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2단계,

두

  • 주철은
  • 조회 수 10025
  • 댓글 수 148
  • 추천 수 0
2011년 1월 9일 05시 45분 등록

제목 : 나와 만나다 (나를 만나다, 나에 빠지다, 나로 태어나다)

1. 새벽 시간 : 5~7시
2. 새벽 활동 : 1) 30분 : 절운동
                         2) 1시간 30분 : 책읽기, 명상하기(나와 만나기)

- 나자신을 만나게 도와 줄 책을 읽고, 나와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 200일차를 통해 인생의 보물지도를 그리고 지속적인 수정, 보완작업을 한다.
- 내인생의 10대 풍광을 그려낸다

- 올해 나를 이끌어 줄 말
   carpe diem
   follow your bliss
   count your blessings
   降在以腦

3. 예상되는 난관
1) 출산 후 따르는 급격한 체력저하, 육아부담, 수면시간 조절 곤란 등 총체적인 어려움

해결책 : 일단, 수행 시간에 기상은 무조건 한다.
산후조리기간(21일)에는 수행보다 몸의 회복(몸조리)에 집중한다. 30분 책읽고, 10분 쉬고, 다시 읽고 하는 식으로 무리하지 않는다.
몸의 상태에 따라 에너지 축기할 수 있는 체조와 운동량을 조절해 나간다. 아주 잠깐만의 스트레칭이라도 매일 한다. 매일이 중요하다.
그 이후로도 2시간동안 통시간을 빼기는 힘들것이다.  이전의 100일차처럼 하루의 짬짬이 수행을 이어가도록 한다. 부족한 잠도 틈틈이 해결한다. 어쨋든 이어간다.

2)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 가라앉는 에너지, 그의 동반 친구 우울 모드

해결책 : 새벽활동과는 별도로 매일 본깨적 or 육아일기, 감사일기를 쓰는 시간을 가진다. 감사일기는 빠지지 않고 써서 자칫 우울해 질 수 있는 시기에 긍정의 힘을 이끌어 낸다.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감각을 민감하게 한다. 맑고 강하게...

아이들과의 시간을 즐긴다. 즐기도록 노력하지 않고 같이 하는 시간 자체를 즐긴다. 이 빛나고 행복한 시간은 한정되어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래도 생각과는 다르게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들어 질 것이다. 매일의 감정은 쌓아놓지 말고 적절한 방법을 통해 발산해낼 수 있도록 한다.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때는 억지로 버티지 않고 주위의 도움(신랑, 엄마, 어머님)을 받아 휴식할 수 있도록 한다.

매일 생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체크하며 실천해나간다. 모든 것을 다 실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자책하지 말고 지속하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1. 새벽기상
2. 새벽활동(책읽기, 명상하기)
3. 단군일지
4. 본깨적, 육아일기
5. 감사일기
6. 체조, 15분 뇌파진동하기, 절운동
7. 3P 바인더
8. 현미식
9. 하루 10번이상 웃기, 사랑해 말해주기, 20초이상 꼭 껴안아주기
10. 하루 한곳 정리하기
11. 하루 15분이상 대화하기
12. 보배님과 기분좋은 취침의식 (하루일과 이야기하기)
13. ... , ... 추가

3) 보배님들과 서방님의 컨디션 조절

해결책 : 100일차에서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난관이었으나 가장 강력한, 예측불허의 난관이었다. 내 자유의지가 아니라서 더 관리도 힘들고...평소에 잘 관리해주자. 현미식, 채식위주의 건강식단으로 차츰 바꾸고 익숙해지도록 한다. 수수팥떡에서 얻은 건강정보를 생활에서 하나씩 실천해본다. 일단은 나자신에게서 시작해서 보배님들까지, 서방님까지...

서방님 피로회복에 좀 더 신경쓰도록 한다.(자기계발 할 수 있는 시간만 넉넉하게 주면 되긴 하는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배려한다.

4. 내게 올 변화

1) 지난 100일 수행을 통해, 내가 너무 높아 뛰어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여러가지 인생의 벽들이 결국은 나자신의 태도의 문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그것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꿀 수 있게 된다 (벽? 그거 넘고나니 별거 아니더라, 망설이지 않고 일단 부딪혀 볼 수 있게 된다)
2) 계획한 것들은 행동에 옮길 수 있게 된다 (행동파형 인간에 한걸음 다가선다)
3) 사소한 성공들의 반복적인 경험으로 나자신을 더욱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자존감 회복)
4)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찾게 되어 주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게 된다
5) 사람들과 진심으로 더 잘 어울리고, 수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된다
6) 해서 전혀 도움되지 않는 고민, 불필요한 감정소모, 걱정으로 끝날 뿐인 걱정,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염려들을 내려놓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머리 속에서 소설쓰지 말고 지금 몸을 움직여 살아간다)
7) 조금 더 깊은 사람이 된다, 깊지만 어둡지않은, 편안하면서 밝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된다

5. 200일 완주 시 보상

1) 300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자신감
2) 난관을 해치고 나온 200일의 내 이야기(역사)와 더불어 더 밝고 건강하고 힘차게 이어질 내 하루들
3) 나의 변화로, 미안해하지 않고 자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될 서방님(진정한 의미에서 인생의 동반자)
4) 역시 나의 변화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쑥쑥 자라날 보배님들
5) 둘째 출산 후 가족 모두 떠나는 첫 여행(봄나들이), 어디로 갈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IP *.161.157.211

댓글 148 건
프로필 이미지
2011.01.09 09:36:21 *.12.196.5
철은님의 내면으로의 여행을 응원합니다.
철은님께서 그 여정을 아름답게 이어가실 것을 믿습니다.
철은님께서 결국은 자기 안의 자아를 찾을거라 확신합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09 17:46:37 *.161.173.71
함께 해주신다는 말에 가슴이 확 풀어지네요^^ 감사합니다

내일 200일차 시작을 앞두고 출사표 쓰고, 태어날 동이에게 편지도 써보고, 엄마찾는 보배님에게 들어가 한잠 같이 자다 나오니 벌써 해가 중천!
늦은 아침을 챙겨서 먹고 설겆이를 하려다 기름때가 낀 가스렌지에 유독 마음이 쓰여서,
첨엔 가스렌지 위만 닦으려고 했었는데 어찌어찌 벽면이고, 씽크대고 주방전체를 정리 하게 되었어요
냄비도 반짝반짝 닦으면서 두시간을 넘게, 힘들어서 쪼그리고 앉아서 하다가 의자에 앉아서 하다가...
그러면서 느낀 건 사소한 사물들도 이렇게 시간을 내고 정성을 들여야 반짝반짝 제 모습을 찾는데, 하물며 사람인 나는, 나뿐만이 아닌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또 오죽할까 하는...

이번 200일 동안, 나에게도, 내가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들여서
반짝반짝 윤나게, 그래서 각자 제 진정한 모습을 찾아내 줄 수 있는 그런 귀한 시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은미
2011.01.09 12:45:27 *.109.72.6
철은님... 둘째 출산 이번주 이시지요..
화이팅입니다. 철은님 씩씩하신 분이니.. 걱정은 안합니다.
건강한 아이와 건강한 엄마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09 18:01:26 *.161.173.71
안그래도 어제 출산예정인 병원에 가서 출산에 관한 다큐도 보고 강의도 듣고 리허설ㅋ도 하고 왔습니다
아직 동이가 안내려가서 예정일에 낳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냥 병원에서 하는 자연분만(delivery)이 아닌 말그대로의 자연출산(birth) 예정이거든요
자연출산이라는게 자연분만이랑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지인이 추천해주신 책도 읽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이미지화 할 수가 없더라구요) 지인의 조언에 기대어 출산 한달도 안남겨놓고 병원까지 옮기면서 결정한 일이어서,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걱정에 두려움에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어제 가서 이런 저런 정보를 듣고 보고 하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출산이라는게 고통만이 아닌 의식확장이 일어나는 성공의 경험, 엄청난 행복의 경험일 수 있다고 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답니다

기도도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제가 은근히 기도발을 잘 받더라구요^^)

프로필 이미지
2011.01.10 04:46:41 *.161.173.71
단군일지 - 1월10일(월) - 101일차

04:15 23:00 (5:15)
아침활동 04:40~06:00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합장합척 600회


200일 여정의 시작이다. 가슴이 뛴다. 보배님이 엊저녁부터 열이 있어서 해열제도 먹이고 물수건도 해서 재웠더니 열은 잡혔는데 내내 엄마의 존재를 확인하느라 바쁘다. 조금만 뒤척여도 엄마를 찾아 목을 감싸안는다. 한쪽으로만 모로 누워잤더니 배가 쏠려있어서 일어나기가 만만치않다. 시작에의 긴장덕분인지 여러번 잠을 깨고 설쳤음에도 알람을 듣고 다시 누웠음에도 일어날 수 있었다. 일어나서 거실에 나와 어둠 속에서 노트북을 켜고 화장실에 다녀온다. 변경연에 들어와서 출석부가 뜬 것을 보고 가슴이 환해진다. 이제 시작이다. 가슴이 뛰고 반갑고 만감이 교차한다. 어찌 이리 반가운 것인지...

순산을 위해 윗층 본가에서 러닝머신으로 걷기를 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가 보배님의 호출로 포기...
결국 잠든 보배님 옆에서 합장합척 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제대로 집중해서 읽기가 힘들다. 자꾸 생각이 곁길로 빠진다. 공감해서 빠져들만 하면 다른 생각들이 무찔러 들어오고... 참...
예정일이 내일이라 출산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전화와 문자가 온다. 지난주 금욜 갔던 병원에서는 아직 아기가 내려오지 않았다고 이번 금욜로 또 진료예약을 해주었다. 그동안에라도 진통이 오면 가겠지만 예정일에서 전후로 2주까지는 괜찮다고 하니 맘편히 먹고 기다려보기로 한다. 하지만 그냥 맘편히가 안되는지 자꾸 출산에 관한 인터넷 서핑을 하게 된다.

하루종일 집에 있었더니 보배님은 또 자기 TV틀어달라고 성화다. 이젠 집에 있으면 꽤 많은 시간을 동영상시청에 빠진다.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 자꾸 밀려서 틀어주게 되고 만다. 집근처에 키즈까페가 생겼다는데 거길 가볼까하다 종일 콧물 줄줄이어서 담기회로 미룬다. 보배님 가지고 노는 장난감 치우고 어지르고 치우고 또 어지르고...

