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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9일 09시 48분 등록

11기 연구원 장성한

파우스트_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정경석 옮김

문예출판사

 

 

1. 저자에 대하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독일인에게 있어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은 그냥 대문호가 아니다. ‘괴테로부터 독일인은 문명인이 되었다’ ‘괴테에 의해 독일어가 비로소 언어로 만들어졌다물론 이 말 뒤에는셰익스피어는 영어를 단순한 언어를 지나 세계 최고의 언어로 만들었다라는 말이 붙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건 괴테의 영향력은 독일인에게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영국문화원은 셰익스피어 문화원이 아니고 브리티시 카운슬이라고 부르지만 독일문화원은 괴테 인스티튜트라고 부르는 데서도 독일인의 괴테 사랑과 존경을 알 수 있다.

영국은 셰익스피어, 독일은 괴테로 정의되는데 오히려 독일의 괴테가 더 강하다는 것이구만

 

사실 꼼꼼히 따져 봐도 독일 문화에서 괴테만큼 큰 발자취를 남긴 사람을 찾을 수 없다. ‘파우스트하나만 가지고도 문학에서 더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평을 받는 그는 세상 모든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것에 통달한 정말 전형적인 르네상스맨이었다. 시인, 소설가, 극작가, 철학자, 외교관, 공무원, 예술비평가, 언론인, 화가, 무대연출가, 정치가, 교육가, 광물학자, 식물학자, 색채학자, 미학자. 이 모두가 괴테를 이르는 단어들이다. 그가 저술한 과학서적만도 14권이다. 지질학에도 관심이 많아 죽었을 때 유럽의 17,800개의 돌 표본을 수집해 놓기도 했다. 인류를 대표하는 6인의 인물(몽테뉴, 스웨덴보리, 플라톤, 나폴레옹, 셰익스피어와 함께) 중 하나라고 드는 사람도 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근데 나폴레옹이 왜 인류를 대표하는 6인에 뽑힌거지?

 

독일의 모든 학자, 작가, 작곡가는 모두 괴테의 작품을 인용하거나 사용했다.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헤세, 토마스 만, 프로이드, 칼 융도 자신들의 저서에서 괴테를 언급하고 그의 글을 인용했다. 모차르트, 슈만,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구노, 바그너, 말러들도 괴테의 작품을 이용하거나 영감을 얻어서 작곡했다. 그의 색채론은 세잔느, 모네, 터너 같은 인상파 대가도 영향을 받았다. 괴테기 남긴 것은 저서나 논설뿐만이 아니다. 1만 여장의 편지와 3,000여장의 스케치도 있다. 특히 스케치는 아마추어 수준을 넘는 훌륭한 작품이다. 그의 생가인 프랑크푸르트의 괴테하우스 겸 박물관을 가 보면 자신의 다락방을 그린 스케치 사본을 전시해 놓고 있는데 보통 솜씨가 아니다.

 

괴테는 나중에 변호사가 되기 위한 법률 공부만 받았지 그 전에는 공식 교육을 전혀 받은 바가 없다. 모두가 다 자신의 집에서 개인교사를 두고 받았다. 당시로서는 그렇게 특이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개인교습과 독서만으로 그 방대한 지식을 습득한 셈이라 더욱 놀랍다. 물론 이는 괴테의 아버지가 모셔온 프랑크푸르트 최고의 가정교사와 거의 광적으로 수집해 놓은 책이 있어서 가능했다. 괴테 아버지의 수집도서는 괴테하우스에 가면 일부를 볼 수 있다. 괴테의 아버지는 요즘 말로 하면타이거 대디였다. 괴테 아버지는 궁중에서 왕의 고문관이라는 고위 공직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괴테를 통해 자신이 다 못 이룬 출세의 꿈을 이루려고 괴테를 혹독한 조기교육을 시켰다. 각종 지식은 물론 승마, 댄싱, 펜싱까지 다 가르쳤다. 덕분에 괴테는 8살에 이미 외국어로 라틴, 희랍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 그리고 히브리어까지를 능통하게 할 수 있었다. 괴테 아버지는 그러고도 성에 안 차내가 너라면 그렇게 나태하게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을 거다라고 닦달을 해댔다. 몸이 아파서 수업을 못하면 나중에 어떻게 해서라도 반드시 그만큼 보충수업을 받게 만들었다. 괴테 아버지는 어머니로부터 상당한 부를 물려 받아 당시로서는 학비가 많이 드는 법학을 공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프랑크푸르트 시장 딸과 결혼했다. 괴테의 어머니는 당시로서는 특별나다고 할 정도의 지식인 여성이었다. 그녀가 남긴 편지 내용으로 보아 독서량도 상당했고 특히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 났다. 그래서 괴테는 아버지의 이성적인 머리와 어머니의 감성적인 가슴을 받았다고 평가된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의 교육열이 높으면 뭐라도 하는구나. 그리고 돈이 있어야 교육을 받는거고. 지금 사교육 욕할 것도 아니네.

 

괴테는 1774년 결국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을 쓴다. 자신의 실연사건과 친구 자살을 합쳐서 25살의 자신을 세계적인 작가로 등장 시킨 작품을 쓰게 되었다. 괴테는 자신의 본격적인 첫 소설인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6주간에 걸쳐 썼다, 정말 당시 그가 참여하고 있었다는 문학사조처럼질풍노도처럼 쓴 것이다. 이 소설은 당시의 유일한 통신수단이었고 그래서 소설 형식으로 유행하던 서간문 형식으로 쓰여졌다. 괴테는나를 구하기 위해 나의 영웅을 쏘았다라고 하면서이 책은 얇은 베일에 싸인 나의 반 자서전 같은 것이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일방적인 짝사랑unrequited love’의 인간형 베르테르는 셰익스피어의 우유부단의 햄릿, 세르반테스의 저돌적인 돈키호테와 함께 중요한 문학적인 전형literary archetype의 인간형이 된다. 당시는 아직 기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이라 자살은 엄청난 죄였다. 그런데 이 책이 유행을 해서 기독교계가 골머리를 앓았다. 자살한 사람은 기독교식 장례도 기독교식 무덤도 가질 수 없었다. 그래서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인부들은 시신을 메고 갔으며 성직자는 한 사람도 동행하지 않았습니다.’였다. 소설은 유럽에 삽시간에 번역되었고 정말 문자 그대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를 일러 성경 이후 유럽의 첫 베스트셀러라고 부른다. 유럽인들은 이 소설을 통해 당시 시대를 거스르는 반항의 대리만족을 느꼈다. 첫 눈에 반한 사랑을 그녀가 떠나가도 맹목적으로 지키고, 유부녀를 사랑하는 것부터 사랑을 위해 당시로는 금기인 목숨을 버리는 것까지 체제를 향한 거부에 열광 한 것이다. 베르테르가 입고 죽은 노란 조끼와 푸른색 연미복이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베르테르의 물Eau de Werter’이라는 향수도 인기를 끌었다. 소설을 주머니에 넣고 권총자살이 유행하기도 해베르테르 자살 증후군이라는 말도 만들어졌음은 잘 알려져 있다. 자기파멸self-destruction’ 혹은자기소멸self-annihilation’의 주인공 소설들을 유행 시키기도 했다.

