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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10시 34분 등록

꿈은 지금 여기서 자라서 꽃을 품는다


(단군프로젝트 단군1기 천복부족 출사표)

한정화 (2010년 9월 4일)


1. 제목 : 꿈은 지금 여기서 자라서 꽃을 품는다


창조적인 꿈은 친구들 사이에서 성장하고 적들 사이에서 움츠러든다. 나의 꿈은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와 같다. 나는 나 자신과 나의 꿈을 잘 돌볼 것이다. 꿈은 창조적인 성공과 함께 창조적인 실패를 필요로 한다. 나는 꿈을 향한 나의 작은 활동들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나는 꿈에 다가가기 위해 날마다 꿈을 들여다본다. 매주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다..


이 과정이 내가 해결해야할 문제와 감정을 유발시킨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 나는 이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알맞은 수면과 식사, 운동, 치유, 자유로운 행동을 통해 나 자신을 잘 돌볼 것이다.


나의 꿈을 이뤄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 나의 꿈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꿈은 가족들과, 지인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나와 같은 시대를 살며 울고 웃으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더욱 풍요로워진다.


꿈은 그것을 이룰 힘과 함께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니 결코 약함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기쁨으로 달리고 그리고 날아오른다. 나는 자신을 신뢰함으로서 힘을 얻고, 실천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간다. 나는 미래의 나와 만난다. 지금 여기에서.


2 . 전체적인 목표

2-1) 눈과 손이 시각화에 민감해지도록 많이 그린다(절대적인 양(600장)을 채운다).

양은 내가 맡고 질은 신에게 맡긴다. 양은 내가 맡고 질은 신이 맡는다. 의심하지 않는다. 나는 신나게 실험하고 신나게 실패하고 다시 실험한다. 질은 신이 맡기로 했으니 실험하고 반영하고 실험하고 즐긴다.

2-2) 꿈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를 준비한다.

여러사람과 같이 즐길 궁리를 한다. 꿈그림, 엽서 등으로 더욱 즐거워진다.


3 . 중간목표

습관을 들이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 5시~7시

1) 매일 그린다. 그리고 매일 아침밥을 먹는다.

2) 종이 600장을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채운다.


20일 : 스케치북 1권 + 모아 놓은 종이 10장 사용

- 재료를 함부로 다룬다(1). 처음 20일 동안 크레파스 1개를 다 쓴다.

40일 : 스케치북 1권(큰 사이즈) + 꿈그림 2번 실험과 그림

- 종이를 함부로 다룬다. 꿈벗 소풍에 전시회를 연다.

63일 : 스케치북 1/2권 + 모아 놓은 종이 사용 + 꿈그림 2번 실험과 그림

- 모아둔 종이에 모두 낙서를 한다. 신나게 베껴 그린다.

84일 : 스케치북 1/2권 + 새로 구입한 60장의 다양한 종이 사용

- 책 읽은 것 그림으로 리뷰, 새로 구입한 종이를 함부로 다룬다. 신나게 베껴 그린다.

100일 : 스케치북 1권 +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 크게 그리고, 신나게 날아다닌다. 머리보다는 손을 쓴다. 카드 보낸다.


4 . 예상 난관과 극복 방안

* 새벽에 너무나 자고 싶다.

--> 전날 일찍 잔다. 6시간을 자도록 한다. 오래하려면 몸의 요구를 무시하면 안된다. 방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 그림 그리기 싫어지면

--> 작업대를 깨끗이 치우고, 방을 청소한다. 작업대에 물건을 올려두지 않는다. 그림들을 정리해서 가지런히 해 둔다. 어깨를 돌리고 팔을 휘젓는다. 마음이 풀릴 때까지 몸을 움직이고 일부러 구상은 하지 않고 그냥 손을 종이 위에서 굴린다.


* 아프면 몸은 마음과 같지 않다.

--> 추위 혹은 과도한 집중으로 몸살이나 두통이 오면 약국과 병원을 찾는다. 더운물 샤워를 한다. 목욕을 규칙적으로 한다.


* 가까운 사람을 만나면 하루쯤 빼먹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주말에 시골에 내려가거나, 밤늦은 시각까지 활동해야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새벽에 혼자 집중할 있는 공간을 자기 전에 확인하고 확보한다.


* 마음이 침체되면 오래가는 타입이다.

--> 지인 불러 과일 사달라고 한다.


 * 새벽에 깨어있는 동안은 긍정으로 채운다. 새벽시간은 자책으로 허비하지 않는다. 그림을 구상하다가 보낸 시간을 허비했다고 자책하지 않고 긍정한다. 그리고 구상은 10분을 넘기지 않고 구상을 바로 지면으로 옮겨둔다. 손이 구상한다. 그리면서 구상한다.

완성을 위해 3~5번의 시도를 스스로에게 허용한다. 또한 반대로 3번째부터가 진짜라는 생각에 미리서부터 초기에 그린 것을 버리지 않으며, 단기 집중을 처음부터 포기 하지 않는다. 새벽시간은 자기긍정의 시간임을 잊지 않는다. 단군일기에는 기쁨을 주었던 것들에 대해서 기록한다.


5 . 목표 달성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나는 더 자주 웃게 되었다. 웃음은 절로 나온다. 세상은 이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다.

눈이 움직이면 손이 움직이게 되었다. 발이 가벼워지고 몸은 통통 뛰어올랐다.


지인들의 생김과 작은 표정의 변화가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꿈은 이곳에 와 있다. 꿈은 웃음짓는 얼굴에 바삐 움직이는 손길에 힘찬 발거음에서 빛나고 있다.  나는 손을 뻗어 꿈을 만진다. 손이 말을 걸고 온몸으로 말한다.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다고. 함께해서 아름답다고.


6 . 나에게 줄 보상

나를 마음껏 칭찬하고, 내 기쁨을 지인들과 같이 나누고 싶다. 작은 것을 선물한다.


- 꿈그림 한 장을 그릴 때마다 약속한 통장에 기금을 이체하여 기록해 둔다.

- 1번째 스케치북을 쓴다(120장 그림). 가을 들판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노랑의 물결과 노란 나뭇잎 속에서 한나절을 보낸다.

- 2번째 스케치북을 채운다(120장). 음악 테이프 1개 구입한다. 그리고 가을 들판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 3 번째 120장이 채워진다. 산에서 밤을 보내고 싶다. 가을을 느끼고 담고 싶다.

- 4 번째 120장이 채워진다. 방을 정갈하게 치운다. 지인들을 초대해서 김치찌개를 먹는다.

- 5 번째 120장이 채운다. 채워진다. 겨울바다로 간다. 바람을 먹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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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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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4 10:45:48 *.118.58.23
ㅎㅎ 역시 부지런한 선배~ ^^
선배, 출사표 타이틀 살짝 고쳐주실래요..?

[단군 1기- 출사표- 천복부족]
누가 어제 그러던데, 단군 1기- 200일차는 천복부족으로 이름을 통일하자고요?
나름 괜찮은 것도 같은데 어떠세요? ㅎㅎ

부족이름은 그렇다치고라도, [단군 1기]는 표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100일 뒤에는 단군 2기 분들이 이곳에 200일차 출사표를 올리게 될터이니 말이에요.

선배 출사표 응원 멘트 역시 조금 있다 다시 들어올게요.
어제 선배의 수상 소감 지금도 눈에 선해요.
그저 묵묵히 자기 길 가는 선배.. 100일 동안 400장의 그림이라..
선배를 다시 알아가는 단군의 후예가 더욱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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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4 10:55:55 *.72.153.58
타이틀 고쳐 두었습니다. 부지런한 수희향님 덕분에 제가 또 즐거운 100일을 맞겠군요.

아 제가 어제 뭣 짓을 했죠? 헤헤헤. 수상소감 적어갈껄 그랬어요. 그렇게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다니. 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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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4 10:46:35 *.169.160.26
꿈은 창조적인 성공과 함께 창조적인 실패를 필요로 한다<=이 말이 정말 와닿네요. 한정화님 보면서 더 힘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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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연
2010.09.04 19:05:38 *.169.160.26
네 안그래도 오늘 다이어리 보다가 '꿈으로 가는 작은 실천' 때 정화님이 나눠준 계약서를 다시 읽었는데(구변연 홈페이지에 들어오니 정화님이 그 얘기 써 놓은 거 보고 우연의 일치? ㅋㅋㅋ) 거기에 있는 문구더라고요. 또 그거 읽으면서 한 참 그 때의 즐거움을 회상하였습니다. 그 때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 또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때보다 서로 더 성장한 듯 합니다. 항상 화이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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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4 10:57:46 *.72.153.58
꿈은 창조적인 성공과 함께 창조적인 실패를 필요로 한다 <-- 문연님 이 글귀 생각나시죠? 1월 10일에 우리가 '꿈으로 가는 작은 실천'이란 모임하면서 계약서에 넣어서 같이 읽었잖아요. 아티스트웨이에도 나오는 문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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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5 20:38:37 *.109.55.178
200일차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

기회가 닿아 제가 그린 꿈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함께 멀리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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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2 08:23:30 *.72.153.58
꼭 보여주세요. 보고 싶습니다.
"매일 하면 오래가고, 함께가면 멀리 간다."
emoticon
까만 김경인님과 조금 덜 까만 타오 호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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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6 07:09:17 *.72.153.58
단군일지 101일차 (2010년 9월 6일)
1) 기상시각 : 4시 47분경
알람시각이다.
그전에 2시부터 1시간마다 한번씩 깼다.
2) 한일
휴대폰 게임 + 그리기 7장
3) 기쁜 것 +느낀점
아침이 참 차분하다. 특별할 것 없는 아침이다. 그런데 특별한 날이라니. 오늘 하루 행복하게 지내보자.
비례 맞춰보자. 잘하는 거 하라는데 나는 지금 잘 못하는 거 하고 있다. 사람 잘 그리고 싶다.
4)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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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9월 6일 오후 1시 30분>
- 엄청 졸렸다. 잠 부족은 몸이 간질거리는 것으로 왔다. 몸이 살짝 아프게 간질거린다. 피곤해서 잠이 쏟아질 때 나타나는 떨림이다. 점심 때 밥 먹고 책상에 엎드려서 10여분을 자고 나니 괜찮아졌다.
잠은 꼭 6시간 채우자.
<덧붙임 9월 6일 밤 11시 10분>
천복을 찾는 것에 관련하여 수련부분을 충실히 단군일지에 담으라는 말이 생각나서 덧붙인다.

