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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8일 19시 40분 등록
최고의 리더, A leader's legacy,
제임스 쿠제스 & 배리 포스너, 비즈니스 북스, 2007년 6월

이 책은 자극이 없는 물 같은 책이다. 처음 대하면 다 아는 이야기라고 식상해 할 만큼 똑 쏘는 맛도 임팩트도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매우 견고하다. 더하고 뺄 것이 없이 잘 정리되어 있다. 호밀빵 같아서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고소하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의 저자인 파커 파머가 ‘진부한 교훈을 진정한 지혜로 재해석했다’ 라는 표현이 매우 적합한 이유는 저자들이 리더십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경력으로 다듬어졌기 때문이다. 공저자인 제임스 쿠제스는 톰 피터스사의 CEO와 회장을 지낸 경력을 가지고 있는 현장 중심적인 경영교육가이고, 또 한 사람인 배리 포스너는 산타클라라 대학의 경영대학장으로 학계에 있지만 현장을 떠나지 않는 조직행동학 교수다.

“모든 리더들은 자신의 유산을 남기고 싶어 한다. 우리가 영위한 삶이 곧 우리의 유산이다.... 유산을 남긴다는 것은 단기적인 성공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사람들이 리더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을 위해서 일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일했기 때문이다. ... 사람들은 리더가 남기는 유산의 상속자들이다. ”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리더가 갖추어야할 여러 가지 특성과 조건 중에서 마음에 두어야 대표적인 두 가지에 대하여 알아보자. 가장 중요한 리더십의 원칙 중의 원칙이며 시작점은 ‘리더십은 나로부터 출발한다’ 는 인식이다. 이러한 믿음이 없다면 용기도 가질 수 없다. 자기 목소리로 말할 때만 진실을 말할 수 있다. 리더십은 도구와 요령이 아니라 신념과 소신으로부터 나온다. 가장 먼저 이끌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 바로 나다. 가장 먼저 나를 따라나설 사람은 누구인가 ? 바로 나다 . 그러므로 나는 리더십의 알파다. 내가 바로 나를 이끄는 리더다. 그러므로 리더십은 전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상사가 바람직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다고 하여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가장 중요한 자신에 대한 리더십을 상실하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어느 팀의 팀장이라면 그 조직 속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는 회사의 최고 경영자도 본부장도 아닌 바로 당신이다. 만일 당신이 어느 팀의 팀장이라면 그 조직 속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는 당신 자신이다.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가장 가까운 리더다. 그러므로 당신이 바로 그 그룹의 CEO 인 것이다. 저자들은 누가 직장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성공할까 궁금하면 그 사람의 출신학교나 성적, 전공, 집안, 과거의 경력, 부모의 지위 보다 최초의 상사와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를 알아보라고 조언한다. 잘 아는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잘 아는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그 사람의 성공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직장에서 가장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표라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나는 중요한 사람인가 ? ’라고 묻지 마라. 그렇게 물으면 대접 받고 싶어한다. 그 대신 “나는 어떻게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 ?” 라고 물어야 한다. 그러면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사람들이 따르는 리더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이끄는 힘, 이것이 리더십의 출발선이다.

