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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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하면 가장 많이 따라붙는 수식어가 "일본의 셰익스피어"인 것 같다.
그런 그를 <그 후>라는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이 작품은 1909년에 발표된, 그러니까 약 100년전에 발표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역시 시대를 통과하여 살아남은 고전의 힘은 강한 것 같다. 그만큼 인간들의 원론적인 문제를 담고 있어서일듯..
주인공 다이스케는 근대 일본자본주의 "게으름"으로 대항한다.
즉, 고등교육을 받고도 한창 굴뚝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일본산업혁명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그 자신 삶을 통해 시대를 거부한다고나 할까.
1909년이면 우리나라의 경우 개화기가 막 시작한 시대라 할 수 있겠다.
그 시절, 한반도 땅에서도 산업자본주의가 막 태동하고 있었겠지만,
<그 후>에서 느껴지는 일본은 이미 자본주의를 한껏 빨아들이고 있는 느낌이다.
이미 소세키같은 작가들이 자본주의 너머의 병폐를 염려할 정도이니 말이다.
밥과 이상 혹은 밥과 자연에 순하는 삶.
정말이지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늘 부대끼며 살아가는 난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주인공 다이스케도 자연스런 삶을 선택하는 순간, 일자리를 찾아야하는 모순에 부딪히게 되니 말이다.
우리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진정 밥일까, 아니면 우리들의 본능일까..?
잘 모르겠다. 누구라도 쉬이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아무튼 그에 대한 답변보다는 이와같은 물음이 일본에서는 1909년에 이미 일기 시작했다는 것에
좀 더 놀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
그의 다음 작품읽기가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