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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0일 11시 50분 등록

11기 연구원 장성한

사피엔스_1

유발 하라리 지음 / 조현욱 옮김

김영사

 

 

1. 저자에 대하여

 

유대인인 하라리는 예루살렘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부모님은 레바논계 유대인이다. 그는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중세 역사 및 군 문화를 전공했으며 이후 2002년 옥스퍼드 대학교 지저스 칼리지에서 스티븐 J 건 교수 (Steven J. Gunn) 지도 하에 2002년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야드 하나디브 연구원으로서 역사학관련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후 그는 〈기사도 시대의 특수작전〉, 〈극한의 경험: 전장을 알리며, 근대 전쟁문화의 조성하며〉, 〈세계사에서의 결정적인 전투의 개념〉, 〈안락의자, 커피, 그리고 권위: 전쟁에 관한 생생한 경험〉 등과 같은 다양한 저서와 논평을 작성하였다.

 

그는 현재 세계사 및 거시적 역사과정을 전문으로 공부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주로 거시적인 관점으로 역사에 관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며 관련 주제로는 "역사와 생물학간의 관계는 무엇인가? 호모 사피엔스와 다른 동물 사이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인가? 역사엔 정의가 존재하는가? 역사는 방향성을 지니는가? 역사의 대중화 이후 인간은 행복해졌는가?" 등이 있다.

 

그가 가장 최근에 출간한 책은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이다. (원본은 인류에 관한 간소한 역사라는 제목과 함께 히브리어로 출간되었고 추후 약 30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사피엔스는 석기시대부터 정치적, 기술적 혁명을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거듭하여 호모 사피엔스가 된 인간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현재 히브리어로 출간된 원본은 대중과 학계 사이에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이스라엘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진입했으며 덕분에 하라리는 일약 스타로 도약하게 되었다. 유튜브에서 그가 히브리어로 세계사에 관해 가르치는 강의 영상은 이스라엘인들 사이 수만번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인류에 관한 간략한 역사라는 주제로 영어로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세계 약 10만명에 다다르는 사람들이 이 강의를 수강했다.

 

하라리는 창의성과 독창성을 기리는 상인 폴론스키 상(Polonsky Prize) 2009년과 2012년 두 번이나 수상하였다. 또한 군 역사에 관해 작성한 뛰어난 논평을 인정받아 몬카도 상(Moncado Award)을 수상하였다. 2015년에는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가 운영하는 온라인 도서클럽에 사피엔스가 채택되기도 하였다. 주커버그는 그의 팔로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인간 문명에 관한 위대한 역사적 서술이라고 묘사하였다.

 

하라리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이며 그가 저서에 농업혁명에 관한 평을 언급한 이후 가축과 같은 동물들의 비참한 처지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다.

 

<위키백과 인용>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P7. 하지만 최근 우리의 죽음이 기술적인 문제라고 재정의하였다. (중략) 이제 우리는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예수나 부처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P10. 말하자면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1부 인지혁명

 

▶ 1.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

 

P19. 역사의 진로를 형성한 것은 세 개의 혁명이었다.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본문의 첫 시작부터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과 구성, 그리고 앞으로 펼칠 주장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신선하구나. 물론 다른 책도 서문을 통해 힌트를 주지만 이 책은 뭔가 직접적으로 나 이제 이것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할 거야라는 의지가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

 

P22. 호모 사피엔스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과에 속한다. 오랫동안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를 다른 동물과 동떨어진 존재로, 속한 과가 없는 동물인 것처럼, 형제자매도 사촌도 없고 가장 중요하게는 부모도 없는 동물인 것처럼 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거대 영장류라는 크고 유달리 시끄러운 과의 한 일원이다. (중략) 불과 6백만 년 전 단 한 마리의 암컷 유인원이 딸 둘을 낳았다. 이 중 한 마리는 모든 침팬지의 조상이, 다른 한 마리는 우리 종의 할머니가 되었다.

이것은 사실인 것 같다.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인간의 DNA를 추적해 본 결과 부계는 추적이 불가능 하지만 모계는 추적이 가능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었다고 했고, 그 결과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시작되었다고 했다.

 

인류가 스스로 숨겨온 비밀

 

P22. ‘인간human’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호모 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호모 속에는 사피엔스 외에도 여타의 종이 많이 존재한다.

 

P25.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이들 종을 단일 계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P26. 여기에서 이상한 점은 옛날에 여러 종이 살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딱 한 종만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이 사실은 우리 종의 범죄를 암시하는 것일지 모른다.

 

생각의 비용

 

P28. 아기의 뇌와 머리가 상대적으로 작고 유연할 때 일찍 출산하는 여성이 더 살아남기 쉬웠고, 더 많은 아기를 낳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자연선택은 이른 출산을 선호했다. 사실 다른 동물과 비교할 때 인간은 생명유지에 필요한 많은 시스템이 덜 발달된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만약 사피엔스가 두 발로 걷지 않고 4발로 걸었다면 임신기간이 적어도 3년은 된다는 것인가?

 

P31. 치명적인 전쟁에서 생태계 파괴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참사 중 많은 수가 이처럼 너무 빠른 도약에서 유래했다.

 

익혀 먹는 종족

 

P32. 일부 학자는 익혀 먹는 화식의 등장, 인간의 창자가 짧아진 것, 뇌가 커진 것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화식은 창자를 짧게 만들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게 해주었고, 의도치 않은 이런 변화 덕분에 네안데르탈인과 사피엔스는 커다란 뇌를 가질 수 있었다.

 

호모 사피엔스 형제 살해범

 

P35. ‘교배이론은 그들이 서로 끌려 성관계를 하고 뒤섞였다는 설이다.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이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면서 다른 인간 집단들과 교배했고 오늘날의 인류는 그 이종교배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P35. 교배이론에 따르면,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의 땅에 퍼져 나가면서 서로 교배했고 결국 두 집단은 하나가 되었다.