프로필 이미지
2011.01.10 23:08:20 *.161.173.71
감사일기 -  1월10일

저녁 퇴근 후 식사도 안하고 세미나에 들렀다가 돌아온 서방님이 보배님 목욕을 시켜준다. 몸이 무거워지니 목욕시키는 것도 힘들어져서 목욕시키는 것을 제대로 못해준다고 했더니 바로 대응해주신거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고 120% 행동파 어머님의 아들인 서방님도 이야기 나오면 바로 실천이다. 미루기 대마왕인 내게는 참 대단한 능력들처럼 보인다. 고맙기도 하고...오랫만에 아빠랑 물놀이에 보배님은 신이 났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이라 웃풍이 있는 화장실에 히터를 틀어주고 씻긴다. 사소한 것까지 배려하고 챙기는 세심한 서방님이다. (늘 그렇다. 나는 덤벙덤벙, 서방님은 별거별거 다 챙기고...ㅎ 원래 좀 덤벙거리기는 했어도 이 정도까진 아녔는데 서방님이 챙겨주니 더 심해지는 듯도 하다. 나는 꼭 해야하는 일 아니면 하려하지 않고, 서방님은 안해도 될 일까지 알아서 나서서 하고... 해서 가끔은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보배님은 씻고 나니 잠잘 생각은 저멀리, 단군일지쓰려고 들어간 아빠 책상위에서 놀기 바쁘다. 11시도 넘었는데... 얼릉 마무리하고 데리고 들어가 재워야겠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11 04:52:22 *.161.173.71
단군일지 - 1월11일(화) - 102일차

04:17 23:20 (4:57)
아침활동 04:55~06:00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러닝머신걷기 06:40~07:10

출석체크하러 들어왔다가 멈칫했다. 부족원들이 보내는 순산을 위한 기도들... 울컥한다. 고맙고 또 감사하다. 동이에게 쓴 편지처럼 울 동이가 커다란 복덩이인 것 같다. 수많은 덕담을 듣고, 기도들을 받고 자라났으니...예정일이긴 하지만 아직은 기미가 없다. 보배님때는 출산전에 여러번 가진통이 있어 응급실을 세번이나 가고서야 출산이 있었는데 동이는 한번에 끝내려는지 가진통도 한번 없다. 어쨋든 조만간 만나지겠지...더 행복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위해 마인드컨트롤 중이다ㅎ 엄마가 긴장하면 동이도 그럴테니 맘 턱~ 놓고 있는게 도움이 될 터이지...오늘도 다른 매일과 다르지 않게 시작한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집중해서 읽어봐야겠다. 출발합니다~, 출발~~

정말 곱씹어가며 읽어야 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휘리릭 읽고 말았다. 형광펜으로 그어 놓은 부분만 다시 한번 본다. 다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도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리저리 보다 영혼의 해부라는 책도 접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읽어보아야겠다. 마음만 바빠서 수박겉핥기만 하고 있다. 깊이 빠져보아야 한다.

몸이 무거워져서도 한동안 운동을 못하고 있었는데 서방님과 강권과 어머님의 도움으로 30분여의 러닝머신 걷기를 하고 내려왔다. 속도도 최대한 낮추고 걸었음에도 계속 뭉쳐온다. 걷다 쉬다를 반복한다. 1시간 계획하고 올라갔지만 무리인것 같아 그만 하기로 한다. 내려와서 보니 보배님은 깨서 할머니랑 두런두런 얘기 중이다. 엄마가 없다는 것은 어찌그리 잘 알아차리는지...예정일이 가까와지면서 엄마의 존재에 대해 부쩍 예민해진 상태다. 잠깐을 못 참아 한다. 아직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다는 거겠지. 나는 모르는 척 단군일지에 들어와 일지를 작성하고, 인기척을 느끼고 나온 보배님은 엄마가 온 줄 알았다나 ㅎ

14:30~16:00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

프로필 이미지
2011.01.11 22:55:25 *.161.173.71
감사일기 - 1월11일

동이의 출산예정일, 천복부족의 순산기원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황송한 마음으로 기도를 받는다.
단군100일 여정을 통해 처음에 댓글로 공헌하겠다던 말이 얼마나 실천하기 힘든 일인지, 더구나 다른 부족의 개인일정을 챙겨주는 것은 어지간한 관심이 있지않고서는 힘들다는 것을 깊이 알고 있는 지금 이런 축복의 기도들을 받들래니 감사한 마음이 가눌 길이 없다.
내 인생의 멘토 중 한분으로 모시고 있는 분에게서도 전화가 왔다. 이 즈음 아니었냐고...참...두세달에 겨우 한번 찾아뵐까말까하는데 별걸 다 챙겨주시니...참, 복이 많구나... 새삼 다시 느낀다.

예정일이어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보배님 요미요미 보강수업도 수강하고(선생님들이 괜찮냐고 화들짝 놀라며 맞아주신다, 아,네...뭐, 괜찮네요ㅎ) 집근처 새로 생긴 키즈카페에서 세시간도 넘게 있다왔다. 다른 키즈카페들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장난감이나 시설들이 많이 부족해보이는데도 보배님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여기저기 하나하나 만져보고 선물이라고 가져다 주기도 하고 바쁘다.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딱 붙어서 안떨어지려고 하는데, 밖에 나오니 보배님에게도 내게도 환기가 되어서 좋다. 아침 10시반쯤 나와서 여섯시가 다되서야 돌아왔다. 하루가 금새 다 지났다. 신나게 놀고 나서인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나서 눕고 싶다더니 금새 잠이 든다. 또 놀러가기로 단단히 약속을 하고서...ㅎ

오늘의 본깨적 - 1월11일

아침에 잠깐 서방님과의 대화 시간,
나는 당신이랑 만난게 참 행운이예요,고마워요...
정말 진심이다. 특히나 요즈음에는 하루에도 몇번씩 그런 생각이 든다.
나를 잘 아는 친구나 선배는 서방님을 보고 다들 하는 말이 "만난지 100일도 안되서 결혼한다고 해서 놀랬는데 정말 니가 원하던 사람을 만났구나" 했을 정도니...
서방님을 만나고, 시부모님을 만나고, 보배님을 만나고, 뜸-침-이혈 건강모임들을 하고, 단군이를 하고, 독서모임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젠 자연출산에의 인연까지...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내가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인생 최대의 선물인 서방님과의 생활에서 헛헛해하는 내모습을 본다는 거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이런 감정의 모순에 시달렸다. 이유를 모른 체...

오늘 본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외적 변화에 따른 내적 변환이 적절하지 않아서였음을...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또 엄마가 되고...결혼4주년에 벌써 인생에 있어 새로운 역할이 얼마나 늘어났는지...그런데 마음의 준비가, 변환이 제대로 따라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몸도 마음도 자유로운 싱글이고 싶고, 통제받고 싶지 않고,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고...내가 감당해야 할 몫은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나자신에게만 집중해있던 과거에 마음뺏겨 있으니 그 괴리감 속에 헛헛함이 따라오지 않을 수가 없는거다.
지금은 그래야만 할 시기인 것을, 그래야만 할 시기를 벌써 지나오고 있는 것을, 이후로도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을, 그 안에서 변환되어진 나자신을 찾아가야 하는 것을, 노력도 안하고 변명만 늘어놓으면서 헛헛함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니...
지금이라도 찬찬히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어른으로의 나로서...
프로필 이미지
조성희
2011.01.11 09:43:10 *.143.199.187
반갑습니다.
지난번 킥오프때 뵈었어요.
아이가 너무 이뻐서 자꾸 눈이 가더라구요. ^^
출사표를 보다가 감사편지를 쓰신다는 글을 보고 반가웠어요...
저도 가끔 감사한 일 찾기를 시도했었는데..글로 매일 쓰는것도 참 좋은 방법일것 같네요.
둘째 아기도 순산하시길 저도 기도 드리겠습니다.  화이팅!

프로필 이미지
2011.01.11 21:28:57 *.161.173.71
네~ 조성희님, 저도 반갑습니다
나중에 출석부 공헌을 자처하신 분 맞으시죠? 수줍은 듯한 미소가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참 감사한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우울하네, 힘드네 하는 생각이 기어나와서 말이죠
감사일기 써보니 역시나 많이 밝아지는 자신을 느낄 수가 있더라구요
일상에서의 행복도 무심하게 넘겨버리면 묻혀버리지만 감사일기를 쓰면서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 내는 기쁨도 쏠쏠하더라구요
순산기도도 잘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12 04:12:51 *.161.110.139
단군일지 - 1월12일(수) - 103일차

03:40 23:40 (4:00)

몸이 예민해지는 걸까? 제대로 잘 수가 없다. 긴장안해야지 하면서도 꽤 긴장하고 있나보다. 깊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조금은 괜찮아지는 듯도 하다. 동이와의 만남, 감사히, 자연스럽게 맞이할 수 있으리라 자신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저 밑바닥에 똬리를 틀고 앉아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 고통이 없는 출산은 없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하는 나의 태도가 문제이다. 두려워한다고 오지않을 것이 아니다. 그 과정은 어차피 통과해내야 하는 것이다. 며칠전 본 행복한 출산의 모습을 떠올린다. 고통뿐이 아닌, 환희가 함께하는 그 많은 출산의 장면들, 그렇게 될 수 있다...

