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2단계,

두

  • 권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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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0일 02시 49분 등록
 

출사표를 써야한다며 자다깨다 했던 간밤의 꿈. 고향집인데 내 앞에 한 상이 차려져 있다. 한 12명 가량이 둘러 앉아 있다. 네 귀퉁이는 어른이고 사이사이에 어린 아이들이다. 어른은 좀 검은빛 허름한 잠바를 입고 허리를 꺽고 앉아있는 덩치 큰데 순한 듯한 남자들이다. 어른이나 애들이나 내게 별 관심없이 말없이 밥만 먹고 있다.  스댕그릇과 오이지 물김치가 기억난다. 산해진미로 차린 게 아닌 식구많은 집에서 최선을 다해 차린 밥상같았다. 불편한 자리다. 나는 눈치를 보고, 밥을 차려주는 이들은 화가 나 있다.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엄마와 아버지도 있었는데 그들은 내가 모르는 이들과 새로 결혼을 한 것 같다. 특히 엄마의 남편이 영 낯설다. 그는 엄마 남편인데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자다. 이상도 하지. 나는 평생 아버지 딸이었는데. 엄마는 내게 친절하게 대하는데, 그 남자는 노트북으로 단군 출사표를 보여주며 이게 뭐냐고 따진다. 요지는 우리는 니가 공익을(절집 짓는 불사나 남들 공부하는 뒷바라지 백일법문 공양주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위해 일하는 것 같아서 돌아가며 불러서 밥을 차려주었는데 이건 뭐냐는. 꿈 속의 나는 할 말을 또박또박 잘 한다. 이건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거니까 그게 마음에 안들면 앞으로는 불러서 밥을 먹여주지 않아도 된다고. 속으로는 앞으로는 내 자리 아닌데서 엉뚱한 명분, 핑게를 대며 비굴하게 밥을 구걸하지 않겠다, 스스로 밥을 벌고, 내 손으로 소박하나 당당한 밥상을 차려 먹으며 살겠다 생각한다. 그리고 고향집 골목을 씩씩하게 걸어 내려온다. 속이 시원하다. 내 옆에 젊은 여자가 따라 나오며 내 입 가에 묻은 것을 떼어주고 이쑤시개를 준다. 누군가 봤더니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진실했던, 내가 이기적이라고 욕하면서도 질투했던 친구다. 진짜 독립이 시작되려나?

1. 제     목 : 자기를 아름답게 가꾸는 새벽정원

2. 활동시간 : 3~5시, 취침시간 8~9시 (6시간 수면)

3. 목표        1) 새벽지구 안전기지 구축 - 정화(自精), 양육(自養)

                    2) 저녁지구 안전기지 개발 - 베이스 캠프

4. 새벽활동

 

할 일

자세히

필수 (3:00~5:00)

모닝페이지

 3쪽 쓰기, do it list

아침정진

정토회식 천일기도(예불+108배+명상10분)+천수경+일지쓰기

덤 (5:00~6:30)

콩나물시루
물주기

읽기(~3/1) : 초등학생용 장애인식개선 동화, 그림책

듣기(3/2~) : 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동영상 수업

보너스 (6:30-7:30)

몸 가꾸기

신체활동으로 마무리 (산책/달리기)


*구선생님이 권한 독서법 흉내낸다. 독서력 고려해 쉬운 책 선택. 정한 시간에 매일 읽는 것이 목적 
*성과물 : 블로그에 독후감 몇 개 (저자-느낀점-밑줄긋기-내가 저자라면)

              마라톤대회 완주 메달 (10km)

          

5.예상난관 및 극복방안

예상 난관

모습

극복 방안

꿈꾸는 모습

방학 우울증

두문불출,저조

9시~5시 8시간 성실 노동

특히 9시~2시 일하는 패턴

규칙적인 리듬 유지

미친 3월

벌벌벌,쩔쩔,낑낑

1,2월 출근, 일 끄기

유비무환

저녁 단도리

(5시~8시)

웹써핑,과식,방치

- 전환활동: 저녁승리(1)

- 새날준비: 저녁승리(2)

저녁지구 안전기지

 (base camp)


  * 전환활동 : ????

  * 새날준비 : 씻기-옷,가방 준비-청소정리정돈-저녁식사-아침식사 준비-취침 


6.긍정적 효과 : 새벽지구 안전기기 1년 공사 중 200일분 진척


7.보상 : 출발emoticon, 30일emoticon, 60일, 100일차에 선물을 하겠다.
     
     출발- 중성펜, 오미자차 댓병1개, 달리기장갑

            30일 - 복합기 1대
            60일 -  
            100일 -


8. 목표 달성 평가


구분

목표

1주

2주

3주

4주

5주

6주

7주

8주

9주

10주

11주

12주

13주

14주

(9일)

계(성공률)

3시 기상

95%

7

4

7

6

7

5

3

5

7

6

6

7

7

8

85

-

-

3

-

1

-

2

4

2

-

1

1

-

-

1

15

새벽활동

모닝

페이지

100%

7

7

7

7

7

7

7

7

7

7

7

7

7

9

100

아침

정진

100%

7

7

7

7

7

7

7
3

7
3

7
5

7

7

7

7

9

100

아침공부

100%

7

7

4

6

1

2

5

2

2

0

1

4

3

3

47

30분

달리기

70%

(주 5회)

3

1

0

1

3

0

1

3

3

1

3

3

4

7

33

저녁

승리

1.전환활동

70

0

0

1

0

2

2

0

0

0

5

2

5

17

2.새날준비

90

3

5

0

0

0

2

5

15

저녁정진

80%

(주 6회)

0

0

0

3

1

3

0

0

0

0

0

7

  저녁정진 : 7시 기준 (천수경-예불-반야심경-해탈주-108배-명상-일지)

9. 골인 & 너머


1) 300일차 go!

2) 이번 겨울 춥고 힘들었다. 제법 울었다.    
단군 아침 수련으로 그나마 계속 걸었다.
주변 여건 덕분에 겨울에 나무를 자르지 않고 지낸 것이 다행스럽다. 
한 번 어긋난 관계를 잘라냄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새로운 국면으로 노력해간다는,
그리고 계속 걷는다는 긍지를 느낀다. 
어느 해보다 봄이 찬란하다.

3) 새벽수련 평가
 - 아침기상시간 80% 단군 기준을 만족했다. 불안정하다. 좀 더 안정되려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자
 -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은 어쨎든 다 했다. 두 가지는 내가 좋아한다. 평생 동행하고 싶다. 
 - 아침공부는 다시 자버리면 완전 불가능. 그리 재미를 못 느꼈다.
       #읽은책 : 총 23권
                     장애인식개선도서 오카슈죠 동화<우리누나><민들레><바람을 닮은 아이>
                                                양육자의 책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아키유키 이야기>?
                     세미나 권장도서 <내 삶에 변화가찾아올때><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때><탈렌트코드>
                                              <강점혁명><신화의 힘><익숙한 것과의 결별>
                     기타                   <마음에 사랑이 없으면><친구가 되어주실래요?><주제별 생태놀이>
                                              <손바닥 자연놀이100><말캉이 1,2><식물탐정 완두> 3권은 만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기도><행복한 출근길><날마다 웃는 집>
                                               <스님의 주례사>
      #한 일 : 블로그에 감상문 쓰기 7개,
                   초기 지나면서 아침에 잤고, 세미나 추천도서도 내용만 후루룩 읽고 말았다. 
                   구본형선생님 독서법 흉내는 slow & steady 모토를 잃고 벼락치기식 훑기로 그침. 
                   이전에 읽은 적이 있던 책 (신화의 힘, 강점혁명)을 다시 정독하지 않았다.
- 달리기 성과 : 한겨레마라톤 10km 완주 (기록 54분) 
   한겨울 노지 달리기 곤란. 헬쓰클럽 등 다른 방법 구안했어야 했는데 어어어 무너졌다.
    매우 재미있었다. 근데 아침에 많은 걸 하자니 팽팽 바빴다. 저녁에 달릴까?
 
4) 저녁승리 평가
 - 전환에서 실패. 이게 문제, 과제다. 1시간 웹써핑을 하면서 늦게 퇴근, 집에 돌아오자마자 과식, 웹써핑 하는 모습이다. 다음에는 퇴근시간 정해서 약속시간 지키듯 칼퇴근 한 후 1시간 즐겁게 놀기해 보자.
(그림일기 그리기, 카페에서 놀기, 또 뭐가 있지?....)   
 - 저녁단도리는 집에 온 후 바로 씻기 1가지만 하면 될 듯. 나머지는 크게 상관없다. 취침시간 엄수! 
- 저녁정진은 폭삭 망했다.

5) 오프모임
킥오프, 쫑파티, 세미나 참석 : 죽음편지는 못했고, 강점, 미래 이야기 참석- 좋았다.
                                           참석 태도는 양호하지 못함. 매번 30분~45분 지각 했고 과제는 2/3만 함.
비공식적인 모임 : 자연관찰 그리기, 생태놀이, MT, 봄나들이 / 뒷풀이 -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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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0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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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0 05:27:00 *.154.223.196

 

5주 체크리스트 (2/7~2/13)

   

구분

목표

결과

3시 기상

2시 기상

2:40 -

1:00 -

2:00 +

1:40 -

2:00 -

2:50 -

2:50

7

8~9시 취침

8:00

7:00

8:00

7:00

8:00

10:00

10:00

 

6시간 수면

6:40

6:00

6:00

6:40

6:00

4:50

4:50

 

새벽활동

모닝

페이지

2:10~2:50

2:52~3:45

(53)

1:25~2:20

(55)

2:20~2:50

(30)

1:50~2;50

(60)

2:20~3:00

다시 잠

3:20~4:30

3:20~4:20

7

아침

정진

3:00~4:30

4:20~6:00

4:00~5:20

3:40~5:10

7:20~8:00

6:20~7:00

4:40~6:00

5:10~6:30

7

공부

4:30~6:30

-

6:30~7:00

-

-

-

-

-

1

달리기

6:30~7:30
(주5회)

6:40~7:05

:10~7:40

6:45~7:25

-

-

-

-

3

저녁

승리

1.전환활동

5-6

× 웹써핑

× 웹써핑

×

× 웹써핑

전화,식사

○세미나

×

2

2.새날준비

6-7

×

×

×

×

3

저녁정진

7-8

×

×

×

×

×

×

1

*아침공부 ; 수요일-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 4장 밑줄 타이핑,
                 <카톨릭성인전 上>, <붓다 나를 흔들다> 매일 읽음. 하루 읽는 분량 3쪽


[5주 점검]

오랜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해서 내내 출근하는 한 주였다. 지각은 아니라도 기상시간 들쭉날쭉하다. 새벽활동 질 낮았다. 새로 시작한 아침공부와 달리기를 거의 안하고 있다. 

