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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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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5일 02시 57분 등록

  『강의 (나의 동양 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돌베개

                                                                          

9주차 (5/29~6/4)

티올(윤정욱)

I. 작가 분석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 까지 저자는 오랜 기간 고심하고 또 사색한다. 그것은 마치 누에고치가 실을 뽑아내듯 자신의 몸을 쥐어짜는 듯한 과정과 흡사하다. 따라서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책을 썼던 저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역사적 인물의 경우에는 어떠한 계기로 그 인물이 평범한 개인에서 영웅으로 변모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감명을 받고,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영웅의 그것으로 바꿀 용기와 힘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위인전은 시대를 막론하고 영원한 베스트셀러가 되는 모양이다. 책을 대할 때의 우리의 이러한 노력은 비단 역사 속의 인물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동 시대를 살고 있는 또는 살았던 인물들을 통해서도 우리는 역사 속의 인물에 못지 않은 감동과 용기를 얻기도 한다.

 

2016 1 15, 이 시대의 지성인으로 불리는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가 일흔 여섯의 나이로 지병으로 별세했다. 평범한 개인으로 28년을 살았던 그가 1968 8월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수가 된 후 1988년까지 약 20년 간의 복역 생활을 마친 후, 꼬박 28년째가 되던 해였다. 평범한 개인으로서의 전반기 인생 28년과 시대의 지성인으로 다양한 저술활동과 교육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그의 후반기 인생 28년 사이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요약되는 그의 중반기 인생 20년이 있다. 이 시기의 그의 인생을 심도 있게 들여다 보는 노력만으로도 우리는 그에 대한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6 6, 교수로서의 마지막을 강의를 마치며 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꽃은 최후가 아닙니다. 씨를 만드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사회 변화? 저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그 과정 그 자체가 인간적이고 아름답고 보람 있으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히 훌륭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어디 있든지, 꽃을 피우기 보다는 씨를 묻는 그런 노력들을 같이 해나가기를 바랍니다

 

지난 5월은 그가 생전에 참 좋아했던 진달래 꽃이 전국에 흐드러지게 핀 봄의 절정이었다. 온 세상 가득 피어난 진달래 꽃을 내려다 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피어나는 꽃을 감탄의 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씨앗이 되어 꽃을 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는 않았을까. 그가 걸어 왔던 길을 그의 말과 글을 통해서 되짚어 보고자 한다.

 

 

1.     저자의 생애 그리고 주요 저서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963년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다. 숙명여대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1]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복역 한 지 20 20일 만인 1988 8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수감 중 지인들에게 보낸 서신을 후에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았는데, 이것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를 역임하였고, 2006년 정년퇴임 후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2014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았고 피부암의 악화로 인하여 2016 1월 15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의 자택에서 향년 76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다

 

저서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신영복의 엽서』, 『처음처럼』이 있고, 역서로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 『중국역대시가선집』 등이 있다.

 

 

2.     # 신영복 인터뷰 감옥은 제게 대학과 같았습니다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을 앞두고, YES24 인터뷰 참조)

 

Q : 당시 감옥에서 쓰셨던 엽서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나시는지요?

 

: 저는 이 엽서를 보면 감옥에 있었던 시간이 생각납니다. 제가 이 엽서에 꼼꼼하게 나의 생각들을 적었던 것은, 나의 생각들을 강물과 같이 흘려 보내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당시 감옥에서 썼던 엽서들 가운데 상당 수는 검열을 통과하지 못한 채 폐기된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감옥 안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 된 글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하게 된다면, <다시 쓰고 싶은 편지>라고 하고 싶네요.

 

Q : 선생님께서 감옥에서 계셨던 시간이 가지는 의미는 어떠한 것인지요?

 

: 제가 교장 선생 아들로 태어나서 교실, 학교에서 자기의 사고를 키어왔습니다. 이러한 관념적 지식인이 감옥에 있는 동안 그러한 관념성들을 하나하나 깨트리며 진정한 새로운 앎이나 사회 인식을 가지게 된 기간이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Q : 감옥에서의 힘든 시기를 견디게 해 준 힘은 무엇인가요?

 

: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비극의 한 가운데에 두기를 좋아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무기징역이라는 상황은 매우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 특히 무기수나 장기수들 가운데에서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신의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저 사람들 보다 특별히 괴로워해야 할 권리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그들 덕분에 괴롭고 힘든 마음을 내려 놓을 수 있었습니다.

 

Q : <엽서>의 내용 중 청구회 추억은 어떠한 것인가요?

 

: 사형이 언도되고 그 기간 동안 휴지에 썼던 내용입니다. 제가 한 달에 한 번씩 만났던 가난한 어린이들과의 이야기를 적어둔 것입니다. 뭔가 내가 다하지 못하고 가야 하는 일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Q : 인간에 대한 생각이 변하셨다는데..