밤새 뒤척이게 되더니 아침에 이슬이 비친다. 서막이 울린거다. 알람보다 일찍 일어나서 책도 일지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준비물들이 잘 챙겨져 있는지 다시 확인한다. 알람소리에 일어난 서방님께 얘기했더니 주변정리부터 하기 시작한다. 냉장고 안부터 분리수거 쓰레기들까지...내가 해야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데 이상하게 고마움대신 짜증이 올라온다. 대충하시지 냉장고 있는 것들을 다 꺼내서 정리하고, 안방 보배님 장도 최대한 비우란다. 안한다고 버틴다. 이미 동이물품은 대충 꺼내놨는데 뭘 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아침 댓바람부터 신경전이다. 이내 풀리긴 했지만 한순간 싸~한 분위기에 일찍 깨어난 보배님이 한소리 거드신다. 예쁘게 이야기 하라고...켁! 알았습니다요~~
출근하는 서방님과 함께 출산가방까지를 싸서 친정으로 왔다. 언제라도 갈 수 있게, 보배님을 맡기고 가야하니...
오늘 아침은 내내 정리하느라 책한줄 보지 못했다. 아마 책을 보고 있었대도 무슨 내용인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을거다.ㅎ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11.01.13 17:01:50 *.118.59.250
추카드려요. 100일동안 누구보다 알찬 시간을 보냈는데, 가시적인 성과까지 따라오니 제가 다 므흣한데요~
이렇게요.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가시면 되요..^^

누군들 어른이 되어 엄마가 되는건 아니라잖아요. 엄마가 되니까 어른이 된다고 하는 말도 있듯이
철은님 지금까지보다 지금부터 더 충만한 하루하루 살아가실거에요^^
프로필 이미지
2011.01.12 12:04:31 *.161.101.101
감사일기 - 1월12일

브레인트레이너 시험 결과가 나왔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라는 문자가 왔다. 시험이후 그다지 희망적이지 못해서 기대안하고 들어가보았는데 헉! 합격이다. 만세!!!
그저 100일을 완주한 것으로도 감사한데 ㅋ 자격증도 덤으로 따라왔다. 동이 출산 후 다시 시험일정에 맞춰 공부를 보완해야하나 약간 걱정이었었는데 이제 보수교육만 받으면 된다. 기쁜 마음으로 출산 준비~~
프로필 이미지
2011.01.13 04:42:49 *.161.173.71
단군일지 - 1월13일(목) - 104일차

01:30 22:40 (2:50)
우리역사박물관 1. 우리역사의 시작
                             2. 고조선과 초기의 나라들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 01:35~04:30

자다 잠에서 깨어났다. 아마도 뒤척였던 듯... 약간의 강한 수축인 듯도 하고...다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조카의 공부방으로 들어와서 어제 눈에 띈 책을 읽는다. 초등학생들이 읽는 책도 꽤 읽을만하다. 권윤정님이 동화책을 읽는다는데 나도 보배님이랑 동화책을 읽다보면 참 짧은 내용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들을 발견하곤 한다. 수축이 꽤 규칙적으로 일어나다가 불규칙해졌다가 하고 있다. 조금은 진행되는 듯도 한데...어제도 오전엔 이러다가 오후되니 또 말짱해지더라. 여기저기 찾아보니 며칠씩 진통을 하기도 한다니 좀더 기다려봐얄 듯 하다. 어쨋든 덕분에 혼자 방해받지 않는 꽤 긴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거의 밤을 새서 책을 읽다가 수축이 오면 시간을 적고 또 읽고 그렇게 아침을 맞았다. 서방님도 엄마도 동생도 걱정스런 얼굴들을 하고 있다. 아직 강도로 보면 멀었는데 동생이 둘째니 얼른 병원가보라한다. 일견 그래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집을 나섰다. 중간에 서방님 회사가서 뭔가를 챙겨오고 집에와서 간이복으로 갈아입고 병원으로 출발...힘빠지니 밥먹고 가라는 동생의 말에 가끔 가는 더큰집 설렁탕에서 설렁탕도 뚝딱 한그릇먹고...차타고 가는 동안 졸음이 쏟아진다. 어? 진통간격도 늘어지고, 진통도 줄어든다. 어쨋든 나선길 가보기로 한다. 서방님은 벌써 회사에 상황문자를 넣고 휴가를 낸 상태, 병원에 들어서서 태동검사도 하고...고장난 컴퓨터 서비스센타에 가져갔을 때 갑자기 작동되는 것처럼 진통도 약해지고, 간격도 훨 늘어났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19 05:00:56 *.161.173.71
ㅋ 감사합니다
장장 22시간 진통을 했으니 고생은 하긴 한 거 같아요
영준이때는 11시간 정도 했었는데, 촉진제의 덕분이었었나봐요
둘째인데 첫째처럼 더디다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자연출산이라 견딜만 했었나봐요
여러님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정말 너무나도 행복한 출산을 경험했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입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11.01.15 11:52:43 *.118.58.146
철은님, 수고하셨어요~~~ 정말 애 많이 쓰셨어요!!!  emoticon

오늘 출첵하시다니요, 대단대단요!  emoticon

몸조리 잘하시고요  매일매일 온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moticon
프로필 이미지
2011.01.19 04:57:27 *.161.173.71
단군일지 - 1월19일(수) - 110일차

02:20 12:40 (1:40)

지난 일정, 이후 일정 정리

출산 후 벌써 5일이 지나간다. 동이의 수유간격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40분 간격으로 계속 호출을 해대서 정신을 쏙 빼놓더니 이제는 1시간반, 두시간으로 늘어나서 조금은 멍한 상태에서 벗어나 있다. 새벽 호출로 깨서 수유하고서는 왠지 잠이 오지 않아 핸폰 라이트를 켜놓고 지난 일정이며 동이의 예약 진료 일정 등을 3P바인더에 정리한다. 3~4일의 공간이 휑해졌다가 대충 메꿔졌다. 정신도 없고 앉아있기도 불편하고 해서 며칠은 출첵만하고 들어가서 모자란 잠을 자거나 그냥 누웠는데 오늘은 조금이라도 기록을 남기고 싶어 자리에 앉았더니 서방님 걱정스런 눈을 하고 있다. 잠깐만 하고 들어갈께요 한다. 축하해주신 분들한테도 인사도 남기고,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라고 느껴졌을만큼 감동적이고 감사했던 출산 이야기도 다 하고 싶지만 나중에... 너무 길어질 것이므로...역시 일어나 앉으니 너무 좋다. 얼마나 좋은 시간인지...습관은 안되었어도 얼마나 이시간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다. 행복한 아침...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19 15:55:03 *.161.173.71
그러게요...생각같아서는 밤새서라도 죽 써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바인더에 대충 요약만 해놓았습니다
사람의 기억이라는게 한계가 있어서 그렇게 마음에 남을 장면들도 기록해놓지 않으면 희미해지더라구요...
기약할 수 없겠지만(이번 100일 안에는 쓰겠지요) 꼭 남겨두고 싶은 장면이기도 합니다
몸조리도 잘 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권윤정
2011.01.19 07:52:00 *.154.223.196
인생 최고의 순간, 감동적이고 행복했던 출산 이야기 들어보고 싶습니다.
근데 천천히요. 지금 손목 많이 쓰면 나중에 고생할 지도 몰라요 ^^ 
프로필 이미지
2011.01.20 04:47:24 *.161.173.71
어머나~ 동재씨 반가와요^^ 그리고 감사해요
그 때는 병원에 노트북이 비치(?) 되어있어서 잠깐 서방님 출첵하는 길에 같이 했지요
아마도 과흥분상태였나봐요(아드레날린 엄청, 옥시토신 엄청 분비된다지요)
몸조리하느라 자주는 못들어와요, 여러부족님들이랑 소통하고 싶은데 잘 못하기도 하고
단군도 거의 못하고 있지요
갓 태어난 동이도 저도 서로 적응하느라...
산후도우미 이모님이 보배님이랑 너무 잘 놀아주시고 맛난 것도 많이 해주셔서 좋은 날 보내고 있답니다
이러다 체중 안빠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ㅎ
한파가 이어지는 요즘, 동재님도 건강조심하시구요...다시 한번, 왕림에 감사드려요~~
프로필 이미지
2011.01.19 18:38:54 *.68.144.13
철은님 현무 동재에요~ 둘째놓고 출석하신 것보고 아침에 엄청 놀랬답니다 -_-;
단군도 단군이지만 몸조리 하시면서 하세요 건강이 최고랍니다. 맛있는거 많이 드시구요 ^^
프로필 이미지
2011.01.20 04:57:35 *.161.173.71
단군일지 - 1월20일(목)  - 111일차

어제부터 수유일지를 쓰고 있다. 수유일지와 함께 대,소변 내역까지...한달정도는 그렇게 하는 게 좋다고 하니까...보배님때는 거의 한시간에 한번꼴로 수유하다 나중에는 두시간까지(그 이상은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젖몸살이 심해서 거의 1년치 분유값을 젖몸살관리비용으로 썼었더랬다. 그런데 동이는 벌써 세시간을 넘어가기도 하고 있다. 충분히 먹고 자면 태어난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았는데도 세시간을 넘게 내리잔다. 조카들이 그렇게 하는 게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동이가 그러니 참 행복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밤중에는 자주 깬다. 아직 밤낮이 없어서도 그렇고 밤중에 수유하다 보면 조는 동이를 깨워가며 먹여야하는데 같이 조느라 충분한 수유를 못하는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수유하다 보면 같이 졸고 있다 ㅋ
서방님이 또 오셔서 걱정이시다. 지금은 이만...
프로필 이미지
2011.01.21 05:04:54 *.161.173.71
단군일지 - 1월21일(금) - 112일차

낮에는 두시간씩, 세시간씩 잘도 자던 동이가 밤이 되니 돌변을 했다. 제대로 된 수유를 하기도 전에 곯아떨어지고 뉩혀놓으면 5분도 안되서 낑낑거리고, 기저귀봐주고 또 뉩혀놓으면 10분도 안되서 또 울어대고...10시 넘어서부터 1시가 넘도록 계속이다. 나중엔 짜증이 나서 뭐라고 했더니 와앙~ 크게 울음으로 화답을 하신다. 역시 아가들은 오감이 열려있는걸까? 기분을 느끼는 감각이 열려있는건지 짜증도가 높아갈수록 울음도 잦은 깨임도 더해간다. 결국 미안하다 사과를 하고...그제서야 잠이 들어주신다. 3시넘어 깨더니 수유5분도 채 안되어 또 곯아떨어졌다. 수유하다 뿌지직~ 기저귀를 갈아줘도 끄떡도 않고 잘잔다. 자기가 자고 싶을 땐 업어가도 모르는군ㅎ 그러고선 엄마 일어날 시간되니 푹 주무셔주신다. 참...ㅎ

어제는 할머니랑 뇌호흡 수업 다녀오신 보배님이 늦은 낮잠을 자다 깨서 동이와 함께 수면의식을 취하느라 같이 짜증이어서 더 힘들었다. 잠깐 산후조리원을 안간게 잘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이것도 한 과정이지. 통과해나가야만 하는 과정의 일부일 뿐인 것이다. 짜증내지말고 그대로 받아들이자. 기분도 행동도 본능에 따르는 보배님들을 그대로 받아주어야지 어떻게 한단 말이냐...

산후도우미 이모님과 생활한지 4일이 지난다. 살림이랄것도 없지만 내살림을 다른 사람이 보아주니 이런저런 모습에서 많이 배우게 된다. 역시 살림에서의 선배들이니 체계적인듯도 하고 일하는 것이 쉬워보이기도 하고...(나는 참 어렵게 하는데 말이다) 어제는 안방 레이아웃을 바꿨다. 훨씬 넓게 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같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평상시 잘 사용하지 않는 장 앞쪽 공간을 비워놓을 필요가 없는 거였다. 그 곳까지를 매트로 주욱 펴놓으니 네식구가 널널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시각을 달리한다는 게 이런거군...