한복입은 할아버지를 세번째 그릴 때는 마음에 들었다. 첫번째는 얼굴을 너무 크게 그렸고, 두번째도 어색했다. 세번째는 봐줄만했다. 그런데 내가 가진 자료사진 중에 이 게 첫눈에 들었던 거는... 주름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사람이 크게 나온 것도 연습의 이유가 되지만, 나는 역시 확실히 윤곽을 알기 어려운 어떤 것(여기서는 복잡한 한복 주름)에 끌렸던 것이리다.
여인도 여러번 그리고서 괜찮아졌다. 치마와 깃이 독특한 디자인이라서 패션지에서 뜯어낸 것을 마믐껏 뽑내고 있지만 나는 그 복잡한 것을 세밀하게 그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잠깐 치맛단을 그렸다. 어그제 100일 창작 모임에서 사람을 아주 잘 그렸던 멤버가 있어 나는 잠깐 샘을 내었다. 나도 그렇게 사람을 매끄러운 선으로 매끄럽게 그려보고 싶다는 샘. 물론 그 방식이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제대로 형태를 잡아낸 것을 어찌 부러워하지 않을쏘냐? 그러면서 나는 한가지 실험을 덜했다. 내가 깔끔한 선을 못한다면 나만의 방법으로 변형을 하면 되잖아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쉽게 일어나지는 않았다.
역시 펜으로 곰돌이 푸우와 그 친구들을 그릴 때도 매끄럽지 않은 선들 투성이였다. 변형이란 것은 기본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기존과 다른 알파가 큰 몫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난 우선 바탕이 탄탄하지 않으니 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는 거다. 발판이 흔들릴 때 도움닫기는 별 효과 없다.
그래도 한번 더 해봐도 되지 않나. 내일 또 아침이 올거니까. 변형이건 세부묘사건 한번 해보자. 유쾌하게 실험하고 유쾌하게 실패한다. 그게 이번 100일차에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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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2010.09.06 10:02:10 *.90.31.75

한정화님,
웃을 때 정화님의 볼에 수줍게 떠오르던 보조개가 생각납니다. (참 예뻤습니다!)
2기 단군이의 첫 걸음을 떼고, 또 이렇게 성실히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 반갑고 좋습니다.
오늘 하루, 잘 보내고 이따 저녁에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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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6 10:27:21 *.118.58.122
선배 600장이요... 와...
단군이를 하면서 정말 성실하고 꾸준한 선배 모습에 다시 한번 감동이었어요.
특히 수상 소감 말할 때 천진하게 웃던 선배 미소가 저를 웃음짓게 만듭니다..^^

선배. 100일차에 이어 200일차도 선배의 꿈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며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올해의 끝에서 마냥 행복한 미소짓는 선배를 상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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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6 23:19:13 *.72.153.58
네. 또 한번의 100일을 행복하게 지내겠습니다. 수희향님도 매일 더 행복해 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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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10.09.06 20:33:23 *.97.192.65
정화언니.. 소라^^
언니의 뚝심은... 정말이지.. ㅎㅎ
그냥 너무 멋질뿐이야..

나는 양을 맡고 질은 신에게 맡긴다는 말....
이 진리를 언니는 이미 알고 행하고 있다니
또 한번 멋지다고 말해주고 싶어.

많이 웃고, 많이 웃어.
미친듯이 그리고, 또 그려...
그리고 행복해^^

언니의 창조놀이광고를 보면서
머지 않아 함께 시작할 날이 오겠구나 생각했어.
그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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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6 23:22:30 *.72.153.58
반가워 소라야. 너두 네가 좋아하는 것 마음껏 하고 행복을 누려.
문화센터만들어서 한 강좌씩, 각자가 하고 싶은 창조놀이 멤버를 모아서 해보자. 그게 내 미래 모습 중의 하나야. 지금 신나게 실험해보고 신나게 실패하고 신나게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보자.

"양은 내가 맡고 질은 신이 맡는다." 줄리아 카메론 정말 대단한 분이야...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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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7 05:11:36 *.161.173.71
(한정화)님.

끈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편, 예전의 핸펀 광고에서 "가끔은 꺼 두셔도 됩니다"~~

아침에는 문자 안 보낼께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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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7 17:27:29 *.93.45.60
고정욱님 핸드폰은 가끔 그렇게 꺼두지요. 헤헤헤.
출근 알람을 위해서 켜두는데 히히히 그건 시계로.

모닝문자거부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가끔 문자로 출첵해야하는데..히히히.
그때는 5시에 출첵하는 분덜에게 보내야지.. 랄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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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7 07:15:02 *.93.45.60
단군일지 102일차 (2010년 9월 7일 화요일)
1) 기상시각 : 4시 47분경
전일 취침시각은 11시 30분이 넘었다. 101차 후기를 그림그리면서 느꼈던 것을 추가하느라 늦어졌다.
그리고 깨어나기까지 새벽잠은 아주 달았다. 좋다.
2) 한일
자세히 그리기 1장

3) 기쁜 것 +느낀점
나도 자세하게 차분하게 그릴 수 있다??!1 자세하게 그리는 동안 그 생각이 자꾸 났다. 자도 자세하게 그릴 수 있다. 시간을 충분히 주고 차분히 한다면.. 긴장하게 된다. 펜으로 그릴 때는 더욱 그렇다. 지울수가 없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그것을 즐긴다. 선이 적당한 곳에서 구불어지는지, 적당한 곳에서 마치게 될지, 너무 힘을 주어 번지지나 않을지 이런 긴장을 즐긴다. 옷의 무늬를 그려넣고 잔주름을 그릴 때, 비슷하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너무나 자세히 그리면 전체와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고 들어온 터라 선의 굵기 조절을 했다. 주름이나 무늬는 조금 얇은 선으로 천천히 그리고 외곽선이 되는 듯한 선은 조금 더 굵게 그렸다.
긴장이 조용한 시간에는 좋다. 긴장을 즐기는 것도 그림의 일부라고 낙서잘하기 이준구 선생님은 그러셨는데... 그것도 한번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
커다랗게 아주 많이 자세하게 그려보고 싶다. 펜으로 그려서 긴장이 빡빡하게 한번 그려보고 싶다. 보는 사람도 긴장하게 그렇게 한번 그려보고 싶다. '험'하고 숨을 쉬어야 할 만큼 긴장하게.
그림을 보다보면 긴장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화가의 손의 움직임이 그림에 그대로 들어가기 때문일 것이다. 감상하면서 공명한다.

1시간 정도 집중해서 그리고는 그 후로 집중하지 못했다. 더운물 샤워 그후에 로션 바르는게 너무 좋다. 아침에 샤워하는 것 이번에 단군하면서 엄청 좋아져서 많이했다. 오늘도 그렇다. 몸이 확 풀리는게 좋다. 그리고 은은한 바디로션향이 좋다. 풀냄새도 아니고 나무 냄새도 아닌 것이, 과일향도 아닌 것이 기분이 좋다.

아침밥을 먹기로 나와 약속하고 먹은지 2일째다. 오래하고 싶다. 그래서 아침을 꼭 챙겨먹을 거다.
회사가서 비실거리고 싶지 않다. 내가 취미로, 내가 즐겁게 하는 일을 하면서 남 눈살 찌푸리게 하고 싶지 않다. 활기차게 보이고 싶다. 아니, 보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정말 생기있는 사람이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발걸음은 가볍다. 그렇게 하고 싶다.

중간에 쉬는 시간 생기면 그 이후에 다시 몰두하기 어렵다. 쉬는 시간을 짧게하고 다시 몰입하는 방법 찾자.
오늘 아침은 커피 물을 끓이다가 그 이후로 집중 못하고, 빈둥거리고 씻으면서 시간 보내고 했다. 더운물샤워 좋은 향 모두 좋지만 그림그리기의 대용품으로는 쓰고 싶지 않다. 
뭔가를 대신해서 바꿔가고 싶지 않다.  성소를 성소답게 분위기를 잡아서 날 더 꼬셔봐야겠다.  

4) 그림
20100907-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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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9.07 07:39:54 *.226.153.20
이제서야 부족원님들 출사표 탐방을 시작합니다. 정화님의 출사표...굉장힌 균형(?)이 잡혀 있는 느낌입니다. 지난 100일을 제대로 보낸 내공에서 나오는 탄탄하고 내실있는 계획과 그 속에 자리하고 있는 즐거움이 보입니다.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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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7 17:34:58 *.93.45.60
9월 7일 기록
= 엊그제인가 ... 본 것 중에
고양이의 연꽃놀이가 있다. 연꽃을 제대로 보려면 깜깜한 밤중에 간다고 한다. 거기서 밤이란 새벽이었다. 캄캄한 새벽에 길을 나서 자그마한 배를 타고 연꽃 근처에 가면 서서히 해는 빛을 세상에 뿌린다.
연은 그 빛에 반응하여 그동안 모아 두었던 자신의 향기를 햇살과 함께 터트린다.
고요한 시간에 꽃이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연꽃을 제대로 즐기려면 꽃이 터지는 새벽에 그 옆에서 '뽀옥'하는 소리를 들으라고 고양이의 연꽃놀이는 일러준다.