중국인과 한국인은 사피엔스와 에렉투스의 교배를 통해 형성된 인종이라는 것인가

 

P36. 이와 대립되는 견해는 교체이론이다. 그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반감을 보였으며 심지어 인종학살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다.

 

P37. 최근 몇 십 년은 교체이론이 이 분야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2010년에 끝이 났다. (중략) 오늘날 중동과 유럽에 거주하는 인구집단이 지닌 인간 고유의 DNA 1~4퍼센트가 네안데르탈인 DNA로 밝혀졌던 것이다.

그럼 교배이론이 맞는 것인가? 그런데 교배했다는 것 치고는 비율이 너무 적은데?

 

P39.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사피엔스에 합병된 것이 아니라면 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의 가능성은 사피엔스가 이들을 멸종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P39.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폭력과 대량학살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관용은 사피엔스의 특징이 아니다.

집단으로 모인 사피엔스에게 관용이란 거의 없지

 

P40. 사피엔스의 탓이든 아니든, 사피엔스가 새로운 지역에 도착하자 마자 그곳의 토착 인류가 멸종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P41. 우리는 어떻게 생태적으로 전혀 다른 오지의 서식지에 그처럼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다른 인간 종들을 망각 속으로 밀어 넣었을까? 튼튼하고 머리가 좋으며 추위에 잘 견뎠던 네안데르탈인은 어째서 우리의 맹공격을 버텨내지 못했을까?

그리고 가장 그럴싸한 해답은 바로 이런 논쟁을 가능하게 하는 것, 즉 언어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 2. 지식의 나무

 

P44. 인지혁명이란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무엇이 이것을 촉발했을까?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론은 우연히 일어난 유전자 돌연변이가 사피엔스의 뇌의 내부 배선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간이 많이 지나서 우리 내부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겨나면 말을 못하게 될 수 도 있다는 얘기인데..

 

P46. 인간의 언어가 진화한 것은 소문을 이야기하고 수다를 떨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는 무엇보다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협력은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P47. 뒷담화는 악의적인 능력이지만, 많은 숫자가 모여 협동을 하려면 사실상 반드시 필요하다. (중략) 누가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가 있으면 작은 무리는 더 큰 무리로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사피엔스가 더욱 긴밀하고 복잡한 협력 관계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뒷담화가 신뢰할 만한 사람과의 정보 교환일 수 있지만 이것이 협력관계를 돈독히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P48.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 직접 보거나 만지거나 냄새 맡지 못한 것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 할 수 있는 존재는 사피엔스뿐이다. 전설, 신화, , 종교는 인지혁명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P49. 허구 덕분에 우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신화 덕분에 사피엔스는 많은 숫자가 모여 유연하게 협력하는 유례없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푸조라는 신화

 

P52. 인지혁명에 뒤이어 뒷담화 이론이 등장한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더 크고 안정된 무리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뒷담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과학적 연구 결과 뒷담화로 결속할 수 있는 집단의 자연적규모는 약 150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여기서 언급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보고 싶다. 어떻게 해서 150명까지 결속할 수 있는지 이렇게만 말하면 확실한 근거로 생각하기 어렵다.

 

P53.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해서 이 결정적 임계치를 넘어 마침내 수십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 수억 명을 지배하는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아마도 허구의 등장에 있었을 것이다.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이 고통의 신화를 믿으면 성공적 협력이 가능하다. 인간의 대규모 협력은 모두가 공통의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 신화는 사람들의 집단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P58. 효과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다. 이야기를 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남들이 그 이야기를 믿게 만드는 게 어렵다. 역사의 많은 부분은 이 질문을 둘러싸고 전개된다. 어떻게 한 사람이 수백만 명에게 신이나 국가에 대한 특정한 이야기, 혹은 유한회사를 믿게 만드는가? 그러나 일단 성공하면, 사피엔스는 막강한 힘을 갖게 된다. 서로 모르는 사람 수백 명이 힘을 모아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매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P59. 거짓말과 달리 가상의 실재는 모든 사람이 믿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공통의 믿음이 지속되는 한, 가상의 실재는 현실세계에서 힘을 발휘한다.

 

P60. 인지혁명 이후, 사피엔스는 이중의 실재 속에서 살게 되었다. 한쪽에는 강, 나무, 사자라는 객관적 실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신, 국가, 법인이라는 가상의 실재가 존재한다.

 

게놈 우회하기

 

P62. 가톨릭 교회가 10여 세기 동안 살아남은 것은 교황에서 교황으로 독신주의 유전자를 물려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신약과 가톨릭 교회법의 이야기들을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원시인류의 행동 패턴이 수십만 년간 고정되어 있던 데 비해 사피엔스는 불과 10년 내지 20년 만에도 사회구조, 인간관계의 속성, 경제활동을 비롯한 수많은 행태들을 바꿀 수 있었다.

맞는 말이다. 교황으로 추대되신 분이 태어날 때부터 독실한 가톨릭 신자는 아니었을 것이고, 어렸을 때부터 신학을 공부하지 않았을 것이고, 신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신부를 꿈꿨던 것은 아니기에

 

역사와 생물학

 

▶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P77~78. 호모 사피엔스의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을 둘러싼 논쟁은 주된 쟁점을 놓치고 있다. 인지혁명 이래 사피엔스에게는 단 하나의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황스러운 정도로 많은 가능성 가운데 어떤 것을 문화적으로 선택하느냐 라는 문제가 있었을 뿐이다.

 

최초의 풍요사회

 

P82. 사피엔스는 식량과 원재료만 찾아다니지 않았다. 지식도 찾아다녔다. 이들이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영토에 대한 상세한 마음속 지도가 필요했다.