산후체조도 하고 슬렁슬렁 걷기도 시작했다. 아직은 천천히 걷는 것도 힘들긴 하다. 앉아있는 자세, 손목짚는 자세, 무릎꿇는 자세 등이 안좋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이 그 자세들의 연속이다.ㅠㅠ 조언 잘 새겨들어서 이번 조리는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감사일기
뇌호흡 수업에 보배님 데리고 가주신 어머님께 감사
하루종일 졸졸 따라다니는 보배님과 다정하게 놀아주시면서도 할 일 다해주시려 애써주시는 이모님께 감사
출산 후 내내 칼 퇴근해서 보배님과 나와 함께 저녁시간을 같이 해 주시는 서방님께 감사
회복이 잘 될 수 있도록 출산을 잘 이끌어주신 원장님과 조산사님께 감사
이런 시간을 내어주셔서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 준 신께 감사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주시는 동이와 긴장감을 늦출 수는 없지만 동생 돌보기에 열중이신 보배님께도 감사
프로필 이미지
송현주
2011.01.21 05:11:11 *.21.108.50
안녕하세요? 이번 200일차 동안에는 진짜 나를 만나시는 경험을 하시길 바랄게요.
아마도 '나'를 만나는 경험은 우리가 천복을 느끼는 '순간'이나 '몰입'의 한 때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추측을 해 봤어요. 에리카 종에게조차도 100일에 한 번 올까말까 한다는 그 몰입의 시간이 이번 겨울에 철은님을 찾아가면 좋겠어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가 한 말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몰입이란 한 순간의 즐거움, 경험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이라는..
순간순간 깨어있으려는 철은님을 통해 오늘 아침도 배움으로 시작합니다.
불규칙한 수면 때문에 특히 잠이 부족하실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출석하시고 계신 점은 천복부족들에게 놀라움과 경외, 각성하게 해 주시는 것 같아요. 중요한 시기, 몸조리 잘 하세요.^^
프로필 이미지
2011.01.22 05:07:30 *.161.173.71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마음같아서는 이 좋은 시간에 책도 많이 읽고 남기고 싶은 이야기도 많이 쓰고 하고 싶은데 몸조리를 해야하기에 모두 미루고 있습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서방님이 가자미눈을 하고 감시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도 앉아있는 것도 조리에는 안좋기때문이죠.
송현주님의 응원처럼 꼭 그런 몰입의 시간과 만나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프로필 이미지
2011.01.22 05:03:21 *.161.173.71
단군일지 - 1월22일(토) - 113일차

지금 시간 4시 55분, 밤새 잔 시간 1시간쯤? 졸은 시간 30분쯤?
예민해진 보배님의 취침도 점점 늦어지고 있고 밤낮 바뀐 동이와의 놀이(?)시간 덕에 잠을 잘 틈이 없다. 12시가 다될때까지 보배님의 취침의식에 동참하다가 그시간이 지나가면 낮시간에 내내 잠순이였던 동이의 밤놀이가 시작된다. 낮에는 수유할 때도 비몽사몽 정신을 못차리고 잠에 들면서 12시간 넘어가는 어느시점부터는 수유를 해도 기저귀를 갈아줘도 안고 있어줘도 눈을 뜨고 두리번두리번 이다. 같이 조용조용 이야기 하면서 놀아주다가 잠깐 졸기라도 하면 어느새 울기 시작...서너시간을 그렇게 해야한다. 흑...어제부터다.
독서도 운동도 못하는 그 시간에 아이에게 집중해주라는 도우미 이모님의 말처럼 집중하고 싶지만 잠이 웬수다. 낮에도 충분한 수면보충을 할 수가 없어서 며칠째 머리가 멍~하고 가끔은 지끈거리기까지...그래도 100일쯤이면 밤낮이 가려지니 얼마나 다행인지...헉! 그러고보니 그 때쯤이면 200일차까지라는 이야기인데...내가 빨리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아침에 서방님은 독서모임 가시고 밤새 흘린 땀을 샤워로 씻어내고 앉으니 어찌나 개운한지...보배님도 동이도 꿈나라에 푹 빠져있는 이시간이 자기에는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 인기척없이 조용해서 혼자임을 느끼게 하는 이 시간, 책을 읽을 수도 운동을 할 수도 없지만 이시간에 깨어있다는 것 자체로도 마음이 화악 개인다. ㅎ
또 인터넷 연결해서 이러고 앉아있는 걸 보면 서방님 걱정스러울 눈을 하겠지^^;;; 조금씩만...

감사일기
여든다섯, 여든의 연세에도 건강히 생활하고 계시고 저녁에는 보배님과 놀아주시기까지 하는 시부모님께 무한한 감사!
일주일내내 칼퇴근해서 보배님케어에 내 저녁식사당번까지 감당해주고 계시는 서방님께 감사!
멀리 고흥까지가서 미역에 이것저것 산후용품들, 생활용품들 챙겨서 보내준 친구에게 감사!
내조언에 신랑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카 캠프에 보내준 동생에게 감사!(결혼생활에서는 선배인 동생이라 이것저것 산후조리에도 신경써줘서도 감사)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고 계시는 산후도우미 이모님께 감사!
무엇보다 힘든 감정의 변화를 겪고 있을, 하지만 잘 지내주고 있는 보배님에게 감사!
밤이면 깨서 꿈뻑꿈뻑 데굴데굴 눈굴리고 놀아달래서 엄마를 시험에 들게 하지만 낮에는 기절하듯 자서 수면보충도 할 수 있게 해주는, 날마다 모습이 달라지게 쑥쑥 자라나고 있는 동이에게도 감사!
이렇게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도록 자연출산에의 인연을 허락한 독서모임 백팀장님과 메디플라워 정환욱 원장님, 이름도 얼굴도 마음씨도 예쁜 방우리 조산사님께도 정말정말 감사!
프로필 이미지
2011.01.23 04:49:50 *.161.173.71
단군일지 - 1월23일(일) - 114일차

낮에 부분목욕을 하느라 잠이 깨서 한참 놀렸더니 밤중놀이시간이 좀 줄었다. 3~4시간에서 2시간반으로...역시 낮에 어떻게 해서라도 깨워서 놀려야하나보다. 동이가 좀 주무셔주니 또다른 복병이 나서신다. 보배님...어제 동생네 가족과 엄마가 방문해서 마침 맞이한 조카의 생일축하도 하고 같이 노느라 내내 흥분상태시더니 잠자리가 또 불편해졌다. 늘 그렇듯 흥분상태를 못가라앉히는 것 같다. 자다 계속 낑낑댄다. 계속 토닥거려 주어야 한다.

동이의 새벽 수유 점호가 울리고 연이어 알람도 울려댄다. 수유하려면 출첵이 힘들어지겠다. 서방님께 출첵을 부탁한다. 동이의 수유 풍경...수유하는데 15~20분, 트름시키는데 15~20분, 기저귀가는데 1~2분, 그러다 딸꾹질하면 다시 수유 3~4분, 가끔 또 응가라도 하면 기저귀갈고 어쩌고 저쩌고... 최소 40분에서 1시간을 넘어간다. 이번 타임엔 다행히도 35분쯤에 후다닥 끝을 낼 수 있었다.ㅎ

서방님이 5분의 시간을 준다며 비켜주신다. 얼렁 하고 좀 걷다 다시 잠자리로...
프로필 이미지
2011.01.24 05:32:00 *.161.173.71
단군일지 - 1월24일(월) - 115일차

밤11시가 넘어서 엄마쟁탈전이 시작됐다. 늦은 낮잠을 자고 난 보배님과 이제 수유전쟁에 나선 동이가 엄마를 놓고 각축을 벌인다. 수유쿠션위에 동이를 올려놓고 한손으론 보배님의 배를 쓸어준다. 얼레벌레 이상한 자세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게 최선이다. 보배님은 눈을 떴다 감았다 좀체로 잠들지 못하고 한참을 꿍얼꿍얼 뭐라 하더니 눈을 잠깐 가려주니 금새 곯아떨어졌다. 이젠 동이와의 시간...2시간은 버텨야한다. 1시가 넘어서야 이래저래 수유도 놀이도 다 되어간다.
엄마의 기상시간, 어제오늘 동이가 같이 깨주셔서 출첵을 할 수가 없다. 서방님께 대신 출첵을 부탁하고 수유에 집중, 기저귀갈고 하는데도 정신을 못차리고 자고 있다.ㅎ

요즘 이모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모님은 15년 넘게 소년의 집을 후원, 봉사하고 계시는데 대자들(성당에서 대모,대부해주는 자녀?)이 몇 있단다. 그 중에 한친구가 요즘 방학을 맞아 이모님집에 와서 기거하고 있다고...50이 다되어 주부였다가 일을 시작하려니 몸으로 할 수 있는 일 밖에 없어서 산후도우미를 하게 되었는데 하다보니 보람을 많이 느끼신다고...당뇨도 식이요법으로 조절중이시고...
참 인복도 많지, 이런 좋은 이모님을 만나 산후조리 하게 되리라곤...
이모님을 보면서 나누는 삶을 생각한다. 그냥 일로서가 아니라 성심을 다해 상대를 조리하게 하고 본인도 그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시고...일상에서도 그 마음이 연결되어 늘 봉사하시고...하긴 봉사가 먼저였긴 했다.
나는 어떤 부분으로 사회와 나누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나는 어떤 부분으로 공헌?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요즈음이다...
프로필 이미지
권윤정
2011.01.24 12:40:44 *.154.223.196
좋은 분이 오셔서 다행입니다. ^^ 엄마쟁탈전에, 내 몸도 회복이 되지 않았는데 밤새다시피하시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1.01.25 20:58:04 *.161.173.71
그러게요...며칠밤 샜답니다^^;;;
이모님이 오시는 오전에는 그래서 거의 보충수면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그동안 이모님은 보배님 아침 챙겨주시고 이런 저런 일봐주시고...점심시간이 다되어서야 저의 아침이 시작된답니다. 그래도 기상시간즈음에는 깨어있을 수 있어 참 좋답니다
두 보배님 잠깐 뜸하실 때를 틈타 잠깐 거실을 걷기도 하고 밤새 흘린 땀을 씻어내기도 하고 아직은 읽고 싶은 책들을 읽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에 깨어있다는 자체가 좋아서 왔다리갔다리 하다가 잠자리에 들지요

