놀것 다고? 내가 니 땀시 미쳐분다. 이것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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