저녁일정 지켜지지 않았다. 인사발령 나기전 사람들이 바뀌는 외부환경, 편안하지 않은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 채로 웹써핑을 한다. 이걸 좀 바꿔야 한다. 저녁에 몸이 붓는 듯한 느낌이 있고, 그보다는 혼자서 깔끔히 단도리,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 뭔수가 있어야겠는데. 감기에 걸려있다. 


[어떻게 할까나?]

감기와 치통 병원진료가 1순위 할 일!!

퇴근 후에 누군가와 함께 저녁을 먹는 일정을 하루 정도 잡으세요. 

퇴근 후 전환활동을 가장 사랑하는 일로 삼아보면 어떨까나요? 자연친화지능이 1순위인 걸 활용해서 이 근방에 큰 화원 있으면 퇴근하고 매일 구경가든지, 바다 보러 가든지, 아니면 공원 옆 카페에 책 읽으러 가든지. 매일 버스타고 월미공원에 가서 전망대 기둥에 찐 하고 오든지, 화분을 더 많이 입양해서 기르든지, 새를 한 마리 사오든지요. 아아아 이대로는 안됩니다요. 콩두씨. 이대로 있으면 우울증 걸려서 죽을 겁니다. 

저녁기도는 응원군을 청하세요. 정말 원한다면 혼자서 안된다는 걸 겸손히 인정하고 절에 가세요. 

6주 체크리스트♪♬


구분

목표

결과

3시 기상

2시 기상

3:20 - 지각

6:20 지각

1:00

2:40-

2;40

2;50-

2:45

5

8~9시 취침

8:00

11:00

7:00

7:00

9:00

9:00

8:30

 

6시간 수면

7;20

7:20

6:00

7:40

5:50

6:15

 

새벽활동

모닝

페이지

2:10~2:50

4:00~5:00

6:35~7:50

1:20~2:20

3:10~4:00

3:05~4:00

3:10-4;00
전주 모텔

3;10-4:00

7

아침

정진

3:00~4:30

5:20~7:00
왔다갔다

9:00~9:30

7:20~8;00

4:30~6:00

4:20~5:30

4:10~5:35

4:10~6:00

7

공부

4:30~6:30

-

-

-

-

 

5:10~6:30pm

7:00-9:00am

2

달리기

6:30~7:30

-

-

-

-

-

-

-

0

저녁

승리

1.전환활동

5-6

emoticon
음주가무

× 

× 

emoticon
뒷풀이

×

×

×

2

2.새날준비

6-7

emoticon

× 

emoticon

emoticon

×

emoticon

emoticon

5

저녁정진

7-8

×  

× 

emoticon

× 

×

emoticon

emoticon

3


[평가]지각이 이틀 있었고 중반 넘어가면서 안정감이 있어졌다. 저녁 단도리가좋아지고 있다.
          달리기는 망했네.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는 것도 저조기의 징후. 전주 여행 계기로 상승중.
          눈에 보이는 자기점검법이 효과 있는 듯. 체크리스트를 이중으로 하는 불편이 있다.

[반영]주 1회는 놀러가길. 

 

 

프로필 이미지
권윤정
2011.02.21 06:00:05 *.154.223.196
1일차 2011년 1월 10

*2;00(-), 8:00 (6:00)
*모닝페이지 3:15~4:00 천일정진 4:00~5:30 (일지 쓰기 포함), 2~3 출사표 작성함
*읽기 6:00~8:00, 산책 9:00~9:30, 중간에 식사 청소 

첫날이다. 출사표를 가까스로 올렸다. 왼쪽 편두통과 귀 아픈 느낌은 치통 때문인 듯 하다. 좀 붕 뜬 느낌인데 몸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출사표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계속된다. 어제 새로운 100일을 준비하면서 모닝페이지 쓸 펜을 10자루 새로 사왔다. 평소에 쓰는 것보다 더 좋은 걸로, 천 원짜리로 샀다. 일지쓰기를 아침정진 일정에  포함시켰으므로 1시간으로는 부족하고 1시간 30분으로 늘여야겠다.  200일차의 모토는 남의 인생 간섭 말고 내 살림살이를 견실하게 한다 이다. 통장 잔고를 늘이듯, 알토란처럼 매만져 키우고 정성을 들여 윤이 나게 닦는다.

2시간 안에 오카슈죠 <바람을 닮은 아이>를 읽고 느낌을 적었는데 밑줄 친 부분을 먼저 타이핑하고 적으면 더 구체적이고 생생할 것 같다. 이불에 하반신을 묻고 읽으면 졸릴 것 같아서 거실로 나가 두레반 앞에 앉았다.

속이 메스껍고 두통이 계속 되는데 미역국밥을 먹고서 평소 달리던 곳으로 오랜만에 올라갔다. 30분 걸었다.  쨍한 겨울 하늘이 아름답다.  손과 발이 너무 시렸다. 20분 후부터 트림이 나기 시작했고 두통이 덜해졌다. 몸이 새벽 활동으로 지쳐있는데 음식을 먹으면 위가 잘 안 움직인다.  두통과 졸음이 오는 이유같다. 30분 걷고 나서도 두통 계속 되고 귀가 따꼼거리고 음악소리가 귀를 찌를 듯이 아프게 들린다. 30분 누워 쉬었다. 매일 쉬어야한다면 출근하면서는 못할텐데 덜컥 물러서는 맘이 들었다. 근데 휴식은 필요한 것 같다. 예전에 출퇴근 할 때는 전철에서 20분 곤히 쉬곤했다. 어떤 식으로 해나갈 건지 숙제다.
프로필 이미지
오카슈죠 <바람을 닮은 아이>
2011.01.10 07:16:56 *.154.223.196
 

사진.jpg
*오카슈죠 글/ 카미야 신 그림/ 고향욱 옮김/ 191쪽 / 2008년 5쇄/ 웅진쥬니어

오카 슈죠의 동화로 시작한다. 표지 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는 이렇다. ‘일본의 도쿄 도립 특수학교에서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오랫동안 가르쳤습니다. 마흔 살에 큰 병을 앓고부터 장애아를 다룬 동화를 써야겠다는 다짐을 한 선생님은 장애아들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를 많이 썼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밑줄 그은 부분이다. ‘내가 이 작품집에서 생각한 것은 어려운 말로 하면 공존입니다. 공존이라는 말은 함께 있는 것,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제한된 시간을 함께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여행의 동반자처럼 친근함을 느낍니다. 어차피 함께 여행을 할 거라면 사이좋게 손을 잡고 걸어가야하지 않겠는가 서로 격려하고 위로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소개가 맞다. 책 속의 장애 가진 이와 주변 사람들 모두를 따뜻이 보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바람을 닮은 아이>에는 5편의 단편동화가 들어있고 <가족><달빛 아래서><바람을 닮은 아이><미안해 뎃짱><휠체어와 빨간 자동차>에는 발달장애 지로, 지적장애 어른 이와, 기차타길 좋아하는 발달장애 초등학생 다다시, 말을 하지 못하고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는 성인 뎃짱, 뇌성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성인 다치바나와 그들의 주변에 있는 이들이 가감없이 나온다.


<가족>의 지로는 특수학교 중학부 1학년이고, 어느 날 보물을 가지고 가출했다. 보물은 유치원과 학교에서 찍은 사진을 갈무리해둔 앨범과 수건, 그리고 귀가 떨어진 인형이다. 지로가 간 곳은 3년 전에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던 옛 집이다. 아이는 그 곳에서 엄마가 불러주던 에델바이스 노래를 부르며 혼자 지내다 이웃에게 발견되었다. 바쁘다며 밖으로만 돌고 이야기하길 꺼리는 아빠,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지로에게 심부름을 시켜먹는 형, 형인데도 지로라고 이름을 부르는 이 책의 주인공인 동생이 그런 지로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지로가 그 집에서의 추억을 많이 기억하고 있고 즐거운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걸 안다. 나는 지금 학교에서 만나는 우리 아이들과 지로의 '보물 앨범'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어진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있었던 여러 장면을 찍은 사진을 좋아할 것 같아 설렌다.


<바람을 닮은 아이>의 다다시는 꽃밭 그림을 보고 꽂혀서 전철을 타고 꽃밭을 찾아간다. 그 아이를 잃어버리고 찾아다니는 교사, 가족의 이야기면서 일면 다다시의 여행기다. 남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는 기차에서 다른 아이들이 던져서 바닥에 떨어뜨린 음식을 주워먹는다. 근데 계란말이는 먹는데 토란조림은 먹지않고, 할머니가 준 당근을 눈을 희번덕거리며 꿀꺽 삼키는 걸 읽으며 이 작가가 장애학생과 오래 생활한 것이 드러나는구나 싶다. 우리 아이 중에도 학교에 와서 야채를 처음 먹게 된 아이가 있는데 깍두기처럼 제가 싫어하는 것은 꿀떡 삼키려 들어서 질식할까봐 기겁을 한다. 기차 안에서 만난 할머니는 '이 맛있는 걸 왜 안먹누. 할머니는 이거 좋아한다. 내가 먹을께'하며 다다시에게 친절하게 대한다. 그 할머니가 '인사는 하고 가야지. 안.녕.히.계.세.요' 라고 한 글자씩 끊어서 시킬 때는 나는 할머니가 그냥 친절한 것이 아니라 장애 가진 아이들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갖고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아이는 기차 둑방에서 굴러서 신발을 잃고 다니다 역시 혼자 살던 말 못하는 장애 가진 이에게 발견되는데, 그 장애있는 이가 돌봐준다. 다다시가 천국이라고 믿는 곳이 그가 사는 곳이었다는 것이 의외다. 다다시와 함께 있을 때 개를 보고 도망쳤기 때문에 그는 다다시 유괴혐의를 받는다. 아무도 변론을 해주지 못한다. 작가는 이렇게 우리가 소외된, 불쌍하거나 모자르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나누는 따스한 시선과 친절한 작은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돌아온 아이를 혼내키고 타이르던 교사는 ‘저 아이는 바람을 닮은 아이네’ 한다. 그 아이가 장애가 없었다면 아마도 여행가가 되었을 거다. 방랑벽이 있는 이들을 '바람을 닮은 사람'이라 부르는 그 선생이 멋지다. 근데 나도 전철 타고 사라지는 6학년 아이를 1년 담임했었다. 아이가 없어져서 전철역에서 새벽 2시에 연락왔다는 전화를 받았고, 어떤 날은 일요일 교회에서도 없어졌다고 했다. 일단 학교에서 없어졌는지 집에서 없어졌는지 책임이 누구에게 있을 지가 먼저 신경이 쓰이고, 아이가 없어지면 나는 112에 미아신고를 하고 교장실과 학부모에게 전화를 했다. 심장이 쪼그라붙는 일, 지옥을 다녀 오는 일이었다. 한편 전철을 타고 퇴근하면서 이렇게 전철 투어 중인 아이를 여럿 지하철 역사무실에 데려다 주었다. 그 아이들도 '바람을 닮은 아이'였나보다.