 

P82. 다시 말해 평범한 수렵 채집인은 현대인 후손 대부분에 비해 주변 환경에 대해 좀 더 넓고 깊고 다양한 지식을 지니고 있었다.

 

P83. 하지만 농업과 산업이 발달하자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기술에 더 많이 의존할 수 있게 되었고, ‘바보들을 위한 생태적 지위가 새롭게 생겨났다. 별 볼 일 없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 물품을 배달하거나 조립라인에서 단순노동을 하면서 그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 물품을 배달하거나 조립라인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사람을 열등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 거 맞지? 이 글을 쓴 저자는 학문을 하니 월등한 유전자라는 것인가? 수렵 채집인 사피엔스에 비하면 본인도 그냥 별 볼일 없는 유전자 아닌가? 스스로 굉장히 우월한 존재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은 뭐지?

 

P86. 고대 수렵채집인은 전염병의 영향도 덜 받았다. 농경 및 산업사회를 휩쓴 대부분의 전염병(천연두, 홍역, 결핵)은 가축이 된 동물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이것이 사람에게 전파된 것은 농업혁명 이후부터다.

 

P86. 게다가 농업 및 산업 사회 사람들은 인구가 밀집한 비위생적인 거주지에 영구적으로 살았는데, 이는 질병이 퍼지기 이상적인 온상이었다.

 

P87. 건강에 유익한 음식을 다양하게 먹고, 주당 일하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으며, 전염병도 드물었으니, 이를 두고 많은 전문가는 농경 이전 수렵 채집 사회를 최초의 풍요사회라고 불렀다.

 

말하는 유령

 

P90. 애니미즘이란 모든 장소, 동물, 식물, 자연현상이 의식과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P90. 애니미즘의 세계에서는 사물과 생물만 정령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무형의 실체도 존재한다. 죽은 사람의 영혼, 오늘 날 우리가 악마, 요정, 천사라고 부르는 사악하거나 우호적인 존재가 모두 그런 예다.

 

P91. 유신론이란 우주의 질서가 인간과 신 사이의 위계질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견해다.

 

전쟁이냐 평화냐

 

P97.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산업혁명 이전의 전쟁에서 사망자의 90퍼센트 이상은 무기가 아니라 굶주림과 추위와 질병 때문에 죽었다는 점이다.

 

P99. 수렵 채집인들의 종교와 사회구조가 매우 다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폭력 사용률 역시 매우 다양하게 분포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정 시기, 특정 지역의 사람들은 평화와 고요를 즐긴 반면 다른 무리들은 격렬한 폭력으로 고통을 당했을 지 모른다.

 

침묵의 커튼

 

4. 대홍수

 

P105. 대형동물은 사실상 모두 사라졌다. 몸무게 50킬로그램이 넘는 호주의 동물 24종 중 23종이 멸종했다. 이보다 작은 종도 대량으로 사라졌다. 호주 전체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붕괴되고 재조정되었다.

 

기소 내용대로 유죄

 

P107. 호주에서 일어난 것과 유사한 대량 멸종이 그 다음 수천 년간 인류가 외부세계의 또 다른 지역에 정착할 때마다 거듭거듭 벌어졌다.

 

나무늘보의 종말

 

P114. 이번에도 일부 학자들은 호모 사피엔스에게 면죄부를 주고 기후 변화 탓을 하려 든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이들은 서반구의 나머지 지역은 7천 년 동안 온난해 졌지만 같은 시기 카리브해 제도의 기후는 어떤 신비한 이유로 인해 안정을 유지했다는 가정을 전제해야 한다) 하지만 미 대륙의 똥덩어리 문제는 회피할 수 없다. 우리가 범인이다. 진실을 외면할 방법은 없다. 설사 기후변화가 우리를 부추겼다 할지라도, 결정적 책임은 인류에게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여기서 언급한 일부 학자들” -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호모 사피엔스 즉 인류에게 기를 쓰고 면죄부를 주려고 주려고 하는 것일까?

 

노아의 방주

 

P116. 고고학자들은 가장 작은 섬들에서도 수없이 많은 세대에 걸쳐 그곳에 살고 있던 새, 곤충, 달팽이 들이 인간 농부가 첫발을 들이면서 멸종해버렸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P117.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았다는 급진적 환경보호운동가의 말은 믿지 마라. 산업혁명 훨씬 이전부터 호모 사피엔스는 모든 생물들을 아울러 가장 많은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넣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산업혁명의 진행방향으로 보았을 때,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는 증거는 없는 것 같다.

 

P117. 만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종을 절멸 시켰는지를 안다면, 아직 살아남은 종들을 보호하려는 의욕이 좀 더 생길 것이다.

 

2부 농업혁명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P120. 이 모든 상황은 대략 1만 년 전 달라졌다. 이때부터 사피엔스는 거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몇몇 동물과 식물 종의 삶을 조작하는데 바치기 시작했다. 인간이 생활하는 방식의 혁명, 즉 농업혁명이었다.

 

P122. 온갖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인류를 먹여 살리는 칼로리의 90퍼센트 이상이 밀, 쌀 옥수수, 감자, 수수, 보리처럼 우리 선조들이 기원전 9,500년에서 3,500년 사시에 작물화 했던 한줌의 식물들에서 온다. 지난 2천 년 동안 주목할 만한 식물을 작물화 하거나 동물을 가축화한 사례가 없었다. 오늘날 우리의 마음이 수렵 채집인 시대의 것이라면, 우리의 부엌은 고대 농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P124. 농업혁명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평균적인 수렵 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모두가 농업을 했다면 세상이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엘리트 집단이 있기에 새로운 문물이 탄생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역사가 그들만의 것이라고 기술하는 것 역시 옳지는 않지만 어쨌든 둘 다를 인정하는 입장이다.