단군프로젝트... 우리의 새벽은 그런 시간이 될 것이다. 
연꽃처럼 맑은 기운으로 자신을 터뜨리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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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8 09:26:49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03일차 (2010.09.08 수)
1) 기상시각 : 4시 20분경
새벽 4시경에 왼쪽다리에 쥐가 났다. 아픈 종아리를 꾹꾹눌러 진정이 되고 나니 잠은 확 달아나 있었다. 잠 1시간 부족은 낮활동에 지장이 있는 거 같아 다시 자보려고 했지만 어려워져서 그냥 일어났다.

2) 단군 활동
손풀기를 하고 예전에 그려두었던 드로잉을 뒤적거려서 적당한 것 찾아 색칠을 했다.  (그림 2장)
20100908-2.JPG20100908-1.JPG

- 손풀기
근육이 그릴 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우선 선긋기를 위해 새종이를 펴고 손이 얼마나 말을 잘 듣는지 확인하고는 차분하게 가로선을 그었다. 끝까지 다 채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중간에 여러번 들었다. 선을 가늘고 길게 정확하게 그릴 수 있도록 연습했다. 한국화 그릴 때 가늘고 긴 선을 그어서 힘조절을 연습한다. 그런데 연필 목탄으로 그거 하려니 좀 어색하다. 그렇게 마음의 변화가 미묘할 때 선 긋기를 고만할까 하는 마음이 동했다.
그래도 끝까지 채워봤다. 가로로 그으면서 다 그으면 이번에 세로선을 긋는 것을 연습할까했지만 하지 않았다. 생각과 행동은 거리가 멀다. 게으르다.

- 계속 시간을 빈둥거릴까 하다가 다시 마음을 잡았다.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라도 놀아보려고 예전에 그려둔 드로잉 중에 색을 입힐 것을 찾았다. 비교적 큼직하고 단순하게 그려진 게 눈이 띄었다. 색은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색이 아닌 실제와 다른 색을 넣었다. 서양에서 초록색피부는 괴물을 뜻한다. 아마도 창백하게 죽어가는 사람의 피부색을 연상시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서양에서의  인간은 모두 빨간 피를 흘리고 따뜻한 것이라는 표시로 적당히 붉은 밝은 색을 띄니까 그럴지도 모른다.
마음에 들어서 많이 사용했던 크레파스 한개가 다 닿았다. '밝은 녹색'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으로 녹색에 흰색을 아주 많이 섞었을 때 나타나는 색이다. 초록들을 적당히 썼다. 약간은 묘한 색들로 칠했다.
색을 칠하면서... 실물을 보고 그린다면 나는 어떤 색을 사용하게 될까 궁금해졌다. 지금은 완전 비이성적인 색, 혹은 내가 좋아하는 색을 사용한다. 실제 상황에서는 나는 어떤 색을 쓰게 될까.

어믄짓을 많이 하는 동안 시간을 많이 허비해 버려서 색을 가지고 노는 게 즐거워졌을 때는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다. 일어서야한다. 목욕을 하고 밥을 챙겨먹고 회사를 가야할 시간.
이렇게 안타까워할거면서 2시간을 충실히 못 채운 거 아깝다. 회사 가기가 싫어지는데...
오래하고 싶다고 했으니 씻고 밥을 먹어야 한다. 그게 오래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니까.

3) 즐거움
밝은 녹색과 상아색 이쁘다.
사용이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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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20:32:47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04일차 (2010.09.09 목)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자고싶다. 미치게 자고 싶다. 선선해서 자고 싶다.
2) 단군 활동
단군일지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저녁 8시 12분) 세차게 비가 내린다. 지금 막 빗줄기가 굵어져서 비오는 소리가 요란하다. 좋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 약하게 떨어졌는데 올 여름은 비가 엄청나게 왔던 것 같다. 자주 왔다. 그래서 좋았다. 내가 비를 너무나 좋아해서 많이오나 잠깐 착각에 빠졌다. 비가 너무 좋다. 시원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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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 이어서 색을 가지고 놀았다. 동그란 균을 빨갛게 칠하고 나무를 초록으로 하고 머리에 나뭇가지 달린 녀석을 초록으로 칠하면서 나는 참 원색적인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빨간균은 한면에 여러가지 색을 섞어가면서 입체적으로 칠했다. 이뻤다. 그림책이나 일러스트레이션보면 정성을 들인 것 같고 색이 더 고와 보이는데 그건 이렇게 색을 여러색을 칠해서 그런게 아닌가 짐작한다. 단색으로 칠해버리면 왠지 쉬워보인다. 파랑이 얼굴에는 상아색과 하늘색을 엷게 칠했다. 어제부터 상아색이 마음에 든다. 연한색을 선호하지 않은 편이었는데 이 색은 마음에 든다. 편안한 색이다.

한참을 칠하다가 이렇게 색을 칠하는 것을 멈추었다.
색도 좋은데 내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새벽시간에 뭔가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게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많이 들어가는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 엊그제부터 사람을 많이 넣은 커다란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 승완의 꿈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사람이 많이 들어가는 구상이다. 사람을 안보고 그리는게 어려운데 그래도 한번 그려보자 싶어서 우선 크게 한사람의 자리를 잡았다. 안보고 그리려니 사람의 모습이 떠오르질 않는다. 옆으로 살짝 돌린 얼굴의 귀가 어디까지인지 눈과 코가 어떻게 보이는지 도통 떠오르질 않는다. 친구의 말 300마리는 괜히 나온게 아니었다. 그 친구는 말 300마리를 그리면서 머리 속에 말을 담고 손 근육이 말을 따르도록 만들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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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을 바로 접고 연습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잘그리고 싶다는 욕심은 나의 그림 스타일과는 맞지 않지만 내가 그리고자 하는 꿈그림에는 사람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 나답게 사람을 그릴 수 있게 만들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눈에 뜨는 것은 인체 비례연습, 동작을 그리기 위해 사둔 피규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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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작을 조금씩 각도를 바꿔가며 몇차례를 그렸다.  상체를 그리고 하체를 그릴 때쯤이면 다리가 길어져 있었다. 상체는 짧게, 하체는 길게 그리는 특징이 피규어를 보고 그리는데도 나타났다. 아후 정말이지 이 버릇은 매우 고치기 힘든 거구나.

6번째를 그릴 때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습만 하는가?"
연습이 아닌 그림은 언제 그리나, 새벽은 연습보다는 즐거운 활동이어야하지 않나?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뭔가를 준비만 하는 것은 별로다. 실제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해야하는게 아닌가?

난 출사표에 질은 안따지고 양만을 채우겠다고 하고서는 그림그릴 때 수도 없이 다른 생각이 뛰쳐나온다.
수도없이. 수도없이. 가끔은 한장안에는 수많은 고민이 들어간다.

온전히 즐기고 싶다. 연습은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니어서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아침이었다.
손이 종이위를 날아다닌다면 아마도 같은 포즈를 5~6장 정도 그리지 않았을까. 그래 그건 과거를 이랬으면 어땠을까하는 가정박에 되지 않는다. 영어에서 그러지 않은가 가정법은 사실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쓴다고.

출사표에 써둔 말 잊지 말자.
'그림을 그리고 아침을 먹는다.'
'양은 내가 맡고, 질은 신이 맡는다.'
복잡할 것 없다. 즐겁게 영혼과 육체를 채우고, 나머지는 신에게 그냥 맞기는 거다. 그냥 하자. 그냥.

4)즐거움
<즐거움의 요소>
색을 입체로 쓰려면 비슷한 색들을 골고루 섞어 쓴다. 미묘한 색감의 차이가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고 풍성해 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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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21:35:10 *.21.107.161
정화님
단단한 결의가 느껴지는 출사표네요!
오늘 사용한 그림도구는 크레파스인가요? 색깔이 정말 예뻐요.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가지 색들을 사용해서 입체적으로 색칠한 효과인가봐요. 동화스런 느낌도 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우주는 정화님 편~^^
지금 이 시각 밖엔 비가 무척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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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0 07:22:41 *.201.121.157
현주님.
정화님에게만 댓글 달아주시는건가요? 버럭~~~~

경영연구소 최초 수료증 보유, 단군1기 부족장에게도 덧글 달아주시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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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0 07:28:11 *.201.121.157
'양은 내가 맡고, 질은 신이 맡는다.'
복잡할 것 없다. 즐겁게 영혼과 육체를 채우고, 나머지는 신에게 그냥 맞기는 거다. 그냥 하자. 그냥

아주 좋은 글귀네요.
가지고 가겠습니다. ㅎㅎ
제 책상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겠습니다.
귀하의 메시지가 경영연구소 최초 수료증 보유, 단군1기 부족장의 창문에 붙는 영광을 누리셨습니다. ㅎㅎ


저도 비슷한 글귀를 붙여 놓았어요.