오늘도 이모님이랑 얘기하면서 다시 느낀 거지만 저는 참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
살아오면서 내내, 회사생활할 때도, 그 후 몇번 변동된 직장생활에서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서방님도, 시부모님도 참 제게는 복입니다. 지금은 이모님까지요...
별거 아닌 듯 찾아온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는 소중한 연이 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해야겠습니다
다시, 연우양의 호출입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프로필 이미지
2011.01.25 17:59:07 *.161.173.71
단군일지 - 1월25일(화) - 116일차

요며칠 보배님의 늦은 낮잠이 어제는 밤잠으로 이어졌다. 점심도 부실하게 먹고 간식도 바나나 한개만 먹은 상태라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식은 땀까지 뻘뻘 흘리고 자서 그냥 두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12시가 넘어서 깼다. 배가 아프다고 한참을 징징거리다 결국은 운다. 배를 쓸어주다 혹시 배가 고파그러나 싶어서 바나나와 우유를 가져다주었다. 그와중에도 상이랑 포크랑 빨리 챙겨달라고 또 징징거린다. 그러고도 바나나 한개를 채 못먹고 눕고 싶단다. 혹시, 쉬야마렵니? 그렇단다. 어휴~ 많이도...그러고선 배안아프다며 히히거리고 들어가 눕는다. 헐~
다시 잠드는데 또 한시간, 낮은 조도의 취침등으로 보니 눈을 멀뚱멀뚱 뜨고 천정을 보고 있다. 눈감고 자~ 했더니 잠깐 감았다 뜨기를 몇차례, 손으로 눈을 가려주니 5분도 안되어 잠이 든다. 눈을 뜨고 누워 천정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궁금해진다. 오늘도 한손으로 동이를(아니 이젠 이름이 정해졌다, 고연우) 안고, 한손으론 보배님 눈가려주고...문득 내가 한 넷쯤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나는 연우랑 밤새주고, 하나는 보배님이랑 안고 자고, 하나는 푹 쉬고, 하나는 단군이하고...

나중에 이모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아이들이 변(똥)을 보고 싶을 때 그렇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매일 보던 변을 이틀이나 못보고 있었네...식은땀도 흘리고, 배도 아프다 하고, 밥도 잘 안먹고...

앗, 연우의 호출이다...

낮에 연우도 보배님도 잠든 사이, 발마사지를 해주시면서 하는 말씀, 힘들어도 이 때 지나고나면 힘들었던 기억 하나도 안나요. 그저 그리울 뿐이지
그래, 아빠 돌아가시기 전에도 가끔 그런 얘기했었다. 다 커서 다들 직장다니고 대학다닌다고 집에 엄마아빠만 계실즈음, 우리가 네다섯살 정도 되었을 때의 꿈을 꾼다고...아마도 아빠는 그 때 그시절이 그리우셨었나보다...
그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지금 보배님을 낳고 기르다보니 아~ 그랬겠구나 싶다.
나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그 때, 그 때가 부모님께는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겠다. 지금 내가 그런 것처럼...이 행복한 때를 부모들 밖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고 슬프지만 그 기억으로 평생을 자식사랑에 몸바치는구나...
내게 이런 소중한 기억을,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주고 있는 보배님이, 연우가 고맙기만 하다. 인생에 비치는 따뜻하고 밝은 햇살같은 아이들...그런 생각을 하니 며칠 고달팠던 몸이 누그러진다.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것의 좋은 점 중 하나는 가족 모두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이른 출근, 늦은 퇴근에 평일에는 아빠얼굴 보기도 어려운 데 산후조리하는 요며칠은 보배님 늦은 낮잠자는 날 이외에는 같이 오손도손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저녁을 같이 한다. 잔잔한 행복이 감도는 시간이다. 얼마나 꿈꿔왔던 시간들인지...
밤에 두아이들에게 시달려도ㅋ 이런 시간이 있기에 다..괜찮다.

며칠되지 않았지만 이모님에게 들은 생활 속 육아, 살림 tip을 정리하고 있다.
보배님이 다섯살이 되도록 몰랐던 육아 상식이며 소소하지만 꽤나 알찬 살림노하우들을 그냥 흘려듣기는 너무 아까워서...3P바인더에 정리를 한다. 아하!...이런게 있구나...바보 도트는 소리를 해대면서...

프로필 이미지
2011.01.26 22:08:33 *.161.173.71
단군일지 - 1월26일(수) - 117일차

한밤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시간, 두 보배님이 엄마쟁탈전에 정신없는 시간이다. 오감이 열린 분들이라 그런지 어찌그리 때를 같이 하시는지 두손이 있어 다행이다 싶다. 한손으로는 수유쿠션 위의 연우를 안고 한손으로는 보배님의 등을 쓸어주고...낑낑거리다가도 금새 괜찮아진다.

다행히도 보배님은 이모님을 잘 따르고 있어 낮에 제대로 쉴 수 있고, 연우도 한번 수유하고 나면 세네시간은 푹 자주고 있다. 그나마 낮이라도 그렇게 지낼 수 있으니 감사하다.
서방님도 2주째 매일 칼퇴근해서 저녁 챙겨주고 보배님이랑 놀아주고...지금도 책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보배님에게 딱 걸려서 한참 책읽기 삼매경에 빠져있다. 졸린 눈을 부벼가며...감사합니다...


자연출산센터에서 조산사님과 진통을 하면서 밤새 나누었던 이야기들과 이모님을 대하면서 나누는 이야기들...역시, 천복에 관한 이야기다. 천복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지만 정말 그녀들은 그 일에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하는 듯 보인다. 남들이 보기에는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그일을 대할 때의 모습은 참, 행복해보인다.
나는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을 하면 내가 가장 즐거울까? 내가 가진 달란트는 무얼까? 내가 해서 즐겁고 남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이모님도 보배님 다니는 뇌호흡이니 브레인스쿨에서도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면 잘 하겠다고 한다. 중고시절 아빠도 나는 선생님을 하면 잘 할거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당시 나는 선생님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별것도 없으면서 좀 더 멋진 일을 하고 싶어했었다. 글쎄...가르치는 것? 뭘 알고 있어야 가르치는 것 아닌가? 내가 가진 앎이라는 것 중 가르칠만한 것이 있나?
프로필 이미지
2011.01.27 05:35:12 *.161.173.71
단군일지 - 1월27일(목) - 118일차

낮에 심하게 오래 주무시더니 역시 밤에 보상을 요구한다. 12시 되면서 일어나기 시작해서 4시가 되도록 계속된 호출이다. 수유하고 트림시키고 딸꾹질하고 기저귀갈고 자는 듯해 뉘어놓으면 금방 깨서 보채고...5분, 10분 쪽잠자다 후다닥 깬다 휴~ 서방님도 덕분에 몇번은 깬 듯하다. 오늘 군산 출장이라 5시 30인 지금 벌써 출발했는데...가면서 좀 잠을 보충해얄듯하다. 밤새 땀뻘뻘 흘린 나도 좀 씻고 수면보충에 나서야지...

밤새 이어진 격전 끝에 아침 10시가 넘도록 장렬히 전사당해 있었다. 일어난 지금도 정신없기는 매한가지, 거의 좀비수준이다. 연우야 그렇다치고 보배님도 아침8시가 되도록 눈을 말똥말똥 뜨고 계시더니 어느새 옆에서 새액새액 잠들어 계신다. 아침이 삭은 고무줄처럼 잔뜩 늘어져 버렸다.

단군일지 쓰고 있는 엄마한테 와서 선물이라고 스티커 잔뜩 붙인 종이를 가지고 오더니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하고 간다. ㅎ 또 호출...
프로필 이미지
2011.01.28 23:38:35 *.161.173.71
단군일지 - 1월28일(금) - 119일차

이모님이 오시고 보배님의 하루가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다섯살, 2월말부터는 체능단에도 다녀야하는데 생활습관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순전히 엄마탓이다, 다 할 수 있는 아이를 아기취급해서 뭐든 다 해줬으니...ㅉㅉ) 걱정이었는데 이모님이 놀아주시기만 하는게 아니라 생활습관을 하나하나 잡아주고 계시다. 과외 소득이라 할만하다. ㅎ
우선, 식사습관, 예전엔 뭐든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정신을 반쯤 빼 논 상태에서 먹여야 그나마 먹일려고 작정한 양을 먹일 수가 있었다. 아니면 어림도 없지...그런데 2주도 채 안된 지금, 잡혀가고 있다. TV는 커녕 컴퓨터 없어도 잘 먹는다. 수저들어서 밥떠서 먹고 뽀로로 젓가락 끼워서 반찬 먹고...아직 수저질이 어색해서 흘리기도 하고, 수저들었다 젓가락 끼웠다 하느라 시간은 두배이상 더 들지만 보고 있노라면 대견하기가 그지없다. ㅎ 먹을 때도 처음 두세수저까지 욱!거리거나, 기침이나 재채기로 밷어내던 것도 많이 좋아졌다.

씻기도...양치하고 세수하고 머리감고...참, 어려웠다. 양치는 매일 도망다니는 아이 잡아서 억지로 시키는 전쟁이었고 세수할 때도 눈에 물 닿는게 싫어서 얼굴 씻을라치면 둘러 놓은 씻을 때마다 둘러 놓은 수건으로 닦고 또 닦고였다. 머리감는 것도 무서워서 일단 안감는다고 버팅겨보고는 했었는데, 이건 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 찍는 기분이다. 이도 혼자 잘 닦고(물론 마무리는 해줘야 한다) 세수도 고양이 세수지만 혼자서 하려하고, 머리감는 것도 이젠 안 무섭단다. 이모랑 후다다닥 잘도 씻으러 들어간다. 이제껏 다 해주던 내가 다 머쓱해지는 장면이다.

장난감 정리도 엄마랑 누가 빨리 치우나 내기하자 하고, 갖고 놀던 블럭도 하나하나 다 빼서 정리를 해댄다. 해댄다고 해야한다. 거 참...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한다. 우리도 다 그런 걸까? 다 할 수 있는데, 해낼 수 있는데 안해서, 못한다고 생각해서 못하는 건 아닐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 아니면 그렇게 원하지 않아서 못하는 걸까?
 
