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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님께서 20062261028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아주 긴 이야기를 잘 들었어요. 아주 솔직하고 생생한 이야기였습니다. 나도,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들이만, 두 아이를 키우며 꾸중도 하고 섭섭한 말을 하기도 했어요. 살며 부딪치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 사이에서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연예인을 좋아하고 편지를 쓰는 행위는 사춘기에 늘 있는 일이고, 약간 깻잎 머리를 해보고 싶은 것도 그때 늘상 있는 유혹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아이가 모범생이기를 바라요. 그저 얌전하게 다른 아이들 처럼 무난한 학생이기를 바랍니다. 공부도 잘하고 말잘듣는 아이를 좋아하지요.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걸 바라요. 친어머니와 아이 사이에도 늘 문제와 갈등이 많습니다. 새어머니의 경우는 서로 조심스럽고 작은 일도 더 많은 오해를 낳게되는 어려운 관계일 것입니다. 나도 새어머니가 속 깊은 분이기를 바랍니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를 잘 졸업하도록 하세요. 조용히 열심히 공부하는 것에 모든 열정을 바치세요. 이제 연예인은 잊으세요. 가능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도록 하세요. 이것이 제일 좋은 선택 중의 하나입니다. 대학 가면 좀 더 넓은 자신의 세계가 생길 것입니다. 친구들의 세계, 우정과 사랑의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그때 가정의 일이 여전히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세계에서 자신의 세계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지요. 내 아이들은 모두 대학생들인데, 그 애들은 얼굴 보기 어려워요. 자신들의 세계에 빠져 있고 그곳에서 기뻐하고 그곳에서 고뇌하지요. 그게 커가는 것입니다.

학생도 2년 후면 대학에 들어가 자신의 세계를 가지게 되면 더이상 새엄마와의 갈등이 지금처럼 유일한 분노와 상처로 남지 않게될 것입니다. 새엄마에게는 그녀의 인생이 잇고 학생에게는 또한 자신의 인생이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조금 현명해 지기 바랍니다. 부모님과 갈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사소한 사춘기의 특권을 버리도록 하세요. 옷을 단정하게 입고, 공부에 모든 것을 걸고, 엄마가 내 공책을 보는 것도 참도록 하세요. 모욕을 조금 참을 수 있다는 것은 성숙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수양이기도 해요. 새엄마에게 부드럽게 대해줄 수 잇으면 그렇게 하세요. 그러나 그러고 싶지 않으면, 그저 새엄마가 내 속에 차지하는 부분을 학생의 인생에서 조금씩 몰아 내도록 하세요. 지금은 마치 새엄마의 존재와 행동 하나 말한마디가 학생 인생의 모든 것을 차지하고 있는 듯 하거든요.

공부에 더 많은 시간와 애정을 가지도록 하세요. 지금은 그것 보다 쉬운 것은 없어요. 학교가 도와 주고 선생님이 도와 주고 적어도 아버지가 도와 줄 것입니다. 공부는 훌륭한 도피처 이기도 하고, 당연히 가야할 미래의 준비이기도 해요. 이런 저런 갈등으로 시간을 놓치고, 대학에 들어 갈 수 없게 되면, 기회는 훨씬 더 줄어들 것입니다. 더 많은 방황이 시작될 수 있고 새엄마와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고, 아버지마저 훌륭한 지지자가 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많겠지요.

공부에 당장 취미가 없어도 좋아하는 과목 몇개 부터 시작하세요. 그 과목에서는 학교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세요. 그리고 싫어하는 과목에서는 중상 정도라도 해 보세요. 조금만 노력하면 그건 될 테니까요. 그리고 3학년 때 전력질주 하세요. 스피드 스케이팅를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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