나쁜 PT(프리젠테이션)은 없다.
PT는 경험이다.
더 많이 할 수록 더 많이 경험하게된다.
계획된 경험보다 예상할 수 없는 나쁜 경험에서 더 많이 배운다.
그러니 계속하자
완벽에 대한 집착을 떨치자
위험을 감수하자.
할 수 있을 때마다, 할 수 있는만큼 경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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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09.10 07:31:06 *.92.193.30
지난 토요일에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추상화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박종하 작가와 중국의 리레이 작가의 추상화 2인전이었지요.
개막식에 앞서, 추상화에 대한 세미나도 있었는데요.
난생처음 <추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때 들은 설명에 의하면 정화님의 선그리기가 바로 추상화이군요.
오늘 마음이 어지러웠는데, 선을 그린 작품이 마치 잔잔한 바닷물결같은 느낌으로 전해집니다.
마음에 약간의 평온이 느껴지네요. 앞으로 이곳은 제가 < 산책하러 오는 미술관>이  될 것 같습니다.
단군1기의 단군카드에 그림재능 기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영웅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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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0 08:53:46 *.93.45.60
추상화....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요. 매일 선을 긋고 매일 글씨는 쓰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그 선과 글씨가 날마다 다르다고 하네요. 그 미묘함까지는 모르겠습니다. 해봐야알죠. 저는 몰라요. 히히히.

미술관 산책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즐겁게 그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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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0 09:03:29 *.72.153.58
날아가는 단군일지 105일차 (2010.09.10 금)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빗소리가 좋아서 시원해서 너무나 자고싶다. 하하하. 자고 싶다는게 얼마나 가는지 한번 보자. 하하.
출석하는데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웹브라우저 클릭했는데 뜬금없이 업데이트 한다고 시간을 끌어버린다. 아하. 오늘 아침에 알람 듣고 머리를 이불에 비비고 몸 꼬고 했던거 막 후회하는 시간이었다. 벌떡 일어났어야 하는데, 벌떡일어났어야하는데가 연발이었다.

2) 단군 활동
그릴 것 없는게 문제지. 그리고 싶은게 없는 게 문제지. 하고 싶은게 없는 게 문제지. 무엇을 한단 말인가.
전날 그리던 것에 색도 좀 칠하고, 다시 사람 동작 그렸다. 피큐어 사람은 머리가 맨질맨질하다. 생동감이 없는 날이다.
잘 그리지 못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그려볼까 했는데, 그 중에 덩어리로 그리기 방법으로 해보는데 양감을 모르겠다. 선으로 그리는게 어색해서 덩어리로 그리기를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된다. 크레파스로 시도했는데, 불편하다.
연필로 덩어리그리기보다 크레파스로 덩어리그리기가 쉽다. 색을 칠하는 게 덩어리감이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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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물결을 흐름을 집어 넣었다. 어제 회사에서 출장으로 기상청과 국가위성센터를 방문했다. 거기에서 본 것은 일기와 위성사진, 레이더 영상, 각종기상분석 그래픽영상이다.

일기도를 보면서, 위성사진을 보면서... 내가 기상청에 근무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과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없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구름이 흘러가는 것, 기의 흐름을 표현한 일기도. 그것을 10년 이상 봐왔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위아래로 뒤섞이는 터블런스에 민감해졌나보다. 남북으로, 상하로, 좌우로 뒤섞이고, 스며들고, 퍼져나가는 흐름은 내 그림 속에 일기도의 선을 닮아서 들어가 있다.

3) 즐거움, 좋은 점.
색 선을 넣는 것이 좋다. 정적인 것에 선을 넣어서 주변으로 무너가가 흘러가고 기운이 퍼지는 것 같아 좋다. 선으로 드로잉하는 것은 못하지만 선을 넣어 흐름을 만드는 것은 너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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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11:12:13 *.93.45.60
길쭉한 팔다리 인간을 조각한... 추상조각을 시작한  '알베르토 자코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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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9.10 23:03:08 *.180.75.152
정화님 단군일지를 보다가 '위성사진'이란 단어가 확 눈에 들어오네요
인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ㅋㅋ위성과 닮았는지는 몰라도 영감받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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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1 11:34:53 *.72.153.58
국화꽃을 닮았네요. 뭔가요?
광택으로 봐서는 금속인 것 같은데...용도가 뭔지 궁금합니다. 사진을 사이즈 좀 줄여주세요. 제 모니터는 작아요. 스크롤없이 한눈에 보고 싶습니다. 변경연 게시판에 맞는 사이즈는 좌우로 폭이 650픽셀 이하입니다.

제가 말한 위성사진은 이것과 달라요. 인공위성사진으로 지구의 기상상태를 촬영하는 기상위성이 찍은 디지털자료를 받아서 지상에서 컴퓨터에 의해 영상으로 만든 자료입니다. 구름들이 흘러가는 사진으로 아마도 태풍이 옮겨가는 사진을 보신적이 있으실 거예요. 태풍의 추적이나 큰 구름덩어리의 추적, 황사먼지등을 촬영해서 위치를 파악하는 사진이지요. 공기의 흐름을 찍는 것이기에 특정형태가 없이 늘 변화하는 한 순간을 찍게 되고, 그 점이 제게 흥미로운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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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1 11:48:39 *.72.153.58
날아가는 단군일지 106일차 (2010.09.11 토)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알람 여전히 좋다. 빗소리 너무나 좋다. 새벽엔 내가 좋아하는 게 아주 많지.

2) 단군 활동
역시나 또 그릴게 없다는 상황이 계속된다.
살아있는 생생한 거 그리고 싶다. 패션지를 집어 들어서 앞쪽부터 그릴만한 거 찾는데 별로 관심 없다. 옷을 예쁘게 찍고, 얼굴에 조명을 많이 사용해서 옷에 관심없는 내게는 패션지는 그냥 패션지일 뿐. 그래도 이전보다는 낫다. 예전보다 디자인들이 조금더 들어온다. 분위기라는 것도 본다. 옷을 참 불편하게 입는 사람들이 조금은 안돼보인다. 그러고 보니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어떤 것은 헛짓거리밖에 되지 않기도 한다. 의상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패션지나 화장품 광고 사진은 그림그릴 때 별 도움이 안된다.

디자이너를 한페이지에 여럿 담은 광고사진을 하나 찾았다. 비교적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는 지면이다. 머리 모양도 자연스럽고 생김생김도 모두 개성이 있다.
패션 디자이너들이라고 짐작하고 봐서 그런가 그들이 나름대로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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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사진보다 길게 그리게 되어서 디자이너 특유의 날카로움을 잡아내지 못했다.
얼굴들이 참 깔끔하다. 자신의 삶에 당당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부럽다.
동양인과 서양인은 확실히 이목구비가 다르다. 코망울의 폭이 동양쪽이 훨씬 크다. 동양인은 눈이 작다. 상하가 작고 좌우가 많이 작은 것은 아니다. 좌우의 폭은 사람마다 다른데, 서양인 중에도 폭이 작은사람과 옆으로 긴 사람 제각각이다.
눈매가 눈 꼬리가 위로 올라간 사람들 참 매력적이다. 눈썹이 둥글게 생긴 사람 눈썹 라인이 좋다.
여기 나온 디자이너들은 모두 이마가 넓은 편이다.

얼굴 그리기를 이론으로 공부할 때, '이마는 넓다'라고 배웠는데 정말 그러하다. 이마는 얼굴의 1/3 아니 1/2을 차지하는 것만큼 넓어보인다.

중간에 4명인가 5명 그렸을 때 고만그리고 싶었는데, 그 마음 잘 잡아다가 내게 속삭였다.
'그냥 한다며? 그럼 그냥 해.'

처음에는 지우개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는데 갈수록 지우개를 많이 사용했다. 일렬로 줄을 맞춰 그리다 보니 위치 잡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서 지우개질을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얼굴 턱을 좁히고 늘리는 데 수도 없이 지우개를 사용했다.
지우개 없이 그리는 것도 연습해 봐야겠다.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고 지워지지 않는 펜으로 그림을 그리면 집중도가 높아진다.

주변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지 않다. 그리는 내내 그 생각 들었다. 단군 천복부족에서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했는데, 그림을 모르는 사람들 초상화를 그리고 싶지 않다. 증명사진같은 밋밋한 사진은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고, 개성이 없어 그리기 곤란하다. 웃지도 않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쁘게 그려달라고 하는 것도 귀찮다. 표정이 없는 사람이 표정을 넣어 그려달라고 하는 것도 곤란하다. 내 기억력은 꽝이다. 웃을 때의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서 안웃는 사진보고 웃는 얼굴 못그린다.
실제 사람이 앞에 있다면 그보다는 그리기 쉬운데 그것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가 자신이 멋지게 보이고 싶어한다. 눈이 작은 사람은 작은 눈으로 그렸을 때, 그 눈 때문에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과 닮았다고 좋아라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덤덤하게 받아들이기도 하는데...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는 것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나는 그림으로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사람얼굴은 그리고 싶다. 초상화를 잘 그려야한다는 조건만, 예쁘게 그려달라는 조건만 붙지 않는다면 그리고 싶다. 초상화를 그리는 것은 관계에 위험의 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 사람을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그 동안 나는 그 사람을 많이 보고, 또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간다.
그림을 배울 때... 화실의 선생님들은, 이미 그려본 동료들은 지인들의 초상화를 그리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림을 더이상 그리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고, 친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그만큼 위험한 것이니 자신이 인물을 잘 그리게 되어 남들이 뭐라고 하건 그림실력을 의심하지 않게 되거나, 남이 하는 말에 상처를 받지 않을 만큼 마음, 심장이 튼튼하다면 가까운 사람들을 그리라고 한다. 만일 그려야 한다면 무조건 예쁘게 그릴 것. 이게 무슨 말인가.
그려지는 그 순간에 이성이 많이 작동해야 하다니.. 나는 그렇게 까지 그릴 때 신경을 못 쓴다. 이성을 작동시켜서 '예쁘게, 예쁘게'를 되뇌어가며 그리고 싶지 않다.


