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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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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수희향님께서 20111232124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447>

# 2011년을 정리하며..

어제 왼종일 기도하면서 문득 나는 왜 단군일지에 몇백배 하는지를 기록할까..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그 바닥 깊은 곳에서는 대단한 일을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었던 것 같다.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영적으로 올 한해 얼마나 성장했을까..하고 스스로에게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처참했다..

올 한해.. 내겐 어떤 해였을까..
표면적으로는 단연코 존경해마지 않는 핸디의 번역서 출간과 지난 모든 시간이 하나되어 비즈니스화하는 꼬레마켓이 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내면의 배움일 것 같다.

그렇다. 올 한해.. 난 참 많은 배움을 얻으며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나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내 실재가 보이면서 부끄러움이 고개를 든다..

얼마전까지 내게 키워드는 "고독"과 "철학"이었다.
사부님의 <깊은 인생>을 읽으면서 난 천복을 찾았으니 이젠 고독과 철학으로 그 길을 버틸때라 여겼다.

지금, 한 해를 마무리지으려는 지금 내게 다가온 단어들은 "담대함"과 "묵묵함"이다.

삶에있어 고통과 기쁨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삶이 내 의도한데로 펼쳐지지 않을때 행해야 하는 첫 번째는 그 속에 담긴 "하늘의 뜻"을 헤아리는 것임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는 의미이다.

고통이 왜 고통일까?
내가 그리 이름지었기 때문에 고통이다.
내 뜻데로, 내가 원하는데로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린 분노하거나 고통을 느낀다.

기쁨은 왜 기쁨일까?
내가 그리 이름지었기 때문에 기쁨이다.
내 뜻데로, 내가 원하는데로 흘러갈 때 우린 즐거움이나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사실 그 둘은 아무 차이가 없다. 그저 현상들일 뿐이다.
고통이다 기쁨이다,라고 이름지은 건 지극히 "나의 주관적 견해일 뿐"이었다!

문득 이것이 깨달아졌을 때 난 갑자기 해방된 것 같았다.
알 수 없는 자유가 몰려오는 것 같았다.

때때로 하늘은 (내가 느끼는 혹은 판단하거나 규정하는) 고통의 탈을 쓰고 가르침을 주려 다가오신다.
그러나 우매한 내가 그 가르침은 발견하지 못하고 스스로 정한 고통의 올가미에 갇혀 스스로를 옭죄고만 있었다.

그러니 결국 현상계 모든 일이 원래는 "공"이고 "무"라는 불가에서의 가르침이 이러한 끝 어딘가에 놓인걸까..?
아직 거기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란 사람, 스스로 감옥을 만들어 스스로 갇혀있었음은 알 것 같다.
조주선사의 말씀처럼 그 감옥은 오직 안에서만 열리는 것인데 말이다..

그러니 담대히 그리고 묵묵히 걸어가고 싶다.
기쁨 앞에 경망스러울 필요도, 고통 앞에 좌절할 필요도 없는게 인생이다.

모든 지방방송은 다 끄고, 하늘에서 오는 중앙방송에 주파수를 잘 맞추고 있는지에만 신경쓰라던 언젠가의 스님 말씀이 참으로도 명쾌하고 절묘하다.

2011년.. 아직은 더듬는 수준이지만, 하늘의 숨결에 내 숨결이 닿아있는지..
하늘과 내가 과연 한 호흡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그래서 난 과연 구름이 흘러가듯 흐르고 있는지..
아직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저 높은 그곳을 헤아려본다..

아직은 닿을수도 없고, 잡히지는 더욱 않지만
오늘도 난 담대히 그리고 묵묵히 걸어가는게다.
이 길 위에는 기쁨도 고통도 전부 고요한 평화되어 함께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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