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드는 식당


식당만큼 사람이 중요한 직업도 없다. 왠만한 산업은 자동화가 되어 있어 사람의 노동력보다 기계가 하는 것이 많다. 하지만 식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사람이 직접 움직여 해야 한다. 퓨전요리가 많아진 요즘에는 더 하다. 창작요리는 기계의 힘을 빌려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100% 수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주문에서 서빙까지 거의 모든 과정이 오로지 사람의 손을 이용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식당일은 어떤 산업보다도 사람중심의 업일 수 밖에 없다.


최근 많은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킨지는 이를 ‘인재전쟁’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식당이라고 다를 것 하나 없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식당비즈니스야말로 사람, 즉 직원이 돈 벌어주는 가장 대표적인 업이다. 당연히 돈 벌어주는 사람을 잘 대해주고 그 사람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식당이 번성하는 지름길이다. 식당경영자는 직원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장점에 맞는 업무를 맡게 해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드는 것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언뜻 보기에 그렇다면 급여를 다른 식당보다 더 주고 쾌적한 근무환경이나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방법을 통하여 우수한 직원들을 더 많이 확보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생산성도 높이고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여 고객이 만족하면 궁극적으로 손님으로 바글바글하는 식당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아직 이렇게도 하지 못하는 식당이 태반이니만큼 다른 식당보다 10% 정도의 급여인상과 월 1~2일 정도의 추가 휴무와 하루 2시간 정도의 쉬는 시간 그리고 별도의 휴게실을 만들어 줘도 양질의 직원들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식당의 발전은 좀 더 맛있는 음식과 좀 더 친절한 서비스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같은 아이템으로 수 십 년 호황을 누리는 식당도 있지만 대부분 한 가지 아이템으로 5년 이상 끌고 가지 못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하고 요리법과 식당운영시스템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식당에 접목해서 손님들의 호응도를 높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식당경영자 스스로의 고민과 생각 속에서 나왔지만 식당공화국이라 불리 울 만큼 식당의 과잉공급 상황 하에서 살아남기란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대기업이나 규모 있는 식당처럼 메뉴개발팀이나 관리부를 둘 수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그럴 수 없는 절대 다수의 중소규모 식당들은 선택의 길이 너무나 적다. 당신은 직원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문화 및 경영 스스템을 구축하고 모든 직원들이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경영기법을 마련할 수 있는가? 한다 하더라도 작은 식당규모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지출이 수입을 넘어서 버려 적자운영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바라보기에 방법은 평범한 보통 직원들을 우수한 인재들처럼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식당운영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식당이나 경쟁식당의 직원들과 특별히 다르거나 더 똑똑한 것이 아닐 수 있는 내 식당의 직원들을 데리고 이들이 의욕을 가지고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식당운영시스템을 통하여 능력 있는 직원으로 키워야 한다. 그들의 성장이 개인에게는 더 나은 근무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기도 하며, 식당의 입장에서 보면 더 많은 손님을 찾아오게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


고깃집을 손해를 보고 끝마칠 무렵 일당으로 주방 찬모를 하던 아주머니를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맺어 온 직원이 있다. 일을 무서워하지 않는 성격이 마음에 들어 직원으로 채용하고 본격적인 요리교육을 배우게 하였다. 퓨전한정식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서울에서 내려온 요리전문가와 함께 1년 정도 주방의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고 나니 누가 봐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있었다. 다시 고깃집을 오픈하면서 주방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찬모에서 주방장으로 상승한 것이다. 본인의 노력이 가장 큰 원인이 되었겠지만 그에 발맞춘 교육과 훈련 그리고 한달에 두 세 번 이상 다른 식당을 벤치마킹하면서 식당주방을 바라보는 관점을 끌어올린 덕분이었다.


식당비즈니스의 성공은 우수한 직원들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기존의 직원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는가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뛰어난 직원 몇몇이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우수 선수들로 구성된 올스타 팀도 개개인의 능력은 그들보다 못하지만 팀웍이 뛰어난 팀에게 종종 지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개개인의 능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나 근무여건이 중요하다.


홀 서버나 주방 직원이나 또는 주차관리 직원이라 할지라도 각각의 일에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고 적절한 교육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 보자. 위치에 맞는 대우를 해 주고 일할 의욕을 주며, 그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라. 출근해서 일하기 전의 간단한 티 미팅, 매 주 정해진 식단에 의한 직원 식사메뉴, 오후 한 두 시간정도의 클로즈타임에 의한 휴식, 하루도 미루지 않는 정확한 급여, 적은 금액일지라도 모두가 노력해서 매출을 달성했을 때 주는 작은 성의, 일요일 저녁처럼 한가한 시간에 조금 일찍 문을 닫고 다들 맥주라도 한 잔 할 수 있는 분위기 등이 식당에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 줄 것이다. 이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적용할 방법을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 보자. 쉬는 시간에 잠시 시간을 내서 직원들과 경쟁식당을 방문해보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직원들의 마음에서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