 

괴테는 소설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별로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 당시는 저작권이 제대로 안 되어있던 시절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괴테는 일정 기간을 두고 자신의 작품을 개정판 혹은 신판이라는 제목을 달아 새로 내 놓아 수입을 좀 늘리기도 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제목 번역에 대해 의의를 다는 사람들이 많다. 독일어로 봐서는슬픔이 아니라고뇌가 더 맞는다는 말이다. 독일어로 Leiden은 사전에 처음 나오는 뜻이 고뇌이니 그런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중간쯤 가면 슬픔 이라는 뜻도 나온다. 그래서인지 영국인들은 제목을 ‘The sorrows of young Werter’라고 번역했다.

 

괴테 최고의 걸작파우스트가 아무리 어렵고 난해하다고 모두 외면해도 파우스트 얘기를 하지 않고 끝낼 수는 없다. 괴테는 파우스트의 1편을 1808년에 발표하고 24년 뒤 2편을 완성한다. 결국 발표도 사후에 이루어 졌다. 파우스트 첫 편이 발표되었을 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파우스트는 서재극closet drama이라고 불리는 형식이다. 대규모의 극장에서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관객들에게 읽히거나 공연되는 형식이다. 1919년 스위스 바젤 근처의 괴테나움 공연장에서 처음으로 전극이 공연되었다. 사실 파우스트 박사에 대한 전설은 괴테가 처음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독일의 전설로 돌아 다니던 것을 괴테가 파우스트를 쓰기 거의 200년 전에 셰익스피어의 친구이자 당대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가 극화했었는데 이것이 나중에 다시 독일로 들어 오는 과정에서 괴테가 극으로 만들었다. 새로 각색한 셈이라고 하면 너무 대가의 작품성을 폄하하는 것이지만 전설을 당대 최고의 시극으로 극화한 것이다. 괴테는 자신을 반기독교anti-christian도 아니고 비기독교un-christian도 아니고 그냥 무기독교non-Christian일 뿐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싫어하는 것 중에는 담배연기, 벌레, 마늘 그리고 십자가라고 당시로서는 아주 위험한 발언을 겁 없이 하고 다녔다. 그러나 괴테의 비서이자괴테와의 대화의 저자 엑커만은그래도 괴테는 내심 기독교인이었다고 했다. 파우스트가 결국 나중에 구원을 받게 하는 것을 보면 결코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괴테는 83세이던 1832 3 22일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어 아주 가까운 친구였던 프레드리히 쉴러 옆에 묻힌다. 그의 마지막 말은조금 더 빛을이었다. 괴테는 후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아주 좋은 문구들을 많이 남겼다. 그 중에 몇 개만 들어 보자.

그래서 1부와 2부가 내용이 전혀 다르게 전개되는구나. 갑자기 전환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24년 뒤에 완성되었으니 이해가 간다.

 

- 세상에는 특별 난 것은 없다. 모든 것이 관점에 달려 있다.

- 마술이란 당신 안에 있다. 만일 당신이 그것을 믿는다면 당신은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

- 나는 내가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 유산으로 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두 가지 이다. 하나는 뿌리이고 하나는 날개다.

- 너무 감정에 얽매이지 마라. 지나치게 섬세한 가슴은 이 험한 세상을 살아 가는데 가장 불행한 소유물이다.

- 예술에서 최선이면 충분하다.

- 내가 가진 최고의 지혜는 자유와 인생은 매일 그것을 새롭게 지배하는 사람 만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 가끔 혼자 걸을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다움을 본다.

 

뚜르드몽드 2015 1월호 中 권석하 편집위원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작품해설

장면해설

드리는 말씀

 

P31.

그 옛날 한때 내 흐린 눈에 나타났던 어렴풋한 모습들이여,

그대들이 다시 가까이 다가오는구나.

이번에는 기어이 그대들을 붙잡을 수 있을까?

내 마음은 아직도 그 옛날의 환상에 끌리는 것일까?

그대들이 몰려오는구나. 그러면 좋다, 안개와 아지랑이 속에서

내 주위에 나타나 마음대로 해보라.

그대들을 감싼 요염한 숨결에,

내 마음은 젊어지고,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다.

괴테의 독백인가? 과거를 회상하는 건가? 과거에 대한 아쉬움? 나도 나이가 들어 젊은 날의 기억들아 마음껏 놀아봐라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회한이 아닌 즐거운 감상에 젖어

 

P31.

처음에 나의 노래를 들어 주던

그들은 이제 나의 다음 노래를 듣지 못하게 되었으며

정다웠던 모임도 흩어지고 말았다.

아아, 처음에 울렸던 반향도 사라지고

나의 노래는 낯선 무리들에게만 울리게 되었구나.

그들의 박수 갈채까지도 내 마음을 두렵게 하는구나.

나의 노래를 듣고 즐거워할 친구들이 아직 살아 있기는 하나,

이제 이 세상 방방곡곡 흩어져 헤매고 있다.