3) 즐거움 + 기쁨
끝까지 참고 그렸다는 칭찬을 스스로에게 한다.
사람의 생김생김을 자세히 보는 것 좋다. 개성은 얼굴 선 하나하나에서 베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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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2 07:45:55 *.72.153.58
날아가는 단군일지 107일차 (2010.09.12 일)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알람 여전히 좋다. 빗소리 너무나 좋다. 새벽엔 내가 좋아하는 게 아주 많다.
깊숙히 꾹 찔러오는 싸한 공기, 벙벙하고 덤덤한 고요, 발바닥을 간질이는 따뜻한 이불, 혼자 깨어있다는 적막함까지.

2) 단군 활동
종료 알람을 듣지 못했다. 어쩌면 일요일이라 정시출근을 위해 맞춰둔 알람이 일요일엔 작동하지 않게 해 두었을지 모르지만 오늘은 시계를 보지 않을 만큼 진지한 시간들이었다.

마음에 담아둔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 변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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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성장시킨 3인방이 담긴 사진. 꼭 악당 셋의 컨셉사진처럼 보이는 사진이다.
나름대로 상상을 해본다.악당1(보스, 주먹이 크다는 이유로 악당 대장이 된 행복한 악당), 악당2(승질 졸라 더러운 내가  백대가리악당이라고 놀리는 2인자), 악당3(외형에만 신경쓰는 것 같지만 악당하고 어울리니 역시 악당인..계산이 빠른 악당) 이 캐릭터 살려서 2시간짜리 희곡만들어도 좋겠다. 생생한 인간들이니 그 특성을 따오기도 쉬울 거 같다.
그 3인방이 보면 간신히 새어나올 쓴 웃음을 지을 캐릭터 만들기지만, 원래 살아있는 것이란 어느 곳으로 옮겨가면 적응과 변형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아 내마음대로 멋대로 창조.ㅋㅋㅋ.
색은 아직 못 넣었다. 지대로 넣어주겠어. 크크ㅡㅋ.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 3인을 금새 악당으로 만들어 버리는 이 시원함, 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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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를 하고 색을 넣을 생각을 못하다가 끝까지 가자라는 생각에 색을 넣었다. 복잡한 것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문제히결과 내 안에서 변형을 꿈꾸었다. 난 사진과 경쟁하지 않는다. 아니... 느낌을 표현한다. 사진에서도 배경을 아웃시켜 주제를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내 성향도 그게 강하다. 자세히 모두 그려넣는 것은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단지 눈에 보이는 수많은 정보중에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아웃시켜서 그림으로  옮길 것인지의 판단이 앞서야 한다. 만일 내가 선을 깔끔하게 쓰는 타입이라면 복잡한 것을 다 넣어서 숨이 멎게 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또 모르지 엄청 큰 종이에 벽만한 종이에 벽만한 캔버스에 대상을 가득 밀도있게 채우는 거라면 하겠다. 작은 종이에 빽빽이 채우는거 내 취향 아니다.
한 지면 안에서 시선이 머무는 곳과 시선이 흘러가는 곳을 배치해야 한다. 어떻게 배치할까.
당연히 사진을 보는 내 시선은 말인지 나귀인지를 타고 있는 구본형 사부님이다. 거기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배경을 넣는다. 색을 어떻게 써야 시선이 그곳으로 흘러 집중할 수 있을까. 빛이 들어간 공간과 그림자 공간을 회색으로 구분해 일점투시의 변형을 만든다. 포인트엔 색칠을 좀더 꼼꼼히 한다. 난잡한 터치가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도록 한다. 다행이도 포인트가 되는 인물은 신윤복의 그림 속 여인처럼 붉은 색 옷을 입고 있다. 붉은 색 포인트...다른 모든 사물의 형태를 압도하는 색이다.

들리지도 않은 음악을 듣는다.
'내마음의 주단을 깔고, 그댈 맞으리. 아~ 한마디 노래는 시가 되고...
그대는 아는가 이마음. 주단을 깔아 논 내 마음.'
안에서 나오는 흥얼거림은 귀와는 상관없다. 가슴에서 나와서 온몸을 감싸고 있기에.
오전에 고운 이를 만난다. 그림을 같이 그리고, 그림 이야기와 일상이야기를 주고 받는 아이다. 새벽에 그림그리는 것을 말할 수 있어 좋다.

주단을 깔아서 맞고 싶은 웃는 얼굴이 고운 아이다. 그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나는 오늘 바보가 될지도 모른다. 주단을 깔아 맞고 싶은 아이. 날 행복하게 만드는 아이. 웃게 만들고 싶다. 웃은 모습이 이쁘니까. 나 때문에 웃는 건 더 예쁘니까.


이 아침 너무나 행복하다.

3) 즐거움 + 기쁨
좋은 거 엄첨 많다. 유쾌하게 근엄이란 것을 버리고, 가지고 놀았다. 놀이란 유쾌한 것.
시선을 모은다는 것을 진지하게 지면에 반영해 보았다.  
마음에 주단도 깔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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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2 15:26:25 *.72.153.58
날아가는 단군일지 107일차 (2010.09.12 일) + 알파
100일 창작 모임에서 (사당역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사당역 스타벅스 분위기 좋다. 조용하다. 아침 일찍... 히히히 10시에 만나서 모임 하다고 했는데, 2명은 아프고 1명은 일있고, 한명은 집이 가까워서 조금 늦게 나오고. 그래서 결국은 둘이서 이야기하면서 그림그리고 시간보냈다.
가을느낌나게 글씨 새겨주시고, 가을느낌나게 색을 해주신다.
초록사과는 요즘 초록색에 대한 탐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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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절반사이즈 캔트지에 스타벅스 리플릿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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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사과가 백붓의 사용을 묻길래 알려주느라 전에 그려두었던 연습그림에 채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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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사과가  '가을'글씨를 써보라고 해서 여러가지 글씨체를 써봤다. 나는 채색을 참 좋아한다. 그 사이에 초록사과는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왼손으로 채색을 했다. 초록색에 대한 탐색을 하는 중이라 온통 초록색과 노랑색을 칠했다. 초록사과가 그린 커피컵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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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리플릿에 채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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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3 07:01:11 *.72.153.58
날아가는 단군일지 108일차 (2010.09.13 월)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 활동
어제 그린 그림에 수채물감을 칠하고, 다시 한장 드로잉하고 색을 칠했다.
크레파스와 수채물감을 사용했다. 둘이 반발력이 있다지만 서로 잘 어울리는 재료이다.
종이가 얇으니 많이 번지지는 않고 부드럽게 퍼지는 느낌이다. 드로잉종이라서 얇아서 물감을 여러겹 칠하는 것은 못하지만 전체로 확퍼져서 똑같은 톤으로 칠하기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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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으려고 세워두었는데, 옆에 물체의 그림자가 그림위에 드리웠다.
그 그림자가 그림의 일부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얇은 종이의 특성상 색이 연하게 나와서 시선을 잡아주는 맛이 없어 주변을 어둡게 하고 싶다. 그림자가 모호한 형태로 가려주니 시선을 두기가 좋다.
현재 상태에서 색을 선명하게 덧입히는 것은 곤란해 보인다.
밑그림을 그린 것은 연필 숯이고 가루가 뭍어나면서 탁해진다. 거기에다가 얇은 종이 특성상 옆으로 단숨에 퍼져면서 섞여서 맑은기운은 넣기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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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분할한 것, 마음에 든다. 피부색이 좀더 붉게 되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실제 사진 속의 인물은 피부가 붉게 보인다.

3) 즐거움 + 기쁨
얇은 종이사용, 번지기. 그림 속의 사람이 웃고 있어서 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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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4 07:24:33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09일차 (2010.09.14 화)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너무나 자고 싶었다. 5분쯤 지나니 그건 까맣게 잊었다. 몰입해 들어가기 전에 유혹이 크다.

2) 단군 활동
엽서를 보내야 하는데 준비가 없다.
꿈그림을 사진 찍어둔 것은 해상도가 너무 낮다.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한다. 그림엽서도 필요하다.
얼마전부터 그리기 시작한 사람이 많이 나오는 사진 보고 작은 사이즈 종이(엽서)에 그린다. 사람을 잘 그리고 싶고 많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화면에 담고 싶다. 당분간 사람을 많이 그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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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은 손을 대면 댈수록 이뻐지는 것 같다. 그건 내가 그림에서는 화려하고 장식적인 면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한다. 어쩌면 뭔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 추가하는 것일게다. 그래도 좋다. 뭔가를 더해서 괜찮아지는 게 느껴지고 그걸 하는 것 좋다.

내가 기상청에 10년 정도 근무하지 않았다면 나는 과연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오랫동안 보아온 구름, 오랫동안 보아온 일기도,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것을 그래픽으로 표현한 수많은 영상들을 보아온 덕분데, 형태가 불규칙한 많은 터블런스를 보아온 덕분에 내 그림에 멋진 선이 들어가게 된 것이 아닐까.
가장 나다운 그림의 한 부분이 오랫동안 보아온 구름과 기상자료를 표출한 영상에서 나온 것을 인정한다.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아주 멀리서 크게 볼 수 있었던 덕분에 작는 공간에 나는 커다란 흐름을 집어 넣는다.
대기의 움직임, 에너지의 흐름을 그림 속에 사람들을 묶어서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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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져서 만들어진 구름 닮은 무늬 속에 갑자기 용이 그리고 싶어졌다. 용의 눈매와 뿔을 그리고 희미하게 비늘을 그려넣었다. 얼마전 단군 1기 천복부족 세미나에서 들었던 '편린'이란 단어의 영향으로, 옆부족 청룡부족이 청룡승천이란 말을 되뇌이기에 영향을 받은 탓이다. 구름을 들여다 보면서 용을 상상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럽다.
구름과 비는 같은 것이고, 용은 물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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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4 07:35:34 *.201.121.157
눈에 보이지 않는 대기의 흐름..
손가락의 비치는 모습..