리더십은 개인적인 것이다. 개인적이어야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 로드롭 그루만 사의 회장인 론 슈거는 리더십 교육이 시작될 때 마다 피아노곡을 하나 연주한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의 상사라는 사실 보다 우리는 한 개인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나는 내가 누군지 말하고 싶다. ” 리더십은 지극히 개인적인 매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무찔러 들어간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빠져들 때는 ‘그 사람이 바로 그런 감정을 우리에게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도록 할 생각이 없다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전 하바드대 교수였던 람 다스는 “우리가 다른 사람 앞에 내 놓아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별 묘책 없이 묻어두고 지나가곤 하는 가장 대표적인 리더십의 문제들 중의 또 하나는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어떻게 함께 좋은 팀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상사와 의견이 다르고 동료와 의견이 다를 때 리더십 관점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 우선 ‘우리의 적이 우리의 스승이다’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좋다. 다른 의견을 갈등으로 인식하고 이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규정해서는 함께 갈 수 없다. 회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도망가면 결국 그 사람과 한 팀을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맞닥드려서 미래에 닥칠 수많은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관계의 기술을 터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접근해야한다. 저자들은 생각이 맞지 않아 누군가와 갈등을 겪고 있을 때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하라고 권유한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 이 사람 혹은 이 상황은 내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가 ? " 적합한 질문은 우리에게 적합한 시선을 제공해 준다. 새로운 시선을 통해 갈등 상황을 배움을 주는 상황으로 전환시킬 때 자신에게 부족한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된다.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 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따라서 의지가 있다면 대화의 스타일과 방식을 상사나 동료에 맞도록 바꿀 수 있다. 스타일과 방식의 차이를 극복하게 되면 의외로 합의에 이르기가 쉽다. 목표가 같다는 것만 확인하면 그곳에 이르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이견은 훨씬 쉽게 조율될 수 있다. 만일 모두 동일한 목표에 동의하고 헌신적으로 몰입한다면 까다로운 성격의 사람과 함께 일하지 못할 것도 없다. ‘같은 목표, 다른 방법’ 을 가진 사람들은 건강한 라이벌이지만 결코 적은 되지 않는다. 사소한 싸움에서 모두 이기려고 하지 마라. 중요한 싸움에서 이기면 된다.
어려운 대화 속에서 만들어진 유산은 쉽게 찬성하는 사람에게서 나온 유산 보다 훨씬 더 창조적이고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어라. 그러면 함께 가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 리더십은 열정이다. 열정 passion 의 라틴어 어원은 고통과 수난이다. 리더가 되기를 원한다면 댓가를 치를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욕망 너머에 있는 더 큰 것을 보려는 자세가 없다면 결코 리더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기적 마음으로는 결국 리더가 될 수 없다.

평이하지만 지혜가 잘 녹아 있는 책을 익는 법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꼭꼭 씹어 그 맛을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 속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음식들 보다는 훨씬 공을 들여야 속 맛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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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9.29 06:52:41 *.70.72.121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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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파란 차순성
2007.10.30 14:16:11 *.75.252.142
직장에서 계속 부딪히다 보면 자꾸 망각하게 되는 일종의 공식같습니다. 조금전에도 까맣게 잊고 있었거든요. 마음의 수양이 부족해서 그런가 봅니다. 다시 열정을 일깨워야겠네요! 선생님 책 - 다시 정독하고 정리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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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7 17:21:17 *.212.217.154

내부에서의 경쟁 에너지를

외부와의 경쟁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로 치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요?

내 주변의 나쁜리더들을 받아들이고 나 혼자반 변화하면 모두 오케이 되는걸까요?

내가 직접 리더를 바꾸고 조직을 바꿀 수는 없는걸까요?

만약 그런 변화가 힘들거나 불가능하다면,

아예 조직을 바꾸거나 새롭고 합리적인 조직을 만들고

스스로 훌륭한 리더가 되는것이는 좋지 않을까요?

많은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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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7 11:29:55 *.212.217.154

'리더십은 개인적 문제이다.'


리더는 결코 스스로의 선언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마치 빛과 어두움 처럼,

리더를 받쳐주는 팔로워가 있기에 존재할 수 있겠지요.


그런 리더의 조건을 저는 '진정성'이라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조직원들을 위하는가? 그들을 '사랑'하는가?

진정성은 결코 꾸미거나 만들수 없습니다.

안에서 자연스럽게 향기처럼 퍼져나오기 때문입니다.

그 향기를 조직원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그 리더를위해 노력하는것이지요.


그런 향기가득한 리더들이 더욱 많아지는세상이

좋은 세상임을 믿습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선생님의 글은 큰 울림을 주십니다.

그래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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