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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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디지털이다 - 삼성 offline 잡지, 2001년 6월
에어콘은 그것을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에게는 기술을 의미하지만 쓰는 사람에게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편익이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디지털은 기술이 아니라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 사이버 스페이스로 확대된 '인간 관계'를 의미한다.
기업에게 있어 디지털은 '기업과 고객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뜻한다. 지금까지 상행위의 기본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불연속적인 거래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사이버 스페이스 경제 속에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상품화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의 상품화이다.
왜 그럴까 ? 혁명적 기술의 변화는 제품의 수명을 단축시켜 '뜬 구름처럼 덧없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남는 것은 고객 밖에 없다. 그러므로 엄청난 속도로 변하는 네트워크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의 관심을 묶어 그들의 시간을 최대한 통제할 수 있어야한다.
예를 들어 보자. 포드는 지금까지 자동차 제조 회사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동차 임대 회사가 되고 싶어한다. 자동차의 판매는 고객과 1회적인 불연속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만일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의 새차가 나올 때 마다 한 고객이 자동차를 바꾸어 가며 평생 임대하여 쓸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면 그 고객의 평생 가치는 엄청난 것이 될 것이다. GM의 캐딜락을 이용하는 한 고객의 평생가치는 32만 달러 정도된다고 한다. 어떤 수퍼마켓의 단골고객의 한사람의 1년 동안의 고객가치는 4천불에 이른다.
기업은 공장을 소유하지 않고 브랜드만으로 운영되는 나이키 같은 회사가 되고 싶어한다. 제품이란 이제는 그저 기업과 고객이 평생동안 관계를 맺어가도록 도와주는 여러 서비스 중 하나의 구성요소에 불과해졌다.
디지털은 정보처리와 관계기술을 통해 기업과 고객이 평생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제 하나의 제품을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팔기 보다는 한명의 고객에게 다양한 제품을 평생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과거에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경영 목표였지만 앞으로는 한 고객에게 평생토록 얼마나 많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게 할 수 있는가의 문제 즉, 한 기업에 대한 고객의 시간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경영 목표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생산 중심에서 마케팅 중심으로, 판매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궤도 수정을 하는 기업만이 살아 남게 될 것이다.
디지털은 또한 스피드이다. 변화의 스피드는 소유를 부담스럽게 한다. 소유는 꽤 오랜 동안의 보유를 전제로 한다. .사자 마자 새로운 모형과 기능이 나오게 되는 변화의 시대에서 소유란 진부한 개념이 되어가고 있다.
1 만년의 역사를 가진 소유에 기초한 경제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견딜 수 없다. 자크 아탈리 (Jacques Attali)는 '정착 문명은 머지않아 유목을 중심으로 재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대용 노트북 PC와 휴대전화는 유목민을 위한 대표적인 유목 물품이다.
예를 들어 소유의 대상으로서의 집은 정착성의 상징물이었다. 아이를 낳고 그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의 애환이 쌓여간다. 그러나 네트워크 시대에는 사이버 스페이스 상의 e-Mail이 물리적 주소를 대신한다. 제레미 리프킨 (Jeremy Rifkin)은 이러한 현상을 '소유의 시대인 산업화 시대가 끝남으로써 자본주의는 새로운 접속의 시대로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접속이란 비단 컴퓨터에 접속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소유와 대치되는 개념이다. 그것은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것은 인터넷은 물론 주택, 자동차, 전자제품, 공장, 체인점 같은 다양한 실물영역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새롬고 포괄적인 현상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항구적으로 소유하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접속하려고 한다. 이 속에서 기업의 관심은 이제 고객과 평생 지속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디지털이 만들어낸 새로운 관계 즉 '평생동안의 상업적 관계'는 기업의 전략적 목표가 될 수는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막중한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의 일상적 삶 속에 침투한 상업적 관계의 확산은 타인의 시간, 타인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애정 조차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전제를 가정한다.
게임과 오락을 돈으로 사듯 문화와 호의와 사랑을 돈으로 사는 사회 속에서는 아이러니컬 하게도 자본주의는 성장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시장은 신뢰를 먹고 사는 것이지 신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경제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가 좋은 경제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그 관계로서 중요한 것이지 그 아버지가 부자인가 가난한가에 의해 좌우된다면 인간의 문명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신뢰는 상업화 되지 않는 것 속에서만 우러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없이 시장경제는 번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디지털 시대에 있어 기업과 경영자는 경제적 이익의 추구와 더불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내는 중추적인 역할 역시 수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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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콘은 그것을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에게는 기술을 의미하지만 쓰는 사람에게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편익이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디지털은 기술이 아니라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 사이버 스페이스로 확대된 '인간 관계'를 의미한다.