레전드 부족장은, 이 느낌이 굉장히 신선하고 좋은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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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5 08:11:30 *.37.14.1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10일차 (2010.09.15 수)
1) 기상시각 : 4시 30분경
출장 둘째날, 어제 너무 피곤하도 조금 늦게자서 못 일어날줄 알았는데, 몸이 시계다. 알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2) 단군 활동
방안에 앉아서소품들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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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펜으로 그렸다. 나중엔 크레파스로 조금 색칠도 했다.

글씨를 굵게 쓸까 안을 비워쓸까 했는데... 모두 선으로 그렸다. 차분하게 선을 긋는게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긴장을 즐긴다. 빠른 선을 긋지 않고 차분하게 이쪽부터 그어간 선이 저쪽에서 만나게 하려면 보는 것과 긋는 것을 신중히 해야한다. 그런 긴장을 순간순간 있다. 나중엔 그런 긴장마저 없어진다. 단색의 선으로 긋는 것은 그래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 같다.

내일은 똑같이 그리기가 아닌 내 감성대로 그리기를 시도해봐야겠다. 물론 같은 소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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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6 10:26:37 *.124.233.1
지난 번 킥오프 모임 때 말씀 드렸던 제가 그린 꿈 그림을 스캔해서 보여 드리고 싶은데,
차일 피일 미루게 되네요~^^;;
희석형님의 추천을 받아서
오른쪽 두뇌로 그림 그리기, 창작면허 프로젝트란 책을 샀습니다.
지금은 개인사 작성을 위해 글쓰기로 새벽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릴적부터 꿈꿔온 그림그리기를 연마하고자 하는 씨앗을 뿌려둔 것이지요.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러나 글쓰기 만큼이나 그림을 그릴 때 몰입을 체험하는 것을 볼 때
제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천복이 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어요. ^^
많이 보고 배울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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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6 15:31:36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11일차 (2010.09.16 목)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출장 3째날. 전날 밤 늦게 까지 먹은 술 때문에 몸이 헤롱헤롱이다. 크윽. 

2) 단군 활동
방안에 앉아서소품들을 그렸다. 어제에 이어서 변형하고 싶은 것들을 나답게 그리기를 시도해보았다.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 거 같다. 일부러 의도하지 않은한 이전에 하던 버릇대로 하게 된다.

어제 새벽에 마음 먹기로는 아주 신나게 여러가지의 변형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막상 닥치니 '어떻게'라는 게 떠오르질 않는다.
손이 게을러지는게 술기운 남아서 그런다고 핑계 대어버릴까 하는 마음이 일었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의 나에게 미안한 일이다. 또 하나의 내가 나에게 속삭인다.
"날고 싶다며?"
 

"응. 날고 싶어."

나의 답은 언제나 이것 하나 여야 할 것 같다. 마음에서 북소리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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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기, 작게 보기, 물건을 배치해보기를 시도해보았다. 별로 많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물건에 글씨가 거꾸로 보이게 하고 그리는 것은 마음에 든다. 

그림에 글자를 거꾸로 그려 넣으려니 그때부터는 모양이 더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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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7 07:23:35 *.72.153.58
날아가는 단군일지 112일차 (2010.09.17 금)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알람 덕분에 깬다. 밤에 너무나 피곤하거나 책을 오래도록 읽고 싶어지거나 한다. 잠은 늘 부족하다.

2) 단군 활동
출장길에 아침 산책에 찍어둔 사진을 보고 자연을 그렸다. 맨눈으로 볼때와 그릴 때의 느낌이 다르다.
다양함을 그림속에서는 많이 생략해 버렸다.작고 또렷하게 보이던 수많은 복잡한 선들, 해석할 수 없는 선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형태들이 버겁게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려니 복잡함은 한번의 붓질로 단순해졌다.

물감의 색보다 자연의 색은 더 다양하다.
소묘를 배울 때 들었던 "흰색과 검정 사이에는 무수한 회색이 있습니다"라는 말은 그 보다 강도 높은 '초록과 초록사이에는 무수한 초록이 있습니다'라는 말로 대치된다.
하나 속에 전체가 있고 전체 속에는 무수한 하나가 있다. 만지고 싶고, 만지면 우주가 깨질까봐 만지기도 아까운 그런 자연이다. 덤불로 들어가는 동안 어떤 녀석은 내 바지에 노란 꽃가루를 잔뜩 묻혔다.  아~. 그 속에 서 있는 것으로 우주의 일부임을 느낀다.

"예쁘다'라는 말은 카메라 앞에 선 모델에게 하는 최고의 찬사이다. 그 말을 듣는 대상은 나에게 고운 에너지를 보낸다.
자세히 보다보면 예쁘다라는 말 외엔 다른 말을 잊는다. 그러나 그 '예쁘다'라는 말도 필요없음을 느낀다. 무엇이든지 다 예쁘고 그냥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쁨이다.

햇살과 이른 사랑스런 감정을 그림에 모두 담을 수 있다면 좋겠다.
냇가에서 이름 모를, 다양함이 난잡하게 어여쁜 녀석들 사진을 찍는 동안...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그 우주를 그대로 옮기고 싶어졌다. 눈을 낮춰 작은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한껏 퍼져나가는 느낌이 좋았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다시 작은 사람이 되어 그 속에 들어간 느낌이다. 나는 그 순간 풀잎에 앉은 여치가 되고, 풀섶에 서서  앞에 것을 만지작거리는 꼬마가 된다. 160으로 보는 눈 속의 세상과는 다른 30cm 50cm의 세계는 또 따른 세계다.
아마... 조지아 오키프였던가.... '천남성 안에서 우주를 보았다'고.

3) 즐거움 + 기쁨
커다른 우주는 작은 식물 꼬두리 하나에도 담긴다. Men in Black 에서는 지하철 사물함 안에 은하계가 하나 담기고, 목걸이의 구슬 안에 은하계가 하나 담겨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우주는 광대하다. 아니 그보다 더 광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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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9 20:45:13 *.198.168.205
날아가는 단군일지 113일차 (2010.09.18 토)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 활동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서 그림그리기 어렵다. 미안해서 같이 시간보내다가 그리다가 그런다. 아버지 출근을 위해 어머니께서 새벽밥 하신다. 아버지는 벌써 깨셨다. 자다가 잠덧 하던 조카까지 깼다. 어린 조카놈이 집을 평정해 버린다. 모든 것은 그 꼬맹이를 중심을 돈다.
조카를 보다가 그녀석을 그릴까 하다가 접는다. 같이 낙서를 해봤지만 이녀석 중심으로 움직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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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 이야기 하지 못한 게 이런 결과다.
그림그린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게 먼저인데 아직도 말 못하고 있던거...
그런데 지금은 별로 마음 졸이지 않는다.
단지 오늘은 아이를 위주로 살아야 한다는 거.... 내 활동보다 우선하는 뭔가가 생길 때에 대한 나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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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9 20:56:53 *.198.168.205
날아가는 단군일지 114일차 (2010.09.19 일)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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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를 보는 2가지 방법이란 것.
선으로 몇가지 특징만을 후르륵 보는 것, 그게 무엇인지 어떤 형태인지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그 형태로 그대로 음영까지 넣는 것. 보이는 그대로 그것에 이름을 붙이지 않고 그냥 흡수한다. 하아... 그렇게 거대하게 그려볼 날을 빨리 맞아야겠다. 숨이 멎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보는 것만으로 말이 없어지는 그림을 한번 그려보고 싶다.

요즘 그림그리면서 욕심이 마구 생겨난다.
날리겠다고, 날아보겠다고 한 뒤로 여러가지 실험을 하겠다고 한 뒤로 해보고 싶은 것이 떠오를 때 적어본다. 지금은 그것을 구현하지 못해도 점점 하게 될 것 같다. 해보고 싶다. 하고 싶다.

크레파스를 넣어오지 않는 것을 잠시 후회했다. 일부러 가방을 쌀 때 넣지 않았다. 이번에는 색이 없거나 수채물감을 사용하겠다고 넣지 않은 것 같은데... 없으니 아쉽다. 손이 게을러진 것 같다. 어두운 부분을 어둡게 만드는 터치를 뒤로 자꾸 미루어둔다. 선으로 채우는 것보다 면으로 칠하는것이 빠르다고 지금 말고 나중에 하자고 게으름이다. 손에 무엇을 쥐든지 그것으로 하는 실험도 추가해야겠다. 그건 일부러 같게되는 제약조건이다. 그것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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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0 16:59:31 *.198.168.205
날아가는 단군일지 115일차 (2010.09.20 월)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알람이 좋아.

2) 단군 활동
내 손의 손도와 눈의 속도는 일치하지 않는다. 눈이 더 빠르다. 그러나 손은 눈보다 섬세하다. 눈이 빠른 까닭은 선을 매끄럽게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눈에서 디테일이 사라지면 손은 더욱 디테일을 무시하고 지면에는 민숭민숭함만이 남는다.

