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재즐짱님께서 2006710529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많이 답답하시겠어요. 그런데 이건 비단 눈물님만의 문제는 아닐 거에요. 우리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다 고만고만 비슷한 걱정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것 같거든요.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가 무엇이고 그걸 누가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느냐의 아주 조그만 차이일 거에요.

눈물님의 글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와닿는 느낌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수동적이라는 거에요. 물론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그리고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그러기 쉬울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주저 앉아서 과거에 대한 아쉬움만을 되뇌어 볼 수는 없는 거잖아요. 과거는 말 그대로 '지나간 것'이란 뜻이잖아요. 지나간 것은 그냥 흘러가게 살며시 놓아주기만 하면 되는 거에요. 과거는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 있어요.

여기서 눈물님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은 님에게 주어진 삶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구 좀 더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 보라는 거에요. 결혼을 하는 거든, 일을 하는 거든 말이에요. 결혼을 원하면 결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면 되는 거구, 일을 하고 싶으면 또 그렇게 만들어나가면 될 거에요.

그리고 과거를 흘러가게 놓아는 두되 그걸 긍정적으로 활용을 해보는 거에요. 뭐 손해볼 거 없잖아요. 과거에 했던 일이며, 내가 가장 좋아했던 사람들, 나를 기쁘게 했던 경험들,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는 거에요. 이렇게 하나씩 과거와 화해를 하면서 조금씩 기운을 차려나가면 그걸로 된 거에요. 모두 그렇게 살아가거든요.

지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이렇게 생각해보면 좋을 거에요. 지금의 눈물님 시선에서는 오로지 '지금'이란 상황밖에 보이지 않았을 거에요. 그런 상황에서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물어보면 당연히 답답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대신 이렇게 물어보는 거에요. '10년 후에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걸까? 내가 어떻게 살아가면 10년 후에는 정말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느낄 수 있을까?' 그 10년 후의 모습을 정말 절실하게 그려보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눈물님에게도 일상이 황홀하고 행복감으로 채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아, 지금까지 너무 구름잡는 추상적인 얘기만 한 것 같네요. 좀 더 현실적이구 실천적일 수 있는 얘기였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아쉽네요. 제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지라 이런 내용은 다음 분에게 넘겨야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만 얘기한다면 집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말이에요. 아니면 집에 있는 그 시간을 좀 더 즐겁게 보내보는 거에요. 하나씩 알뜰살뜰 찾아보면 의외로 우리 주변 생활에는 즐거움이 아주 많거든요.

에공, 저두 님처럼 삶의 답답함을 많이 느끼던 아니 느끼는 사람이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보아요. 저두 요즘에는 외톨이처럼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전 의외로 그 시간을 즐기게 되더라구요. 물론 지루한 면도 무지 많지만요. 제 지론은 이거에요. '뭘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든 자신만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면 된다'. 눈물님두 최소한 님 스스로에게만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최근에 감동받은 글 한 편 남겨 놓을께요.

꽃에게서 배우라 - 법정

풀과 나무들은
저마다 자기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누구도 닮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풀이 지닌 특성과
그 나무가 지닌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눈부신 조화를 이루고 있다.

풀과 나무들은
있는 그대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생명의 신비를 꽃피운다.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들의 분수에 맞도록 열어 보인다.

옛 스승 임제 선사는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러면 그가 서 있는 자리마다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리라.'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면 되고,
민들레는 민들레답게 피면 된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이런 도리를 이 봄철에 꽃에게서 배우라.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해 옛 스승은 다시 말한다.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다.
다만 억지로 꾸미지 말라.
있는 그대로가 좋다.'

'일 없는 사람'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그 일에 빠져 들지 않는 사람,
일에 눈멀지 않고
그 일을 통해 자유로워진 사람을 말한다.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라.
아름다움이란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다.
본래 모습 그대로가
그만이 지닌 특성의 아름다움이다.

- 법정스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