<달빛 아래서>는 성인장애인인 이와의 이야기이다. 이와를 지켜보는 것은 아이다. 어른인데도 아이처럼 이름을 부르고, 남보다 더 많은 시간 남이 하기  싫어하는 궂은 일을 시키고서 된장국에 만 밥만 주는 마을 사람들처럼 자기 아버지가 이와에게 일을 시키고 점심으로 주는 김도 된장도 없는 주먹밥 두 덩이를 심부름한다. 열심히 일하고 점심을 허겁지겁 먹고 잠시 눈을 붙이는 걸 보고 아이는 이와는 뭐 하더냐는 아버지 질문에 ‘낮잠 자더라’고 아이답게 대답한다. 자기 말 때문에 이와가 약속된 품값의 절반만 받게 된 걸 미안해한다. 엄마 몰래 쌀을 담아주러 나왔다가 감자며 다른 것을 넣어가는 걸 보고 다행스러워하며 모른체 한다. 아이에게는 이와를 대하는 어른들의 대접이 맞지 않다는 분명하고 맑은 관점이 있다. 이 책을 번역한 이는 어릴때 자란 동네에도 그런 언니가 있었는데  한 번도 언니라고 불렀던 적 없고 이름을 불렀다는 회상을 한다. 언니는 애기도 보고 허드렛일도 했는데 겨우 밥을 먹여주는 대접만 받았고 잘못하면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고 했다. 나도 그런 언니를 몇 명 떠올릴 수 있다. 누구나 그럴 것 같다. 초등학교 때 우리반이었던 언니네 집에 놀러간 적 있었다. 나는 같은 반이니까 나이가 몇 살 많은 줄 알면서도 이름을 불렀다. 언니 동생이 나보다 한 학년 위여서 가방을 들어다 주었다. 손가락이 길고 키가 작았고 글씨를 눌러서 썼다. 또다른 언니는 시집을 가서 아들을 낳고 돌아왔다. 원래 장애가 있었는데 아프기까지 해서 돌려보냈다고 했다. 아이를 데려오지 못한 걸 그 집에서는 다행스러워하는 눈치였고 입술을 빨갛게 화장하길 좋아했다. 비 오는 날 언니하고 조선호박을 따서 같이 뭔가를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집간 여동생이 보고싶어 찾아오는 오빠를 놀리는 아이들 속에 그의 여동생의 아들도 들어있었던 이야기. 누군줄 알았지만 애들 따라서 그냥 놀렸다 했다.       


<미안해 뎃짱>에서는 강에 고기 잡으러 가는데 뭉근히 앉아 있고 자기표현이 없는 뎃짱을 두 사람이 양팔을 잡고 뒷 허리춤을 한 손으로 잡아서 강물을 건네켜서 데리고 놀러갔다가 데리고 오는 걸 잊어버리고 온 아이들 이야기다. 아이들은 뎃짱을 잃어버렸을 때 어른들에게 혼날까봐 모른 체 한다. 지들끼리 제비를 뽑아서 강 쪽에서 보았다고만 일러준다. 근데 돌아온 뎃짱은 미안해 하는 아이들에게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급식에서 나온 크림빵을 아껴서 갖다 주고 뎃짱은 그 빵을 작게 잘라서 아이들과 나눠먹는다. 모른체할 때, 그리고 뎃짱이 재미있었다고 말할 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휠체어와 빨간 자동차>는 가난한 연립주택 아래층에 이사온 휠체어를 탄 뇌성마비 형을 지켜보는 아이 얘기다. 아빠는 빨간 자동차를 사고 싶어하지만 자동차 브로셔만 모으며 단념하며 생선 가시를 발라내는 평범한 시민이다. 그런데 음식쓰레기 봉투가 터지면 어쩔 줄을 모르고, 현관에서 휠체어가 벌렁 뒤집어지면 스스로를 일으키지 못하고 자원봉사자 형에게 의지해 살면서도 운전면허를 따서 차를 갖게된 다치와나에게 '너는 우리 세금으로 사는데 자동차가 뭐냐'고 화를 낸다. 같이 세 사는 사람들은 장애 가진 그가 가스를 잘 못다뤄 불이 나면 어쩌냐고 항의를 하고 혼자 독립해 사는 성인 장애인을 불편해한다. 심지어 차를 긁어놓는다.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그는 아이에게 이런 일 때문에 그만 두면 장애인은 못산다고 말한다. 여기서도 작가가 사람을 보는 시각을 말해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다치와나의 휠체어에 매달려 놀다 이웃 아이의 이마가 찢어져서 3방울 꿰매는 사건이 있었다. 아이엄마가 아이를 잘 봐야하고 또 다치와나는 자신의 다리인 휠체어를 잘 간수해야한다고 어느 편도 들지않으며 공정하게 말한 사람은 남들이 '밤의 여자'라고 부르는 이웃여자였다. 장애가진 이들이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이렇게 잘 살고 있으면 갑자기 심사가 불편해지는 것, 이것 역시 작가는 잘 그려낸다. 나도 그럴 때가 있다. 누워서 지낼만큼 마비와 경직이 심해서 자신의 몸 간수는 물론 아이 양육까지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조건에서 엄마가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음이 불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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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1 04:36:38 *.154.223.196
2일차

*2:00 (-), 8:00 (6:00)
*모닝페이지 2:13~2:50, 아침정진 3:15~4:45 (일지쓰기 포함), 중간에 출첵, 웹써핑 
*읽기 4:50~7:10, 산책 8:00~40, 중간에 잔치국수 삶아 먹고 화장실

저녁단도리가 안된 표본으로 쓸만한 날이었다. 출근했었다. 에듀파인 안되어 스트레스 받았다. 산출식이 이해가 안된다. 신규샘한테 알려줄 것이 없는 게 우사스럽다. 행정실 업무에 약한 나를 미워하며 웹써핑을 하고 고대로 잤다. 매우 불쾌하다. 주섬주섬 어제 안한 뒷설겆이로 새벽을 시작하면서 짜증스럽다. 시간드는 것, 낭비된 자원, 무엇보다 때를 놓친 피해를 고스란히 보는 몸과 마음. 손해 많다. 일단 시간이 필요한데 5분 거리에 살고,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못 푸는 것이 관련이 있어보인다. 저녁 승리의 내용은 두 가지다. 전환활동과 새날준비.   

1시간 동안 <바람을 닮은 아이> 밑줄 친 부분을 타이핑했다. 3쪽 반 분량이었다. 읽으면서 밑줄 그은 걸 오늘 보니까 다 치고 싶지는 않아서 분량이 줄어들었다. 어제 쓴 소감과 이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나니 생산적인 아침을 보낸 듯 흐뭇하다. 1시간동안 오카슈죠의 다른 책 <민들레>를 읽었다. 삽화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침에 사랑스러운 아이와 어른들, 동물에 대한 맑은 이야기를 읽고 수채화를 보다니 참 좋네.    

어그부츠 신고 목도리에 장갑 끼고 산책 나갔다. 발은 안 시려운데 손이 곱았다. 25분 후 트림나다. 아침식사로 국수는 아닌 것 같다. 30분 걷고 돌아오니 책상에 안장도 졸리지 않다. 참 신기하네. 성능이 뛰어난 위를 갖지 못했는데 그동안 소화시키기 힘든 것을 많이 먹이고 좀 걸리지 않고 바로 앉혀서 졸게 만들었구나. 몸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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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 슈죠 <민들레>
2011.01.11 07:00:07 *.154.223.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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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 슈죠 글 / 김중석 그림 / 김난주 옮김/ 웅진주니어 2009 6쇄 / 125쪽

오카슈죠의 동화책을 연달아 읽고 있다. 장애이해도서인 줄 알고 시작했는데 장애인은 나오지 않는다. <고양이가 준 세배돈><돌아온 삐삐> <민들레> <날아라 무당벌레> <꿀돼지와 말라깽이> <할머니의 선물> <우리 이모는 부처님> <노을 이야기> 8편의 단편동화가 실려있다. 