아무래도 죽은 친한 벗인 프레드리히 쉴러를 생각하는 것 같다. 그와 함께 했던 모임의 벗들이 죽고 혼자 남은 괴테가 친구들을 그리며, 외로워하며 하는 독백

 

무대에서의 서언

 

P34. 시인 : ! 여기 우리들의 가슴 속 깊이에서 솟아나는 것,

그것을 입술은 수줍은 듯 더듬어 보는 것입니다.

때로는 그르치고 때로는 잘되기도 하지만

그것도 무서운 찰나의 힘이 용서 없이 삼켜 버리고 맙니다.

몇 해를 두고 고생을 거듭한 후에야 비로소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

황홀하게 번쩍이는 것은 순간을 위해서 태어난 것이고,

참된 것은 후세에 까지도 길이 남는 법입니다.

이것이 시마와 기양이 나타나는 현상이겠지? 황홀하고 번뜩이는 글을 쓰고 싶다.

 

P35. 단장 : ()는 양()으로 이기는 수밖에 없네.

그러면 그 속에서 필경 누구나 무엇인가를,

많이만 내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얻어 가는걸세.

시인과는 다른 입장이다. 시인은 자신의 손끝과 입술을 통해 아름다움을 말하려 하지만, 확실히 사업을 하는 사람은 돈을 좆게 마련이지. 소위 내가 쓰고 싶은 글과 책, 읽히는 책과 출판사가 원하는 글. 읽히는 책을 우선 써야겠지?

 

P37. 시인 : 무엇으로 시인은 모든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것일까요?

무엇으로 수,,,토의 네 큰 요소를 이겨 낼 수 있단 말이요?

그것은 가슴 속에 치밀어 올라

세계를 자기 심장 속에 다시 잡아 들이는 화음의 힘이 아닐까요?(중략)

이처럼 단조롭게 한없이 흘러나오는 연줄을 갈라 내어

가락을 만들고 생생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누구란 말입니까?

하나하나 보편적 조화로 불러들여,

희한한 화음을 울리게 하는 것은 누구란 말입니까?

맞아. 글은 화음이야. 여러가지 단어의 조합. 그런데 참 희한한게 내 마음과 공명한 글이 별로라는 평을 받을 때가 있고, 아닌데 싶은데 좋은 평을 들을 때가 있다. 확실히 내공이 부족하니깐 그 차이를 모르겠어. 근데 보면 내가 별로라로 생각한 글은 그냥 있는 그대로 머리에서 나오는데로 빨리 쓰여진 글이더라

 

천상의 서곡

 

P43. 메피스토펠레스:

그놈들은 그것을 이성이라 부르고 오직 그것을,

어느 짐승보다도 더욱 짐승답게 사는 데에만 이용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리기 거북합니다만 제게는 그 인간이란 것들이,

늘 푸르르 날고, 나는 체하다가는 펄쩍 뛰고

곧 풀 속으로 틀어박혀, 낡아 빠진 노래나 부르는

다리가 긴 메뚜기 같단 말씀입니다.

아무래도 괴테는 인간을 이렇게 생각한 것 같다. 이성적 존재인 인간이 짐승만도 못한 짓거리들을 하는 것을 글을 통해 비판하는 것 같다. 산문이 아닌 소설이나 이런 희곡을 통해서도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할 수 있구나. 이런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P45. :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에는 헤매느니라.

마음을 찌르는 구나. 생각해 보면 정말 엄청난 문장이다.

 

P45. : 그를 유혹해서 너의 길로 끌어 내려 보아라.

그리고 네가 다음과 같이 실토를 하는 날에는 무안해질 거다.

착한 인간은 설혹 어두운 충동에 휩쓸릴지라도,

올바른 길은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하느님은 믿고 있다는 거야. 괴테는 굉장히 독실한 신자임이 분명하다.

 

비극 제1

 

 

P50. 파우스트 : 신은 인간을 살아 있는 자연 속에 만들어 넣어 주셨는데 너는 그을음과 곰팡이 속에서 짐승과 사람의 해골에 싸여 있단 말이냐!

 

P52. 무한의 자연이여, 내 그대의 어디를 붙잡아야 좋으랴? 너희들의 젖가슴은 어디란 말이냐?

아니 근데 셰익스피어를 봐도 왜 이렇게 젖가슴에 몸을 매지? 물론 영양분이라는 은유겠지만 왜 맨날 젖가슴이야?

 

P54. : 너는 어디 있느냐, 파우스트여, 나에게 목소리를 들려 주던 너는? 있는 힘을 다하여 내게 덤벼들지 않았더냐. 내 입김이 닿자마자 생명의 그 싶은 속까지 떨고 있는 것이 겁을 삼켜 어쩔 줄 모르던 것이 바로 너였더냐?

이 대목은 개인적으로 영으로 투영한 파우스트의 심적 갈등이 아닐까? 실제로 기회가 왔지만 주저하는 인간의 마음?

 

P56. 파우스트 : 그러나 진정 자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면 결코 사람들의 마음을 찌르지 못할 것일세.

 

P56. 파우스트 : 분수에 맞는 성공을 바라게나. 종만 울리는 바보는 되지 말게. 두뇌가 있고 마음만 곧으면 재주를 부리지 않아도 연설은 절로 나오는 법일세.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라면 말투를 꾸미려고 애쓸 필요가 있나.

이것도 모순인 거 같다. 내적갈등과 지성에 대한 고민을 엄청나게 하면서 막상 제자에게는 또 그럴 듯한 말을 하니깐. 맞는 말이긴 한데, 지금 파우스트의 상황상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도 제3자로서는 별로 와 닿지는 않는 느낌? 내가 틀렸나?

 

P57. 바그너 : 아아!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습니다.

히포크라테스!

 

P57. 파우스트 : 그런 고서 따위가 그래 한 모금 마시면 그것이 갈증을 영원히 가셔 주는 샘물이기라도 하단 말인가? 그것이 자네 자신의 영혼에서 솟아나지 않는 한 시원한 생기는 얻지 못하는 법일세.