 

P124.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었을까? 범인은 한 줌의 식물 종, 밀과 쌀과 감자였다. 이들 식물이 호모 사피엔스를 길들였지, 호모 사피엔스가 이들을 길들인 게 아니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에도 거의 비슷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P125. 생존과 번식이라는 진화의 기본적 기준에 따르면 밀은 지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식물이 되었다.

 

P126. 고대 유골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농업으로 이행하면서 디스크 탈출증, 관절염, 탈장 등 수많은 병이 생겨났다. 새로운 농업노동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우리가 밀을 길들인 것이 아니다. 밀이 우리를 길들였다.

 

사치라는 덫

 

P133. 사람들은 왜 이렇게 치명적인 계산오류를 범했을까? 역사를 통틀어 사람들이 오류를 범하는 이유와 동일한 이유에서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P134. 좀 더 쉬운 삶을 추구한 결과 더 어렵게 되어버린 셈이었고, 이것이 마지막도 아니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똑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P135. 뿌리채소나 캐는 삶으로 돌아갈까? 이들은 노력을 배가해서 노예 같은 노동을 계속한다. 역사의 몇 안 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사치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 다음에는 의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그것 없이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사치라 함은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인데, 따지고 보면 사치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치품에 중독되는 현상은 익히 알고 있다. 명품에 눈이 멀고, 하지만 자신의 능력 안에서 부리는 호사가 사치는 아닌 것 같다. 만약 열심히 일 한 사람이 한푼 두푼 모아 자신에게 명품가방을 선물했다면? 이것은 사치인가? 만약 오직 그것을 위해 일한다면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사치품을 위한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에게 그 정도도 못하는 것인가? 뭔가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P136. 오늘날 나는 매일 열 통이 넘는 메일을 받고, 상대방은 모두 즉각적인 답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시간을 절약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인생이 돌아가는 속도를 과거보다 열 배 빠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에는 불안과 걱정이 넘쳐난다.

이 부분은 굉장히 인정한다!

 

신성한 개입

혁명의 희생자들

 

P147. 좁은 상자 안에 갇혀서 살을 찌우다가 육즙이 흐르는 스테이크가 되어 짧은 삶을 마감하는 송아지보다는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한 야생 코뿔소가 더 만족해 할 것이다. 만족한 코뿔소는 자신이 자기 종족의 마지막 개체라는 데 아무 불만이 없다. 송아지의 종이 수적으로 성공한 것은 개별 개체들이 겪는 고통에 그다지 위안이 되지 못한다.

 

P147.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 종이 집단적으로 힘을 키우고 외견상 성공을 구가한 것이 개개인의 큰 고통과 나란히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될 것이다.

 

6. 피라미드 건설하기

 

P149. 이리하여 내 집에 대한 집착과 이웃으로부터의 분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자기중심적이 된 존재의 심리적 특징이 되었다.

 

P150. 사람들은 인공 섬을 떠나기가 어려웠다. 심각한 손실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집과 목초지와 곡창지대를 포기할 수 없었다. 게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많은 것들이 축척 되었다. 쉽게 옮길 수 없는 그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은 한 장소에 매였다.

 

미래의 도래

 

P151. 농업혁명 덕에 미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농부들은 언제나 미래를 의식하고 그에 맞춰서 일해야 했다. (중략) 식량은 오늘, 다음 주, 다음 달 먹을 것까지 충분했지만 이들은 다음해와 그 다음 해 먹을거리까지 걱정해야 했다.

 

P152. 그 결과 농업의 도래와 함께 비로소 인간의 마음속 극장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주연배우가 되었다.

 

P152. 농부들이 미래를 걱정한 것은 단순히 걱정할 이유가 더 많았을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더 많은 밭을 일구고 관개용 수로를 더 파고 더 많은 씨를 뿌릴 수 있었다.

사실 이런 모든 것들이 집착이다. 더 많은 농작물을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 그것이 쓸데없는 걱정과 근심을 가져다 주고 있다.

 

P153. 이렇게 빼앗은 잉여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들은 왕궁과 성채, 기념물과 사원을 지었다.

 

P153. 그들의 잉여 생산이 소수의 엘리트를 먹여 살렸다. , 정부관료, 병사, 사제, 예술가, 사색가….. 역사책에 기록된 것은 이들 엘리트의 이야기다.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맞는 말이다. 범인들의 삶은 역사의 어디를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상상 속의 질서

 

P154. 역사상의 전쟁과 혁명 대부분은 식량부족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프랑스 혁명의 선봉에 선 것은 굶주린 농부가 아니라 부유한 법률가들이었다.

 

P157.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진 제국과 로마 제국에 이르는 모든 협력망은 상상 속의 질서였다. 이들을 지탱해주는 사회적 규범은 타고난 본능이나 개인적 친분이 아니라 공통의 신화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P164. 그렇다면 인간에게서 진화한 특질은 무엇인가? ‘생명?’ 당연하다. 하지만 자유?’ 생물학에 그런 것은 없다. 평등이나 권리, 유한 회사와 마찬가지로 자유란 사람들이 발명한 무엇이고,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P165. ‘행복은 또 어떤가? 생물학 연구에서는 지금껏 행복을 명확히 정의하거나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대부분의 생물학 연구는 쾌락이 존재한다는 것만을 인정한다. 쾌락은 좀 더 쉽게 정의하고 측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생명과 쾌락의 추구로 번역되어야 한다.

 

P165. 우리가 특정한 질서를 신뢰하는 것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믿으면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신자들

 

P167. 자연의 질서는 안정된 질서다. (중략) 이와 반대로 상상의 질서는 언제나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화에 기반하고 있고, 신화는 사람들이 신봉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교도소의 담장

 

P169.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나 민주주의, 자본주의 같은 상상의 질서를 믿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그 질서가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사회를 지탱하는 질서를 위대한 신이나 자연법에 의해 창조된 객관적 실재라고 늘 주장해야 한다.