길고양이를 주워온 유키에게 엄마와 아빠는 다른 부모들과 같은 멘트로 주운 곳에 도로 갖다놓으라고 한다. 유키는 자기가 책임을 지겠다며 허락을 받아서 고양이에게 금붕어라고 이름을 지어준다. 아파서 병원에 데려가야겠는데 부모한테 말을 못하던 유키는 친구와 함께 세뱃돈을 받아서 갚기로 하고 동물병원을 찾아간다. 수의사는 치료 먼저 하고 돈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 한다. 고양이는 다 나았다. 몇 달 뒤 두 아이는 세배돈을 들고 동물병원을 찾아간다. 치료비가 모자라면 심부름값을 모아서 여름에 내겠다 작정한다. 의사는 고양이가 주는 세배돈이라며 편지를 써 주며 돈을 돌려준다. 수의사도, 약속을 잊지 않고 병원비를 내러 간 아이들도 사랑스럽다. (고양이가 준 세배돈)

키우던 하얀색 문조 삐삐를 잃어버리고 풀 죽은 손녀 미도리를 위해 할아버지가 손녀 몰래 새 새를 사온다. 그러고선 공원에 새장을 들고 갔더니 삐삐가 새 장으로 들어오길래 잽싸게 새장 문을 닫아서 그 새를 데려왔다고 거짓말을 친다. (돌아온 삐삐)

(민들레)에서는 수영이 끝났는데 엄마가 늦게 데리러 와서 혼자 집에 가보려다가 길 잃어버린 소녀 치카가 저보다 겨우 두어살 많은 남자아이를 만나 집을 찾아오는 얘기다. 오는 길에 민들레 홀씨를 불며 놀았다.  (날아라 무당벌레)는 교통사고로 친구 미치오를 잃은 도모를 통해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고, (할머니의 선물)은 할아버지가 돌아간 뒤 혼자 사는 모리노할머니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 도모코가 할머니가 말을 가르쳐 가며 키운 새를 사이에 두고 사귀는 이야기다. (우리 이모는 부처님)은 어릴 때 길 잃은 걸 찾아준 걸 고마워서 갚아준 이야기, 그리고 (노을 이야기)는 말인 노을이와 우정을 나누다 같이 전쟁에 나갔던 할아버지가 전쟁에 나가 죽은 말들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비를 세운 이야기다. 내가 가장 감동스럽게 읽은 건 (꿀돼지와 말라깽이)다. 투닥거리며 싸우는 형제에게 말리지 않을테니 맘껏 싸워보라고 거실을 치워주고 그걸 봐낸 엄마 얘기. 이건 자세히 여러 번 읽고 싶다. 싸움을 말리거나 심판 노릇을 하는 것은 많아도 싸우도록 두고 스스로 알아가게 하는 엄마는 훨씬 어려운 일일텐데 이 엄마는 아랫배에 힘을 주고, 눈을 질끈 감고, 눈물을 삼켜가며 그렇게 한다. 아이들 스스로 자라도록 기다려준다.   

<민들레>와 <이모는 부처님> 두 동화에는 모두 어른을 잃어버리고 무서웠던 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길과 가족을 잃어버릴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싼 아이들의 모습, 그때 나타나서 '괜찮아. 이제 울지마 내가 찾아볼께' 라며 작은 친절을 행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동물에게도 친절하다. 고양이에게 건강해졌다고 잘 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힘들게 농사일을 한 뒤 말을 먼저 정성껏 씻겨주고 나서 자기가 씻는다. 말도 그 정성을 안다. 같이 전쟁터에 끌려나갔다가 혼자만 돌아와서는 전쟁에서 죽은 많은 말들을 위해 무덤을 만드는 걸 보니 요즘 구제역으로 많은 소와 돼지를 살아있는 채로 매장하는 전국적인 분위기가 생각난다.     

상실을 다루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안녕 삐삐>는 새를 잃어버림으로 작별했고 <날아라 무당벌레>는 죽음으로 친구와 헤어졌다. 아이들도 삶 속에서 상실을 경험한다. 애완동물 또는 반려동물이 병들고 아프고 가출하고 죽을 때 삶 속에서 일어나는 상실과 만난다. 가까이에서는 엄마아빠가 아닌 조부모의 죽음을 통해서 만나게 되면 다행스럽고 평균적일 거다. 동화 속에서 오카슈죠는 키우던 새를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긴 손녀 미도리를 위해 새로운 새를 사서 잃어버린 새를 찾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할아버지의 방식을 보여 준다. 아이 엄마는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되고 시아버지의 손녀사랑에 감동한다. 나도 감동했다. 한편으로는 이미 일어난 상실을 없는 것처럼 하는 것이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삐삐가 아닌데 삐삐로 불리면서 대리 역할을 하는 새로운 하얀 문조가 불쌍하다. 금지옥엽 아이를 잃은 뒤 다른 아이를 입양해서 그 아이의 이름을 주고 옷을 입혀서 대신 사랑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겠나? 슬픔은 나름대로 어엿한 삶의 부분이지 않겠나. 아이들의 세계는 보호받아야 하지만 슬픔에 잠기고 적당한 애도기간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잃고 헤어지는 것도 있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날아라 무당벌레>에서는 별을 보여주기 위해서 망원경을 가지고 우리집으로 오던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내가 그 친구의 병원 복도에서 기다린다. 나는 이런 상황이 아이들에게 실제로 가능할까 싶었다. 별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면 제법 무겁고 클 텐데 그 아이는 그걸 손으로 들고 왔을까, 어른이 차로 실어다 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친구한테 가는 길이었다고 해서, 그 친구가 생명이 위독한 아이의 병실 밖 복도에서 기다리도록 하는 부모가 있을까? 이런 지극히 '어른스런' 생각이 드는 거다. 만약 동화를 쓰고 있는 이가 내 친구거나 한 집에서 같이 사는 가족이라면 "그런데 있잖아, 열심히 쓰는데 미안한데 말이야, 나는 이런 생각이 쪼금 들거든. 어떻게 생각해?"라고 가볍게 사과를 깍아 건네며 애정 가진 첫번째 독자의 입장에서 얘기를 할 것 같긴 하다.   

원래의 일본 책에는 삽화가 없었나 보다. 한국의 작가가 삽화를 새로 그려서 책이 되었다. 전체 125쪽의 책 중 34쪽의 전면 삽화가 들어갔다. 삽화는 내용을 따라간다. 나는 색깔과 그림이 퍽 마음에 든다.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의 그림 보는 감성에 차이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이 그림이 있어서 훨씬 아름다운 동화책이 되었다 생각한다. 일부러 그렇게 기획을 한 건지 궁금하였다. 그림 때문에 이 책은 더 어린 아이들에게도 읽힐 수 있겠다. 일단 양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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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2 04:54:31 *.154.223.196
3일차

*1::30 (-), 7:30 (6:00)
*모닝페이지 1:45~2:40, 아침정진 3:05~5:00 (20분 명상, 일지쓰기 포함)
*읽기 5:00~7:00,  달리기 7:10~40              

통합교육 실천사례연구 발표대회 신청서를 통합학급 담임선생님하고 같이 냈었다. 그는 대학원 논문학기라서 바쁘고 나는 나대로 감정단도리를 못해서 바쁘고 힘든 한 해였다. 맘 먹었던 것을 진행하지 못했다. 다른 아이를 대상으로 할 작정이었다. 안된단다. 주제를 바꾸어서 문헌연구를 해서 그래도 '제출'은 하자고 의논했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뻗대고 안하고 있다. 40%만 상을 받고 60%는 떨어지는 구조다. 애초부터 상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실행하지 않고 보고서를 낼 생각은 아니었다. 아침에 깨달았다. 나는 남의 배경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구나. 처음 하는 사람이 자원봉사를 하고, 돈을 내면서라도 배우려는 자세가 없이 바로 조연, 주연이 되고 싶어하는구나. 처음부터 잘 하고 싶어하는구나. 이게 다 욕심이고 교만이구나. 이것 때문에 힘들었구나. 

어제 저녁에는 단도리를 잘 하고 잠들었다. 몸과 집은 깨끗이 정돈되어 있다. 다만 노트북의 음악을 들으며 방의 불을 켜둔 것은 숙면을 방해하는 듯 하다. 4~5 권의 책들을 꺼내서 베개옆에 놓아두고 이것 저것을 한 두 페이지씩 읽었더라. 수면제 맞다.  옆에 두고 자면 마음의 안정을 주는. 모두 달리기에 대한 책.

오카슈죠 <민들레> 밑줄 그은 부분을 1시간 타이핑했고 소감을 조금 더 붙여 블로그에 올렸다. 어제 수희향님 단군일지에 가서 읽은 '책 읽는 법'을 참고하였다.  http://blog.naver.com/muryangg/20120370301

아침을 먹지 않고 나갔다. 읽기 시작하면서 오미자차를 따뜻하게 한 잔 마셨다. 아침을 먹으면 달리고 싶어도 걸어야 한다. 눈이 왔다. 길이 미끄러워서 내리막으로 돌아올 때 벌벌 기었다. 크리스마스 카드 속을 달렸다. 여명을 등 진 겨울나무의 잔가지들을 보았다. 아, 아름답다. 모자, 마스크, 파카에 조끼까지 츄리닝에 덧입었고 수면양말 신고 나갔다. 이게 혼자서는 안되고 단군 시작해야 가능하니...고맙다. 지금이 제일 추울 때인데 아침에 나가면 다른 겨울이나 봄에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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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2011.01.12 10:18:17 *.142.125.118
윤정님 안녕하세요!
항상 따뜻하고 의미있는 시작으로 하루를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대로 인사드리기도 전에 부탁을 하나 드릴 수 있을까 하고 글을 남겨요..
오늘 출발해서 일주일간 러시아 출장가있는 동안 현지시간으로 출첵을 할 예정입니다.
혹시 아침에 제가 대출문자를 윤정님께 보내드려도 될까요?... 
아침시간을 방해하게 되어 정말 죄송해요 ㅠㅜ
우선 여기에 세부정보를 남깁니다. 혹시 어려우시다면 그냥 던져두셔도 돼요 ^^;;

. 모스크바/서울 간 시차 : 서울시간 -6시간 = 모스크바 시간 
. 변경된 활동시작시간 : 한국시간 기준 10:30 am (러시아 시간 기준 4:30 am)
. 출첵방법 : 활동 시작시간 전 권윤정님께 문자송부
. 출장기간 : 1/12(수) 14:00 출국 , 1/19(수) 11:00 귀국

    - 1/12(수) : 한국 시간으로 출첵
    - 1/13(목)~1/18(화) : 러시아 시간으로 출첵
    - 1/19 (수) : 비행중이라 출첵불가 (1/18 현지 시간 20:00 출국 / 1/19 한국 시간 11:00 도착)
    - 1/20 (목)~ : 한국 시간으로 출첵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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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2 11:31:31 *.154.223.196
소연님 안녕하세요?
네네 좋습니다. ^^ 방해는 무슨 방해요. 이거 영광입니다. 러시아에서 오는 문자를 받으니^^
출장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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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3 07:26:14 *.154.223.196
4일차

*00:30(-), 5:30 (7:00)
*모닝페이지 00:50~2:15, 아침정진 3:10~5:00 (일지쓰기 포함) 중간에 웹써핑 (내 블로그 공개 변경)
*읽기 5:10~7:20 오카 슈죠 <우리 누나> , 달리기 30분

어제 너무 일찍 잤다. 집에서도 옷을 차려입고 8시간 성실노동을 연습한다고 폼 잡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종말이 시원찮다. 혼자 있을 때 무너지지 않으려는 발버둥. 컴퓨터로 이것 저것 했다. 5시쯤 되니 피로하다. 발도 시리고. 찜질팩에 전기를 꽂아서 발을 감싸고 잠깐 눕는다고 했다. 일어나니 밤잠 다 잤다. 아, 발이 따뜻하면 잠이 막 오는구나. 저녁을 안 먹고 잤더니 몸은 가볍네. 죽음편지를 적을까? 의욕이 안 생기네. 기운이 없다. 108배를 하다가 한참 엎드려 있었다. 

