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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님께서 20128290804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진호 10

빵의 역사

더욱 분명한 것은 석기시대 사람이 농업을 처음 알게 된 건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는 뜻밖의 결과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일상적으로 먹던 고기의 얼얼한 맛을 줄여주는 맛있는 곡식의 씨앗을 동굴 속 마른땅에 잘 보관해두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 동굴 바닥이 축축해져 씨앗에서 싹이 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싹이 나자 그 씨앗은 맛이 없어졌으므로, 자기 뜻대로 되어주지 않는 땅에서 살아야 하는 신세를 한탄하며 씨앗을 내다버렸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뒤 다시 낟알이 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빵의역사, p43)

  

이렇게 쟁기질을 하면서 농부는 재산과 토지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결과적으로 소유욕은 악의 근원이 되긴 했지만, 만약 그런 욕심이 없었다면 인간이 지속적으로 토지를 개간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태초의 소유욕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바야흐로 인간이 처음으로 대지의 주인이 되는 시점이었다. 식물이 자생하면서 대지를 뒤덮고 있을 때는, 인간은 손님일 뿐 결코 주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쟁기를 사용하면서부터 대지의 모습이 바뀌었고, 대지는 땅을 갈고 씨를 뿌리는 사람의 것이 되었다.(빵의역사, p.49)

 

발명은 어느 것이나 삶의 양식을 향상시키려는 열정에서 비롯되었다. 종교는 발명을 신성시함으로써 망각하지 않도록 수호했다. 사람들은 난폭한 수소나 젖소에게 억지로 쟁기를 끌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수소를 거세하여 온순한 소로 만들었다. 이 새로운 발견이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자, 종교가 이를 보호했다.(빵의 역사, p.51)

 

종교와 과학기술은 서로 칼을 겨누기보다 협력할 때 더욱 발전하였다. 요컨대(종교가 과학기술을 이용했듯이) 과학 기술은 발명품을 보존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한 셈이었다. 오늘날의 발명품이 특허법의 보호를 받는 것처럼, 인류 초기의 발명품음 종교적 계율의 보호를 받았다.(빵의 역사, p.52)

 

따라서 빵의 역사는 밀과 호밀을 중심으로 발전되었으며, 호밀보다는 밀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엄밀히 말하면 빵은 인간이 발명한 것으로서, 최초의 화학적 성취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빵은 인간보다 나이가 많다."는 알바니아의 속담은 시적 상상력의 발로일 것이나 역사적 의미는 왜곡되었다.(빵의 역사,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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