 

P170.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조직화하는 질서가 자신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만드는 주된 요인은 세가지다.

 

P170. 1. 상상의 질서는 물질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상상의 질서는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하지만, 우리 주변의 물질적인 실재 세계 속에 짜 넣을 수 있다. 심지어 돌로 구현 될 수도 있다.

 

P172~3. 2. 상상의 질서는 우리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

사람들이 가장 개인적 욕망이라고 여기는 것들조차 상상의 질서에 의해 프로그램 된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휴가에 많은 돈을 쓰는 이유는 그들이 낭만주의적 소비지상주의를 진정으로 신봉하기 때문이다.

 

P173. 낭만주의는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속삭인다. (중략) 이 모두를 실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반복되는 일상과 친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먼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P174. 다양성을 권하는 낭만주의는 소비지상주의와 꼭 들어맞는다. 양자의 결합은 현대 여행산업이 기반으로 하고 있는 무한한 경험의 시장을 탄생시켰다. 여행산업은 비행기표나 호텔 객실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경험을 판다.

 

P174. 고대 이집트의 부자는 관계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바빌론으로 여행을 간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대신 아내가 항상 원하던 호화로운 무덤을 건설했을 것이다.

 

P175. 애초에 우리로 하여금 그 피라미드를 욕망하도록 만든 신화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은 드물다.

 

P175.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다. 설령 내가 초인적인 노력으로 스스로의 개인적 욕망을 상상의 질서의 속박에서 풀려나게 하는데 성공하더라도, 나는 한 개인에 불과하다. 상상의 질서를 변화시키려면, 수백만 명의 낯선 사람에게 나와 협력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상상의 질서는 내 상상력 속에만 존재하는 주관적 질서가 아니라 수억 명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상상 속에 존재하는 상호 주관적 질서이기 때문이다.

 

P176. 상호 주관이란 많은 개인의 주관적 의식을 연결하는 의사소통망 내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단 한 명의 개인이 신념을 바꾸거나 죽는다 해도 그에 따른 영향은 없지만, 그물망 속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거나 신념을 바꾼다면 상호 주관적 현상은 변형되거나 사라진다. 상호 주관적 현상은 악의적인 사기나 하찮은 가식이 아니다.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중요한 동인 중 다수가 상호 주관적이다. , , , 국가가 모두 그런 예다.

 

P177. 현존하는 가상의 질서를 변화시키려면 그 대안이 되는 가상의 질서를 먼저 믿어야 하는 것이다.

 

P177. 상상의 질서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우리가 감옥 벽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실상은 더 큰 감옥의 더 넓은 운동장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 뿐이다.

표현이 참 신선하다. 결국 우리는 감옥에 갇혀 살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이네. 그 감옥을 나가도 또 다른 감옥안에 있다는….

 

7. 메모리 과부하

 

P179. 인간은 단순히 자기 DNA를 복사하고 이를 후손에 전해주는 것만으로는 사회운영에 필요한핵심정보를 보존할 수 없다. 사피엔스의 사회질서는 가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법과 관습, 절차와 예절을 지탱하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질서는 빠르게 무너질 것이다.

 

쿠심이 서명했다

관료주의의 불가사의

숫자라는 언어

 

8. 역사에 정의는 없다

 

P196. 인류는 어떻게 자신들을 대규모 협력망으로 엮었는가? 그런 망을 지탱할 생물학적 본능이 결핍된 상태에서 말이다. 간단하게 답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상상의 질서를 창조하고 문자체계를 고안해냈기 때문이다.

 

P197.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 중 많은 이가 노예 소유주였다. 이들은 서명과 동시에 노예를 해방하지 않았으며, 스스로를 위선자로 여기지도 않았다. 이들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의 권리는 깜둥이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P198. 모든 상상의 질서는 스스로가 허구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고 자연적이고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 역사의 철칙이다.

 

P199.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위계질서는 자연스럽고 정당한 데 비해 다른 사회의 그것은 잘못되고 우스꽝스러운 기준을 근거로 삼는다고 주장한다.

 

P200. 하지만 많은 미국인과 유럽인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 사이의 위계질서는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중략) 대부분의 부자가 부유한 이유는 그저 부잣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이고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이 평생 가난하게 사는 것은 그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으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P200. 범주는 예컨대 귀족과 평민과 노예, 백인과 흑인, 고대 로마의 귀족과 평민, 부자와 가난한 자 등이었다. 이런 범주는 어떤 사람을 법적이나 정치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더 우월하게 만듦으로써 수백만 명의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조율했다.

 

P201. 물론 사회적 차별이 형성되는 데는 타고난 능력의 차이도 한몫 하지만, 능력과 성격의 다양성은 보통 상상의 질서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첫째이자 가장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재능에는 육성과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략) 모든 사람이 능력을 배양하고 가다듬을 기회를 동등하게 누리는 것은 아니다. 그런 기회를 갖느냐 갖지 못하느냐는 그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상상의 위계질서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달려 있다.

 

악순환

 

P204. 어떤 집단이든 격리하고 싶다면 그들이 오염의 원천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믿게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여성, 유대인, 집시, 게이, 흑인 등 어떤 집단이든 말이다.

 

미국에서의 청결 문제

 

P206. 역설적이게도 유전적 우월성(면역의 관점에서)이 사회적 열등성으로 번역되었다. 아프리카인들은 유럽인들보다 열대 기후에 더 잘 적응한다는 이유 때문에 유럽인 주인의 노예가 되는 운명을 맞았다.

 

P208. 편견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굳어졌다. 좋은 직업은 모조리 백인들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흑인들이 실제로 열등하다고 믿기가 더 쉬워졌다.

 

P209. 그들은 지능이 떨어진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이미 백인들이 차지해 버린 직업을 구할 수 없었는데, 그들이 열등하다는 증거는 백인들이 차지한 직업을 가진 흑인이 드물다는 바로 그 점이었다.