<우리 누나>를 1시간 읽고 아침을 차려 먹었다. 양파 1개를 올리브오일에 볶다가 계란 2개를 깨뜨려 같이 익혔다. 담북장에 보드리한 두부를 넣어 밥에 비벼 김치를 얹어 먹었다. 6시 밖에 안 되었다. <우리 누나>는  그의 작품을 처음 심사를 했던 월간 아동문학 잡지의 편집장이 쓴 뒷쪽 추천사를 읽으니 1985년과 86년 사이에 씌어졌다. 그는 이 책에 실린 창작동화를 응모해서 뽑혔다. '저는 마흔살에 큰 병을 앓기 전까지는 장애인을 가르치는 일개 교사로 평생을 마치려 하였습니다. 병상에서 제가 살아온 방식을 생각하면서 장애아를 다룬 아동문학을 계속 써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한다. 마흔 살은 도대체 어떤 나이이기에 이런 전환을 요구하는 걸까? 이걸 읽는다고 모든 특수교사가 '장애아동을 다룬 아동문학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닐텐데. 아~ 그는 죽음을 만났구나.

오카 슈죠의 첫 동화집이다. <우리 누나><잇자국><멍><목걸이><귀뚜라미><워싱턴 포스트 행진곡> 6개의 동화가 실려있다. 모두 장애인이 나온다. <우리 누나>는 다운증후군 열일곱살 히로이고 이야기하는 이는 남동생이다. <잇자국>은 특수학교에 다니는 녀석을 괴롭혔던 일반 학교 남자아이의 시선으로 쓰여지고, <목걸이>는 전학간 아이를 회상하고 있고, <귀뚜라미>는 집 앞 공터에서 불장난하던 이야기,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은 긴장이 심한 뇌성마비 남동생이 누나의 결혼식을 맞이한 이야기다. <우리 누나>만 밑줄 그은 부분을 타이핑하고 마친다.

책을 읽으며 내내 불안했다. 오늘 특수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연수를 들으러 간다. 그러면 내가 마치지 못한 일을 (사례연구 보고서) 어쩌나, 어디로 도망을 가나 전정긍긍하였다. 영화 박쥐에서 두 흡혈 남녀가 신하균이 연기한 남편을 돌에 매달아 강에 던졌는데 그 남편이 돌을 매단 채로 두 사람 사이에 누워있던 장면처럼 나도 내내 쫒겼다. 동화책을 계속 읽고 있는 게 맞나 다른 일을 하는게 낫지 않나 갈등이 있었다.   

달리다 보니 날이 많이 풀렸다. 마스크부터 하나씩 벗었다. 다음엔 파카를 벗어서 걸어두어야하는데 아직 첫 할부금도 안 나간 새 것 잃어버릴까 겁나서 차마 못 벗어걸고, 달리다 말고 섰다. 속에 입은 조끼를 벗고 방풍의와 파카는 다시 입고 달렸다. 사람 참 얄팍하네, 내 파카 색깔과 겨울하늘 빛깔이 똑같다. 내가 이 색을 좋아하는구나. 처음 알아주는 것 같네. 현관에 일주일 이상 두었던 상자를 접어 치우고, 동전을 모두 털어서 프림을 사왔다. 그리고 시장볼 메모를 하고 이런저런 생활의 궁리를 한다. 연말 잠수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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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3 20:00:58 *.154.223.196
발걸음 감사합니다. 수희향님^^
'씩씩한 독립군'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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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3 15:56:48 *.118.59.250
윤정님 저왔어요^^ 사실 머 출사표야 일찌감치 읽었었지만, 오늘에야 흔적을 남기네요^^

권윤정이란 분이 어떤 분이실지 궁금했더랬어요.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청룡부족 부족원들에게 그리도 베풀게 할까.. 마음이 곱고 여린 이가 아닐까.. 고맙다..

부족회의 때 뵙고 제 예감이 맞았다..생각했죠..
윤정님은 마음이 여리고 고운 분 같아요. 그래서 사랑을 주면서도 상대를 먼저 생각하죠.. 때론 머 쫌 안그래도 되는데요. 가끔 산에 오르면 크게 소리도 치고 그러시나요..? 설마 산에가서도 명상만 하고 오시는건 아니죠..? ㅋ

이 길 걸으며 씩씩한 독립군이 되길 저도 응원하고 기원할게요. 그러려면 심장 근육이 좀 더 두둑히 배짱스러워져야 한다고들 하죠. 수행까지 하고 계시니, 내면탐구에 깊은 사유까지. 잘 하시리라 생각해요.

그럼 백일차에 이어 조금 더 진하게 한걸음 내디딜 2백일차도 힘차게 가시는거에요! ^^
권윤정님 화이팅~~~!!!! (아주 큰 소리로 외쳤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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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4 08:27:04 *.154.223.196
5일차

*2:50 (-), 8:30 (6:20)
*모닝페이지 3:11~4:00, 아침정진 5:00~6:20,
 사이 1시간 웹써핑 (내 블로그 traveler의 홈 - 신장개업 맹물다방 두리번 & 유유자적 재가입) 
*읽기 6:30~8:30 오카 슈죠 <우리누나> 타이핑

천복부족 한 님이 진통중인 새벽. 출석부에 그이 짝지가 올려둔 소식에 눈물이 난다. 상징적인 출산은 진짜 진통 소식 앞에서 감동 떡 본 김에 제사지내듯 징징 울어버렸다. 힘이 불쑥 나는 것 같고, 눈물에 내 몸 속의 독이 씻겨 나가는 것 같다. 어제 자신이 싫고 미워 파 묻고 싶은 저녁을 맞았다. 체했다. 전화를 안 받으며 정신없이 도망치던 며칠은 여러 사람을 곤란하게 했다. 안밖에서 화난 항의를 받았다. 순전히 내 잘못이라도 따박따박 따지는 목소리에 대해 완전 면역 겹핍. 새 날 눈뜬 것이 무섭다. 모닝페이지 후 바로 정진으로 들어가지 않고 웹을 쏘다니며 서성거리고 있던 참이었다. 

아침정진을 마친 후 어제 밑줄 쳐둔 오카 슈죠 <우리 누나>를 타이핑 했다. 모두 9쪽 분량이다. 타이핑은 손으로 하는 단순 육체노동이라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바느질을 해 볼까? 나를 울리는 구절과 상황을 여기서도 만난다.  

<잇자국>에서 지네들이 먼저 발 걸고 셋이 한꺼번에 덤벼들었다가 물렸으면서 상대가 말하지 못하는 장애아라고 가만히 있는데 그냥 물었다고 지네 부모한테 고자질을 했고, 그 부모는 특수학교 교무실에 찾아가서 따졌다. 그 선생이 정당방위를 했던 자기 학생을 데리고 의사소통판을 가지고 와서 짚어가며 하는 말을 들은 후 말한다.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아이를 믿는다. 너희들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이 아이를 믿겠다" 그 말할 때, 결국 아이의 무고는 밝혀지지 못했지만 그의 잇자국이 마음에 남았다고 장난친 아이가 고백할 때   

폭죽을 좋아하지만 성냥도 켤 줄 모르는 자기 아이를 데리고 놀아주는 이웃집 아이들이 고마워서 그 엄마, 폭죽을 사다주며 같이 놀아줘 고맙다 했다. 근데 같이 놀던 옆 집 애가 불이 붙자 장애있는 자기집 애만 놓아두고 가버려 동네사람들에게 불냈다는 혐의를 받았다. 메뚜기처럼 무릎을 꿇고 비는 그 아버지. 결국 이사를 가게되었는데, 그 엄마 사실을 따지다가 옆집 아이가 같이 놀았다는 걸 깨달았지만 입을 다물어 버렸다. 자기 아이들이 불낸 이야기를 들은 이 집 부모는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가 동네사람들과 그 집에 가서 사과를 한다. 그래도 아이는 그동네 못살고 떠난다. 귀뚜라미 소리는 이 아이들 마음 속 양심의 소리가 아니었을지. <귀뚜라미>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을 읽으면서 나는 유튜브에서 그 음악을 찾아서 들었다. 그게 그건지 모르겠다. 나로서는 처음 듣는 거라서. 누이의 결혼식에 결혼 안한 처녀애가 있는 다른 친척들이 긴장이 심한 이 남자동생을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한다. 이 불편한 몸에 갖혔어도 문리가 번듯하고 속이 깊은 이 아이 우연히 그걸 듣게된다. 간식을 먹여주던 엄마더러 자기는 긴장이 심해서 못가겠다고 말하고서도 엄마가 '니가 좋다면 그래라' 는 소리를 듣고는 가슴이 내려앉는다. 그런데 이 누나와 매형은 그렇지 않았다. 매형이 "하나밖에 없는 누나가 결혼하는데 이 뻗장 다리가 안오면 안되지. 널 위해 틀별석을 준비했어"라고 말할 때 "너는 좋겠다. 멋진 형님 생겨서"라고 눈물 짓는 엄마를 따라 나도 눈물짓는다. 그 누나는 참 사람 보는 눈이 있네. 그런데 한 번 더 나를 울린 것은 똑같은 이유로 오빠의 결혼식에 못간 자기 학교 친구가 마음 아플 걸 생각해서 다카시가 학교에 가서 결혼식에 못갔다고 거짓말 하는 부분이다.

나는 왜 특수교사가 되었던걸까? 스무살부터 서른아홉까지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지금 마흔은 스핑크스처럼 길목에 버티고 서서 '이게 네가 원하던 길이야? 어느 길로 갈거냐?'고 물으며 정직한 답을 내게 요구한다. 다시 시작해야할 것만 같다.  이런 책을 읽고, 그리고 자원봉사를 하고? 어디서 부터 뭐가 어쨎길래 나는 지금 이러는 걸까? 궁금하다.  

