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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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땅이 되어가는 재미
재작년 송년회에서는 넌센스퀴즈가 기억난다
별것 아닌데도 참 재미있었다
골고루 참여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
요것이 중요하다
작년 송년회는 장소가 괜찮았다
적당히 어두운 조명아래
모두들 맘껏 풀어져 어깨동무하고 뛰어 놀았다
참가자도 꽤 많았다
올 송년회에서는 자선경매가 처음 등장했다
건배사와 노래가 일품이었고
아기자기한 팀웍이 돋보였다
맑은의 영상편집 공헌도 좋았다
연륜이 쌓이다보니 저절로
내 안에서 통합이 일어난다
내년 송년회 때는 청하지 않아도 가서
몇 년간 좋았던 점만 일러주고 와야겠다
나이를 먹을수록 소중해진다
자주 어울리진 못하지만
익숙해진 얼굴들
있을 사람 다 있어야 마음이 편안하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세상 사람 다 껴안을듯 품이 넓은 그녀,
자전거, 고양이, 유머... 저술 아이템은 다 가져놓고 묵히고 있는 그녀,
소피아 로렌을 닮은 화려한 외모 뜨거운 열정의 그녀...
어쩌다 한 번을 보아도 점점 반갑다
이것이 세월의 힘이리
일 년에 악수 한 번을 하면서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익숙함의 선물
얼굴 선이 살아나며 갈수록 멋있어지는 노진님,
흰 머리 휘날리는 영원한 소년 성렬님,
이제는 전설이 된 회오리댄스의 명수님 forever...
이 강물이 어디서부터 흘러왔는지 안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이 강물이 어디로 흘러갈지 그려보는 일은 가슴벅찬 일이다
이제 막 강물에 발을 적시는 이에게 해 줄 말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내가 기억하는 시간이 이 강물의 역사라면,
함께 해를 거듭하며 더욱 새로워질 수 있다면,
노땅이 되는 것도 괜찮다, 괜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