 

P211. 대부분의 사회정치적 차별에는 논리적, 생물학적 근거가 없으며, 우연한 사건이 신화의 뒷받침을 받아 영속화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훌륭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그와 그녀

 

P213. 어느 남자에게도 속하지 않은 여성을 강간하는 것은 전혀 범죄로 취급되지 않았다. 복잡한 거리에서 누군가 잃어버린 동전 하나를 줍는 것은 도둑질로 취급 받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P216. 생물학은 매우 폭넓은 가능성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사람들에게 어떤 가능성을 실현하도록 강제하고 다른 가능성을 금지하는 장본인은 바로 문화다.

 

P216. 문화는 자신이 오로지 부자연스러운 것만 금지한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지만,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사실 부자연스러운 것이란 없다. 가능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처음부터 자연스러운 것이다.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

 

P222. 특히 남성은 자신의 남성성을 잃을까 봐 끊임없이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역사를 통틀어 남성들은 오로지 남들에게서 그는 진짜 남자야란 말을 듣기 위해서 기꺼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거나 심지어 목숨을 바쳐왔다.

 

남자가 뭐가 그렇게 좋을까?

근력

 

P224. 가장 흔한 이론은 남자가 여자보다 더 힘이 세기 때문에 더 큰 완력을 사용해서 여자를 강제로 굴복시켰다고 말한다. 남자는 덕분에 식량생산을 통제할 수 있었고, 이것이 정치적 영향력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P225. 이 이론의 가장 큰 문제는 역사를 통틀어 여자는 육체적 노력이 거의 필요 없는 직업(사제, 법률가, 정치인)에서 대체로 배제되어 왔으면서도 들일이나 수공예, 가사노동처럼 힘든 육체노동에 종사했다는 점이다.

맞는 말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남녀 차별은 무엇인가에 의해 조작되었고, 지금까지 유전되고, 고착화 된 것 같다.

 

사회의 쓰레기

가부장적 유전자

 

P231. 무엇보다도 협력 덕분에 성공한 종에서 협력성이 더 떨어진다는 개체(남자)들이 협력성이 더 뛰어나다는 개체(여자)들을 통제하는 일이 어떻게 벌어진 걸까?

 

P231.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의 수컷들은 신체적 힘이나 공격성, 경쟁성이 특징이 아니라 사회적 기술이 우월하고 협력을 잘하는 것이 특징일지도 모른다. 알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이 있다면, 지난 세기를 거치면서 젠더의 역할은 커다란 혁명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점점 더 많은 사회가 남녀에게 동등한 법적 지위와 정치적 권리, 경제적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3부 인류의 통합

 

9. 역사의 화살

 

P234. 신화와 허구는 사람들을 거의 출생 직후부터 길들여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특정한 기준에 맞게 처신하며, 특정한 것을 원하고, 특정한 규칙을 준수하도록 만들었다. 그럼으로써 수백만 명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적 본능을 창조했다. 이런 인공적 본능의 네트워크가 바로 문화.

 

P235. 모든 문화는 나름의 전형적인 신념, 규범,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환경의 변화나 이웃 문화와의 접촉에 반응해 스스로 모습을 끊임없이 바꾼다. 스스로의 내부적 역동성으로 인해 변이를 겪기도 한다.

 

P235. 모순이 없는 물리법칙과 달리, 인간이 만든 모든 질서는 내적 모순을 지닌다. 문화는 이런 모순을 중재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런 과정이 변화에 불을 지핀다.

 

P237. 프랑스 혁명 이래 세계 모든 곳의 사람들은 점차 평등과 개인의 자유를 근본적 가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두 가치는 서로 모순된다. 평등을 보장하는 방법은 형편이 더 나은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이외에 없다.

 

P238. 만일 긴장과 분쟁과 해결 불가능한 딜레마가 모든 문화의 향신료라면, 어떤 문화에 속한 인간이든 누구나 상반되는 신념을 지닐 것이며 서로 상충하는 가치에 의해 찢길 것이다. 이것은 모든 문화에 공통되는 핵심적 측면이기 때문에, 별도의 이름까지 있다. ‘인지 부조화다 인지 부조화는 흔히 인간 정신의 실패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핵심자산이다. 만일 사람들에게 모순되는 신념과 가치를 품을 능력이 없었다면, 인간의 문화 자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찰위성

 

P243. 진정한 문명의 충돌은 청각 장애인들이 말로 나누는 대화와 같다. 누구도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P244. 우리는 여전히 고유문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지만, 만일 그 고유성이란 것이 독자적으로 발달한 무엇,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고대의 지역전통으로 구성된 것을 뜻한다면, 오늘날 지구상에는 고유 문화가 하나도 없다. 지난 몇 세기 동안 모든 문화는 홍수처럼 범람한 지구적 영향들에 의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이런 지구화의 가장 흥미로운 사례는 이른바 민속요리다.

 

지구적 비전

 

P247. 최초로 등장한 보편적 질서는 경제적인 것, 즉 화폐 질서였다. 두 번째 보편적 질서는 정치적인 것, 즉 제국의 질서였다. 세 번째 보편적 질서는 종교적인 것, 즉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같은 보편적 종교의 질서였다.

 

P247. 역사상 최대의 정복자, 극도의 관용과 융통성을 지녔으며 사람들을 열렬한 사도로 만들었던 정복자에 대한 것이다. 이 정복자는 바로 돈이다. 같은 신을 믿거나 같은 왕에게 순종하지 않는 사람들도 기꺼이 같은 돈을 사용하려 한다.

 

10. 돈의 향기

 

가격이 얼마인가요?