어제 읽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하루키씨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쓰면서 사물을 생각한다. 생각한 것을 문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문장을 지어 나가면서 사물을 생각한다. 쓴다고 하는 작업을 통해서 사고를 형성해간다. 다시 고쳐 씀으로써 사색을 깊게 해 나간다. (185)" 그는 매일 10km, 일주일에 60km를 착실하게 달리는 러너 소설가로 '러너'를 돌아보는 책 에필로그에서 '다 쓰고 난 현재의 시점에서 오랫동안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짐을 홀가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 라고 하는 자그마한 느낌 같은 것이 있었다. 아마도 이런 글을 쓰기에 딱 알맍은 인생의 좋은 시기였을 것이다(262)' 라고 했다. 그러니까 단군일지든 뭐든 이렇게 저렇게 쓰면서 뭔가를 발견해갈 지도 모른다. 희망적인 나의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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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5 07:03:36 *.154.223.196

6일차

*2:30 (-), 8:30 (6:00)
*모닝페이지 2:20~3:40, 아침정진 4:50~5:40 중간 1시간 가량 웹써핑 (출첵, 메일 체크, 단골 카페 들러보기, 블로그에 올려둔 어제 내 단군일지 손보기)
*5:50~7:00 오카슈죠 <우리누나> 정리해서 블로그 올리기

아침에 고향집 가는 시외버스 타러 간다. 오늘 아침에도 중간에 웹써핑을 1시간 했다. 어제의 두문불출이 에너지를 떨어뜨렸고 지지부진하게 했다. 단군일지의 형태로 매일 쓰게 된다. 자꾸 손을 대게 된다. 이것도 은근히 사람을 빠뜨리는 중독성이 있다. 그렇지만 나는 새벽부터 이런 걸 하려는 게 아니다. 내 얼굴에 불수의적으로 미소가 피어나던 순간을 생각한다.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던 것, 나를 돌아다니고 싶게 만드는 것, 생생하게 꼼지락꼼지락 알콩달콩 살고 싶게 하는 것으로 새벽을 채우고 싶다. 108배를 마치고 명상할 때, 해뜨거나 지는 나무 아래를 달릴 때, 숲 속을 한 나절 걷고 났을 때, 카페와 패밀리레스토랑의 소음 속에서 좋아하는 걸 읽고 났을 때, 기운이 통하는 내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머물 때가 그렇다. 책을 읽고 나면 그 책에 대한 생각들로 마음이 꽉 차는데 이것도 안 그래도 머리 복잡한 나에게 생경하면서도 두려운 느낌이다. 다른 생활이 관리가 안되니까 괜한 2시간 읽기에다가 '모두 너 때문이야'라며 성질을 부리네.

며칠동안의 단군일지를 이리저리 짜 맞춰서 <우리누나>에 대한 독후감을 썼다. 기 보담은 편집했다.
.http://blog.naver.com/muryangg/20120579165

나로서는 신기한 일이다. 책 읽자마자 바로 써 둔 단군일지에 책에 대한 사소한 소감이 남아있고 그것을 모아서 독후감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수희향님의 '책 읽는 법' 메모 대로 하려고 하는데 '내가 저자라면' 부분이 남았다. 이게 젤 어렵네. 오카 슈죠라는 멋진 동화작가가 잘 해놓은 걸 내가 감히 뭘 어떻다고 입을 댄다는 것도 그렇고, 뭐 댈 것도 없는 것 같고 나한테 더 나올 생각은 없는 것도 같은데...하루 더 묵혀봐야지. 이거 마치면 다음에는 <힘들어도 괜찮아>와 추천도서를 읽겠다. 주문해놓은 것이 아직 도착 안했다. 그리고 마흔을 다루는 책들을 좀 찾아 읽고 싶다.  미뤄두었던 죽음편지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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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1.16 03:41:27 *.109.72.6
오늘 죽음편지에서 참 행복해보였어요.
아마도 자신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었겠지요^^
앞으로 많이 배우겠습니다.
제일 잘한 일이 아이 낳은거라 하실때... 역시 ~~알아봤거든요^^
좋은 엄마가 되는거 많이 가르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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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7 16:17:47 *.154.223.196
은미님 반갑습니다.
근데 댓글의 주인이 제가 아닌 듯 합니다.
저도 '행복해 보이고, 제일 잘 한 일이 아이 낳은 거라고 하신 그분'께 살아가는 모습 배우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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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7 16:11:46 *.154.223.196
7일차

*2:40 (+), 10:00 (4;40)
*모닝페이지 3;06~4:10, 아침정진 4:10~5:30
*읽기 5:30~7:30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고향의 부모님집. 어제 시내 횟집에서 아버지 환갑기념  저녁식사가 있었다. 우리 형제들, 고모님 내외분, 아버지와 사촌이지만 조상이 준 피와 함께 한국전쟁 즈음 태어나 같은 날 보도연맹 사건으로 아버지들을 잃고 엄마 개가 관련한 경험을 공유해 친형제 이상으로 각별히 지내시는 큰아버지 내외분 함께 시간을 가졌다. 가족이 모두 모여 처음으로 노래방을 갔다. 그래서 오늘은 고향집 컴퓨터방을 내가 차지하고 오전을 보냈다. 출첵은 인터넷 안되어 문자로 보냈다. 잠이 안 깨서 커피 2잔 마셨는데 맥심 6봉다리. 좀 줄여야겠다.   

2시간은 길다. 새삼 이렇게 집중해서 2시간을 책을 읽어본 적 없음을, 읽기는 주리 틀리는 일임을 인정. 10번은 시계를 본 듯. 일지를 아이폰 메모에 썼는데 이걸 보며 다시 치자니 불편하고 번거롭다.

파머의 책을 후루룩 읽었다. 어제 무거운 몸을 일으켜 터미널로 나서는 순간 도착한 택배. 얇고 가볍다는 이유로 가방에 넣어온 책이다. 읽고 남은 것은 몇 개의 말. 소명은 듣는 것, 우울증은 땅에 발 딛게 하려는 친구의 손길, 뒤에서 문이 닫기는 것도 신의 인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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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7 16:16:02 *.154.223.196
8일차

*4:40, 출첵은 제시간에 문자로 보내고 다시 잠들었다. 어제 많이 잤더니 오늘 더 피곤하다.  
*모닝페이지 4:50~5:43, 아침정진 5:45~6:55
*읽기 7:00~8:34 <삶이~> 밑줄 긋기

아침활동은 나의 생명력을 생장시키는 것과 관련된 것만 넣겠다.
오늘까지 몸과 마음으로 보증하는 것은 모닝페이지, 절과 깊은 숨쉬기다.
달리기는 과식을 않게 하고, 이륙 에너지를 주는 듯 하다.
일과에 붙들어 놓으면 밝아지고 단순해지고 몸의 리듬을 살아있게 할 듯 하다.
또  하나의 후천적 생존전략 후보.
습관은 의지의 작용 너머에 있다 했지.

마치고 아이폰 메모장에 일지 쓴다.
추운 날 인천으로 올라왔다. 출석부에 더럭 일지 수 내라는 것이 있네.
아이폰 메모를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방법을 아직 모른다. 헐레벌떡 다시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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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8 06:29:06 *.154.223.196
9일차

*2:00 (+), 7:00 (7:00)
*모닝페이지 2;25~3:25, 아침정진 4:15~5:40, 중간에 웹써핑 (내 블로그, 나와 남의 단군일지 읽기)
*읽기 5:40~7:10 , 달리기 30분

커피를 너무 진하게 마셨나 속이 쓰리다.
콜라비 한 조각 깍아 먹고 오미자 차 마시며 일지 쓴다.
고향집을 배경으로 하는 꿈을 또 꾸었다.
그걸 써 놓았다가 지난 꿈일기를 꺼내 읽어본다.
왜 자꾸 비슷한 꿈들이 반복되는 걸까?
다시 꿈일기를 그려보고 싶어졌다.  

1시간 동안 오카슈죠 <우리 누나> 내가 저자라면 부분을 썼다.
밑줄 그은 것을 타이핑하고, 이런 것을 쓰는 것도 모두 읽기에 포함된다고 해도 되나?
30분동안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밑줄 그은 것을 타이핑했다.
이런 것 없어도 집중이 잘 되는 새벽시간에 타이핑하려니 아까왔다.

세미나 다녀온 분들 사이에 형성된 특별한 유대감을 물끄러미 지켜본다.

30분 달렸다. 춥다. 나가기 싫어서 죽는줄 알았다. 파카만 방풍의 안에 입었다. 달리다 보니 덜컥 심장이 시린지 아픈지 왼쪽이 느껴져서 겁 집어먹고 살살 걷는다. 달렸다 말하기에도 그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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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8 13:27:00 *.154.223.196
200일 출발 즈음에 온 선물들.  
감사합니다.

당신은 가피력이 사람을 통해 온다 하셨죠.
꼭 필요한 것을 듣고, 주어 나를 응원하는 이 엄마였습니다.

사진 011.jpg

모닝페이지 쓰는 매끄런 중성펜 10자루 (콩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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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8 13:30:25 *.114.49.161
사진 008.jpg 
참소주 댓병이 아니라 엄마가 만든 오미자차다.
아침 활동 중간에 한 잔씩 마시며 원기회복

내 고향은 오미자 특산지다.
밭에 가서 오미자를 사오면 반값에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밭에서 직접 따서 담궜단다. 오미자:설탕=1:1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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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8 13:35:05 *.154.223.196
사진 009.jpg
달리기용 장갑 -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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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19 07:29:10 *.154.223.196

10일차

*출첵만 하고 다시 잠들어 4:30 기상, 8:00 (8:30)
*모닝페이지 4:50~5:50, 아침정진 6:00~7:00
 필수일정만 마치고 선택일정은 모두 스킵, 오늘 아침수련 이걸로 접는다.

