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300일+

단군의

병진님께서 20115261728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아파트 뒤편에 작은 동산이 있습니다.

새벽과 이른 저녁에 동네 어르신들과 어린아이의 손을 잡은 엄마들이 나무의 감사함을 느낄만큼 숲이 우거져있습니다.

저도 아내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몇 번 걸었습니다.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진 않지만, 큰 불편없이 지날 수 있는 작은 숲입니다.

지난 주부터 산책로를 만들겠다고 공사를 시작하더니, 오늘은 본격적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덤프트런 한 대가 들어올만큼 넓은 산책로 한 중간에 아름드리 나무 두 그루가 서 있습니다.

포크레인은 거침없이 나무를 찍어 쓰러뜨립니다. 무성한 뿌리의 속살을 드러내니,

전기톱의 날카로운 소리로 나무의 비명을 덮어버렸습니다.

방금 전까지 살아 숨쉬던 나무였는데.....

 

전기톱을 든 사람은 토막살인범과 무엇이 다를까요?

포크레인 기사는 공범이고, 작업반장은 공모자인가요?

끔찍하고 보기 싫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우지직! 소리를 내며 쓰러지고 잘려 나가는 나무를 보니 화가 치밀고 미간의 주름이 더 깊은 자리를 잡습니다.

우둔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아파트 가격이나 올림 심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동안 맑은 공기와 그늘을 선물로 줬던 나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