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r1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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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간 - 새벽활동 - 전체 목표/ 난관과 극복방안과 긍정적인 변화묘사/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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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가능한 많은 양의 글을 쓰는 것이 목표다.
새벽 4시라는 시간은 어머니가 일어나기 전이고, 전화가 울리기 전이며, 수면바지 차림으로 책상에 앉아 있어도 스스로가 한심하지 않은 시간이다. 결혼을 하거나 다시 직장에 들어간다고 해도 새벽 4시라면 침해받지 않을 것이다. 네 시부터 두 시간 동안 글을 써도 밥을 짓거나 출근을 하기에 늦지 않은 6시다.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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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달리기를 한다면, 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달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너무 춥거나 비가 내리거나 너무 늦은 시간이거나 그래서 어두운 공원길을 달리는 게 공연한 일로 여겨지는 날도 있었다. 헬스클럽에 등록하자 이 문제는 당장 해결되었다. 당연하지만 비가 오거나 춥거나 클럽 안은 밝은 음악이 흘러넘쳤고 무엇보다 잘 생긴 트레이너가 성큼성큼 걸어 다니며 운동을 가르쳐 주었다. 유리창을 향해 놓인 러닝머신을 달리며 창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 재미에 빠지지 않고 가다보니 나중에는 갈까 말까, 고민 자체를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헬스클럽 비용을 떠올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꼽는다면 글쓰기다, 라고 말하는 주제에 돌이켜보면 글을 쓰지 않는 날이 너무 많았다. 글을 쓸까, 돈을 버는 일을 먼저 할까, 하는 고민을 여전히 한다. 그러다보니 쓰다 마는 습관이 들어버렸다.
완성하지 못하는 것 - 이건 거의 저주라고 할 수 있다.
완성하지 못하면 그건 아예 쓰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내가 아는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의 글을 실시간으로 써대는 인간이 말했다. 그 인간의 냉장고에는 마시다 만 소주가 들어 있고 얼굴은 개구리참외처럼 얼룩덜룩하지만 그는 훌륭한 인간이다. 여러 개의 문학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나에게 삼겹살을 사주었고, 이런 충고를 해주었기 때문에.
그냥 계속 써. 계속해서 완성해나가. 안 써지는 날이 있다고?
이런 거시기를 봤나? 써질 때까지 앉아 있어. 담배라도 피면서 말이야.
지난 한 해 나는 끊임없이 글을 썼지만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다.
이번 100일 동안은 명상하는 마음으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가능한 많이 써보려고 한다.
습관적으로 말이다. 안 써지고,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이 짓을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드는 날에는 내가 낸 27만원을 생각하겠다.
매일 글을 쓴다면,
다시 읽거나 고치거나 자기검열에 발목 잡히는 대신 일정량의 글을 완성한다면,
나는 더 자신감이 넘치고, 더 변명이 적어지고, 더 상냥해지겠지.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세상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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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눈의 풀린 쌍꺼풀 수술하기
눈이 짝짝이인 사람은 연애운이 없다는 말을 들은 뒤부터 두 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나의 로망이 되어버렸다. 100일의 쑥마늘 레이스를 완주하고 나서 늘씬한 다리를 득템한 웅녀처럼 나도 똑같은 양쪽 눈을 가져봐야지!
ps. 이 글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쓴 글입니다. 하니까 되네요. ^^
단군일지 003
단군일지 쓰러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댓글이 있어 답글을 달았다.
어제 그제는 일어나는데 성공했지만 2-3시간 글을 쓰고는 아침 먹고 쓰러지기 일쑤.
20분만 눈 붙여야지, 하고 보면 벌써 1시간 반이 훌쩍 지나있곤 했다.
주말의 스키여행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 하다. 오늘은 저녁에 세미나가 있는데, 뒤풀이를 하지 않고
집에 바로 와도 12시가 넘을 것이다. 눕자 마자 코를 골 수 있는 어머니가 부럽다.
수면시간 사수가 가장 어렵고, 일어나 2시간을 지킨 뒤의 시간이 망가지지 않도록 버티는 것이 둘째로 어렵다.
게다가 각종 업무가 쌓여 있는데, 글을 쓰는 게 맞는지, 아니면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봐야 할지 조금 헷갈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인터뷰 갔다가, 세미나 가야 해서 준비할 게 많고나. 일단 30분은 글을 쓰고, 나머지 시간에 세미나 준비를 해야겠다.
행복해지려고 쓰는 거니까, ㅋㅋ
단군일지 05
입안이 다 헐었다. 오늘은 사실 출석글 올리고 한 시간도 못하고 다시 누웠다. 일이 너무 밀려서 글을 쓸 상황이 아니었다. 글을 쓰려고 일어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니 의지가 꺾여서 그냥 누웠다. 다 핑계지만. 오늘 일단 2개 원고 마감했으니 내일은 글쓰고 나서 다음 일거리를 시작해야겠다. 일어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그 시간을 고스란히 나를 위해 쓰는 것조차 마음이 급해지면 어렵다. 그리고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근무시간이라 생각하면 여지없이 졸음이 밀려든다. 츱츱. 벌써 바깥 공기를 쐬지 못한 게 이틀째다. 내일은 오랜만에 일이 아니라 글을 씀며 새벽을 맛볼 수 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