프로필 이미지
2011.01.29 05:19:49 *.161.173.71
단군일지 - 1월29일(토) - 120일차

간만에 아주 바람직한 밤을 보냈다. 12시 이후로 2번만 깼다. 12시반에 자서 거의 3시간은 잔 셈이다. 낮에 많이 깨어서 놀더니 역시 밤에 잘잔다. 그런데 어떻게 깨워서 놀게 해야하는지...졸리면 어느 수를 써도 정신을 못차리고 주무시는 바람에 이런저런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말기 일쑤다. 역시 목욕 정도를 시켜야 하는 건지...어제는 목욕 중간까지도 한동안 잠에 빠져있다가 막바지에서야 깼었다. 보배님도 낮에 꺅,꺅 거리고 놀았는데도 대체로 잘 잔다. 며칠동안은 어찌나 몸부림에 끙끙거림에 울기까지 연우와 함께 엄마를 그리도 힘들게 하더니 어제는 새근새근 잘도 자 주었다. 그래서 그나마 아침이 지끈거리지 않네...

삶에 있어 종교를 생각한다. 며칠전 구본형선생님의 세례가 있었다고...나는 기독교의 유아세례를 받았었다. 부모님의 선택으로 받은 세례, 그래서 한동안은 종교는 내삶의 일부였다. 주일은 온종일 교회에서 보내는 게 당연한 일이었고, 고등학교까지도 학교, 교회, 집 이게 내 활동범위의 대부분이었다.
불교를 믿고 있는 시댁으로의 결혼을 하고 의도하지 않았으나 자연스럽게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송구영신 등 특별한 예배에만 참석하게 되었다. 매일 새벽기도를 다녔지만 이젠 새벽기도대신 108배를 한다. 종교적인 의미보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외견상으로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어제도 이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 종교를 갖고 유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인생에 있어 힘든 고비를 넘길 때 혼자만의 힘으로, 의지로는 힘들어도 절대적인 존재에의 믿음이 있으면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나도 새벽기도를 다니던 한동안은 정말 다른 때와는 다른 느낌을 가졌던 경험이 있었다.

현재 나에게 있어 절대자, 나는 그에게 성실하지 못하다. 출산을 하면서 막바지 진통때는 결국은 그에게 의지하게 되면서 편안해졌지만, 그 이후로 다시 생활로 돌아와서는 그냥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영적인 갈급함이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헛헛함의 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모르는 척 하고 있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29 19:57:18 *.161.173.71
보배님은 아빠랑 아빠친구 만나러 같이 나가시고 연우는 통목욕이후 곯아떨어져서 수유를 하고 기저귀를 갈아주는데도 정신없이 잠을 잔다. 정말 간만의 고요한 시간이다. 깨어있으면서 혼자있는 시간...새벽이 아니라도 참 좋다...3P바인더는 수유일지로 단군일지는 육아일지로 변해버렸지만, 당분간은 어쩔 수 없다 인정해주기로 한다. 아니라고 부정해봐야 내 스트레스일 뿐이다. 덕분에 3P바인더는 이전보다 빽빽하게 들어차간다.ㅎ
거실을 찬찬히 걷다가 잠깐 단군일지에 들렀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30 06:05:23 *.161.173.71
단군일지 - 1월30일(일) - 121일차

새벽 3시에 잠드니 4시10분 알람에 일어나기가 어렵다. 듣고도 알람끄고 잠깐...하다 지각이다.ㅎ 연우의 알람에 겨우 잠에서 깼다. 아이의 배꼽시계는 정확하기도 하다. 거의 세시간에 한번꼴이다. 이번엔 기저귀 호출이었지만 잠시 후 수유 호출이 이어졌다. 눈은 뜨지도 않고서 수유쿠션에 올려지니 입만 벙긋벙긋 젖먹을 준비됐어요 하고 있다. 신기하기도 하지...요번엔 졸린지 제대로 먹지도 않고 곯아떨어진다. 아기들은 손을 잘 내려놓고 속싸개로 싸줘야 잘잔다고 하는데 연우는 손을 속싸개에 집어넣어놓으면 빽~ 울어댄다. 빼주면 버둥거리기는 해도 오히려 잘 잔다. 이거 원, 아기마다 다른거야 뭐야~ 손을 뺴주고 돌아오니 조용해졌다.

연우랑 있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벌써 보름이 지나갔다. 두세시간꼴로, 토끼잠 잘 때는 한시간 반꼴로 수유하다 보니 수유하고 트림시키고 기저귀갈고 하루가 가고 또 가고 하는 거 같다. 나도 덕분에 원하지 않는 토끼잠자고...ㅎ 이것도 한 때다. 100일쯤 지나면 밤낮이 생기니...또 호출이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31 05:17:25 *.161.173.71
단군일지 - 1월31일(월) - 122일차

어제는 서방님과 보배님의 온종일 출타로 연우와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보배님 눈치보느라ㅋ 제대로 못해주던 얘기도 눈맞춤도 많이 할 수 있었다. 연우도 좋은지 내내 또롱또롱 눈을 떠서 보고 또 보고 엄마얼굴을 익히느라 열중이시다. 낮잠도 자고, 밤중엔 낮에 열심히 놀고 나서 세번밖에 깨지 않고 잘 자주는 연우덕에 엄마도 꽤나 편안한 잠자리였는데 아침기상이 무겁다. 끙...아침알람과 시간을 맞춰 일어난 연우양과 수유를 마치고 출첵하러 나갈까하다 시간도 여유있고 조금만 눕자 싶어 눕는다. 금방이었던 거 같은데 서방님의 방문이다. 나올 때가 됐는데 안나오니 출첵독려겸 오신거다. 겨우 부스스한 몸을 일으킨다. 멍~ 좀비모드로 걸어서 컴앞에 앉았다. 벌써 내이름으로 로긴이 되어있다. 시간에 턱걸이로 출첵을 하고 권윤정님의 그림을 본다. 정신이 화악 개인다. 눈물나도록 고맙다^^;;;
어찌그리 타이밍을 딱 맞춰주시는지...늘어지던 몸에 기운이 돈다. 서방님이 뎁혀다 준 뜨거운 배즙에도 따뜻한 기운이 솟는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림은 복사해두었다가 나중에 연우에게 꼭 보여주어야지...
프로필 이미지
2011.02.01 05:44:20 *.161.173.71
사진 036.jpg

PS.
우연히 비슷한 그림을 봤어요. http://blog.naver.com/chh4008/120113516798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지고 남의 소리를 듣고 어루만진다는 양반.

회사에서, 명절 앞두고 집에서 바쁜 분들을 보듬어주고 들어주는 손 하나, 눈 하나 만나시기를 빕니다.

넘 감사해서 오래도록 간직하려고 업어왔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1.02.01 05:39:40 *.161.173.71
단군일지 - 2월1일(화) - 123일차

어제 오후 목욕후 미동도 없이 푹 주무시는 연우를 보며 흠...저녁이 또 괴롭겠군 했는데 역시나다. 지가 무슨 신데렐라인 줄 아는지 12시가 넘어서니 활동재개다. 젖달라, 기저귀갈아달라, 안아주라, 얼러주라, 눈맞춰주라, 딸꾹질멈춰주라...요구도 많기도 하지...ㅎ 연우는 욕심쟁이야~~

이래저래 요구에 대응하면서 문득 든 생각, 살아가는 모든 게 생명을 키우는 것과 같다는...자기의 천복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자신안의 것을 찾아내서 새롭게 태어나게 하고 그것을 조심스럽고 건강하게 키워내는 것과 같다는...연우를 다루는 손길처럼 정성스럽고 조심스럽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힘들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키워나가야 한다는...
인간관계도, 글을 쓰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운동을 하는 것도 그렇게 생명을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들고 나니 수행을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마음이 무겁기도 했는데, 오히려 제대로의 수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감사하다. 한밤중 세시간반을 그렇게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면서 연우와 서로 길들이기를 한다. 제대로의 수행을 한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1.02.02 04:35:57 *.161.173.71
단군일지 - 2월2일(수) - 124일차

고맙게도 연우도 보배님도 서방님도 모두 성실한 밤을 보내주어서 나도 두시간 넘게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연우의 수유를 마치고 기저귀를 가는데 역시나 소변에 응가를 지려놓았다. 가제수건을 적셔서 닦아주고 있는데 쉬야를 줄줄줄 해댄다. 밑에 기저귀를 받쳐놓았으니 망정이지 다 젖을뻔했다. 잠시 손이 당황스러워졌었다. 엄마의 바쁜손은 아랑곳없이 쿨쿨 곯아떨어져서 잔다. 그것도 잠시, 치우느라 오래 벗겨놓아서 추웠는지 일정분을 개워낸다. 추우면 개워내고 꼭 딸꾹질을 해댄다. 가제수건으로 바로 닦아주고 내이불로 데려와서 꼭 껴안아준다. 이번엔 딸꾹질이 오래지않고 금새 개인다. 다행이다. 상황이 모두 종료되고 몇분쯤 지나서 내 알람이 울린다.(서방님 알람은 5분후, 내 알람은 바로 꺼버리기 때문에 거의 못듣는다. 아니면 못듣는 척하거나 ㅎ) 서방님이 깨서 불이 켜져있는 것을 보고 일어난다. 취침등만으로는 불편하기도 하고 열심히들 주무셔서 켰는데 잠을 방해한거 같아 조금 미안해진다. 새벽의 5분은 꿀잠이기도 하니...덕분에 밍기적거리지 않고 아침기상이 완료되었다.

밤에 그나마 잘 자주면 정말 감사하다. 그러고나면 다음 날도 꽤나 가뿐하게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처럼 제때에 출첵도 할 수 있고, 잠깐 여유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오늘부터 설연휴를 친정에 가서 보내게 되었다. 거기서도 잘 보내질 수 있기를...
프로필 이미지
2011.02.04 10:53:49 *.161.102.216
단군일지 - 2월4일(금) -126일차

엊그제 아침부터 가슴이 어째 찌릿찌릿한 것이 예감이 좋지 않더니 그냥 넘어가줄 줄 알았던 젖몸살이 시작되었다. 11시쯤 집을 나서서 친정으로 오는 길, 움직이는 것 조차 부담스럽다. 보배님 출산 후 관리받던 곳에 연락을 했더니 역시나 설연휴라 휴무시란다. 이래저래 연락을 취해서 돈암동쪽에 하고 계신 분이 있어 찾았다. 이젠 열도 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가슴이 팽팽해지지도 않고 말랑한데 안쪽이 뭉쳐있단다. 생각보다 오랜동안 마사지를 해주셨는데 손도 못댈 정도로 아팠다. 결국은 다 풀어내지 못하고 가슴에도 머리에도 열도 나고 눈도 충혈되고 하니 병원을 가보라고 한다. 병원들에 연락을 해보니 벌써 진료시간이 끝났단다. 오후 4시가 넘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응급실로 가야하나 하다 출산했던 병원의 조산사님께 연락을 취해보았다. 열나고 하면 타이레놀을 먹어보고 먹어도 증상이 개선되거나 하지 않고 계속 힘들면 응급실을 가보라고 한다. 일단 약국에 들러 타이레놀 한알을 먹었다. 친정에 도착해서 바로 누웠다. 정신 못차리고 잠들고 또 잠들고 저녁 먹고 자라는 소리에도 그냥 잠만 내리잤다.