 

: 제가 출소를 할 때는 누구도 하지 못했던 자기 개조를 해냈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십 년, 더러는 삼십 년 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그 친구들이 하는 말이 바로 하나도 안 변했네라는 내용이었어요. 내가 내 자신의 성분을 개조 했다는 자부심이라는 것이 결국엔 착각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을 개인적인 단위로 해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 제일 힘드셨던 것은 무엇이었는지요?

 

: 존재론적 사고만 보면 개인의 고통이 감옥에 있다는 사실에서 오겠지만, 제가 실제로 있어보니 제일 고통스러운 것은 나의 상황들로 인해 나의 주변 사람들이 가지는 고통이 나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관계야 말로 기쁨과 아픔의 근원이지 않을까 해요.

 

Q :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시대의 지성인으로 뽑히셨는데..

 

: 제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시대적인 요구를 대변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양심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존재론적인 사고가 아닌 관계론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양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 합니다.

 

 

3.     돌베개 출판사 분석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저자의 책 가운데 상당수의 책들이 이 곳 돌베개에서 발간 되었다. 출판사의 발간 경향과 주요 발간 서적을 이해하는 것도 저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   요약 : 1979년 창립하여 인문사회과학·사회과학·역사·예술 분야의 서적을 주로 펴낸다.

 

나.   주요 저서 : 《전태일 평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답사여행의 길잡이’ 시리즈

 

다.   기타 신영복 저서 : 『나무야 나무야, 1996,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2004, 『청구회 추억, 2008, 『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2015,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유고), 2017

 

라.   출판사 이력 상세 :

‘- 제4공화국 유신 독재체제가 막바지로 치닫던 때인 1979년에 이해찬(李海瓚)이 독립운동가이며 반독재 민주화 운동가인 장준하의 민족주의적이고 민주적인 사상과 실천을 기본정신으로 하는 출판운동을 펴기 위해 창립하였다. 출판사 명칭은 장준하의 항일 수기집 《돌베개》에서 따온 것이다. 1979 9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역사와 이론을 담은 마틴 제이의 《변증법적 상상력》을 첫 출판물로 펴낸 이후, 198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근대민족운동사》 《한국경제의 전개과정》 《전태일 평전》 등 당대의 역사와 현실을 밝히는 서적들을 간행하여 정권으로부터 판매금지 조치를 당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하였다. 1980년 이해찬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된 뒤 임승남을 거쳐 1993년 한철희가 대표를 맡아 오늘에 이른다. 1990년대 들어 사회주의가 몰락하자 ‘보다 성숙한 출판’을 지향하면서 출판 영역을 넓히는 변화를 꾀하였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더 넓고 깊게 조명하는 기획에 힘을 쏟아 ‘답사여행의 길잡이’ 시리즈, ‘돌베개 한국학 총서’ 등을 펴내고 있다. 또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고전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참 우리 고전’ 시리즈도 간행한다. 백범일지》를 비롯하여 신영복의 《나무야 나무야》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박희병의 《한국의 생태사상》조영래의 《전태일 평전》 등이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히고 있다.

 

 

4.     신영복은 왜 『강의』를 쓰게 되었는가? (책이 나오게 된 시대적 / 개인적 배경)

 

이 책이 실제로 출간 된 것은 2004년이지만, 저자가 동양 고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훨씬 이전인 그가 감옥에 있었던 6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자신의 대학 시절인 1960년대를 참으로 절망적인 시기였던 것으로 회고한다. 1953년 휴전 협정 후, 식민지의 잔재와 한국전쟁의 처참함 속에서 사람들은 최소한의 자부심조차 갖기 어려웠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탈출구를 근대화에서 찾고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근대 기획이 사회 전체의 목표가 되어, 구체적으로는 미국 문화와 유럽 문화를 다투어 받아들이고 그것으로 치장하기 바쁜 시대를 보냈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했던 것이 바로 근대화와 서구문화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저자는 분단과 군사 독재에 저항의 시기에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고, 무기징역이라는 긴 세월을 앞두고 자신의 정신적 영역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이 때 자신의 사고와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식민지 의식이었음을 깨닫고, 이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동양 고전을 다시 읽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교도소 내 도서 반입이 세 권으로 제한되어 있는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여러 번 읽고 새로 읽을 때마다 그 뜻이 새롭게 와 닿는 고전을 택한 것도 현실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5.     저자의 다른 책 짧게 읽기 : 『청구회 추억, 2008

 

나는 1966년 이른 봄철 서울대학교 문학회원 20명 남짓과 서오릉으로 봄날 나들이를 가는 길이었다. 그런 우리 주위를 여섯 명의 아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따라오는 것이었다. 가난한 동네의 아이들 같았는데, 한 눈에 보아도 우리와 함께 소풍을 보내고 싶은 눈치였다. 그날 그 곳에서 처음 만난 우리는 함께 서오릉까지 걸었다. 문학회원들과의 소풍을 마칠 때 쯤까지 나는 언덕 저편에서 아직 집에 가지 않은 아이들을 발견했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씨름을 가르쳐 주기도 하며 함께 놀았다. 우리는 기념 촬영을 했고 아이들은 나에게 진달래 꽃을 선물로 주었다. 서오릉 봄 소풍날이 있고 보름이 지난 어느 날, 나는 조교로부터 세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 때 그 아이들이었다. 나는 아이들을 잊고 살았는데 아이들을 나와의 추억을 성실하게 기억하고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그 길로 아이들에게 엽서를 띄웠다.