일어나는 순간의 꿈. 단체로 해외여행 중인 일행을 따라다니다 어떤 기차역 광장, 대합실 부근에서 잠시 체류하는 동안 일행을 잃어버렸다. 무리는 한 백 명 쯤 되었는데 거기를 깃점으로 두 그룹으로 갈라졌다. 왼쪽은 40명 정도, 더 젊고 베낭여행 같았고 오른쪽은 60명 정도고 나이대가 더 다양하다. 나는 왼쪽길로 가는 일행을 따라 나선다. 내 베낭을 잃어버렸다. 언제 잃어버렸는지 어디다 두었는 지 모르겠다. 인도 하우라역에 갔을 때처럼 누가 순식간에 집어갔는지도 모른다. 나는 하여튼 정신없는 공간과 시간을 통과해온 듯 하다. 일행을 따라 맨 꼴찌로 붙었다. 나로서는 일행을 놓치지 않고 가는 것만도 감사했다. 내 손에는 분홍과 민트색의 MCM 장지갑만 들려있다. 그것만 가지고 여행이 되려나, 그런데도 하나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순례길인 듯 했다. 

바로 들어가지 않고 모닝페이지 전에는 장차현실의 만화책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 을 넋 놓고 읽었고, 기도하기 전에는 웹써핑을 좀 했다. 천수경을 트로트풍으로 부른다. 또 갈 짓 자 걸음을 스스로 만들어 걸으며 복잡하게 하는구나. 어제 전화를 받았다. 오늘 아침에 마무리해서 갖다 주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마무리를 안하면 사례연구 다시는 못할 것 같다. 내게 책임 테마가 있다고 스트렝쓰 파인더는 말하지만 심한 감정기복과 잠수, 임박착수와 약속시간에 잘 늦는 이력을 보이는 나는 믿을 수 없다. 만약 이 약속을 이런 식으로 똥싼 바지처럼 뭉기고 앉는다면 나는 다시는 이것에 도전 안하는 벌을 자신에게 줄 것 같다. 나는 다시 이 일을 해보고 싶다. 그동안 지지 않아도 좋을 책임을 스스로 지고서 이 놈의 약함때문에 못 해냈을 때 이자까지 붙여서 그걸 갚느라고 내 시간이 쓰여졌다. 이젠 그렇게 살기 싫다. 싫다구.  그렇게 안 산다구!.... 싫다. 이런 민폐 덩어리인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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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0 07:52:33 *.154.223.196

11일차

*3:20 (-), 8:30 (6:50)
*모닝페이지 3:40~4:40, 아침정진 4:50~6:30
*6:30~8:00 죽음편지 쓰기

눈뜨니 이미 지각인 시간. 좀 물러서는 마음이 생겨서 10분 더 누워있었다. 간단히 출첵하고 모닝페이지 2쪽쯤 하다가 다시 가서 출석부 글을 고쳤다. 나는 기상하자 마자 20분여동안 가시덤불숲을 지나고 입에서 뱀과 개구리가 튀어나오는 것 같다. 분노와 투덜거림을 다 쏟으며 숲의 그 지점을 계속 걸으면 이제 산딸기를 딸 수 있는 들판과 볕 좋은 데가 나온다. 대나무 소풍 바구니와 에버랜드 언니들 샬랄라 치마와 체크무늬 자리가 어울리는. 모닝페이지는 배출이고 버림이다. 정진을 하면서 등뼈를 세우듯 정돈이 된다. 비로소 살 준비가 된다.  그 전에는 민달팽이 같다. 고맙다. 그래서 나는 12시 땡 치면 재투성이로 돌아가는 신데렐라가 이해가 된다.

함께 살 때도 나는 불 다 켜두고 초저녁부터 잤다. 거실불은 맨 나중에 들어오는 사람이 껐는데 혹 새벽에 일어나서 켜 있으면 그날은 안 들어온 식구가 있는 거였다. 남동생들이라 아무데서나 먹어도 잠은 정해진 데서 자야한다고 잔소리 별로 하지 않았다. 사정이 있겠거니 했다. 12시 넘어가면 전화는 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문자라도 보내놓으면 누나가 다 자고 나서 아침에 확인 하겠다 했다. 오늘 휜히 켜있는 거실과 내 방 불을 보면서 이것이 변화임을 본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고, 그래서 고마워하지도 않았던 빈 자리임을 알겠다. 문단속, 보일러 틀기 이런 것도 나는 별로 해 본 적이 없었다. 사람은 없어봐야 소중한 줄을 안다. 근데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거면서 만약 나의 독립이 서른 정도에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 겪는 이런 것을 그 때 다 겪고? 나는 정말로 도움을 청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관측 이래 최저 기록은 아니지만 저저 기록인 이 움츠림이 모판에 것을 논에 옮겨둔 후 한동안 시들시들해 하는 거라고 믿거니 하면서도 불안하다.

아침 일정 동안 죽음편지 3쪽 썼다. 좀 울었다. 어제부터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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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1.20 23:27:42 *.109.72.6
늘 따뜻하게 대문 열어주시는 윤정님~~

조기 위에 제가 잘못 댓글을 남겼음을 오늘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날의 깊은 감동을 빨리 적겠단 마음에 그만 ...아마도 비몽사봉이었나 봅니다.

윤정님 새벽에 콩나물에 물을 주시는 군요.
제가 200일의 어느날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첫 일이 콩나물에 물을 준다면... 생명을 키워내는 것이라면...
하루를 예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윤정님의 마음과 미소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하는 힘들이 바로 그런 곳에서 나오나 봅니다.
종종 놀러 오겠습니다.

죽음편지 쓰는 일이 윤정님께는 정말 좋은 작업이 되셨을 거예요.
새로이 태어나심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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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1 07:58:45 *.154.223.196
새벽에 키우는 콩나물은 접니다.^^
은미님의 그 글 저도 읽었습니다. 할머님이 그리 하셨다는 거 말입니다.
저의 첫 일은 커피 물 끓이면서 작은 항아리에 찬 물을 담는 일입니다.

근데 정말로 콩나물도 키워보고 싶어요. 
인터넷에서 콩나물 검색하고 있어요.
이번에 엄마가 쓰던 콩나물시루를 차 있는 동생네한테 실어보냈으니 봄 되기 전에는 갖다 주겠지요.
콩나물을 키우기엔 너무 큰데, 화분으로 쓸까 하고 있습니다.
새싹채소를 씽크대 위에서 컵에다 키워볼까 어쩌나, 자라면 냉큼냉큼 새싹 비빔밥을 해 먹고요.

방문, 마음써주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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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1 07:51:33 *.154.223.196


12일차

* 3:10 (-) 알람아 울어라 나는 누워있을란다 8:30 (7:00)
*모닝페이지 3:30~5:00, 아침정진 5:10~7:00 천수경을 두 번 했다. 천수경 하면서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치웠다.

아침 먹으면서 일지 쓴다. 미역국과 콩떡, 생당근이다. 멸치가루 표고가루, 마늘 찧은 것을 듬뿍 넣고 조선간장과 참치액으로 간해서 뭉근히 오래 끓인 미역국이 속을 편안하게 해 준다. 진하게 마시는 커피가 변비를 해소하면서 위산분비는 촉진하는 듯 하다. 콩떡은 아버지 환갑떡이다. 너무 가벼이 지나간 듯 하고, 뭔가 모르게 의사소통 없음, 오랫동안 함께 하는 시간이 없었다는 걸 드러내는 일화를 남겨 마음이 개운치 않다. 생당근 아삭 아삭 깨물어먹는다. 맛있다. 일찍 일어났고,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배가 고프다. 깨어있는 시간에 비해 한 일이 적다. 4시간이면 필수활동과 선택활동 1개쯤은 할 수 있는 시간인데 반만 했다. 모닝페이지를 평소보다 길게 많이 했다. 죽음편지를 더 쓰고 분노를 쏟아놓는다. 오늘은 콸콸 토한다는 말이 어울린다. 그러고 나서 신기하다 할 만큼 무기력이 덜해졌다. 방바닥에 어질러놓은 것을 제자리에 넣고, 베갯머리 책탑을 각을 맞춰 놓고, 밀걸레로 마른 부스러기와 머리카락을 밀고 다닌 힘은 거기서 왔다. 이것이 내 목에 걸려있었나 보다. 새벽이 좋다.

저녁단도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방학이 되면서 두문불출하니까 저녁무렵에는 더 기진맥진이다. 존재의 기반인 관계가 없어져서 일거라고, 산에 둘러싸여 사는게 아니라 산에 가려면 1시간 차를 타고 가야하는 꼴이 되어버려서 라고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에서 파머씨가 우울증에 대해 썼던 글을 읽은 티를 내고 싶네. 있던 우울의 변종들이 심화되고, 없던 우울도 생겨날 판이다. 그런데 출근할 때는 전환이 안되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출근하지 않을 때도 그러니까 다르게 살펴야겠다. 오후 5시 무렵 자살자가 가장 많다고 들었다. 북구 사람들이 자살률이 높은 것은 일조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들었고. 그들은 휴가시즌이 되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난다 했지. 그러니까 겨울이라는 계절과 오후라는 시간은 관련이 있는 것 같고, 더우기 PMS 도 관련이 있어보인다. 저녁 전환 일정이 픽스되면 훨씬 안정감이 있어질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집을 지키고 있으면서 반겨 맞이해주고 다독이는 존재일 것이다. 아마 저녁 설겆이를 그 일정이 해 줄 것이다. 나에게 생명을 주는 것이 뭘까 생각하다가 7시 땡 하면 당분간 300배를 해 보면 어떨까 한다. 청견스님의 소책자를 꺼내 읽는다. 