새해 아침이다. 끙~ 우울하다. 새해 첫날 아픈 가슴을 부여안고 이렇게 힘들 줄이야 생각도 못했다. 너무 가뿐해서 헤~ 거리고 있었는데 역시 쉽게 넘어가라는 법은 없나보다. 설날이라고 오빠네가 오고서야 겨우 부스스 무거운 몸을 잠깐 일으켰다. 세배고 뭐고 나는 패스다. 겨우 혼자만의 늦은 점심을 먹었다. 두끼를 굶었더니 배가 고프긴 했었나보다. 떡국 한그릇에 배가 너무 부르다. 밤새 차가운 양배추를 가슴에 대고 타이레놀도 한알 더먹고 했더니 좀 나아졌다. 내내 누웠던 덕에 머리가 좀 지끈거리기는 하지만...

참 유난도 하다, 했더니 엄마하시는 말씀, 누구나 한고비씩은 있는 거다...그런가? 보배님때 하도 고생을 해서 연우때는 괜찮으려니 했다. 아니 걱정하기는 했지만 세이레가 다 되어갈 때까지 아무 조짐이 없어서 그냥 넘어가려니 맘놓고 있었다. 이틀 지난 지금 훨씬 가벼워졌다. 그동안 열이 나서도 이불 뒤집어쓰고 있어서서도 땀을 어지간히 흘려서 옷도 몸도 푹 젖어있어서 따뜻한 물로 땀을 씻어내고 나니 기분도 좀 나아지는 듯...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새해 첫날이지 않았나 싶다 ㅎ, 기억에 많이 남을 거 같다.
프로필 이미지
2011.02.04 22:19:08 *.161.173.71
새해를 맞으며 여기저기 큰일이 많다. 내몸 아파서 정신 못차리고 있었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오빠네도 설날 전날 타이어가 양쪽 다 펑크가 나서 크게 사고 날 뻔 했다 한다. 그리고도 설날 오후 늦게 저녁을 먹으며 걸려 온 전화, 오빠네 교회의 다른 교구 목사님이 교구분들과 함께 조문 다녀오시다 버스랑 충돌 사고로 크게 다치셨다는...저녁도 먹는둥 마는둥 황급히 나서야 했다. 젖몸살로 내 몸 조금 힘든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완쾌 안되는 지병도 아니고 어쨋든 지나면 나아는진다. 그런 소식들을 접하고 있으려니 저절로 깊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이번에 젖몸살을 앓으며 다시 느낀 내 문제점, 내 몸 아프면 괜히 가까운 사람에게 짜증이 많아진다는...뭐, 누가 아프라고나 했나? 왜 괜히 가만 있는 사람에게 짜증인거냐고? 그냥 조용히, 잠잠히 아파줄 수는 없는 거냐고?

또 하나, 이건 내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의 문제이기도 한, 하나가 아프면 같이 아파진다는...거참, 이상도 하지. 누군가 컨디션이 안좋으면 같이 안좋아진다. 어째 바이오리듬까지 같이 가는건지...내가 젖몸살이 시작되던 즈음, 서방님도 힘들면 묵직해지는 허리가 또 아파왔다고...타이레놀먹고 정신없이 자고 있다가 연우가 깨서 기저귀 갈아달라고 서방님을 호출했는데 아무래도 자세가 이상하다.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컨디션이 안좋으시단다. 아고고...
아야야 엄살도 못부리게 한다...그래설까. 빨리 회복된 이유가...내가 회복되어가자 서방님도 좀 개이신단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아프지 말아야지. 나를 위해서도 서방님을 위해서도 우리 보배님들을 위해서도...

새해 맞으며 건강주심의 감사함에 대해서, 무탈함의 감사함에 대해서 깊이 느끼는 아주 긴 이틀을 보내고 있다. 보배님들도 서방님도 벌써 꿈나라 여행 중...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또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1.02.05 06:19:31 *.161.173.71
단군일지 - 2월5일(토) - 127일차

연우와 밤을 지새고 알람도 다 끄고...그 덕에 서방님까지 지각을 하게 했다. 끙~ 쏘리(식꾸릿가든 김주원버전ㅋ 어제 친정에서 스페셜로 하는 걸 잠깐 봤었다. 아주 오랫만에 드라마라는 걸 보니 또 푹 빠지게 되더라. 차도남, 따도남하더니 참 멋져보이긴 하대. 연예인 별로 안좋아라했는데 진짜로 아줌마가 되어가나보다)
젖몸살이다 뭐다 힘들었던지 입안이 다 헐었다. 혀 밑도 개운치가 않네. 입술밑도 부르트려는지 간질간질하다.
-----------------------------------------------------------------------------------------------------------------------------------------------------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가 다 되도록, 통목욕을 시키고 수유를 하고 안고 얼르고를 해도 도무지 토끼잠을 자대는 연우 덕분에 앉아있는 자세가 가장 안좋다는 데 계속 앉아 있었더니 묵지근하다. 이모님이 가시는 네시쯤 연우양도 겨우 잠의 대열에 합류를 하시고 보배님의 한복을 찾던 서방님은 보배님과 함께 윗층(본가)로 향했다. 나는? 했더니 내년부터 하란다. 흠...그러지 뭐...입술 밑도 부르트고 얼굴도 퉁퉁부어서 보기에도 민망한데 오히려 잘됐다? 싶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에 어제 잠깐 보았던 시크릿가든을 핸폰으로 검색해 보았더니 다시보기가 가능하네? 누워서 한잠 잘까하다 컴앞에 앉았다. 다시보기 클릭을 했더니 돈을 내라네? 흠...그럴테지. 그래도 뭐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하니 함 봐볼까? 1000원을 지불하고 클릭, 헉! 1부가 아니고 2부네? 에이~ 모르겠다. 그냥 보자. 어제도 거의 끝부분만 봤는데 오늘도 앞뒤 모르는 코믹로맨스를 또 보고 있다. 거의 끝나갈 무렵 잠깐 내려오신 서방님과 1부도 보고 또 2부도 본다. 중간에 보배님이 졸립다했다며 데려가라셔서 내려와 아기띠에 업고 서방님이 재워주셨다. 아기띠 활용연한이 거의 무제한이다. 100센티가 넘는 울 보배님까지가 가능하니...자는 보배님을 뉘이고 깨난 연우양도 데려와 안고 수유하면서...계속된 드라마 삼매경ㅋ TV안보다 내리 세시간여 계속된 시청이다. 그렇게 화제가 되었다더니 재밌긴 하네 하면서...역시 작가들은 다르다. 대화 하나하나가 톡톡 튄다.ㅎ

보배님과 연우양은 콜콜 잠에 들어 있고 서방님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아까 올라가서 세배한 것을 찍은 동영상을 본다. 작다 싶은 한복(돌때 입었던 것)을 차려입고 참 곱게도 절을 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어설프던 절매무새가 제대로 잡혔다. 예전에 몇 번 알려준 것 이외에 요즘엔 보여주지도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설 지나면서 잘 보아두었던 모양이다. 서방님은 보여준 동영상 보고 또 보고 한다. 어지간히도 대견하고 신기한가보다. 보배님에 대해서라면 어찌나 하트뿅뿅, 유치찬란, 무조건 허허실실이신지...그렇게도 좋으실까...동영상 속의 보배님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신 세뱃돈을 착착 각도까지 잡아서 아빠한테 저금하라고 갖다준다.ㅎ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돈을 모른다. 서방님과, 보배님과 연우양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연우양의 호출이 있고 안방에서 수유하며 또 두런두런하다 보니 서방님의 눈꺼풀이 무겁다. 엊저녁 묵지하다는 허리에 신반석을 덕지덕지 붙여주었는데 어떤지 물어보지도 않았네. 보배님 업고 재운 걸 보면 좀 나아진 거겠지? 이렇게 오늘 하루도 지난다. 하루하루 무탈함에 감사하다. 이 새로울 것도 없는 시간들이 행복하기도 하고...조금은 풀어진 젖몸살도 고맙다.
서방님 얘기처럼 한순간 한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프로필 이미지
2011.02.06 15:29:43 *.161.173.71
ㅎ 어쩌면 그런것도 같아요 출산때는 진통이 왔다 갔다 하지요. 진통을 하다가 깜빡 잠이 들 정도로요^^ 저도 연우양 낳으면서 꽤나 졸았답니다. 그런데 젖몸살은 자다가도 깨나게 하지요. 하하 이거나 그거나였나요?? 어쨋든 움찔도 못하게 아파서...저도 이야기만 들었지 직접 아파보니 흠, 이런 거였군이 아니고 아이고~~가 되더라구요ㅎ
권윤정님이 알려주신 방법도 나중에 써봐야겠습니다. 친정에서의 설연휴 만이틀은 머리통보다도 더 큰 양배추 하나를 해치웠고 집에 돌아온 지금도 베란다에 큰 놈으로 한통의 양배추가 자리잡고 있답니다. 저는 이 아이 덕을 꽤 봐서 지금은 전동침대에 연우양 재워놓고 이렇게 컴앞에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이 된 상태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았지만 수일내에(예전 관리받던 원장님이 복귀하시면) 어찌됐든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봅니다.