 

토요일 오후 다섯 시. 장충체육관 앞에서 만나자

 

그 때부터 아이들 여섯과 나, 우리 일곱은 매월 마지막째 주 토요일 모였다. 모임의 거창한 이름도 지었다. <청구회>의 시작이었다. 우리의 모임은 내가 갑작스럽게 감옥에 가게 된 1968년까지 약 2년 간이나 이어지게 되었다. 저녁 6시에 모이기로 하면 아이들은 항상 한 시간 일찍 모였다. 내가 30분 일찍 저녁 5시 반까지 가면 아이들은 다음엔 4시 반까지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독서 이야기를 주로 했고, 때로는 각자의 집 안에 있었던 어려운 일들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리고 매달 10원씩 자기가 벌어서 모은 돈으로 저금을 하기로 했고, 우리는 모여서 동네 골목청소, 겨울철 비탈길 고치기, 새벽 마라톤을 하기도 했다.

 

1967 2. 담낭 절제 수술을 위해 내가 육군 병원에 입원했을 때였다. 내가 당분 간 모임을 참석할 수 없으니,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내 나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두었다. 다음 번 모임이 있었던 1967 4, 나는 나중에야 아이들이 두 번이나 나를 찾아와 면회를 신청했지만 국군 병원 위병소의 제지로 돌아갔던 사실을 알았다. 가난했던 아이들의 사정을 생각해면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다.

 

그 해 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어, 내가 가르치던 이화여대 학생들 여섯 명과 육군 사관 생도 여덟 명을 불러 모아, 아이들 모두 모여 봄 소풍을 떠났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봄 소풍이었다.

 

우리의 청구회 추억은 내가 감옥에 들어오게 되면서 끝이 났다. 언젠가 먼 훗날, 나는 서오릉으로 봄철의 외로운 산책을 하고 싶다. 맑은 진달래 한 송이 가슴에 붙이고 천천히 걸어갔다가 천천히 걸어오고 싶다.

 

 

II.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문구들

 

[책을 내면서]

 

(5) 고전을 읽는 방법이 일반적인 고전 연구서와 다르기 때문에 나의 동양고전 독법이란 부제를 달았습니다.

 

è 부제의 의미가 궁금했었는데, 초반부터 명확하게 언급된다.

 

(6) 고전 독법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미래와의 대화를 선취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필자로서는 이 책이 고전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서론]

 

(16) 60년대는 참으로 절망적이었습니다. (중략) 유일한 탈출구를 근대화에서 찾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근대 기획이 우리 사회의 목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문화와 유럽 문화를 다투어 받아들이고 그것으로 치장하려고 하였지요.

 

è 20세기 초의 식민 통치 그리고 20세 중반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 마친 시기다. 온 나라가 잿더미가 된 이 시기, 사회는 절망적이었고 사람들은 간절하게 탈출구를 찾았을 것이다. 그리고는 자책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된 것은 근대화가 되지 않아서라고. 서구 문화에 대한 갈증이 시작 된 것은 어쩌면 예견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21)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고전 독법 역시 과거의 재조명이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전 독법의 전 과정에 관철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고전 강독에서는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것을 기본 관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28) 우리가 어떤 본질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먼저 그것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최대한으로 수용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37) 진리가 서양에서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임에 반하여 동양의 도는 글자 그대로 입니다. 우리 삶 속에 있는 것입니다. 동양적 사고는 삶의 결과를 간추리고 정리한 경험 과학적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2 : 오래된 시와 언 ]

 

이 장에서 언급 되는 것은 시경(詩經)과 서경(書經) 그리고 초사(楚辭)가 있다.

 

이 가운데 시경(詩經)은 약 3천여 년 전부터 전해져 온 최고(最古)의 시다. 중국 은나라 말에서 주나라 초인 기원전 12세기 말부터 춘추시대 중엽인 기원전 6세기까지 약 600년간의 시()와 가()를 모아 기원전 6세기경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경(書經)은 중국 고대의 정치 문서를 편집한 것으로, 군왕과 대신 사이의 대화, 군왕에 대한 대신의 건의, 인민에 대한 군왕의 통고, 전쟁에 임하는 군왕의 맹서, 군왕이 신하에게 특권과 책임을 부과하는 명령 등 다섯 종류의 문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전하는 서경은 총 58편인데, 그 가운데 25편은 고문(古文), 33편은 금문(今文)이다.