본인은 고서를 다 읽고 깨우친 거지만, 바그너는 거기서 재미를 찾는 다면 좀 읽게 놔두지본인은 안 읽었나? 참나

 

P57. 파우스트 : 여보게, 지나간 시대란 우리에겐 일곱 겹으로 봉한 책이란 말일세. 자네들이 시대의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도 결국 선생들 자신의 정신 속에, 모든 시대가 반영된 것일세.

어쨌든 간접적으로라도 경험을 해야 할 것 아니야. 선생들의 시대와 본인이 살고 있는 현재를 연결해서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잖아. 본인이 부질없다고 생각한다고 굳이 제자에게까지

 

P60. 파우스트 :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한 아름다운 감정도 속세의 붐비는 혼란 속에서는 굳어 버린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하면서도 동의할 수 없다. 속세에 굳어 버릴 수도 있지,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P60. 마음속 깊숙이 시름이 깃들고, 그곳에 남 모를 고뇌를 빚어 내어 불안에 몸부림치면 즐거움과 안식을 어지럽힌다. 이런 시름은 항상 새로운 탈을 뒤집어쓰고 나타난다. 때로는 집이 되고 대궐이 되고 계집이 되고 자식이 되며, 혹은 불이 되고 물이 되고 비수도 독약도 될 수 있다.

모든 걱정과 번뇌는 욕심에서 비롯되는 법. 이런 욕심을 조금 놓는다면 이 모든 것이 빛이 되고 생명수가 되고 방패가 되고 약이 될 수도 있지 않나? 모든 것은 자신이 정의하기 나름인데 이 정의란 것이 마음이 반영된단 말이야. 지금 본인이 그러하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지.

 

P61. 자연은 밝은 대낮에도 비밀을 간직하고, 그 너울을 벗기게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P61. 모든 것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불가사의한 힘의 액체여, 너의 주인에게 은혜를 베풀어 다오. 너를 보니 고통이 가벼워지고 너를 손에 잡으니 의욕이 풀어져서, 정신의 조수가 점점 물러가는 구나. 바다 한 가운데로 나는 끌려나가 거울 같은 물결이 내 발밑에서 빛나고, 새로운 날이 새로운 기슭으로 나를 부른다.

내가 좋아하는 사물과 대화하기^^

 

P63. 좋다. 그리운 이 세상의 태양에서, 과감히 돌아서라! 누구나 살금살금 그 앞을 스치고 지나는 문을 대담하게 열어젖혀라!

사물과 대화하기^^

 

P63. , 이번에는 맑은 수정의 잔을 꺼내 보자! 나는 여러 해 동안 너를 잊고 있었지만, 이제 너의 그 낡은 상자에서 나오너라! 조상들이 잔치를 베풀 때면 너는 반짝거렸다. 그리고 너를 차례로 돌리노라면, 근엄한 손님들까지도 흥겨워했던 것이다. (중략) 오늘 밤엔 너를 이웃 손님에게 권하거나 너의 무늬를 놓고 내 시재를 보이자는 것도 아니다. 여기 있는 것은 사람을 빨리 취하게 하는 액체다. 그 갈색의 액체로 너의 배를 채우련다! 내 스스로 만들고 내가 택한 이 최후의 한 잔을 잔치의 엄숙한 인사로서 정성을 다하여, 아침을 위해서 바치노라!

술잔과 대화하기^^

 

P65. 파우스트 : 천상의 노랫소리여, 왜 이리 억세고 부드럽게 티끌 속에 있는 나를 찾아 드는 것이냐? 다정다감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나 울려 주렴.

노래와 대화하기^^

 

성문 앞에서

 

P71. 파우스트 : 부드러운 봄날의 생기에 넘치는 빛을 받아, 강도 시냇물도 얼음에서 풀렸다. 골짜기에는 희망과 행복이 푸르르다. 지나간 겨울은 기운을 잃어 거친 산 속으로 물러간다.

~ 얼음에서 풀렸다!! 표현 죽인다. 지나간 겨울은 기운을 잃어 거친 산 속으로 물러간다!

 

P79. 파우스트 : 그러나 태양의 여신은 기어이 가라앉고 만다. 그러나 나에겐 새로운 충동이 일어나고, 여신의 영원한 빛을 들이마시려고 여전히 쫓는다. (중략) 아아, 마음의 날개는 하늘을 날아도, 육체의 날개가 쉽게 어울려 주지 않는구나.

자신의 내적갈등을 이렇게 표현하다니마음의 날개는 하늘을 날아도, 육체의 날개는 쉽게 어울려 주지 않는구나

 

서재(1)

 

P83. 파우스트 : 깊은 밤에 잠긴 들과 밭에서 나는 돌아왔다. 밤은 예감에 찬 신성한 두려움으로 우리들의 마음속에 보다 나은 영혼을 일깨운다. 우락부락하게 행동하려는 거친 충동도 이제 잠들었다.

감정을 객관화하기. 나도 이렇게 하고 있는데^^

 

서재(2)

 

P99. 파우스트 : 나는 놀고 먹기에는 너무 늙었고 아무런 욕심도 내지 않기에는 아직 너무도 젊다.

정말 나이든 사람의 정확한 심정이다!

 

P105. 파우스트 : 시계는 걸음을 멈추고, 바늘이 떨어질 것이다.

 

P109. 메피스토 : 당신은 결국 여전히 당신일 테지요. 몇백만의 고수머리 털로 만든 가발을 썼다 해도 굽이 아무리 높은 신을 신었다 해도 필경 당신은 그대로 당신인걸요.

 

P113. 메피스토 : 그건 다만 습관 들이기에 달려 있네. 갓 낳은 아이도 어머니의 젖을 처음부터 다짜고짜 물고 늘어지는 것은 아닐세. 하지만 곧 맛있게 먹게 되지. 그와 마찬가지로 날이 갈수록 지식의 젖가슴을 그리워하게 될걸세.

 

P116. 메피스토 : 대체로 법률이나 제도라고 하는 것은 영원한 고질과 같이 유전이 되는 것으로서 한 대에서 다음 대로 줄줄이 이어 내려가고 한 고장에서 다른 고장으로 슬금슬금 옮아 가기도 하는 것일세. 도리가 불합리로 변하고, 선행이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 자손으로 태어난 자만이 서럽단 말일세!