조가비와 담배

 

P257. 돈은 부의 전환과 저장, 이동을 쉽고 값싸게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복잡한 상거래망과 역동적 시장이 출현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만일 돈이 없었더라면 상거래망과 시장의 규모와 복잡성, 역동성은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돈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P258. 사람들이 기꺼이 그런 일을 하려 드는 것은 자신들의 집단적 상상의 산물을 믿기 때문이다. 신뢰는 온갖 유형의 돈을 주조하는데 쓰이는 원자재다.

 

P262. 돈을 위조하는 행위가 다른 종류의 사기에 비해 항상 훨씬 더 심각한 범죄로 취급되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조는 단순한 사기가 아니다. 주권 침해이고, 왕의 힘과 특권과 왕 개인에 대한 반역 행위이다.

 

금이라는 복음

 

P264.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는 단일 화폐권역의 등장은 아프로아시아의 통일을 위한 기초, 결국에는 지구 전체를 단일 경제정치권역으로 통합하는 기초를 놓았다.

 

P266.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교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 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돈의 대가

 

11. 제국의 비전

 

P272. 하지만 역사에 정의란 없다. 과거에 존재했던 문화 대부분은 늦든 이르든 어떤 무자비한 제국의 군대에 희생되었고, 제국은 이들 문화를 망각 속에 밀어 넣었다. 제국도 마침내 무너지지만, 대체로 풍성하고 지속적인 유산을 남긴다.

 

제국이란 무엇인가?

 

P276. 많은 경우 하나의 제국이 무너진다고 해서 피지배 민족들이 독립하는 일은 드물었다. 옛 제국이 붕괴하거나 후퇴한 자리에 생긴 진공에는 새로운 제국이 발을 들여놓았다.

 

너를 위해서 하는 일이야

그들우리가 될 때

 

P283. 제국은 수많은 작은 문화를 융합해 몇 개의 큰 문화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제국 자체가 의도적으로 아이디어와 제도, 관습과 규범을 퍼뜨린 일도 빈번했다. 하나의 이유는 그들 스스로가 편하기 위해서였다. 표준화는 황제에게 대단히 유용했다.

 

P283. 우월한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정당화했다. 자기네 문화는 정복자보다 피정복자에게 더 큰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P284. 황제에게 천명이 부여된 것은 세상을 착취하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가르치라는 의도에서 였다. 로마인들도 유사한 주장을 폈다. 자신들이 야만인들에게 평화와 정의와 교양을 전해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P285. 동화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큰 정신적 충격을 동반하는 일이 많았다.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고 채택하는 것이 힘들고 스트레스인 것처럼, 자신이 사랑하고 친숙한 지역 전통을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P286. 정복과 수용 사이에 끼인 세대는 소외되고 배제되었다. 이들 스스로 사랑했던 지역문화를 이미 잃었지만, 제국주의 세계에 동등하게 참여할 자격은 받지 못했다. 그들이 수용한 문화는 그들을 여전히 야만인으로 보았다.

 

역사상의 선인과 악당

 

P291. 어쨌든 거의 모든 제국은 유혈사태 위에 세워졌고 압제와 전쟁으로 권력을 유지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오늘날의 문화 대부분은 제국의 유산을 기초로 하고 있다. 제국이 정의상 나쁜 것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가?

 

P292. 그럼에도 인도라는 현대 국가는 대영제국의 자식이다. 영국인들은 인도 아대륙의 거주자들을 살해하고 부상을 입히고 처형했지만, 공통의 민족의식을 가지고 어느 정도 하나의 정치 단위로 기능하는 국가를 창조해냈다. 영국인들은 인도 사법제도의 초석을 놓았으며, 행정부 구조를 창건했고, 경제적 통합에 극히 중요한 철도망을 건설했다.

 

P294. 문화적 유산이라는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정말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떤 길을 택하든 그 첫걸음은 이 딜레마가 복잡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과거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선인과 악당으로 나누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

 

새로운 지구제국

 

12. 종교의 법칙

 

P298. 오늘날 종교는 흔히 차별과 의견충돌과 분열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상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 시키는 매개체다.

 

P298. 종교가 역사에서 맡은 핵심적 역할은 늘 이처럼 취약한 구조에 초월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

 

P298.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는 부처를 믿는 종교가 아닌데

 

양들을 침묵시키기

 

P301. 농업혁명은 종교혁명을 동반한 것으로 보인다. (중략) 농업혁명이 미친 최초의 종교적 효과는 동식물을 영혼의 원탁에 앉은 동등한 존재에서 소유물로 끌어 내린 것이다.

 

우상숭배의 이점

신은 하나다

선과 악의 싸움

자연의 법칙

 

P319. 완전한 해방의 길을 찾을 때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번뇌를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6년에 걸쳐 인간 번뇌의 핵심과 원인과 치유법에 대해 명상을 했고, 마침내 그 번뇌의 원인은 불운이나 사회적 불공정, 신의 변덕에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번뇌는 사람의 마음이 행동하는 패턴에서 일어나는 것이었다.

 

P319. 고타마는 다음과 같이 통찰했다. 마음은 무엇을 경험하든 대개 집착으로 반응하고 집착은 항상 불만을 낳는다. 마음은 뭔가 불쾌한 것을 겪으면 그것을 제거하려고 집착하고, 뭔가 즐거운 것을 경험하면 그 즐거움을 지속하고 배가하려고 집착한다. 그러므로 마음은 늘 불만스럽고 평안에 들지 못한다.

 

P321. 고타마는 집착 없이 실체를 있는 그대로 느끼게끔 훈련하는 일련의 명상기법을 개발했다.이 방법은 우리 마음이 지금과 다른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가?”보다 지금 나는 무엇을 경험하고 있가라는 질문에 온 관심을 쏟도록 훈련시킨다.