 

초사(楚辭)는 한나라 유향이 굴원, 송옥등의 작품을 모아 펴낸 책을 말한다. 그러나 초사는 망실되었고, 현재 전하는 것은 왕일이 지은 초사장구 총 17편이다. 북방의 4언체를 혁신한 양자강 유역의 남방 문학을 가르킨다.

 

(56) 국풍은 각국의 채시관이 거리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백성들의 노래를 수집한 것입니다.

 

(64) 시경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삶과 정서의 공감을 기초로 하는 진정성에 있다. (중략) 오늘날의 문화적 환경은 우리 자신의 삶과 정서를 분절시켜놓고 있습니다.

 

(64) 나는 시적 관점은 왜곡된 삶의 실상을 드러내고 우리의 인식 지평을 넓히는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è 통속적인 애정 시에 대해서 작가는 어떻게 이야기 할까? 저항 시만 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일 것?

 

(66) 시경의 세계는 그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거짓 없는 애환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우리들이 매몰되고 있는 허구성입니다.  

 

(67) 천자의 언행을 기록하는 이러한 전통 (서경)은 매우 오래된 것입니다. (중략) 사후의 지옥을 설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구속력이 강한 규제 장치가 되고 있습니다.

 

è 기록물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한 나라의 수장이 국민의 안위가 다급한 시기에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 입으로도 해명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우리는 살았다. 위정자라는 사람은 정당한 국민들의 요구에 국가 안보에 상당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기록물 정보에 대한 공개를 제한 할 수 있다는 법령을 들어 대부분의 기록물에 대한 공개를 꺼려하기도 했다. 소위 위정자라는 사람은 3천년 전에도 바람으로 풀(민중)을 다스리려 했고, 바람이 불면 실제로 풀이 눕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매서운 바람 속에도 풀은 다시 일어서는 법. 그 옛날 사람들이 시와 노래를 통해 비판과 저항의 의지를 드러냈다면, 그것이 요즘은 SNS가 되고 광화문 거리에 모인 사람들의 함성이 되었다. 다시 한번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을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것은 당대 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직시하고, 과거를 재조명함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70) 군주는 무일 (無逸, 편하지 않음)에 처해야 한다 ~ 그렇지 않으면 부모를 업신여겨 말하기를 옛날 사람들은 아는 것이 없다고 한다.

 

è 뜨끔하게 하는 말.  

 

(75) 나는 이 무일 편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역사를 읽으면서 무엇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중략) 어떠한 시대나 어떠한 곳에서도 변함없이 관철되고 있는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76) 사회가 젊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의 조로화로 이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낭비이면서 역사 경험의 낭비입니다.

 

(77)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è 나의 미래는 나의 과거로부터 온다. 나의 미래는 나의 내부로부터 온다. 즉 나의 미래는 나의 과거의 내부로부터 온다. 무서운 말이다. 허리를 곧추 세우고 두 눈 부릅뜨고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다.

 

 

[ 3 : 주역의 관계론 ]

 

(94) 주역의 판단 형식은 대단히 중층적이며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판단 형식에 비하여 훨씬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다. (중략) 서구적 판단 형식과 주역의 판단 형식의 차이는 세계에 대한 존재론적 인식과 관계론적 인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1) 나는 그 자리가 그 사람보다 크면 사람이 상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30 정도의 여백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여백이야말로 창조적 공간이 되고 예술적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104~105) ()가 효와 그 효가 처한 자리의 관계를 보는 것임에 비하여, ()은 효와 효의 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위보다 응을 더 상위의 개념으로 치는 것이 주역의 사상입니다.

 

è 좋은 집이 득위(得位)라면 좋은 이웃은 상응(相應)이다. 좋은 직장이 득위(得位)라면 좋은 동료는 상응(相應)이다.

 

(119) 지천태괘와 천지비괘에서 공통적인 것은, 어느 것이나 다 같이 교()와 통()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교와 통이 곧 관계입니다.

 

(122) 석과불식(碩果不食), “씨 과실은 먹히지 않는다

 

(125) ‘엽락이분본 (葉落而糞本), 잎은 떨어져 뿌리의 거름이 됩니다. 우리 사회의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은 우리 사회의 경제적 자립성, 정치적 주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28) 자연과 역사와 삶의 궁극적 완성이란 무엇이며 그러한 완성태가 과연 존재하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128) 실패로 끝나는 미완성과 실패가 없는 완성 중에서 어느 것이 더 보편적 상황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실패가 있는 미완성은 반성이며, 새로운 출발이며, 가능성이며,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9) “목표의 올바름을 선()이라 하고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올바름을 미()라 합니다. 목표와 과정이 올바른 때를 일컬어 진선진미라 합니다.