 

P119. 메피스토 : 여보게, 모든 이론은 회색이요, 푸른 것은 인생의 황금빛 나무란 말일세.

 

P119. 학생 : 그대 신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되리라.

 

라이프치히의 아우어바흐 지하실 술집

 

P133. 메피스토 : 거짓이여, 눈 가리개를 풀어 주라! 이놈들, 악마의 노는 꼴을 명심하여라.

 

마녀의 부엌

 

P139. 파우스트 : 아아, 내가 이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가까이 가려고 하면, 그녀는 안개에 싸인 듯이 희미하게 보일 뿐이구료! 그야말로 여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구료!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을 수 있을까? 이렇게 쭉 뻗고 누운 몸에서 온갖 하늘의 정체를 보지 않을 수 없구나. 이런 것이 이 지상에 있을 수 있을까?

 

P146. 메피스토 : 나도 알고 있지만 저 책은 온통 저런 투지요. 나도 저것 때문에 꽤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그럴 것이 완전히 모순된 것은 현자한테건 우자한테건 똑같이 신비롭게 마련이니까요. 여보세요. 학술이란 낡고도 새로운 것이란 말이오.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단 말씀이죠. 셋이 하나라느니, 하나가 셋이라느니 하며, 진리 대신에 오류를 퍼뜨리고 있단 말씀이오.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지껄이고 가르쳐도 무방하거든, 이런 바보는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이죠. 흔히 인간은 말만 들으면 그 말엔 생각해 보아야 할 무슨 내용이 있으리라 믿고 있단 말씀이에요.

 

P148. 메피스토 : 그 약이 몸에 들어간 이상 네놈은 모든 여자가 헬레네로 보이리라.

 

길거리

 

P148. 파우스트 : 여보세요, 어여쁘신 아가씨, 실례지만 제 팔을 빌려 모셔다 드려도 될까요?

 

P149. 메피스토 : 저 앤 아무런 죄도 없으면서 고해를 하러 가는 정말 순진한 애랍니다. 저런 애한테는 맥을 못 씁니다.

 

P149. 파우스트 : 그래도 열네 살은 넘었을 테지.

너무 어리지 않나? 뭐지?

 

저녁

 

P153. 파우스트 : 다정한 황혼의 어스름이여! 가슴을 죄고 희망의 이슬을 마시며 간신히 살아가는 감미로운 사랑의 고뇌여, 나의 가슴을 쥐어뜯어라! 이 주위에선 정적과 질서와 그리고 만족이 따뜻이 숨 쉬고 있지 않느냐! 이런 가난 속에 이런 뿌듯한 기운이 가득 차 있구나!

아아, 나를 앉게 해 다오. 의자여, 너 일찍이 그 애의 조상들을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팔을 활짝 벌려 맞아 주었던 의자여, 내 몸도 받아 주려무나!

사물과의 대화!

 

산책

 

P161. 메피스토 : 그 애 어미는 신부 놈을 데려왔단 말이에요. 그자는 그 내력을 채 듣기도 전에 물건을 보고 홀딱 반해 버렸단 말이에요. 놈의 말 좀 들어 보슈. “옳은 생각이십니다! 욕심을 이겨 내는 분은 득을 보게 될 겁니다. 교회는 튼튼한 위장을 가졌으니, 허다한 나라들을 집어삼켰지만 아직 한 번도 체한 적이 없소이다. 사랑하는 부인네들, 오직 교회만이 불의의 재물이라도 소화시킬 수가 있는 거요.”

타락한 교회를 비판하는 대목이구나.

 

이웃 여인의 집

길거리

 

P173. 파우스트 : 자네한테 그보다 좋은 방안이 없다면 이 계획은 파기하겠네.

메피스토 : , 참 성인이시군! 그러니까 성인이라고 할 수 있지! 당신이 허위 증언을 하는 것이 당신 생전에 이번이 처음이란 말이요? 당신은 신,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이라든가 그 머리가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자신만만하게 정의를 내린 적이 없단 말이요? 그것도 뻔뻔스런 얼굴로, 대담스럽게 가슴을 내밀고 말이오. 하지만 당신이 곰곰 생각해 보면 솔직하게 말해서 당신의 그런 것에 대한 지식은 슈베르트라인 씨의 죽음에 대한 것보다도 더 많이 아는 것이 없지 않소!

 

정원

 

P175. 파우스트 : 당신의 눈초리, 당신의 말 한마디가 이 세계의 모든 지식보다 더욱 즐겁습니다.

 

P177. 파우스트 : 당신을 닮았다면 천사와 같겠지요.

 

P180. 파우스트 : 정말 그대는 귀여운 천사로구나!

 

P180. 파우스트 : 그럼, 사랑하고 말고! 그 꽃 점을 신들의 말씀이라고 생각하오. 당신을 사랑하지!

 

정자

 

P183. 마르가레테 : 그이가 오셨다!

파우스트 : 요 장난꾸러기, 나를 놀리는구나! , 잡혔다! (그는 키스를 한다.)

마르가레테 : (파우스트를 안고 그에게 키스를 해 주며) 내 사랑!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요!

놀고들 있다^^

 

숲과 동굴

 

P189. 메피스토 : 좋소! 마음대로 욕하시죠, 제게는 우습기만 하군요. 사내와 계집을 만들어 낸 신도 스스로 뚜쟁이 노릇을 하는 것이 가장 고귀한 사명이라고 곧 깨달았단 말씀이에요.

 

그레첸의 방

마르테의 정원

 

P198. 파우스트 : 아아, 단 한 시간이라도 마음 놓고 당신 몸에 안겨 가슴과 가슴, 마음과 마음이 맞부딪칠 수도 없단 말이오?

오빠 믿지??

 

마르가레테 : 아이, 제가 혼자 자기만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면 오늘 밤에 빗장을 열어 둘 텐데요. 하지만 어머님은 깊이 잠들지 않으세요. 그러다가 어머니에게 들키기나 해 봐요. 전 당장 죽어 버릴 거에요!

우리 집 엄해 ㅜㅜ

 

파우스트 : 이거 봐요. 그런 것은 조금도 걱정할 것 없어요. 여기 조그만 병이 있단 말이오! 그저 세 방울만 어머니 마시는 것에 섞으면 세상 모르고 단잠을 주무시게 될 거요.

