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나그네님께서 20064191317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당연히 해야할 고민을 당연히 해야할 시점에서 하시고 계시네요..

군대제대하고 집에서 6개월간 놀면서 지냈습니다.
아무생각없이 놀면서 학교다니다 군대끌려가서 마치고 돌아왔는데
아노미 상태가 되버리더군요.^^ 24살때였습니다. 님께선 학점관리는 잘 하셨네요. 전 거의 학사경고수준이었는데요..

몇달간 무기력증에 시달리고...집밖으로 거의 안나가고...
우울증비슷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생각하다보니....현재 내가 헤메는 이유가,
지금까지 타인들이 정해준 틀속에서 살다가, 갑작스레 몇달간 소속감을 잃은탓임을 알았습니다. 물론 몇달후엔 복학할 예정이었지만..제게는 충격이었습니다. 내가 남의 세계에 의지해서 살고있구나. 나를 규정할수 있는 외부의 틀이 없으니 적응이 안되는거구나. 내 세계를 만들어야겠다. 쪽팔린일이다....

그 다음날 아침부터 구립도서관에 출퇴근했습니다. 당시 스스로 실천할수 있는 가장 만만한 방법이 독서였습니다. 내 주관을 갖기위해....배우고 익히고 생각하자. 책이 좋겠다.

석달간 9시부터 5시까지 거의 매일 책을 읽었습니다. 소설속에서는 다른이들의 인생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가치관이나 철학을 느낄수 있었고....고전을 통해서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현자들의 검증된 지혜를 배울수 있었습니다. 실용서와 인문 사회학도 닥치는데로 읽었습니다. 반절도 이해못하더라도 작가가 주장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그러다보니 100여권이 넘는 책을 독파하게 되었고..어느덧 복학시기가 다가오자....자신감과 세상을 이해하는 시야가 조금 넓어지고 있슴을 몸으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하고싶은 것들에 대한 생각도 좁혀지더군요. 복학후 몇몇 능력좋은 동기들을 꼬셔서 건축작업실을 만들었고...그들에게 밀린 건축을 배웠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늘 명심하는건.. 무기력하고 자신감이 없어질수록 무언가를 해야만 실마리가 풀린다는것입니다. 행하지 않고 고민만 하고..이궁리 저궁리만 하고 있는게 가장 안좋더라는거죠.

운동이든....독서든...취업이든...영화든...글쓰기든..석달정도 단기로 계획을 잡으시고 본인과 싸워보시는게 어떨까요. 아무리 별볼일없는 목표라도 석달간 성실히 실천한다면...그 자체만으로도 님은 슬럼프에서 벗어나실겁니다.

아 물론.....목표까지 달성하신다면 몇배의 만족감과 자신감이 덤으로 생기시겠지요. 너무 깊게 고민마시고.....한두가지 작은거라도 본인을 시험해보세요. 나의 세계로 가는 첫번째 길이라 생각합니다. 실천하시는 중에...의욕과 자신감이 증폭되는것을 느끼실겁니다.

주제넘은 조언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