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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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글 가운데서 나는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글을 쓰려면 피로 써라. 그러면 너는 피가 곧 넋임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게으름을 피워 가며 책을 뒤적이는 자들을 미워한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 이수영 지음, <미래를 창조하는 나>에서 재인용
이 말을 읽고 찌릿했습니다. 며칠 전, 동료 연구원인 승오와 함께 쓴 책의 원고 작업을 끝냈습니다. 이제 1주일 정도 후면 책이 나옵니다. 제게 이 책은 네 번째 책입니다. 저자에게 책은 저마다 사연이 있습니다. 돌아보면 첫 책은 책쓰기가 뭔지 모르고 썼습니다. 스승님이 곁에서 지도해주시고 동료 연구원인 세나가 제 약점을 보완해주었기에 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책은 여러 연구원들과 서로 즐거움을 전염하고 자극을 촉발하며 썼습니다. 세 번째 책은 마음이 잘 통하는 선배와 몰입하며 거침없이 썼습니다.
세 번째 책의 제목은 <내 인생의 첫 책쓰기>입니다. 이 책을 쓰고 나서야 책쓰기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나니 더 이상 책을 거침없이 쓰기 어려워졌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쓸 때마다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졌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책을 점점 더 많이 쓰면 조금씩 쉬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정반대였습니다. ‘왜일까?’
이제 알겠습니다. 마음이 묻고 있는 겁니다. ‘나는 피로써 글을 썼는가? 그 글이 바로 나인가? 나도 못하는 것을 쉽게 쓰는 건 아닌가? 글 속에 나의 넋이 있는가?’ 제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마음은 스스로에게 묻고 물었던 겁니다. 그래서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졌던 것입니다. <미래를 창조하는 나>에서 이수영 선생님은 니체의 말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글은 안전한 사색의 공간에서 쓰는 게 아니라 처절한 삶의 경험 속에서 써야 한다. 피로 쓴 글, 영혼과 넋의 글은 단순히 고생해서 쓴 글이 아니다. 이 세계에서 가장 고유한 자로서의 자신, 그 자신을 드러내는 글을 쓰라는 말이다.”
글을 쓸수록 이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부님은 연구원들에게 종종 “자신의 문제를 풀어내고 해결하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그런 책에는 저자 자신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내 인생의 첫 책쓰기>에서 “자신이 쓴 책의 첫 번째 독자는 늘 자기자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책을 쓰는 동안에도 마음은 제게 묻고 있었던 겁니다.
“이 책이 바로 나인가? 나로써 책을 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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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피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게으름을 피워 가며 책을 뒤적이는 자들을 미워한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 이수영 지음, <미래를 창조하는 나>에서 재인용
이 말을 읽고 찌릿했습니다. 며칠 전, 동료 연구원인 승오와 함께 쓴 책의 원고 작업을 끝냈습니다. 이제 1주일 정도 후면 책이 나옵니다. 제게 이 책은 네 번째 책입니다. 저자에게 책은 저마다 사연이 있습니다. 돌아보면 첫 책은 책쓰기가 뭔지 모르고 썼습니다. 스승님이 곁에서 지도해주시고 동료 연구원인 세나가 제 약점을 보완해주었기에 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책은 여러 연구원들과 서로 즐거움을 전염하고 자극을 촉발하며 썼습니다. 세 번째 책은 마음이 잘 통하는 선배와 몰입하며 거침없이 썼습니다.
세 번째 책의 제목은 <내 인생의 첫 책쓰기>입니다. 이 책을 쓰고 나서야 책쓰기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나니 더 이상 책을 거침없이 쓰기 어려워졌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쓸 때마다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졌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책을 점점 더 많이 쓰면 조금씩 쉬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정반대였습니다. ‘왜일까?’
이제 알겠습니다. 마음이 묻고 있는 겁니다. ‘나는 피로써 글을 썼는가? 그 글이 바로 나인가? 나도 못하는 것을 쉽게 쓰는 건 아닌가? 글 속에 나의 넋이 있는가?’ 제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마음은 스스로에게 묻고 물었던 겁니다. 그래서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졌던 것입니다. <미래를 창조하는 나>에서 이수영 선생님은 니체의 말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글은 안전한 사색의 공간에서 쓰는 게 아니라 처절한 삶의 경험 속에서 써야 한다. 피로 쓴 글, 영혼과 넋의 글은 단순히 고생해서 쓴 글이 아니다. 이 세계에서 가장 고유한 자로서의 자신, 그 자신을 드러내는 글을 쓰라는 말이다.”
글을 쓸수록 이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부님은 연구원들에게 종종 “자신의 문제를 풀어내고 해결하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그런 책에는 저자 자신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내 인생의 첫 책쓰기>에서 “자신이 쓴 책의 첫 번째 독자는 늘 자기자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책을 쓰는 동안에도 마음은 제게 묻고 있었던 겁니다.
“이 책이 바로 나인가? 나로써 책을 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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