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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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를 찾아서
빅토르 프랑클, 아이서브, 1998
동아일보, 구본형의 자아경영, 2002년 5월 18일
화가는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작가 역시 자신이 본 세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은 마치 '안과 의사와 같이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도록' 도와준다.
한 사람이 밤에 자다가 악몽을 꾸었다. 몸을 떨며 괴로워하는 이 사람을 깨우려다말고 그의 동료는 흠칫 놀라 손을 멈추고 만다. 어떤 악몽보다도 더 무서운 현실, 하마터면 그를 깨워 이 무시무시한 현실로 데려올 뻔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가 그냥 악몽에 시달리게 놓아두었다. 신경정신과 의사였던 저자는 악몽 보다 더 무서운 나치의 수용소에서 3년을 보냈다.
그러나 이 책은 수용소의 참혹한 기록이아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영혼을 파괴하는 내면적 갈등에 시달리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보여 주는 거울 같은 책이다.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을 고안한 것도 인간이고, 신께 기도를 올리고 꿋꿋하게 가스실로 들어간 것도 인간이다. 한숨을 쉬며 과거의 뒤로 자꾸 숨는 것도 인간이고, 미래로부터 확신을 끄집어내는 것도 똑같은 인간이다. 근거없는 싸구려 낙관주의에 빠져드는 것도 인간이고, 고통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도 또한 인간이다. 불행을 부끄러워하고 숨기는 것도 인간이고, 시련을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로 받아들이는 것도 똑같은 인간이다.
바둑에 최고의 객관적 묘수란 없다. 다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가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진실인 삶에 대한 객관적 의미란 없다.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 즉 삶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 삶은 구체적인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도 어떤 운명도 나를 대신해 줄 수 없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삶의 어느 순간이라도 전과는 다르게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어떠한 절박한 순간에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자유, 즉 주어진 상황에 대하여 자기만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만은 박탈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만이 진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삶의 참다운 의미는 고립된 개인의 내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 존재의 자기 초월이다. 자기 실현이란 결국 자기 초월의 부산물이라는 역설을 이해하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자유는 진리의 절반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책임이다. 내 삶에 대한 책임 그리고 내가 아닌 것들에 대한 책임 말이다.
첫 번째 인생을 망쳐버렸다고 생각한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보라. 두 번 째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 똑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그 때 이 책을 보라.
IP *.208.140.138
빅토르 프랑클, 아이서브, 1998
동아일보, 구본형의 자아경영, 2002년 5월 18일
화가는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작가 역시 자신이 본 세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은 마치 '안과 의사와 같이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도록' 도와준다.
한 사람이 밤에 자다가 악몽을 꾸었다. 몸을 떨며 괴로워하는 이 사람을 깨우려다말고 그의 동료는 흠칫 놀라 손을 멈추고 만다. 어떤 악몽보다도 더 무서운 현실, 하마터면 그를 깨워 이 무시무시한 현실로 데려올 뻔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가 그냥 악몽에 시달리게 놓아두었다. 신경정신과 의사였던 저자는 악몽 보다 더 무서운 나치의 수용소에서 3년을 보냈다.
그러나 이 책은 수용소의 참혹한 기록이아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영혼을 파괴하는 내면적 갈등에 시달리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보여 주는 거울 같은 책이다.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을 고안한 것도 인간이고, 신께 기도를 올리고 꿋꿋하게 가스실로 들어간 것도 인간이다. 한숨을 쉬며 과거의 뒤로 자꾸 숨는 것도 인간이고, 미래로부터 확신을 끄집어내는 것도 똑같은 인간이다. 근거없는 싸구려 낙관주의에 빠져드는 것도 인간이고, 고통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도 또한 인간이다. 불행을 부끄러워하고 숨기는 것도 인간이고, 시련을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로 받아들이는 것도 똑같은 인간이다.
바둑에 최고의 객관적 묘수란 없다. 다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가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진실인 삶에 대한 객관적 의미란 없다.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 즉 삶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 삶은 구체적인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도 어떤 운명도 나를 대신해 줄 수 없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삶의 어느 순간이라도 전과는 다르게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어떠한 절박한 순간에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자유, 즉 주어진 상황에 대하여 자기만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만은 박탈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만이 진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삶의 참다운 의미는 고립된 개인의 내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 존재의 자기 초월이다. 자기 실현이란 결국 자기 초월의 부산물이라는 역설을 이해하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자유는 진리의 절반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책임이다. 내 삶에 대한 책임 그리고 내가 아닌 것들에 대한 책임 말이다.
첫 번째 인생을 망쳐버렸다고 생각한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보라. 두 번 째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 똑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그 때 이 책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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