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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님께서 2012371403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402일차] 2012 03 06요일

 

모두가 퇴근하고난 오후, 미래이야기를 꺼내 읽어보고 10대 풍광을 읽어보고 또 하고싶은 일을 적은 항목들을과 죽음편지 등을 프린트하여 일일이 조직화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았다. 그리 정리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건만, 이젠 기억력이 감퇴해서인지 이렇게 때때로 정리를 해 두어야 방향성이 분명해지는 것 같고, 아, 참 맞아! 하면서 그쪽으로 가는 것 같다.

 

다른 이름으로 정리되어진 것들이지만 결국 내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들을 다른 방에 풀어둔 것일 뿐인지라 내용별로 분류를 해 보니 결국 몇개의 내용으로 나뉘어진다.  지극히 당연한 게 아닐까 싶다.

 

가장 최근에 작성한 미래이야기는 어떠한 삶을 살고자 했는지 비교적 선명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읽다보니 정말 그런 삶을 살고싶다. 정말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낀다.  가슴 속에 간간이 뒤섞여있던 욕망 혹은 헛된 욕심이란 불순물이 내가 그린 이 그림 앞에서 체에 걸러지듯 걸러져나가는 것 같다.

 

순수하게, 정말 하고싶은 일만 남을 때까지 이 작업을 거듭 거듭 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과연 살고자하는 모습이 그 누가 뭐래도 내가 살고싶은, 가슴뛰는 ,  가난해도 신나는 일인 것인지 혹은 남보기에 그럴싸해보여 하겠다고 덤비는 일인지.......

걷어내고 또 걷어내면서, 나를 가리고 있던 휘장이 걷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내 모습이 그 모습 그대로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울 수 있을 때까지 보고싶어진다.

 

미래이야기를 읽을 때는 가슴이 뛰고 설레인다. 그리고 어찌보면 그 일을 향해 지치지도 않고 달려왔던 바로 그 삶이 거기 있다. 그러나 타인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온 일면은 버겁고, 억지로 해야하는 무거운 부담감으로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알겠다. 그러니 순수하게 내가 좋아하는 그 일을 향해 즐겁게 가고싶다.

 

춥고 어둑해지는 시간,  조용하게 혼자 남아 정리해 본 시간에 마음이 그득해지는 것 같다. 오늘은 종일 wee class, 상담과 진로교육에 관한 경기도와  교과부 기본계획을 숙지하느라 시간을 보냈더니 속이 울렁거린다. 퇴근할 때가 되어서는 더 이상 못읽겠다는 생각이 들고 지친다는 생각이 확연하게 든다.

 

하루, 쉬지않고 서류를 읽은 날이다.  머리와 마음 속에 복잡하고 뒤섞여있던 생각들이 내 이야기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 나의 이야기를 살아야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는 어떤 이야기를 살아내고 싶은 사람인지 들여다보아야하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나의 힘으로 쓰며 세상 속으로 걸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학위가 필요해서 무언가를 하려 했고 결국 그 것이 내게 짐이 되었듯이 내 미래를 위한 저축용 통장처럼 어정쩡하게 꾸려가는 삶이 있다면 과감하게 그것을 벗어던져야 결국은 내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으리라.

 

국화꽃으로 살아야  마음 편한 사람이 있고, 전투사로 살아야 사는 것 같이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좀 더 내 태생에 충실한 삶을 살고싶어진다.  나의 힘으로 나의 이야기를 지어내고 싶어진다. 바람처럼 이리저리 불다 흔적없이 사라지는 삶이라해도, 내가 바람의 이야기를 타고난 사람이라면 결국 그러해야 하리라. 내 태생에 충실한 삶을 살고싶다.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을 느끼는가?

답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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