 

(129) 나는 이 미제괘에서 우리들의 삶과 사회의 메커니즘을 다시 생각합니다. 무엇 때문에 그토록 바쁘게 살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생각합니다.

 

(131) 주역은 변화의 철학이라고 했습니다. 변화를 사전에 읽어냄으로써 대응할 수 있고, 또 변화 그 자체를 조직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4 : 논어, 인간관계론의 보고]

 

개요 : 논어는 기원전 약 5세기 경 춘추전국 시대를 살았던 공자의 말들을 후대의 학자들이 모아서 편찬한 것을 가르킨다. 논어의 특징을 살피기 앞서, 춘추 전국 시대 당시의 시대적 특성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첫 째, 당시는 철기 발명으로 특징지어지는 제 2의 농업혁명기였다. 농기구와 농작법의 발달로 인해 잉여 생산물이 폭발하기 시작했던 시기였고, 이 잉여 생산물은 곧 힘이 되었다. 중앙 정부 격인 천자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힘의 균형이 지방 제후국으로 전이되게 된다. 결국 지방제후국의 각자의 힘의 기반을 삼아 개별 나라로 거듭나게 된다. 중앙 정부의 천자는 명예직으로 전락하고, 실제 권세는 각 지역에 난립한 도시국가로 그 힘의 균형이 옮겨가게 된다.

 

둘 째, 춘추전국시대는 사회 경제적 토대의 변화와 함께 구 사회질서가 붕괴되는 사회 변동기였다. 수십 개의 도시국가는 춘추시대 때 12제후국으로 재편이 되고, 이는 다시 전국 시대에 이르러 7국으로, 마지막으로는 진() 시황제에 의해 최초의 통일 국가가 형성이 된다. 각 제후국이 난립했던 춘추전국 시대는 저마다의 지식인들이 서로의 지식과 기량을 선전하고 유력한 제후국에 등용이 되기를 바랬는데, 이들이 바로 제자백가(諸子百家)라 하며, 이 시기를 백화제방(百花齊放)의 시기라고 한다. 급격한 사회 경제적 변동기에 부국강병이라는 정책 목표 아래, 모든 노력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바로 그 시기에 공자(孔子)라는 인물이 있었다.  

 

(142) [학이(學而) ] 학이시습지불역열호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è 논어의 첫 구절이자, 논어에서 제일 좋아하는 구절.

 

(143) ‘()’의 개념입니다. 붕은 친우(親友)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친우라는 것은 수평적 인간관계입니다. 계급사회에는 없는 개념입니다. 같은 계급 내에서는 물론 존재할 수 있습니다만 멀리서 벗이 온다는 것은 새로운 인간관계가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신분제를 뛰어 넘은 교우에 의미를 두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è 공자가 정말 신분제를 뛰어 넘어 수평적 교우관계를 지향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공자와 대척점이라고 흔히 생각하는 장자나 노자가 수평적 교우관계를 지향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장자나 노자는 신분제를 뛰어넘어, 모든 제도와 구속된 삶을 부정했다. 공자는 철저하게 현실적이었고,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자신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많이 한탄 하며 그러한 사실 때문에 하늘까지 원망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당시는 이미 신분제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사회였기 때문에, 신분제라는 말조차 없었다. 저자도 말했듯이 고전과 역사의 독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당시의 시제(時制)로 고전과 역사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신분제가 없었지만, 사람들의 신분이 저마다 다른 것을 부정하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때문에 이를 지지 하거나 반대를 한다는 것은 오늘 날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자는 다만 그 시대 상황 속에서 자신이 잘 쓰이기를 바랬을 뿐, 새로운 인간관계가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생각한다.

 

(159) ‘아름다움이란 우리말의 뜻은 알 만하다는 숙지성을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161) 어떤 대상에 대한 인식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과의 차이에 대한 인식입니다.  

 

(164) 나는 극좌와 극우가 다 같이 동()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국주의적 패권주의라는 극우 논리와 프롤레티아 독재라는 극좌 논리는 둘 다 강철의 논리이며 존재론적 구조이며 결국 동의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의 논리는 자기와 다른 가치를 존중합니다.

 

è 나의 논리는 동에 기반한 것일까? 아니면 화의 논리에 기반한 것일까?

 

(172) 정치란 그 사회의 잠재적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어질다는 것은 무엇인가? ()

 

안연(安淵) : 인이란 자기(私心)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 (극기복례)

중궁(仲弓) : 인이란 자기가 원치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 (기소불욕 물시어인)

사마우(司馬牛) : 인이란 말을 더듬는 것

 

(174)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알려고 하는 그 사람이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그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연의 대상물과는 달리 내가 바라보는 대상이 나를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자면 서로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è 사람을 안다는 것,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하고 있는 것 만큼이나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와 저자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우리는 평생을 만날 수 없다. 나는 그렇다면 평생 저자를 반 쪽 밖에 이해할 수 없는 건가? 그냥 여기에서 생각을 마무리 하려다 저자가 말한 존재론관계론을 다시 떠올려 본다. 서로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 그 표면적인 의미에만 집착해 저자와 나의 관계를 단절된 것으로 이해한 다면 그것은 존재론에 입각한 이해다. 하지만 본문을 다시 읽어보면 어디에도 직접 마주 앉아 대면해야 상대방을 알 수 있다고 하지는 않았다. 내가 저자의 글을 통해 저자를 이해하는 것처럼 저자의 글을 통해 내가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이나 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저자를 통해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저자가 나를 알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평생을 두고 저자와 만날 수는 없지만, 저자가 나를 알아갈 수는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동양의 관계론에 입각한 이해방식이 아닐까 한다.

