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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님께서 20134190854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사부님을 너무도 사랑하던 그대는 아마도 사부님 편찮으시다는 심삼치 않은 소식을 어딘가에서 듣고 먼저 가 있으려고 한 것일 게야...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겠어?

 

어디에서 무얼하든 절연되지 않는 영감으로 사부님과 늘 함께하며 힘껏 살아가고 있던 그대는 아마도 우리보다 먼저 사부님께 닥친 불가항력적인 사태를 직감하고는 황급히 먼저 가 있으려고 하였나보다.

 

오지의 한 구석 나이지리아에 파견근무하면서도 느려터진 컴퓨터 앞에서 날을 새가며 열공하던 연구원 시절도 멋졌지만, 연구원해외연수 때에도 앞장을 서고 나서며 생전 처음 간 뉴질랜드 눈 덮인 남섬을 지도만 보고서도 어찌 그리 잘 찾아 안내해 주던지. 우린 그대에게 '인간네비게이터' 라고 별칭을 달아주었었다.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척척 잘도 찾아내었었지.

 

단단한 육체와 웅장한 산사의 주지스님같은 풍모를 지닌 그대는 언제나 든든한 우리들의 벗이었다.

 

뉴질랜드 세계 최대의 높이를 자랑하는 번지점프대에서도 우리들에 앞서 그대가 제일 먼저 새처럼 활강을 하여 뛰어내리며, 두려워 떨고 있는 님은 도전자 세 명에게 용기를 북돋워주었지. 그때 바로 사부님의 막내 해언양과도 함께 했었잖아, 우리.  새벽 늦게까지 수업을 하고 단지 한 두 시간 정도 눈을 붙인 후에,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신 새벽에 일어나서,  누구랄 것도 없이 먼저 일어난 사람이 서로의 캠퍼밴 문을 두드려 깨우고는 늦을 세라 서둘러 향하며 졸음에 겨운 눈을 애써 비벼댔었지.

 

사부님과 함께 포함에도 가서 영남권 형아들과 밤새 어울리며 즐거웠었는데... .  이제 사부님도 안 계시고 그대 마저... 없네?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거야? 우리를 남겨두고서... .

 

아내가 갑상선암을 앓고 있을 때에도 걱정을 함께 나누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며 늘 담대하려 애쓰는 모습이고는 했어, 그대는.

 

사부님 편찮으실 때 그래서 그대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 왜 이리 연락이 안 되는 거냐고 답답했는데, 어찌 이런 날벼락같은 소식을 듣게 될 줄이야...  .

 

그러나 우리 그대 마음 잘 알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언제나 늠름히 앞장 서던 그대를... .

아마도 그래서 그대가 황급히 먼저 가 우리들의 사부님 반겨 맞으려고, 비록 천상극락이라해도 절대 외롭지 않게 해 드리려고

또 인간네비게이터를 작정했던가 보다.

 

그래... 그래.... .

모쪼록 사부님과 천상에서 남은 수명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바래...  . 제발!!! 오래 살아주기를 바래.

네가 있어 오히려 든든하기까지한 이 심정을 이해해 주려므나.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련다.

아우야, 현웅 아우야!

사부님 잘 부탁하고, 부디 사부님과 함께 천상의 복락 다 누릴 수 있기를...  오래 살아주기를!

사랑한다. 현웅아, 편히 쉬거라. 안녕... .

 

 

                                                                                                    

                           스승님 떠나 보낸 슬픔에 정신이 없는 지경에 이어진 황망한 부고를 접하며

                                                                           2013. 사월19일에 꿈벗 써니 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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