널찍한 침대에만 누워있다가 전동침대에 뉘었더니 그다지 좁지않은데도 낑낑거리네요...연우양의 호출입니다. 애정과 관심 감사합니다. 연우양 한테 가봐야겠습니다 휘리릭~ㅎ
프로필 이미지
권윤정
2011.02.06 08:32:20 *.154.223.196
제가 이전에 보던 만화책 최정현씨 <반쪽이네 육아일기>에서 젖몸살에 음료수캔을 냉동실에 얼려서 옷 위로 가슴에 슬슬 굴리더라구요. 애 낳는 것 보다 젖몸살이 더 아프다는 대사가 기억이 나요. 뭐 알고 있는게 없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1.02.08 05:24:31 *.161.173.71
단군일지 - 2월7일(월) - 129일차

연우양의 BCG예방접종을 위해 아침부터 바쁘다. 엄마아빠 밥먹어야하고 연우양 챙겨서 나가야 한다, 보배님 깨시기 전에...저번 접종 때는 깨고 나서 나서느라 울음바다에, 그런 생이별이 없어서...그런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시간은 흐르고 고모댁에서 하루종일 노느라 꿈쩍도 않고, 한번도 깨지도 않고 주무시던 보배님의 늦은 기상 시간에도 출발을 못하고 있다. 딱 걸렸다. 할머니도 내려와 계시고 분위기 심상치않은 것을 포착한 보배님, 거실에서 놀다가 옷갈아입고 나서는 엄마보고 엄마, 어디가요? 응...연우 아야하지 말라고 예방주사 맞으러가~ 응~언제와요? 한시간쯤 지나서(한시간은 넘 짧지만...) 암튼 금~방 올거야 네~ 잘다녀오세요 쌩뚱!!ㅎ 이거 어째 이상하네...내가 예상하던 풍경과는 영~ 딴판이쟎아? 뭔일있었어? 아무렇지도 않게 대응하는 보배님 모습에 아직까지도 덜덜거리던 초보엄마, 하루가 달라지게 적응하시는 보배님, 고맙습니다

진료하고 예방주사접종하고 손싸개사고 보배님 런닝셔츠사고(사촌누나들 런닝 물려받아 샬랄라 리본달리고 하트뿅뿅 그려진 런닝 입고 다녔는데 물놀이 적응반 다니면 챙피해한다고 이모님의 조언을 받아서 사게 되었다) 그외 이런저런 쇼핑리스트 구매하고 돌아오니 벌써 나간지 세시간여가 지났다. 정말 시간 휘리릭 지나는구나...

엄마는 물놀이 적응반 어떻게 잘 갔다 올 수 있을까 걱정인데 보배님은 그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봄처녀처럼 화사하게 차려입은 할머니와 함께 손잡고 뽀뽀까지 하고 잘 있어야되요 하고 집을 나선다.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두분, 궁금한 나머지 어머님께 전화를 했다. 벌써 끝나서 문화센터 버스타고 아버님 사무실이시란다. 옷갈아입으면서 한번 울기는 했는데 잘 놀더란다. 휴~ 다행이다. 돌아와서는 엄마가 보고싶어서 한번 울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한다.ㅎ 안심이다.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뭔가 시작할 때 로딩시간이 길어서 어찌나 전전긍긍하는 마음이 되던지...아마도 그건 엄마만의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멋진 보배님 화이팅이다!!
프로필 이미지
2011.02.08 05:42:07 *.161.173.71
단군일지 - 2월8일(화) - 130일차

연우양과 한밤중까지의 놀이를 마치고 알람 전에 일어났다. 두서너시간 놀이를 하고나면 그 뒤 취침은 좀 편해진다. 오늘도 아침이 개운하다.

일어나서 나오니 거실은 온통 보배님의 장난감으로 걸을 틈이 없다. 대충 정리하는데만도 시간이 꽤 걸린다. 엊저녁 아빠랑 신나게 놀더니 별별 장난감이 다 나와계시네. 다른집들보다는 장난감이 적긴하지만 다 꺼내놓고 놀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ㅎ
물놀이도 하고해서 일찍 잠들겠다 싶었는데 너무 약했나 보다...하긴 첫날인데 일찍 잠들 정도의 활동은 아녔을테다. 평소와 다름없이 10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겨우  허락된 아빠의 해방이다.(졸려서 비몽사몽 그래도 보배님 대응하느라 잠자리에 들지못하고 옆에 볼모로 붙잡혀있었다) 아빠 이제 들어가서 주무셔도 되요 하더니 금방 자기도 따라 들어온다. 엄마 옆에 다소곳이ㅎ 눕더니 군말않고 잠든다.ㅋ 그래도 조금은 피곤했었구나...고맙다...울 보배님...
프로필 이미지
2011.02.08 21:16:20 *.161.173.71
어째 잘 갔다왔다 했던 물놀이적응반, 오늘은 가기도 전 옷갈아 입으면서부터 엄마, 나 가지말아요 하면서 눈물바람이다. 가고싶긴 한거 같은데 낯선 긴장감이 보배님을 울린다. 왜 아니겠냐? 어른들도 환경이 바뀌면 긴장하고 스트레스받는데 오죽이나 할까? 선생님 출석부를 때 대답만 하고 돌아오기로 하고 할머니를 따라 나서는 눈에는 아직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 담겨있었다. 결국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내일은 잘 하기로 선생님하고 약속하고 왔다한다. 그래도 고맙다. 가기 싫은 마음 가득인데 거기까지 갔다 와 주어서...

왠일로 저녁으로 피자 어떠냐는 서방님의 전화에 완전 콜이죵~ 커다란 치즈피자 한판이 서방님의 손에 들려왔다. 와~ 보배님, 아이기는 아이다. 아빠보다 피자박스가 더 반갑다. 갈릭소스에 푹푹 찍어서 잘도 드신다.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서...몇개월 되었나보다, 피자먹은지가...예전엔 더 자주 먹었던 거 같은데 보배님 생기고 연우양 갖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먹는 횟수가 줄었다. 오늘은 보상이라도 하듯 피자로 두둑하게 배를 채운다.
배부르면 주무셔야 하는 서방님, 아빠 잘까? 산책할까? 당근, 산책이쥐~ 보배님과 서방님은 챙겨입고 저녁산책을 나갔다. 얼마전 아빠가 책읽어 주면서 랩으로 노래하듯 했던게 아주 맘에 들었던지 이젠 모든 말을 랩으로 하려한다. 약간 해석이 잘못된 모양인지, 업그레이드가 된 건지 느끼랩버전이다.
점점 더 야위어가는 서방님, 오늘 어때요? 힘들지...흠...힘든 건 이미 알고 있지만 그렇게 얘기하니 왠지 더 신경쓰이네...행복한 일, 신나는 일, 많이많이 만들어서 서방님도 힘나게 만들어줘야 할 텐데...서방님도 화이팅요!

며칠전 주문해받은 기저귀가 벌써 끝을 보이고 있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오늘 다시 주문을 한다. 이번엔 두박스...기저귀밑으로 들어가는 돈도 장난아니네~그나마 모유수유중이라...어서어서 몸살 잠재워져서 편안해질 수 있기를...저녁먹으며 예전 관리받던 원장님께 서방님이 연락을 했다. 토욜,일욜까지 오전에는 충무로에서도 하신다고...이번 주말이 될 듯 싶다. 기다려라. 완전 해결해 줄테니...그건 그렇고 많이 아플텐데, 벌써 걱정만 앞서네

프로필 이미지
2011.02.09 06:24:16 *.161.173.71
단군일지 - 2월9일(수) - 131일차

잠이 깬 시간이 어찌 됐든 다시 잠든 시간이 세시가 넘어가면 네시십분 알람에 일어나기가 버겁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끄고 다시 잠든 정도는 기억이 났는데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분명 끄고 잤을게 뻔한데도...오늘도 연우양의 두시간 넘어가는 수유와 놀이덕에 세시를 넘겨 잠을 청했더니 벌써 지각시간이다. 연우양 호출이 아녔으면 그나마도 계속 잤을터였다.

정신은 아직도 베게베고 자고 있는데 몸만 겨우 부스스깨서 취침등을 켜고 기저귀를 갈고 수유를 준비한다. 수유도중 한두번은 꼭 켁!켁! 숨도 못쉬고 뒤로 넘어간다. 새파랗게 얼굴이 질린다. 너무 많이 몰려나오는 젖 때문에 감당이 힘들기도, 사래가 걸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젖먹으려다 숨차서 죽을지경이다. 한참 헥!헥!거리다 눈을 뜨면 눈빛이 슬프거나 원망스러운 것 같다. 그건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일 수도 있지만, 미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어쩌겠냐? 연우양이 조절해가면서 드셔야지. 엄마가 조절이 안되는 것을. 식혜도 먹고 양배추도 붙이고 보배님때는 홍삼엑기스까지 먹어봤지만 그게 조절이 잘 안되더라.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 [단군2기_출사표_천복부족] 자기를 아름답게 가꾸는 새... [230] 권윤정 2011.01.10 14829
38 [단군2기 출사표 - 천복부족] My life is my message file [116] [1] 임여명 2011.01.10 9711
37 [단군2기-출사표-천복부족] 두려움 없이 걷다. [153] 이국향 2011.01.09 9396
36 [단군 2기_출사표_천복부족] 길을 만들어 나아가다. [116] 김보미 2011.01.09 9252
35 [단군2기_천복부족_출사표] 기본에 충실하자 [119] 고정욱 2011.01.09 9292
34 <단군2기 출사표> 천복부족- "지금 여기" 몸과 마음에 ... [65] 최희선 2011.01.09 9203
33 [단군2기_출사표_천복부족]낯선 하루를 시작하기. [104] 김경희 2011.01.09 9335
32 [단군 2기_출사표_천복부족] 새벽 친구 [110] 이승호 2011.01.09 9260
31 [단군2기_출사표_천복부족] 멋진 생각에 날개달기 프로... [84] [1] 김소연 2011.01.09 29096
30 [단군2기_출사표_천복부족] 다독_다상량을 통한 천복찾... file [135] 신은하 2011.01.09 9408
29 [단군2기_ 출사표_천복부족] 글쓰기와 책 읽기 file [143] 김동재 2011.01.09 9751
28 [단군2기 출사표 천복부족] '꿈꾸는 몸, 춤추는... [140] 박소라 2011.01.09 9594
27 [단군2기-출사표-천복부족]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다. [90] [2] 정우민 2011.01.09 10279
26 [단군2기 - 출사표 - 천복부족] 천복을 찾기 위해 ... [169] 조성희 2011.01.09 10266
25 [단군2기 출사표_천복부족] 나를 찾는 여행 [100] 김신희 2011.01.09 9067
24 단군2기 출사표 천복부족: 나의 큰 꿈을 위한 천복찾... [147] 윤인희 2011.01.09 9076
23 [단군 2기 출사표_천복부족] To reach the star... [136] [2] 최점숙 2011.01.09 9680
» [단군2기 출사표_천복부족] 나와 만나다 [148] 주철은 2011.01.09 10025
21 [단군 2기- 출사표-천복부족] 충만한 새벽길을 한발... [63] 조영미 2011.01.08 9170
20 [단군1기 출사표 천복부족] 인생 그까이꺼 뭐 있나?... file [101] 조동익 2010.09.08 11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