 

(177~178)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귀와 빈천의 역사를 주목하는 일입니다. (중략) 우리가 선진 자본주의를 국가적 목표로 하여 매진하고 있는 한 자본주의의 그 어두운 역사는 드러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중략) 이러한 모든 일들은 우리들의 천민 의식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지 않는 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è 이 부분을 읽고 또 읽었다. 한 바닥의 글에도 창 끝 날이 서려있는 것 같다. 오늘 날 우리가 가진 문제와 고민의 팔 할 이상이 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너무 지엽적인 표현이라면 부귀빈천의 갈등이라고 하자. 풍성하고 존귀한 존재와 가난하고 천한 존재.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우리와 그들을 서로 갈라 놓게 하고, 그 사이에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선을 긋는 것 일까. 또 누가 우리로 하여금 우리 보다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과의 선을 그어 그들이 나에게 가까이 오는 것을 막으려고 하게 하는 것일까. 옛날 옛적 모두가 한 마을에서 살던 그런 옛날에는 모두가 서로의 거울이었다. 모든 구성원이 관계망으로서 존재했던 관계론의 사회였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의 편익을 위해 잠시 모였다가 사라지는 개별적 존재들이다. 존재론이 생활이 기반이 되었다. ‘빈천은 게으른 죄로 받은 벌이 되었고, ‘부귀는 열심히 노력해서 받은 상이 되었다. 물론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자수성가한 사람도 많고, 기회가 많이 있었음에도 본인의 욕심과 나태함으로 주어진 복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저자는 그러한 사례들을 무시한 채 성급하게 일반화하려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마치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이 이유도 모른 채 앞 사람을 제치려고만 하는 우리 의식의 저변에 자리잡은 그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20세기 초부터 침략과 수탈의 역사 속에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천민 의식이며, 또 다른 장에서는 식민지 의식이라고 이야기 한 것과 관계가 있다.

 

(200) 이상적인 교육은 놀이와 학습과 노동이 하나로 통일된 생활의 어떤 멋진 덩어리(일감)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무엇을 궁리해가며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그러한 것인데 즐거움은 놀이이고 궁리는 학습이며 만들어내는 행위는 노동이 되는 것이지요.

 

è 궁극적으로 일의 지향점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오래 전에는 놀이와 학습과 노동이 하나였던 때도 있었다. 농사를 지어도 흥이 있었다. 노동요를 부르며 모두 함께 모여 함께 일하고, 일을 마치고는 함께 먹고 마셨다. 그 과정 속에서 젊은 사람들은 연장자들을 통해 씨를 뿌리고 추수하는 법을 배웠고, 그것은 그들은 유일한 노동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놀이와 노동이 하나 된 직장이 그러한 일을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먹고 마시고 노는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다시 먹고 마시고 논다. 그 사이 학습은 늘 뒷전으로 밀려있기 일쑤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 5 : 맹자의 의 ]

 

(213) 한마디로 인이 개인적 관점에서 규정한 인간 관계의 원리라면 의는 사회적 관계로서의 인간관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27)  맹자는 공자의 천명론과 예론을 계승화되 천명을 인간의 본성으로 내재화하여 극기에 의한 hshs 회복에서 예를 구합니다.

 

è 극기복례(克己復禮).

 

(232)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실패에 직면하여 그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가 아니면 외부에서 찾는가의 차이는 대단히 큽니다.

 

(237)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만남이 없는 사회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주변에서 차마 있을 수 없는 일이 버젓이 자행되는 이유가 바로 이 만남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è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우리는 차마 있을 수 없는 일, 그러한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고는 한다.   

 

(245)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도 우리가 특히 명심해야 할 좌우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 앞으로 나아가는 법이지요. 건너뛰는 법이 없습니다. 건너 뛸 수도 없는 것이지요. 첩경에 연연하지 말고 우직하게 정도를 고집하라는 뜻입니다.