언젠가 일기도를 그릴 때 권혁조 교수님께서 맨 앞에 앉은 동기생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주셨다. 얼굴 생김생김은 입으로 말씀하시며 손으로는 얼굴을 그리셨다. '얼굴은 둥글고 눈은 땡글땡글하고 코는 오똑하고 그리고 팔 다리는 쭉쭉 뻗고 하시고는 보여주셨는데 그건 동기생이 아닌 졸라맨이었다.

디테일이 사라지면 사람얼굴은 누구나 졸라맨 같아진다. 그림에서도 어느 정도의 디테일이 바로 생기를 주는 것이다. 내 눈은 어느 정도의 디테일까지를 따라갈까, 손은 어느 정도를 따라갈까. 그것이 말로 무엇이다라고 설명하지 않고 그냥 보여주었을 때 누구나 그것이 무엇인지, 누구인지, 어떤 상황인지 아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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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적으로 내가 그런 것은 설명없이 그 형태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옷의 무늬에 현혹되어, 손의 주름에 현혹되어, 아니면 그 어떤 것에 현혹되어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야한다면 그것은 그림에서 전달력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본인이 옷을 그려 넣었다면 옷주름을 표현하기보다는 옷인 것을 알 수 있게 옷의 형태를 어느정도 갖출 것.

그림 그릴 때 생각이 별로 없어야 하는 듯 하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다. 내 성향을 고려한다면 나는 뭔가를 의도하고 주의하지 않으면 결국은 설명해야 하는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나중에 묘사실력이 더 나아지면, 지금의 이런 고민이 문제가 되지 않고 성향대로 그려도 좋겠지만.... 확실히 지금은 연습이 필요한 때다.

아 난 새벽에 일어나서 뭐하고 있는거지? 즐거움을 위한 것인가, 연습을 위한 것인가?
아직 그것에 답을 얻지 못했다면 좋은 습관이 어그러지지 않게 keep going.

종이가 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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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1 21:23:16 *.198.168.205
날아가는 단군일지 116일차 (2010.09.21 화)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 활동
삶이 편안하니 게을러진다. 수련이 뭔지... 참.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싶다. 그냥 화나는거, 내가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한 모든 핑계를 대가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냥 화가 난다. 이런 거 없었으면 좋겠다. 그놈이 미우면 그놈 자식까지 밉다는 거, 그런거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감정이 앞서는 것을 막으려니 한참을 다독여야 한다. 그래도 아이는 이쁘다. 그것도 기분이 나쁘기도 한다.
그놈은 지독하게 밉고, 아기는 이쁘다는 거. 화가 나면 모든 게 시비다. 그런 상태를 알고 있어 상황을 피하고 싶어진다. 화가날때의 선은 몹시도 거칠다.

그림에 꿈을 넣고 사랑을 넣고 싶다는 거 그거 너무나 큰 바램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꿈꾸지 않고 그런 것을 넣을 수는 없을 거다. 누군가 나를 꿈꾸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내 안에서 다 내기에는 힘들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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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리다 보니 마음이 조금 안정된다. 화가 날때도 그리고 기분이 우울할때도 그린다고 하는 거... 그거 어렵다는 거 안다. 그래도 한번 그래봤으면 좋겠다. 사실은 안그랬으면 좋겠다. 그거 외에 다른 것으로 풀 방법이 없어서 그런다는 것은 기분이 별로다. 그래도 뭔가가 나를 차분하게 하는 것을 갖고 싶다.

아기를 그리는 데 못그려서 여러차례 그렸다. 벙벙한 살 덩어리를 귀엽게 그리기가 어렵다. 나중에는 조금 나아지는 듯 했지만 여전히 어렵다. 나중에는 옷 속에 보이는 둥그스름한 살 덩어리가 보인다.
예전에 어떤 만화가가 인체 그리기를 연습할 때 그랬다지... '옷이 아닌 몸을 그린다.'
우선 앞에 보이는 천에 주름에 현혹되어 몸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기도 한다. 그 주름이 몸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것을 잊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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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2 09:09:29 *.198.168.205
날아가는 단군일지 117일차 (2010.09.22 수)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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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은 선과 나중에 그은 선의 끝이 맞지 않는다. 자꾸 커지기 때문이고 각도가 맞지않아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 미묘한 차이 때문에 얼굴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눈을 매끄럽게 그렸다고 해도, 코를 그리고 나면 그 사람이 아니다. 두려움에 얼굴 외곽선을 그려 넣었지만 역시 처음의 인물과는 다른 인물이 되어 있다.

얼굴을 그릴 때 외곽선을 먼저 그리고 안을 채워 넣는 것을 해본 적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복잡한 부분을 먼저 그리고 단순한 곳은 나중에 그렸다. 또 어떤 때는 가장 긴 선을 먼저 그리고 나중에 그것과 연결해서 그렸다. 어떤 경우에는 중요 부분을 먼저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쉬운 곳부터 그린다. 그 모든 방법을 똑같이 닮게 그리기 위한 노력이었지만 딱 맞는 경우는 없었다. 그때 그때의 대상에 따라 그리는 순서나 그림에서의 우선순위를 달리해야 했다.

안쪽에 눈부터 그려 넣었던 것은 얼굴 전체 모양을 흐트러지게 만들었다. 외곽부터 그려 넣었던 것은 분할을 어느 정도 맞췄던 것 같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큰 덩어리부터 먼저 하는 게 낫다. 그러나 세심함은 여전히 부족하다.

사진을 띄워두고 계속 보면서 작은 모니터에 꽉 차게 다 보이면서 선명한 그것이 내 손에서는 안만들어지는 게 참 이상하게 느껴졌다. 두꺼운 펜을 가졌다라는 것은 그냥 단순한 이유다.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작은 모니터 속의 사진은 이목구비 뚜렷한 표정이 살아있는 인간이다. 지면에 옮긴 사람은 안면의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다.

눈두덩의 선, 코망울의 음영, 입술의 가느다란 선, 입술의 잔주름, 눈가의 엷은 선까지 그 사람 하나하나이다.

표정의 화가가 떠올랐다. 잘 그리고 싶다는 내 고민을 듣고 누구를 소개시켜 줄 수 있다고 했었다. 그때는 거절 했다. 우선은 내 방식으로 한번 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번쯤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또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그림에서의 성향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수학 공식을 외우듯이 특징을 잡아내는 법을 배우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리는 법은 곧 보는 법이니까.. 사물을 자세히 보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배우는 셈이 될테니.
나의 이런 고민은 계속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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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3 11:30:18 *.85.175.177
날아가는 단군일지 118일차 (2010.09.23 목)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알람으로 일어나긴 했는데 옷만 캄캄한중에 줏어입고 다시 드러누웠다. 밤 늦게까지 놀고 주무신 부모님과 이모님들이 더 주무신다고 불을 끄라고 하신다. 방법을 강구했다면 됐겠지만 그대로 주저 앉았다.
옷을 껴입고 밖으로 나가면 되는데 박에만 내다보다가 말았다.

2) 단군활동
하지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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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09:17:17 *.93.45.60
하루 핑계대며 빼먹은 거 내내 아쉽다. 되돌릴 수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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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17:57:01 *.93.45.60
<2010년 9월 24일 작성>

추석연휴 동안의 단군활동은 소극에서 시작해서 소극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연휴에는 그림그린다는 이야기를 꼭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다짐은 약했다. 그리고 흐물흐물 수련했다. 내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시키겠다는 말을 감히 하지 못했다.
집에가면 미안하고, 고맙고 또 미안하다.

지난번에 지금 바로 죽는다면 어떤 말을 하게될까 죽음의 연설인지 편지인지를 쓰면서 알게된 것은 가족과 평안히 지내고 싶다였다. 그리고 여러가지 것이 우선순위나 중요도가 바뀌어 버렸다. 조금 늘쩍지근한 인간이 되어버렸고, 그리고 편안하다. 죽음을 앞두고 할말은 단 한마디. 죄송합니다 였다. 사랑합니다보다 먼저 나오는 말이다. 명절에 죄인이 된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어서 늘 죄송하다.

나이에 맞지 않은 삶이라는 것은 핑계이고, 하고 싶은 것이 우선인 나는 가족들과 잘 대화를 하지 못한다. 이번해에도 더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여러가지 계획을 세웠지만 그중에 1/3도 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이도 같이 사과는 따러갈 수 있었다. 재미난 소풍은 아니었어도 능금을 따는 재미를 누렸다.

어머니는 늘 내가 내려갈때마다 목욕탕에 가자고 하신다. 예상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같이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피한 것이 아니고 몸이 아파서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고구마를 캐러가시는 길에 나와 남동생을 앞세우지 않으셨다. 나중에 고구마를 두 바구리를 캐온 것을 보고 놀랬다. 그정도양이면 불어야 하지 않나. 따라 나서지 않은 게 잘못이다. 삶에서 조금씩 서로에게 말하지 않은 것 때문에 그 어떤 것... 내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 난 밖으로 드러내 놓고 그림을 마구 그려댈만큼이 못 되었다.

연휴에 싸가지고 간 수채물감 파레트와 붓은 한번도 사용하지 못했다. 내 소심의 작용이다.
그러다가 결국은 외가쪽 친지들과 있던 날은 수련을 포기해버렸다. 옷을 둘러입고 나오면 되는 것을.

우리집안 몇명이 새벽형 인간인줄은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냥 옷을 줏어입고 밖으로 나오면 되는 것을....

아 지금, 후회라는 것을, 아니 ... 변명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물이 지나가게 그냥 두었다. 물을 한번 움켜쥐어보지 못하고 그냥 보냈다.
신은 나중에 시간으로 묻는다지. 그래 그건 너무나 아픈 회초리다.