같이 여행갈까?

 

마르가레테 : 당신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을 못하겠어요? 설마 어머님께 해가 되지는 않을 테지요.

, 친구랑 간다고 할께 : 사랑에 빠진 여자의 전형적인 모습

 

파우스트 : 여봐요, 내가 해가 될 것을 권할 것 같소?

, 괜찮아 손만 잡을거야 : 전형적인 본능에 따르는 남성의 모습이구만

 

마르가레테 : 아이, 참 전 당신을 보기만 해도 당신의 뜻대로 하게 되니 나도 모르겠어요. 벌써 당신을 위해 하도 일을 많이 해 버려서, 이젠 할 일이 별로 남은 것 같지가 않아요.

딸내미 키워도 아무 소용 없고, 아들내미 키워도 소용없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구만.

 

우물가에서

 

P201. 그레첸 : 전엔 딱한 계집애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어떻게 그처럼 대담하게도 헐뜯을 수 있었는지! 다른 사람의 죄를 다스리는 데는 아무리 지껄여도 시원치가 않았지. 남이 한 짓이 검게 보이면 그의 검정색이 아직도 멀었다고 더욱 시커멓게 먹칠을 했지. 나는 잘됐다 하고 그렇게도 잘난 체했지. 한데 이제 내가 그런 죄에다 몸을 맡겼구나!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모든 것은, 하나님, 얼마나 아름다웠으며! , 얼마나 즐거웠나요!

 

성 안쪽 골목

성당

 

P213. 그레첸 : 아아, 가슴이 답답하다! 벽의 기둥이 나를 사로잡아 둥근 천장이 나를 억누르는 구나 --- 아아, 숨이!

 

발푸르기스의 밤

 

P214. 파우스트 : 내 두다리에 아직도 싱싱한 기운이 돌고 있는 동안엔 나는 이 울퉁불퉁한 지팡이면 충분하네. 별로 서두르는 길도 아니고 보면 꾸불꾸불 돌아드는 골짜기 길을 천천히 걸어서 다음에 이 바위를 올라가면 거기서는 샘물이 영원히 콸콸 흐를 테지. 그런 것이 이런 나그네 길엔 양념이 되는 흥취가 아닌가? 봄은 벌써 백양나무 속에서 꿈틀거리고, 전나무까지도 이미 봄을 간직하고 있구나. 그러나 우리들의 사지에도 봄은 사기를 불어넣고 주지 않을까 보냐.

 

P217. 파우스트 : 먼동이 틀 무렵처럼 붉고 희미한 빛이, 골짜기마다 아련하게 비치고 있는 것이 정말 이상도 하구나! 그리고 깊고 깊은 골짜기의 아득한 나락까지 비쳐들고 있구나.

 

P226. 메피스토 : 이 뒤끊는 군중들이 위로만 가려고 하고 있지요. 당신은 남을 밀고 있다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밀리고 있는 거요.

~ 기가 막힌 통찰이다!

 

P226. 파우스트 : 언젠가 나는 즐거운 꿈을 꾸었지. 꿈에서 능금나무 하나 보았지. 번쩍번쩍 빛나는 능금이 두개, 마음이 끌려 올라가 보았지.

 

예쁜마녀 : 능금은 옛날 옛적 극락 시절부터, 당신네 남자들이 탐내던 물건. 우리 집 뜰에도 그것이 열렸으니, 나는 좋아요, 나는 기뻐요.

야하네? 우리 집 뜰에도 그것이 열렸다는 건 성숙했다는 의미인가?

메피스토 : 언젠가 무시무시한 꿈을 나는 꾸었지. 그 나무는 갈라져 있었더라오. 그 나무에는 000 0 0이 났는데 하도 00 나는 마음에 들었더라오.

왜 야한 말이 나오지?

 

할머니 : 말 발굽 가지신 기사님을 진심으로 환영하겠습니다. 0 00이라도 싫지 않으시면 0 00 00를 미리 마련하세요.

근데 왜 이 대목에서 야한 대사가 나오는거지?

 

P229. 파우스트 : 사실 저 눈은 죽었을 때 사랑하는 이의 손이 감겨 주지 않은 눈이다. 저 가슴은 그레첸이 내게 바친 가슴이다. 저 육체는 내가 즐기던 그리운 육체다.

 

P229. 파우스트 : 정말 기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구나! 나는 저 눈초리에서 떠날 수가 없다. 한데 저 귀여운 목덜미를 오직 한 올의 붉은 끈으로 단장하고 있으니 참으로 이상도 하구나! 그것도 칼의 잔등만큼도 넓지 않은 끈이로구나!

 

발푸르기스 밤의 꿈 or 오베론과 티티니아의 금혼식

 

P231. 오베론 : 금슬 좋게 지내려는 부부라면 왕과 왕비에게 배우란 말이다. 두 사람이 서로서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헤어져서 살아 볼 필요가 있단 말이다.

 

티타니아 : 심술난 남편과 부어 있는 아내는 재빨리 두 사람을 붙잡아서 여자는 남녘으로 사내는 북녘 끝으로 보내면 된다.

 

흐린 날

 

P239. 메피스토 : , 이쯤이면 우리들이 가진 지혜의 한계도 끊어지고 당신들 인간은 자칫하면 미쳐 버릴 지경이 되지요. 하지만 끝까지 해 낼 수도 없는데 왜 나와 한 패가 되고자 했지요? 날고 싶지만 눈앞이 어지럽다는 말씀인가요? 대체 내가 당신한테 억지로 매달렸나요? 아니면 당신이 우리한테 졸라 댔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파우스트와 메피스토는 한 몸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파우스트 : 나를 보고 네놈의 그 흉악한 그 이빨을 드러내지 말아라! 구역이 난다! 위대하고 장엄한 지령이여, 그대는 감사하게도 내게 모습을 나타내 주었고 또한 내 마음도 영혼도 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이런 인간의 화를 좋다 하고, 인간의 파멸을 즐겨 핥아먹으려는 비열한 놈을 내게 친구로 붙여 주었느냐?