다른 관점에서도 보면 불교는 정말로 종교가 아닌 지금 말로 이데올로기라 해도 무방하다. 초인적인 신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다. 물론 경전이 있긴 하지만, 한 성인의 말씀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면 논어와 도덕경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불교는 종교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P321. 집착이 없는 사람은 고통받지 않는다.

 

P322. 번뇌는 집착에서 일어난다는 것, 번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집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있다는 것, 집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실재를 있는 그대로 경험하도록 마음을 훈련시키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숭배

 

지난 3백 년은 흔히 인류의 역사에서 종교가 점차 중요성을 잃어가며 세속화가 진행된 시기로 묘사된다. 유신론적 종교에 대해서라면 대체로 옳은 말이다. 하지만 자연법칙 종교를 고려한다면 사정이 전혀 다르다. 근대는 강력한 종교적 열정의 시대, 전대미문의 포교 노력과 역사상 가장 피비린내 나는 종교전쟁의 시대였다.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근대에 새로이 등장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주주의, 국가사회주의가 그런 예다. 이들은 종교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이데올로기라고 칭한다.

 

P325. 독실한 공산주의자는 기독교나 불교도가 될 수 없었으며, 생명을 바쳐서라도 마르크스와 레닌의 복음을 전파하였다.

공산주의를 종교로 보는 시선이 굉장히 신선하다. 그런데 맞는 말 같다. 공산주의에는 경전이 존재한다. 다른 이데올로기와는 다르게. 이런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구나

 

P327. 인본주의는 인간성 humanity’의 정확한 정의를 두고 다투는 세 개의 경쟁 분파로 나뉘었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인본주의 분파는 자유주의적 인본주의다. 이 사상은 인간성은 개별 인간의 속성이며 개인의 자유는 더할 나위 없이 신성하다고 믿는다. 자유주의자에 따르면, 인간성의 신성한 성질은 모든 개별 사피엔스의 내면에 갖춰져 있다. 개개인의 내면은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모든 윤리적, 정치적 권위의 원천이 된다.

 

P329. 사회주의적 인본주의는 모든 인간의 평등을 추구한다. 사회주의자에 따르면 불평등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최악의 모독이다. 인간의 보편적 본질이 아니라 주변적 속성에 특권을 부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

 

P329. 전통적 일신론의 속박에서 벗어난 유일한 인본주의는 진화론적 인본주의로, 가장 유명한 예는 국가사회주의, 즉 나치다. 나치는 다른 인본주의자들과 달리 인류를 보편적이고 영원한 무엇이 아니라 진화하거나 퇴화할 수 있는, 변하기 쉬운 종으로 보았다. 인간은 초인으로 진화할 수 도, 인간 이하로 퇴화할 수도 있었다.

 

P329. 나치가 인류의 가장 발전된 형태인 아리아인을 보호육성해야 하고 유대인, 집시, 동성애자, 정신병자 같은 호모 사피엔스의 퇴화된 종류들은 격리하거나 심지어 근절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P332.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는 약자를 원조함으로써 적응하지 못한 개인의 생존을 허용할 뿐 아니라 번식할 기회를 주어 자연선택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P334. 요즈음 이런 프로젝트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하급 인종이나 열등한 집단을 멸절시키자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사람이 인간 생물학에 대한 우리의 해박한 지식을 이용해 초인간을 만드는 문제를 심사숙고하고 있다.

 

P335. 인간이라는 유기체의 내적 작동방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거기서 아무런 영혼도 발견하지 못했다. 인간의 행동은 자유의지가 아니라 호르몬, 유전자, 시냅스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을 펴는 과학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13. 성공의 비결

 

사후 깨달음의 오류

 

P338. 사실 그 시대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 다시 말해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야말로 그 시대를 가장 모르는 사람들이다. 사후의 깨달음에 의해 필연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정작 그 시대에는 전혀 명백하지 않은 일이었다. 이 역사의 철칙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P340. 역사는 결정론으로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다. 역사는 카오스적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힘이 작용하고 있으며, 이들 간의 상호작용은 너무 복잡하므로, 힘의 크기나 상호작용 방식이 극히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에는 막대한 차이가 생긴다.

 

P342. 그러면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역사의 여신은 장님

 

P343. 우리는 역사가 하는 선택을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선택에 대해 매우 중요한 발견을 할 수는 있다. 역사의 선택은 인류를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역사가 펼쳐짐에 따라 인류의 복지가 필연적으로 개선된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인류에게 이로운 문화가 반드시 성공하고 퍼진다든가 덜 이로운 문화는 사라진다든가 하는 증거도 없다.

 

P343. 역사가 인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증거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그런 이익을 측정할 객관적 척도가 없기 때문이다. 문화에 따라 무엇이 선인지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는데, 어느 쪽이 옳은지를 판단할 객관적인 척도는 우리에게 없다.

 

P344. 점점 더 많은 학자들이 문화를 일종의 정신적 감염이나 기생충처럼 보고 있다.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새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P344. 이와 같은 방식으로 문화적 아이디어는 인간의 마음 속에 산다. 증식해서 숙주에서 숙주로 퍼져나가며, 가끔 숙주를 약하게 하고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P344. 문화는 다른 사람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 사람들이 꾸며낸 음모가 아니다. 그렇다기 보다는 우연히 출현해서 자신이 감염시킨 모든 사람을 이용하는 정신의 기생충에 더 가깝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인간은 우리가 만들어 낸 것에 지배당하며 살고 있는 거네? 재배하는 밀, 감자도 그렇고 문화도 그렇고, 결국 나중에는 로봇에도 지배당한다는 것인데?

 

P344. 성공적인 문화란 그 숙주가 되는 인간의 희생이나 혜택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밈을 증식시키는 데 뛰어난 문화다.

 

P346. 진화와 마찬가지로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 그리고 개별 인간은 너무나 무지하고 약해서, 대개는 역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도록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사실 알면서 실행하지 않는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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