20일을 딱 2일을 앞두고... 잊고 지내온 것이 많았음을 인지했다. 다시 발동을 걸어서 올라가려 했구나. 놀아보자. 날아보자. 지금 많이 변하고 싶다. 사람이 컴퓨터처럼 포맷할 수는 없으니 물드는 방법으로 변한다고 한다.
예전에 3년을 좋은 글을 읽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고, 자세히 보니 조금 변한 것 같기도 하다고 했던 경험담들을 들었다. 그것도 무서운 말이다. 시간앞에 아주 나다. 고작 100일에 나는 자꾸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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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09:13:44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19일차 (2010.09.24 금)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출석체크를 하고 단군일지를 보는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처음 20일 동안 스케치북 1권을 쓰겠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처음 20일동안의 목표가 보였던가 보다. 그러나 내가 기억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이 하나 더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크레파스를 1개를 다 쓴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재료를 마음껏, 아낌없이 쓰겠다는 생각에 붙여둔 목표였다. 잊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 보았다. 그래도 2일이 남은 시점이니 다행이다 싶지만 왜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한다.
출사표를 매일 읽고 다짐하겠다고 한 것을 그동안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레파스에 대한 조건이 생각나서 그동안에 그려두었던 것들에 색을 칠했다. 마구잡이로 칠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내가 좋아하는 색, 서로가 어울리는 색을 찾아쓰게 되었다. 쓰다보니 색들이 모두 예쁘다. 모두가 서로 잘 어울린다.

바탕을 칠할 때는 경계를 조심했다. 바탕을 깨끗하게 칠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꼭 바탕을 나중에 칠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다보니 이저넹 진하게 칠해둔 색을 묻혀 바탕이 내가 원하지 않는 색깔 혼합이 일어날 때가 있다. 경계를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칠할까 생각했었다.
지금 뒤돌아보니 바탕을 먼저 칠했다면 좋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학교 다닐때 배우기로는 밝은 색, 진하지 않은 색을 먼저 쓰고 나중에 채도가 놓고 어두운 색을 칠하라고 배웠는데, 실제 상황에서는 나는 그것을 깡그리 무시한다. 내 눈에는 바탕은 그냥 공간이고 여백이며 중심사물만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중심사물을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나서야 바탕을 칠할 궁리를 한다.

전체를 구상한다면 이런 순서를 하지 않을 텐데, 우선적으로 마음이 끄는 것부터 해버린다. 그리는 그 순간에 좀 더 사고라는 것을 추가한다면 그림에 깔끔함은 달라질 것 같다. 필요하다면 순서를 바꿔서 하는 여유가 생기길 바란다. 조급해 하지는 않는다. 이제 인식했으니 어느 정도 지나면 잠깐씩 생각나서 활용하게 되리라.
 

20100924-1.JPG

그날(2010년 9월 5일, 흐리고 비가온날) 보았던 회색의 아름다운 하늘은 다시 재현되지 못한다.  재현으로 인해 2번째 창조가 일어난다고 하던데... 2번째 창조는 첫번째와는 다른 창조이다.

20100924-2.JPG
마우스의 둥그스름한 것을 어떻게 둥그스름하게 표현할 것인가. 광택은 어찌 살리나, 어제 밤 늦게 고속터미널 전철역의 플랫폼에서 본 미술학원을 광고하는 수채화 그림이 인상적이어서 멋지게 입체라는 것을 살려보고 싶은 욕심이 일었다. 상받을 만한 수채화 작품이었다. 구상좋고 붓질 좋은 그림이었다. 광택이나 물방울, 바람에 날리는 잎사귀를 잘 표현한 그것에 마음을 주어 나 또한 입체라는 것을 기억해서 재현해 보고 싶었다.
귤색이 마음에 든다. 귤색을 잔뜩 사용했지만 디지털은 그것을 귤색으로 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카메라의 특성이나 모니터의 설정으로 의도하지 않은 색이 되어버린다.

20100924-3.JPG

잠옷바지에는 요란한 무늬가 있다. 수많은 강아지가 그려진 것으로 보라색 바탕에 흰강아지와 황토색 얼룩이들이 몇 개의 팻말을 들고 있는 무늬이다. 그렇게 요런스런 문양을 가진 것을 처음입어보는 터라 자꾸 애착이 간다. 귀여운 몇백마리의 강아지. 꼭 개처럼 순수해지는 것 같아 좋다. 내가 사용하는 물건중에 보라색을 가진 것은 이 잠못 뿐이라서 더욱 좋다. 그 요란스런 무늬를 그 새침한 색을 담아보고 싶다.

20100924-4.JPG

나는 색을 쓸 때 대조, 대비라는 것을 무의식 중에 그리고 의식중에 사용하는 것 같다.
한쪽이 무게감이 있으면 다른 쪽은 밝게 해서 부각시키는 것을 나도 모르게 쓰고 있다. 밝은 바탕을 주로 사용하는 이유이다. 너무나 예쁜 색을 바탕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집중되어야 할 곳에서 다른 곳으로 시선이 옮겨가 버리는 것이 싫다. 그러다 보니 마음껏 재료를 사용해서 실험하겠다는 것은 번번히 뒤로 미루게 된다.


===
새벽 수련을 마치고 출근하는 길에 .... 라고 써두고는 일지를 작성하고 나니 ..... 으악 미치겠다.  다른 이야기를 실컷 쓰고 나니 무슨 이야기를 쓰고 싶어했었는지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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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13:29:30 *.93.45.60
어제 <디지털권력>이란 책을 읽었다. 기록으로 만들어서 공유한다는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 힘을 갖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공유라는 것... 뭔가를 이룩하고 나중에 발표하는 것은 공유하는데 한계가 있다. 물론 정보를 만들어 내는 쪽과 그것을 보는 쪽은 이해정도와 이용이 다르니 결국은 공유에도 한계가 있겠지만 나중에 발표하면 더욱 그 차이가 커진다.

디지털 권력을 읽는 중에 스마트폰이 너무나 갖고 싶어졌다.
쓸데 없는 욕심인지 모르지만.... 지식욕이 왕성해졌고, 수많은 이미지 자료를 보고 싶어졌고, 내가 누리는 뭔가를 마구 나누고 싶어졌다. 내 자신이 너무나 작게 느껴져서 안달하는 어제였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커지지 않으니 답답함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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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5 07:42:53 *.72.153.58
날아가는 단군일지 120일차 (2010.09.25 토)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예전에 그려둔 그림들에 색을 넣었다.
크레파스를 다 쓸 궁리를 한다. 재료를 마구 쓰다보면 거기서 뭔가 얻어지는 게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다.

얇은 종이에 드로잉한 것에 색을 넣다보니 종이의 특성을 확인하게 된다.
크레파스와 수채물감 2가지로 채색을 한다. 만년필로 드로잉 한 것과 연필차콜로 드로잉한 것에 색을 입힐 때 묻어나고 번지는 정도가 다르다. 가루는 그 위에 채색을 할 때 역시나 조심스럽다.
가끔은 숯가루가 묻어나는 것을 이용하여 엷게 음영을 넣는다.

색을 2번, 3번씩 입힌다. 종이가 얇아서 발색이 좋지 않다. 왜 수채화 용지가 두꺼운지 흰바탕을 주로 사용하는지 이해가 된다. 얇은 그로잉용지는 화선지보다는 두껍지만 힘이 없고 번지기 보다는 스며들기 바쁘고 빨리 마른다. 화선지의 특성을 절반은 가지고 있다. 수묵담채를 하듯이 그릴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고 발색이 좋지 않다. 파레트에서 만든 색이 종이 위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처음에 칠한 색이 물감이 말랐을 때는 바래있다. 투명한 느낌이 살지 않는다(바람의 화원).
종이의 거친 면이 채색 후에 그대로 드러난다.스며드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물감이 종이 뒷면까지 배어나왔다(발을 그린 그림들).


크레파스와 수채물감의 반발을 이용해 무늬를 만들었다. 2개의 조합으로 엷은 무늬를 넣을 수 있어 좋다.
크레파스로 엷게 치밀하지 않게 바탕을 깔고, 그 위에 진하게 크레파스로 무늬를 넣고, 다시 그 위에 수채물감을 찍어서 엷게 넓게 펴서 칠했다. 옷감의 무늬처럼 거칠하게 무늬가 그려진게 마음에 든다. 같은 계열의 색으로 크레파스와 물감을 덧칠해서 만드는 무늬가 매력적이다.
20100925-1-발.jpg

20100925-2-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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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은 손이 가면 가는 대로 괜찮아 지는 것 같다. 시간을 많이 들이고 여러번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몇가지를 집어 넣었을 때 볼만하다. 예전에 이준구 선생님께서 내게 한 화면에 많이 그려 넣으라고 했던 게 이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단선이 매력적인 사람이 있은가 하면 그와는 반대로 여러개를 그려 넣어 단숨에 보지 않고 천천히 보게 하는 매력을 가진 그림이 있다. 묘사력이 뛰어나지 않는 쪽은 후자쪽이 유리한 것 같다.
많이 빽빽히 그려 넣은 것을 보면 그것에 들인 시간과 정성 때문에 그림이 호흡을 멎게 하기도 한다. 나는 종종 대작 앞에서 그런 가슴벅참을 맞는다. 한쪽 벽면을 다 채운 그림들. 그 앞에 서면 화가의 긴다란 긴장이 전해져와 좋다. 그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전지와 전지2개의 사이즈에 도전해봐야겠다.

3) 좋은 점 + 기쁨
드로잉 용지에 수채물감의 발색 정도를 시험해 보다.
드로잉 종이를 달리 활용할 방도를 찾다. 수채물감과 크레파스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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