핑계를 대고 있는 모습 같구나. 자신이 저질러 놓고 악마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니 말이다. 비겁하고 이기적이다.

 

P239. 메피스토 : 나는 판관이 묶어 놓은 사슬을 풀 수도 없거니와 잠가 둔 자물쇠를 열 수도 없소이다 --- 그 애를 구해 내라고 하지만 그 애를 이렇게 파멸시킨 것은 누구지요? 난가요, 당신인가요?

아무래도 메피스토는 인간 안에 존재하는 유혹? 욕심? 을 형상화 한 것 같다. 사실 파멸을 시킨 것은 자신인데 말이다.

 

P240. 파우스트 : 네놈은 그런 말까지 하기냐? 괴물 같은 놈아! 네놈한텐 온 세상의 살인죄와 죽음의 저주를 덮어 씌워 주겠다. 나를 데리고 가란 말이다. 그리고 그 애를 살려 내란 말야.

 

감옥

 

P241. 파우스트 : 오랫동안 잊고 있던 전율이 나를 엄습하는구나. 인류의 일체의 고뇌과 나를 사로잡는구나. 이런 습기 찬 담벼락 속에 그 애가 잡혀 있다. 한데 그 애가 저지른 죄란 한갓 악의 없는 망상이 아니었더냐! 너는 그 애한테로 가기를 망설이고 있구나! 그 애하고 다시 만나는 것이 겁이 나는구나! 빨리 가라! 어물어물하다가는 그 애의 죽음을 재촉할 뿐이다.

 

P245. 마르가레테 : 그이가 어디 계신가? 그이가 나를 부르셨어. 난 살았다! 아무도 막지 못할걸. 그이에게로 훌쩍 날아가서 그이의 품에 안겨야지! 그레첸! 하고 부르셨지. 저 문턱에 서 계셨어. 지옥이 울부짖고 이를 가는 속에서 성난 마귀들의 조롱하는 소리에 섞여서, 그 그립고 사랑스런 소리가 똑똑히 들렸어.

미쳐 버린건가?

 

P245. 마르가레테 : 당신이구료! 제발 다시 한 번 말씀해 줘요. (그를 붙잡으며) 그이로구나! 그이야! 내 몸의 괴로움은 모두 어디로 갔지? 감옥살이의 불안은 어디로 갔지? 쇠사슬은 어디로 갔을까? 당신이구료! 나를 살려 주려고 왔군요.

~ 그라첸이여~ 진정 파우스트를 사랑했구나

 

비극 제2

 

▶ 제1막 풍취 좋은 지방

 

P259. 파우스트 : 생명의 맥박은 새로운 기운으로 생생히 고동치고, 대기의 어스름에 부드러운 인사를 드린다. 대지여, 그대는 간밤도 변함없더니, 새로이 기운을 얻어 내 발밑에서 숨쉬고, 벌써 기쁨으로 나를 감싸기 시작하는구나. 그리고 나를 자극하여 힘찬 결심을 고무시켜, 지고의 존재로 줄곧 치닫게 하려는구나! 새벽녘 어스름에 세계는 이미 활짝 열려 있고, 숲엔 오만 가지 생명들의 노랫소리 울려 퍼지고, 산골마다 들락날락 안개는 서린다. 그러나 맑은 하늘빛은 낮은 곳까지 비쳐 들어 작고 큰 나뭇가지들은, 숨어 잠자던 향기로운 깊은 산골에서 새로 힘차게 움튼다. 꽃과 잎이 한들거리며 진주알 이슬을 흘리는 대지로부터는 차례차례 찬란한 색채가 떠오르니, 나의 주위에는 낙원이 전개되는구나!

셰익스피어의 영향을 받은 것이 맞다. 괴테는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문학으로 들어갔다고 하니, 이 대목이 그 증거아니겠는가.

 

P260. 태양은 내 등 뒤에 머물러 있거라! 바위 틈에서 콸콸 쏟아지는 폭포수를 나는 점점 더해 가는 황홀한 기분으로 바라보노라. 줄을 이어 떨어지는 물줄기는 이제, 몇 천 갈래 몇만 갈래로 흩어져 쏟아지고, 하늘 높이 거품을 쭉쭉 내뿜는다. 하지만 이 빗발치는 거품 속에서 오색영롱한 무지개가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그 모습은 얼마나 장엄하냐. 때로는 또렷이 그려지고 때로는 공중에 흩어지며, 사면에 향기롭고 시원한 빗발을 뿌리곤 한다. 무지개는 인간의 노력을 비치는 거울. 그것을 보고 생각하면 좀 더 잘 알게 되리라. 인생은 채색한 영상에 불과하다.

 

황제의 궁성

 

P264. 재상 : 그렇지만 아아, 나라 안이 송두리째 열병에 걸린 듯 발칵 뒤끓고, 흉악한 것이 또 흉악한 것을 낳고 있으니.. (중략)

불법이 합법적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그릇된 것 투성이의 세계가 벌어지고 있는 꼴을 보면, 마치 흉몽과 같은 생각이 들 것입니다. (중략)

그리하여 온 세상은 산산조각이 나고 질서를 따르는 자는 값이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러하온즉 우리들을 정의로 인도하는 유일한 신의가 어찌 여기서 생겨나겠습니까? 청렴한 인간이라도 끝내는 아첨하고 뇌물이나 쓰는 인간으로 기울고, 죄과를 벌할 능력이 없는 판관은 결국엔 범죄자와 한 패거리가 되는 것입니다. 소인이 그림에다 너무 시커멓게 먹칠만을 한 것 같습니다. 차라리 두터운 포장으로 그림을 덮어씌웠으면 합니다.

이젠 결단을 내리심이 필요하옵니다. 국민 모두가 가해자이고 국민 모두가 피해자인 꼴이 되면 지존의 체통마저 빼앗기게 될 것이 아니옵니까?

촌철살인?? 괴테가 그 당시 사회를 꼬집고 있구나. 그런데 세월이 몇 백년이 흘러도 크게 변함이 없다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고 통탄할 일이로구나.