기업에게 있어 디지털은 '기업과 고객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뜻한다. 지금까지 상행위의 기본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불연속적인 거래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사이버 스페이스 경제 속에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상품화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의 상품화이다.
왜 그럴까 ? 혁명적 기술의 변화는 제품의 수명을 단축시켜 '뜬 구름처럼 덧없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남는 것은 고객 밖에 없다. 그러므로 엄청난 속도로 변하는 네트워크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의 관심을 묶어 그들의 시간을 최대한 통제할 수 있어야한다.
예를 들어 보자. 포드는 지금까지 자동차 제조 회사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동차 임대 회사가 되고 싶어한다. 자동차의 판매는 고객과 1회적인 불연속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만일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의 새차가 나올 때 마다 한 고객이 자동차를 바꾸어 가며 평생 임대하여 쓸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면 그 고객의 평생 가치는 엄청난 것이 될 것이다. GM의 캐딜락을 이용하는 한 고객의 평생가치는 32만 달러 정도된다고 한다. 어떤 수퍼마켓의 단골고객의 한사람의 1년 동안의 고객가치는 4천불에 이른다.
기업은 공장을 소유하지 않고 브랜드만으로 운영되는 나이키 같은 회사가 되고 싶어한다. 제품이란 이제는 그저 기업과 고객이 평생동안 관계를 맺어가도록 도와주는 여러 서비스 중 하나의 구성요소에 불과해졌다.
디지털은 정보처리와 관계기술을 통해 기업과 고객이 평생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제 하나의 제품을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팔기 보다는 한명의 고객에게 다양한 제품을 평생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과거에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경영 목표였지만 앞으로는 한 고객에게 평생토록 얼마나 많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게 할 수 있는가의 문제 즉, 한 기업에 대한 고객의 시간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경영 목표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생산 중심에서 마케팅 중심으로, 판매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궤도 수정을 하는 기업만이 살아 남게 될 것이다.
디지털은 또한 스피드이다. 변화의 스피드는 소유를 부담스럽게 한다. 소유는 꽤 오랜 동안의 보유를 전제로 한다. .사자 마자 새로운 모형과 기능이 나오게 되는 변화의 시대에서 소유란 진부한 개념이 되어가고 있다.
1 만년의 역사를 가진 소유에 기초한 경제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견딜 수 없다. 자크 아탈리 (Jacques Attali)는 '정착 문명은 머지않아 유목을 중심으로 재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대용 노트북 PC와 휴대전화는 유목민을 위한 대표적인 유목 물품이다.
예를 들어 소유의 대상으로서의 집은 정착성의 상징물이었다. 아이를 낳고 그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의 애환이 쌓여간다. 그러나 네트워크 시대에는 사이버 스페이스 상의 e-Mail이 물리적 주소를 대신한다. 제레미 리프킨 (Jeremy Rifkin)은 이러한 현상을 '소유의 시대인 산업화 시대가 끝남으로써 자본주의는 새로운 접속의 시대로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접속이란 비단 컴퓨터에 접속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소유와 대치되는 개념이다. 그것은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것은 인터넷은 물론 주택, 자동차, 전자제품, 공장, 체인점 같은 다양한 실물영역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새롬고 포괄적인 현상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항구적으로 소유하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접속하려고 한다. 이 속에서 기업의 관심은 이제 고객과 평생 지속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디지털이 만들어낸 새로운 관계 즉 '평생동안의 상업적 관계'는 기업의 전략적 목표가 될 수는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막중한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의 일상적 삶 속에 침투한 상업적 관계의 확산은 타인의 시간, 타인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애정 조차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전제를 가정한다.
게임과 오락을 돈으로 사듯 문화와 호의와 사랑을 돈으로 사는 사회 속에서는 아이러니컬 하게도 자본주의는 성장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시장은 신뢰를 먹고 사는 것이지 신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경제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가 좋은 경제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그 관계로서 중요한 것이지 그 아버지가 부자인가 가난한가에 의해 좌우된다면 인간의 문명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신뢰는 상업화 되지 않는 것 속에서만 우러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없이 시장경제는 번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디지털 시대에 있어 기업과 경영자는 경제적 이익의 추구와 더불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내는 중추적인 역할 역시 수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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