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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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 휴식의 일환으로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생각하기 위해서 걸을 것이고 쉬기 위해서 걸을 것이다. 버리기 위해서 떠날 것이고, 힘과 정열을 얻기 위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위대한 정신들을 만날 것이다.
- 구본형 지음, <떠남과 만남> 중에서
7월 11일부터 15일까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며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는 길치에다가 지명치입니다. 이런 제 자신을 잘 알기에 ‘나 홀로 하는 여행은 바보 여행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사부님의 조언을 받아 여행지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떠남과 만남>을 다시 읽었습니다. 세 번째 완독입니다. 같은 책도 언제 어떤 마음으로 읽느냐에 따라 참 다르게 들어옵니다. 여행을 앞에 두고 읽으니 이전과는 다른 부분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여행을 가면서 <떠남과 만남>을 가방에 챙겼습니다. 그리고 각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날 밤이나 가는 차 안에서 다시 읽었습니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읽으니 이전과는 또 다른 내용이 가슴으로 날아오고, 색다른 감상에 빠졌습니다. ‘여행 중에 책을 읽으면 참 좋구나.’
여행을 하며 숨겨져 있는 나의 얼굴 몇 개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홀로 여행을 다닐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떠나 보니 제가 혼자 떠도는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 밥 먹고 술 마시시는 게 낯설지도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것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혼자 먹다 보니 매운탕이나 회 같은 것을 먹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혼자하는 여행을 즐기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스스로에게 감탄했습니다. 저 자신, 한 번도 본 적도 상상해본 적도 없는 저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오래 걷고 싶었고 바다를 자주 보고 싶었으며 많은 별을 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런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바다는 부산에서 이틀 정도 봤고, 별은 흐린 날씨 때문에 구경도 못했습니다. 대신에 역사 속의 인물 몇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란 존재가 여행지에서 유물보다 사람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산초당과 백련사에서는 다산 선생님과 혜장선사, 대흥사에서는 서산대사와 초의선사를 마음에 그렸고,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 전대통령을 느꼈습니다. 첫 여행지로 부산을 잡은 이유도 첫 직장의 첫 상사님이 그곳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사람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구나.’
이번 여행을 통해 사부님이 한 달 반의 남도 여행을 담은 책의 제목을 <떠남과 만남>으로 정한 이유를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여행은 ‘떠남과 만남’입니다. 어디서 언제 떠날지, 무엇을 만날지는 여행자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사람을 향해 떠날 것이고 그 사람을 만날 겁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오며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앞으로 혼자 여행을 떠날 것이다. 떠나기 전 그 사람에 대해 연구할 것이고, 떠나서는 온 몸으로 그 사람을 만날 것이다. 돌아온 후에는 그 사람과 나와 에 대해 기록할 것이다. 사람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여행이다. 떠나기 전의 나와 떠난 후의 나, 그리고 돌아온 나는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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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형 지음, <떠남과 만남> 중에서
7월 11일부터 15일까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며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는 길치에다가 지명치입니다. 이런 제 자신을 잘 알기에 ‘나 홀로 하는 여행은 바보 여행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사부님의 조언을 받아 여행지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떠남과 만남>을 다시 읽었습니다. 세 번째 완독입니다. 같은 책도 언제 어떤 마음으로 읽느냐에 따라 참 다르게 들어옵니다. 여행을 앞에 두고 읽으니 이전과는 다른 부분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여행을 가면서 <떠남과 만남>을 가방에 챙겼습니다. 그리고 각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날 밤이나 가는 차 안에서 다시 읽었습니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읽으니 이전과는 또 다른 내용이 가슴으로 날아오고, 색다른 감상에 빠졌습니다. ‘여행 중에 책을 읽으면 참 좋구나.’
여행을 하며 숨겨져 있는 나의 얼굴 몇 개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홀로 여행을 다닐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떠나 보니 제가 혼자 떠도는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 밥 먹고 술 마시시는 게 낯설지도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것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혼자 먹다 보니 매운탕이나 회 같은 것을 먹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혼자하는 여행을 즐기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스스로에게 감탄했습니다. 저 자신, 한 번도 본 적도 상상해본 적도 없는 저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오래 걷고 싶었고 바다를 자주 보고 싶었으며 많은 별을 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런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바다는 부산에서 이틀 정도 봤고, 별은 흐린 날씨 때문에 구경도 못했습니다. 대신에 역사 속의 인물 몇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란 존재가 여행지에서 유물보다 사람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산초당과 백련사에서는 다산 선생님과 혜장선사, 대흥사에서는 서산대사와 초의선사를 마음에 그렸고,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 전대통령을 느꼈습니다. 첫 여행지로 부산을 잡은 이유도 첫 직장의 첫 상사님이 그곳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사람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구나.’
이번 여행을 통해 사부님이 한 달 반의 남도 여행을 담은 책의 제목을 <떠남과 만남>으로 정한 이유를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여행은 ‘떠남과 만남’입니다. 어디서 언제 떠날지, 무엇을 만날지는 여행자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사람을 향해 떠날 것이고 그 사람을 만날 겁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오며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앞으로 혼자 여행을 떠날 것이다. 떠나기 전 그 사람에 대해 연구할 것이고, 떠나서는 온 몸으로 그 사람을 만날 것이다. 돌아온 후에는 그 사람과 나와 에 대해 기록할 것이다. 사람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여행이다. 떠나기 전의 나와 떠난 후의 나, 그리고 돌아온 나는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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