 

P271. 천문학 박사 : 달님이 해님과 정답게 어울리면, 금과 은이 한데 뭉치니 세상이 흐뭇하게 되며, 그 나머지는 무엇이든 얻을 수 있습니다. 대궐이건 정원이건 유방이건 불그스레한 볼이건 우리들 중의 아무도 못하는 일을 해낼 수 있는, 대학자님이면 무엇이든 마련해 줄 것입니다.

 

P274. 황제 : 신비 따위는 그대에게 맡기노라, 암흑이 무슨 소용이 닿는단 말인고? 값진 것은 햇빛을 보게 되어야 하는 법이다. 누가 깊은 밤중에 악한을 분가해 낼 수 있을까? 암소는 검고 고양이는 회색으로 보이게 마련이지. 그 황금이 가득 찬 땅속의 묵직한 항아리들을, 쟁기로 밝은 곳으로 파내 오도록 하여라.

어리석고 욕심에 눈이 먼 지도자여이런 지도자가 나라를 망치는 거지. 그저 재물에 눈이 멀어 뭐가 어떻게 돌아가든 상관없다는 것이 아니더냐! 우리 나라도 이제 조금씩 성숙해 나가니 이런 지도자가 나오지 않겠지.

 

많은 객실이 달린 널찍한 홀

 

P285. 주정꾼 : (정신을 잃고) 오늘은 어느 놈이고 내게 덤비지 말라. 나는 즐겁고 자유로운 기분이다. 신선한 기분이건 유쾌한 노래건 내가 손수 가져온 게 아니냐. 그러니 나는 마신다. 마신다, 마셔! , 잔을 부딪치자! 쨍그렁, ! 여보, 거기 있는 양반, 이리 나오구료. , 잔을 부딪칩시다, 옳지 그래야지.

왜 이렇게 익숙한 것 같지? ㅋㅋㅋ 예전 나를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전혀 유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더욱 슬픈 이유는 뭘까

 

P286. 어디서 어떻게 내가 재미를 보든 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게. 내가 눕는 곳에 그대로 재워 주게. 이젠 더 서 있고 싶지가 않단 말이다.

재미있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왠지 슬퍼보인다

 

P291. 생명을 빼앗는 복수의 여신 티시포네 : 나는 독설로 복수하지는 않는다. 배반자에겐 독약을 타고 칼날을 세우리라. 딴 여자를 사랑하면 조만간에 파멸이 그대에게 닥쳐오리라.

자기 여자를 두고 딴 여자에게 한 눈을 팔면 안되지요!

 

순식간의 꿀 같은 재미가 그대로 거품 이는 쓰디쓴 독약으로 변하리라! 흥정도 없고 에누리도 없다. 저지른 죗값은 치러야 하지.

엊그제인가남편잘라버리는 사건이 있었는데

 

용서를 찬양해서 노래하지 말아라! 나는 바윗돌을 향해 호소하련다. 들어라. 메아리는 복수하라고대답한다. 여자를 바꾸는 자는 살려 두지 않으리라.

 

P293. 지혜 : 공포와 희망이란 인간의 가장 큰 두 가지 적이지요. 그래서 이 두가지를 사슬에 묶어 사람들한테 떼어 놓고 있습니다. , 길을 비키시오. 당신들은 안심하시오.

지혜가 지혜롭구나. 인간에게 과도한 공포와 과도한 희망은 독이 되는 법.

 

유원지

 

P319. 황제 : 고약한 짓이, 터무니 없는 사기가 자행된 것 같구나! 여기 이 황제의 서명은 누가 위조했느냐? 이런 불법 사실을 처벌도 않고 내버려 둘 줄 아느냐?

 

재무대신 : 기억이 안 나십니까? 폐하 손수 서명하신 것입니다. 바로 어젯밤의 일입니다. 폐하가 위대한 숲의 신 판으로 나타나셨을 때 재상께서 저희들과 함께 나가서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훌륭한 잔치가 백성들의 행복이 되도록 한두 줄 적어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요. 그러자, 술술 적어 주시기에, 어젯밤 사이에, 마술사를 시켜서 천 배로 늘렸나이다. 폐하의 은총이 만인에 고루 미칠 수 있도록 한 장 한 장 일일이 관인을 찍어서, 10, 30, 50, 100크로네짜리가 준비되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백성들을 기쁘게 했는지 폐하는 모르실 것입니다. 도시를 보십시오. 여태까지 반죽음으로 곰팡이가 쓴 듯했던 놈이, 모두 살아나서 흥겨워하며 들끊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폐하의 어명은 백성들을 즐겁게 했지만 이번처럼 그렇게 환영을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다른 문자들은 이제 무용지물이 되었고, 어명의 글자만으로 모두가 행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놈의 간신들! 예나 지금이나 어리석은 지도자를 놀려먹는 재주는 여전하다. 어리석은 왕은 자기답게 어리숙하게 어어 하면서 그냥 따라간다. 그것이 옳은 지 아닌 지도 판단하지 못한다. 얼마전 우리나라 왕 같다.

 

황제 : 그러면 그것이 백성들에겐 금화 대신 통용된단 말이냐? 군대와 궁중의 급료도 그것으로 전액을 치를 수 있단 말이냐? 그렇다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구나.

진짜 어리석은 왕, 지도자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이렇다. 간신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버리니 그냥 그것이 맞는 줄 알고 행하니 말이다.

 

어두운 복도

 

P325. 파우스트 : 또 그런 낡아 빠진 잔소리가 나오는군! 자네한테 걸리면 언제나 이야기가 애매해지거든. 자네는 모든 장해의 근원일세. 수단을 빌릴 적마다, 새로운 보수를 내라고 하네그려. 잠깐 주문만 외면 일은 다 되는 게 아닌가. 뒤돌아보는 사이에 자네는 두 사람을 이 자리에 데려올 수 있지 않나.

사실 유혹이라는 것이 이렇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이런 것 같다. 새로운 보수, 대가가 분명히 따른다.

 

밝게 불이 켜진 방들

기사의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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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9 11:27:38 *.124.22.184

북리뷰 혼자보다 빵 터졌어. ㅋㅋㅋㅋ

왤캐 재밌어. 난 야한 말 하나도 기억 안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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