 

 

[ 6 : 노자의 도와 자연 ]

 

(256) 자본주의 역사는 자본 축적의 역사이고 자본 축적은 모순의 누적 과정입니다. 현대 자본주의는 이 누적된 모순으로 말미암아 축적 과정 그 자체의 작동이 불가능하게 되는 전반적 위기의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è 모순의 늪 안에서는 자신이 모순의 늪에 빠져있는지를 인식할 수 없다. 노자의 사상은 우리가 빠져있는 자본주의라는 모순의 늪에서 벗어나 제 3자의 시각에서 우리를 그리고 우리를 둘러 싼 사회와 우리의 관계를 재 조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노자의 사상이 아주 황당무계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드는가? 그건 우리가 이미 모순의 늪의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다는 뜻일 것이다. 그의 사상이 조금은 우리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아직 희망은 있다.

 

(261) 왕필은 노자와 마찬가지로 근본적 사유, 즉 철학적 문제의시겡 충실했던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왕필은 거대하고 복잡한 명교 체제와 번망한 한대 경학에 대한 반성을 통하여 근본적인 것을 추구함으로써 욕망의 소종래(所從來)와 명교의 소이연(所以然)을 밝히는 참된 도를 추구했던 것이지요.

 

(277) 말없이 실천하고, 자랑하지 말고, 개입하지 말고, 유유하고 자연스럽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노자 실천론의 요지입니다.

 

★ 잠시 쉬어 가는 글 :

이 즈음에 글에 너무 집중하기 어려웠다. 한 장을 다 읽어도 머리 속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집중이 되지 않고, 자꾸 다른 생각으로 빠진다? 일차적으로 텍스트의 표면적인 의미만 눈으로 좇아가듯 읽었기 때문인 듯 하다. 그 글이 전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이 글의 행간에 숨어있는 내용이나 의미는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읽다 보면 글을 읽으면서 다른 생각으로 빠지는 일이 줄어 들 것으로 생각해 본다.

 

(283) 노자 독법의 기본은 무위입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했습니다만 무위는 무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위는 그 자체가 목적이나 가치가 아니라 방법론입니다. 실천의 방식입니다. 그것이 목표로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난세의 극복입니다. 혼란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288)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약한 사람이 그 수에 있어서 다수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298) 자연은 그 자체로서 완성된 것이며 다른 외부를 가지지 않은 존재입니다. 독립적 존재입니다.

 

[ 7 : 장자의 소요 ]

 

[ 8 : 묵자의 겸애와 반전 평화 ]

 

[ 9 : 순자, 유가와 법가 사이 ]

 

[ 10 : 법가와 천하 통일 ]

 

[ 11 : 강의를 마치며 ]

 

 

III. 내가 저자라면

 

<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좋으나 구체적인 방식이 없어 혼란을 겪는 것 같습니다. 작성하는 방법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 포맷을 제시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이 방법으로 작성하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분량은 자유 >

 

1) 목차에 대하여 (독자의 눈으로) : 목차의 좋은 점, 아쉬운 점, 잘못된 점을 분석

 

가.   목차는 어떤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지?

 

처음 목차 구성을 보았을 때, 의아했었다. 어떤 순서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와 삼경(시경, 서경, 주역)의 순서도 아니었다. 춘추 전국 시대 제자 백가들의 많은 사상 가운데 당대 및 후대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미쳤던 주요 사상 및 그에 따른 고전들을 골라 진()나라가 전국을 통일하기 전까지의 시대 순으로 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목차의 구성 사유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언급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나.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은 왜 비중은 적어졌는지?

 

나의 동양고전 독법은 실제 있었던 강의를 책으로 엮어서 펴낸 것이다. 제한 된 강의 시간 내에 모든 고전들을 심도 있게 다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시간적 제한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수용하는 학생들의 입장(?)을 배려해서였을 수도 있다. 다만 처음 목차를 훑어 볼 때도 대학과 중용이 마지막 11장의 소 단원으로 구분 된 것을 확인했을 때, 본문 어디에라도 유교 경전의 사서 가운데 하나 인,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의 비중을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제가 고전 동양고전의 독법(讀法)’에 관한 것임을 감안할 때, 대학과 중용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는 우리의 과제로 남겨두는 것도 좋을 듯 한다.

 

 

2) 보완이 필요한 점 (독자의 눈으로)

 

가.   고전 강독의 목적을 조금만 더 살려줬으면

 

저자가 말한 고전 강독(또는 읽기)의 목적은 매우 간단하고 분명하다.

