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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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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병진님께서 20118271442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자꾸 신비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영화에서 슬로우 모션과 같은 증상이 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슬로우 모션뿐 아니라 줌인(맞나?)이 된다.
지하철역, 맹인 안내견이 내 앞을 가고 있었다. 플랫폼으로 향하여 걷는 걸음, 눈이 안 보이는 주인을 위한 배려가 가득하다. 자기는 뒤뚱거리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주인을 위한 발걸음을 맞춘다. 몸은 오리의 걷는 모습과 거의 유사하다. 개라는 동물이지만 사람보다 몇 배 더 이뻐보였다. 사람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플랫폼을 향해 계단을 내려가는 안내견의 걸음이 너무 늦게 보였다. 내 걸음은 평상시와 다를바 없었는데 너무 느리게 보였고, 네 다리가 어떤 메카니즘으로 인해 안전하게 걷는지도 보였다. 플랫폼에 내려오자 안내견은 꿈쩍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안내견을 지나쳐 오면서 안내견과 눈을 마주치고 싶었지만 한 곳만 응시하고 있던 안내견과는 눈을 마주칠 수는 없었다. 안내견 주위에 사람들이 많았지만, 안내견만 내게 보였고, 다른 사람들은 페이드 아웃 된 조명과 같이 혹은 모자이크 처리된 영상같아 보였다.

기이한 현상들이 자꾸 내 눈으로 마음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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