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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님께서 20074150226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님의 글을 읽고 저의 고등학교 2학년 때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1학년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은 모조리 이과를 가고
혼자 문과로 진학한 저는..친구가 없어 너무 외로웠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친구를 사귈 수 있나
매일 노심초사였습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고..두달이 지나도 옆엔 친구가 없어
결국엔 내가 뭔가 문제가 있나 자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1학년 때 친했던 친구에게 상의를 했습니다.
내가 왜 친구가 없을까? 것 때문에 너무 괴로워..라고 했죠.
친구 왈 '내가 보기엔 너가 너무 어깨를 펴고 걷는 것 같아.
그래서 약간 잘난체하고 거만해보여'.
충격이었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 그렇게 보일 수 있구나..
그날부터 어깨를 움츠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거만해 보이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죠.
지금 생각해 보면 참..웃음이 나옵니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어깨를 움츠리고 걷다니..
하지만 그땐 정말 필사적이었기 때문에,
어깨만 움츠리고 다니면 친구가 생기리라 확실히 믿었죠.

헌데 재미난 건, 저의 '어깨전략'과는 별 상관없이
그냥 친구가 생겼다는 겁니다.
즉 어깨전략은 별 효과도 없으면서
괜히 저의 자존감만 낮추어버렸고,
또 자세만 나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

그때 친구가 이렇게 말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혜야. 넌 이미 나에게 좋은 친구야.
너의 새로운 반 아이들도 너의 장점을 곧 발견하고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할 거야.
그러니 너무 괴로워하지 말고
그냥 너의 모습 그대로 있으면 돼'.

저도 님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한번도 뵌 적 없지만,
님은 현재의 모습 그대로 온전한 존재라고 믿습니다.
직장상사가 님의 눈을 보고 뭐라고 흠을 잡더라도,
그것에 흔들리지 않는 존귀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님이 현재 가진 문제에 대한 답 또한
님이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 답이 마음 위로 떠오를 것입니다.

저와 너무 비슷한 이야기를 써주셔서
글이 괜히 길어진 건 아닌가 싶네요.
님의 괴로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 글이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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