 

우리의 고전 강독에서는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것을 기본 관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21 p)”

 

각 각의 고전에서 엄선한 원문과 이에 대한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통해 과거를 충분히 재조명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 한다. 또한 친숙하다고 느꼈던 동양 고전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하지만 굳이 구분을 해서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을 통해 동양 고전자체에 대한 더 많은 이해 보다는, 이것을 우리의 현실 세계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결 고리 역할이 아쉬웠다. 동양 고전을 잘 알고 오늘 날 현실 속의 많은 문제 들에 대해 잘 아는 것과 이 둘을 연결 시켜서 이해 할 줄 아는 힘은 다르다. 고전과 현실의 문제를 연결시켜 지금보다 더 많은 불꽃을 틔우는 글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   불교 관련 내용이 적어 아쉽지만

 

유교가 오랜 기간 통치 이념의 준거였다면, 불교는 우리의 정신 세계의 버팀목이었다. 이 역시 강의 구성 및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불가피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3) 이 책의 장점 (독자의 눈으로) : 이 부분이 이래서 좋았다, 이런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등등

 

가.   서양의 존재론 vs 동양의 관계론

 

저자의 서양의 존재론과 동양의 관계론에 대한 비교가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1960년 피폐한 나라 환경 속에서 당시 우리 세대가 유일한 탈출구로 삼았던 것이 근대화’, ‘서구화로 지적했다. 이러한 서구의 인식론이 바로 개별적 존재를 세계의 기본 단위로 인식하는 존재론이다. 개별적 존재의 집합체로 이루어진 이 세계는 서로의 필요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그 구성원이 교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반 세기가 지난 요즘은 이러한 인식이 더욱 당연한 것처럼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DNA 속에는 수 천년 간 세계의 모든 존재는 관계망으로서 존재한다는 관계론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우리가 아무리 점심으로 피자를 먹고, 후식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셔도 우리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문제를 지독하게도 신경을 쓴다. 관계야 말로 모든 기쁨과 아픔의 근원으로 작용한다.

 

나.   동양 고전, 뽕잎이 아닌 명주실을 먹을 수 있어

 

동양 고전과 관련한 책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이 고전의 원문을 싣고, 이미 그 원문에 대해 널리 통용 되는 주석에 대한 번역을 싣는 것에 불과하다. 기존에 나왔던 책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간혹 주석을 본인이 하려고 시도하는 책 가운데는 해석이 너무 글자 그대로만 해석하려고 하면 독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의역이 과하면 정말 이 내용인가 싶기도 하다. 이런 책들은 모두 뽕잎이다. 하지만 신영복 선생이 설명하는 동양 고전은 그가 직접 누에고치가 되어 뽕잎을 먹고, 본인이 최대한 소화해 낸 후에 뽑아내는 명주실에 가깝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뽕잎도 아니고, 소화가 잘 된 뽕잎도 아니다. 우리는 명주실이 필요하다. 자신이 오랜 기간 고민하고 숙고해서 소화 시킨 본문과 그의 설명을 통해 우리는 동양 고전의 독법명주실을 거저로 얻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   알기 쉬운 주역 입문서

 

시중에 나온 주역 입문책은 모두 어렵다. 초아 서대원 선생님의 『주역강의』 책이 있기는 하지만, 입문서로 보기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본문에 실려있던 50여 페이지 남짓을 통해 주역의 기본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고, 손가락으로 8괘를 표시할 수도 있게 되었다. 본문에 소개 된 많은 고전 중에서도 나는 주역을 제일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내친 김에 『주역강의』 책도 조금씩 훑어보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4) 내가 저자라면 이렇게 (저자의 눈으로) : 내가 저자라면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을 이렇게 해결하겠다

 

가.   원문 인용 시 한자 독음 추가 하기

 

원민 인용 시 한자 독음을 함께 병기하면,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독음을 한 번 읽으면서 해설을 볼 수 있어서 본문 내용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나.   더 읽어 보고 싶은 동양 고전

 

저자의 이 책을 쓰면서 참고 했던 다른 고전이나 출처가 있다면, 별지로 언급을 해두면 좋았을 것 같다. 본문을 통해 독자가 동양 고전에 대해 더 흥미가 생겼을 때, 해당 출처를 참고하면서 독자 나름의 고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



[1] 1968 8 24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지하당조직사건. 158명이 검거되어 50명의 구속자를 낸 60년대 최대의 공안사건이다.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의 발표에 따르면, 「주모급인 김종태(金鍾泰)가 전후 4차례에 걸쳐 북괴 김일성과 면담하고 북괴 대남사업총국장인 허봉학으로부터 지령과 미화 7만 달러, 한화 2,350만원, 일화 50만 엔의 공작금을 받아 가칭 <통일혁명당>을 결성하여 혁신정당으로 위장, 합법화하여 반정부·반미데모를 전개하는 등 대정부공격과 반정부적 소요를 유발시키려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IP *.87.107.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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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09:14:35 *.124.22.184

나도 주역하고 맹자가 맘에 들더라. 주역은 첨엔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던데 나중엔 와~ 이렇게 쉽게 설명하다니... 전체가 이해가 되더라구. ㅎㅎㅎ 나중에 같이 [주역]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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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10:15:24 *.75.253.254

좋죠 ㅎㅎ 저는 이 다음 책은 <주역 강의>로 정했습니다. 조금씩 틈틈히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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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8 11:25:46 *.216.233.131

줄간격이 늘어나니 진짜 보기 편해지네요.

청구회의 아이들 어떻게 되었을까요?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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