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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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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님께서 2012982342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 2012 9월 8일 토요일]  잡고있던 것을 놓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라.

 

'두려움'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방대한 뇌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가 왜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하는지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 등에 대해 속속들이 밝혀놓은 책 같다. 지금까지 익숙하게 쓰고 있던 효과적인 치료방법의 근간이 어찌하여 그럴 수 있었는지 보다 자세히 연구결과들을 통해 밝혀놓았고, 그리하여 더 자신있게 치고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 책은, 예전 상담심리 공부를 처음 시작했던 대학원 시절 그 모든 이론을 대입하며 분석했던 대상이 나였듯, 이 책 역시 읽으면서 분석대상은 자신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참 마음이 착잡해진다.

 

수많은 두려움 속에서 살아온 내가 있고, 그리 건강하지 못한 정신세계를 가진 내가 보인다. 한편 깬다고 깼다고 했던 자신이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신을 보게되고 그리고 그 두려움 속에 웅크린 자신도 만난다.

 

그리 가벼이 볼 책은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이 나는 그리 즐거운 것도 아니다. 책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나는 그 이야기 속에서 나를 이러저리 엎었다 세웠다 해 본다. 그리 건강하지 못한 마음으로 살았고 애쓴 내가 보인다. 한편 기특하고 한편 애처롭기도 하다.

 

이제 거의 마지막 장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한 구절만 기억하기로 한다.

"잡고있던 것을 놓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라."

가장 의미심장하게 내게 들어와 안착한다.

 

직장에 휴직계를 냈다.

일년.

 

가열찬 맹세를 하고 치열하게 살아야만 한다는 그런 모진 다짐은 않았다. 그저, 그런 마음으로 직장에 있는 것은 내 삶을 헛되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담담하게 남은 일들 정리하고 나왔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 또는 그런 시선까지 계산할 정도의 머리나 여유가 없다는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지 몰랐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정리하고, 단호하게 놓고 나왔다.

하루하루, 예전 같으면 꿈꾸지 못했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다만 던져놓고 있던 책들을 하나씩 차례로 읽어나가기 시작했고, 뒹굴다가 엎었다가 앉았다가 또 뒹굴다가 책을 껴안고 놀고 배고프면 밥먹고 어두워지면 좋은 음악을 귀에 꽂고 걸으러 나간다.

 

서늘한 바람과 향긋한 공기, 쏟아지는 별과 풀벌레 소리, 내가 살아있다는 기쁨과 걸으면 움직이는 내 몸, 그리고 나를 둘러싼 어두운 산자락과 많은 나무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

 

이 모든 것이 내 앞에 있음에 감사한다.  친구들에게 농담삼아 백수 되었으니 밥사주고 술사달란 이야기를 막 해놨다.  아껴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벌지를 않으니 개념있게 살아야 겠지.

 

그러고보면 세상은 참 아이러니하지만 지극히 당연하기도 하다.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을 벌땐 그 돈 버느라 시간을 못만들어내니... 당분간은 이 한 몸 남에게 의탁하는 수 밖에.......

 

직장에 가지않고 약 6일을 보냈다.

이렇게도 살 수 있음을 느낀다.

일 년 뒤, 내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모른다.

다만, 이 말을 기억하고 싶다.

 

"미래의 재료는 현재라네. 현재에 투자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네. '지금 이 순간이 자네에게서 빠져나갈 때마다 자신을 다시 현재에 데려다 놓게."

 

그렇게, 구질구질한 모든 마음과 감정들을 내려놓고 단순하게 살리라.

잡고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만  집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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