절하기 좋은 시간은 오전 5시~7시, 저녁 9시~11시 사이가 좋은데 저녁 9시~11시 타임이 가장 좋다. 하루의 피로도 풀고, 피로물질도 빼버리고 잠자기 전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되어 있는 상태를 유지한 채 의식이 맑은 상태로 잠을 자게 되어 꿈도 꾸지 않게 되고 꿈을 꾸어도 기분 좋은 꿈을 꾸게 되며 숙면을 취하게 되어 잠이 짧아진다. 절하기 좋은 장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법당에서 하고, 평소에는 자기 집의 거실이나 방의 깨끗한 벽면을 향해도 되고 부처님을 모시거나 탱화를 걸어도 되나 화목하게 웃으며 잘 찍힌 가족사진을 확대해놓고 그 앞에서 하면 좋다. 방바닥을 따뜻하게 하고 방안을 환기시키고 문과 창문을 닫고 하는데 긴 면티와 면 바지를 입고 두꺼운 면양말을 신고 너무 푹신거리지 않는 방석 위에 큰 기도포 수건을 깔고 해야 땀을 통해 노폐물을 쉽게 빼낼수 있다. 108배를 호흡에 맞춰 3회를 45분 정도에 하는 것이 높은 효과가 있는 가장 좋은방법이며, 업장소멸이나 소원성취, 신심증대, 병고액난 소멸, 심신건강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3000배나 1080배를 하는 것도 좋다. (법왕정사 포교지 <호흡에 맞춰 절하는 법> 32쪽)

아씨, 나에게 생활화두 명심문을 주신 각해보살님은 '절을 많이 하는게 절에 다니는 게 공부가 아니다. 마음을 바꾸어한다'고 첫 만남에 말씀하셨다. 아 헤깔려. 네 알겠습니다. 두 가르침 모두에 예스 입니다. 300배는 운동삼아, 전환활동 삼아하구요, 마음을 더 중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새로운 결심과 계획을 세우기에 좋은 1월이 많이 남았다. 이제 시작해봅시다요. 저녁에 몸으로 하는 단순한 일이 콩두씨한테 햇빛과 생명을 줄겁니다. 하다보면 또 궁리가 생기고 길이 보일테니 일단 출발합시다요. 힘내구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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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2 09:26:45 *.154.223.196

13일차

*5:20, 1:00 (4:10)
*모닝페이지 : 5:40~6:40, 아침정진 7;15~8:15

새벽 1시에 집에 왔다. 서울 강남, 모닝페이지 카페 '2011년 최고의 해' 신승식 코치님의 강연이 토즈에서 있었다. 2011년 10가지 목표를 세우는 웤샾이다. 성과와 실망을 돌아보고, 3가지 핵심가치와 역할 8개를 찾아냈다. 그런 툴 없이 직관적으로 세운 내 목표와 목록은 비슷했다. 근데 '너무 과했다'는 걸 알았고 관계에 대한 것이 빠져서 균형이 맞지 않고 핵심가치가 고려되지 않았었다. 조정하지 않으면 실패감을 안을 게 뻔하다. 10시 30분에 끝났다. 하품을 쩍쩍했다. 체기가 있어서 더 그랬다. 찜질방에 갈 생각이었는데 법당 앞으로 갔더니 불이 꺼져있다. 아예 사우나만 하나보더라. 몰랐다. 아침 활동에 쓸 병커피와 바나나, 치즈도 슈퍼에서 샀는데......길 잃어버린 아이처럼 울고 싶다. 발을 끌면서 모텔, 룸싸롱, 안마시술소 골목을 지나 9100번 광역버스를 탄 것은 11시 30분이  넘어있다. 괴롭다. 혼자서 모텔에서 자고 갈까 싶지만 무섭다. 한 번도 안해봤다. 제물포역에서 심야할증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온다. 보호본능으로 칼끝처럼 긴장했다가 스르륵 잠들길 반복한다. 집 안으로 들어와서야 한숨 놓인다. 이 곳은 다 낯설다. 아직 우리 동네가 아니다.   

깨어나던 순간의 꿈. 예불을 한다. 사방은 눈에 덮여있는 산 아래 다랭이논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불문을 부르는 소리가 참 좋다. 나도 엎드려 절을 하는데 내 자리의 땅은 움푹 꺼지다가 골랐다가 언덕이다가 변화가 많다. 다른 이들은 다랭이논이긴 하지만 아까부터 계속 평평하다. 그들도 법당이 아니라 겨울 산 속 논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나는 어떤 여자가 아랫단에서 예불드리는 모습을 유심히 쳐다본다. 그녀는 처음 만날 때 행자였다. 나보다 열 살 정도 많았다. 커트머리, 크고 쌍꺼풀이 짙게 진 눈, 마르고 키가 작았는데 약하다기 보담은 강단있어 보이고 어딘지 모르게 중성적인 느낌이다. 그녀의 염불소리를 나는 좋아해서 귀 기울여 유심히 뒤에서 듣곤 했었다. 몇 년 후에 귀농했다며 네댓살 사내아이를 하나 데리고 온 걸 본 적이 있었다. 아이는 추워보였고 남편은 나이가 많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어떤 어린 여자가 그이를 보고 반갑다며 '유원무진삼보 대자대비'하며 예불 드리느라 엎드려 있는 그녀 등 위로 윗단에서 뛰어내렸다. 엎드려있던 그녀 몸이 반으로 접히면서 우두둑 소리가 난다. 나는 깜짝 놀라서 허리나 오른쪽 발목이 부러졌다고 느꼈다. 경망스럽기는. 고통스런 표정을 짓던 그녀는 자기에게 뛰어내린 그 어린여자애를 위해 안 아프다며 발목을 뒤로 젖혀보이고 돌려보인다. 근데 그 여자애는 그녀보다 어리긴 했지만 덩치가 훨씬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갔다. 나는 우두둑 소리에 화들짝 놀라 퍼뜩 잠을 깼다. 5시 5분이다. 그 시간에는 정말 법당에서 예불을 드릴 시간이다. 나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고, 나를 깨우러 오셨다고 생각했다. 내 길을 잘 가라고 꿈으로 돕는 손들이라 스스로 해석하며 울컥했다.   

밥숟갈로 퍽퍽 다방커피를 머그컵에 고봉으로 타서 모닝페이지를 한다. 빨래건조대에서 손수건을 거둬 쥐고 코 팽팽 풀어가며 소리내어 울면서 한다. 이런 것이 한 일주일 짼가 보다. '아주 잘하고 있다. 수고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정진할 때는 좀 늘어졌다. 끝나자 마자 당근, 양파 1개씩과 부추 한 줌을 넣어 전을 부쳐 먹는다. 맛있다. 때 되면 자고 먹고, 발정이 난다. 짐승의 싸이클이 신기하고 버겁다. 연 3일째 지각을 했나보다. 어제 모임 덕분에 많은 에너지가 난다. 단군 프로그램 속에 나의 2011년 최고로 멋진 계획과 포부가 2/3 이상 들어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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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 슈조 <우리 누나> 를 읽고
2011.01.22 10:14:30 *.154.223.196


이 책에는 학교에서 주의깊은 교사가 관찰한 사례가 풍부히 들어있다. 감탄했다. 열일곱 살인 우리 누나는 다짐을 둘 때 새끼손가락을 걸고, 착하다며 다른 아이 머리를 쓰다듬고 세배돈으로 받은 지폐를 자판기에 넣을 수 있는 동전으로 1:1로 바꾸는 터무니없는 거래를 한다. 왕 울음을 터뜨리며 바닥에 큰 대자로 드러누워버린다. 히사에가 전철선로 철조망에 딱 붙어서 움직이려 하지 않는 모습을 나도 실제 보았다. 1학년이었던 그 아이는 전철 선로를 따라 가다 아예 선로로 올라가 버렸는데 다행히 아이를 발견한 기관사가 기차를 세워서 구출된 적이 있었고, 수업시간에 정지동작으로 가만히 하늘의 소리를 듣던 아이도 실제 있었다. 모두 발달장애 복지카드를 가진 아이들이었다. 나는 <우리 누나> 동화집에 나오는 교사들을 눈여겨 본다. 장애있는 우리 학교 아이를 때린 아이가 다니는 일반 학교에 베니어판에 종이를 붙여 만든 의사소통판을 들고서 찾아가고, 며칠간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네 집을 찾아가고, 하루 종일 집 안에서 누워지내며 아무리 싼 브로치나 반지라도 손발을 바둥거리면서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아이의 말없는 말을 읽고 기뻐했던 사람, 그리고 몹시 쇠약해져서 희미한 웃음만으로만 표현하는 기쁨을 읽어주고, 하늘로 일찍 돌아가버릴 때 짧고 제한이 많은 삶을 살았던 아이들과 작별하며 슬퍼하는 경험도 가진다. 하나같이 교사가 떠 먹여주어야 하는 급식시간 아이들과 농담을 주고 받는 교사도 있다. 그가 근무했던 특수학교 여기저기에 있던 아이들과 어른들을 모습이 반영되어 있을 거다. 이 책에 녹아있는 특수학교 근무자와 일반학교 안에 설치되어 있는 특수학급 종사자는 다른 풍경을 보고 듣는다. 그럼 특수학급 상황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그 아이들이 말과 말 아닌 것으로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도 괜찮겠다 싶다. 오카슈죠는 평소에 아이들의 모습을 꾸준히 써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오카 슈죠들이 여기저기에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미 많이 있을거다.
   


한편 집 안에서 있었던 일, 집과 가족을 배경으로 장애 있는 아이와 살아가는 이야기는 가족 중 누군가가 쓴다면 훨씬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집 안에서, 가족의 마음에서 장애를 계기로 일어난 일은 가족이 가장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언뜻 떠오르는 책은 수영선수 배진호군의 어머니가 쓴 책과 마라톤선수 배형진씨 어머니가 쓴 책이다. 발달장애 아들의 운동의 재능을 키워서 꽃피운 어머니들이다. 다운증후군 딸을 키우는 엄마 장차현실의 만화책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와 역시 다운증후군 아들을 키웠고 일찍 이별했던 일본 엄마 가토 히로미의 <단 하나의 보물>이 있다. 장차현실씨는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만화가이고, 가토 히로미씨는 고등학교때부터 사진반이었다. 그 엄마들의 재능을 도구 삼아 다운증후군 자녀의 양육과정이 어려우면서도 감동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간증같은 양육수기이지만 꼭 대회 금메달을 딴 이야기가 아니라도 살아가는 이야기는 무엇이든 괜찮지 않을까? 오카슈죠의 책이 끝나면 가족들의 이야기를 읽을 것이다. 근데 너무 마음이 아플까봐 지레 겁난다. 하지만 장애의 무거움보다 그 아이를 둘러싼 안전망의 도타움 정도가 옆에 있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결정하곤 했다. 블랙홀처럼 나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가는 아이는 사랑을 너무 많이 못 받은 아이였다. 장애 자녀와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책을 만드는 부모들은 쓰기를 통해 힘과 위로를 얻고 아이에게 사랑을 줄 것 같다고 생각되어 안심한다.

정상분포 곡선을 생각한다. 특수교사도 하고 일반 교사도 했고, 행정직도 거쳤던, 이제 5십대 후반에 이른 그는 대뜸 칠판에 커다란 정상분포곡선을 그렸다. 10%의 뛰어난 사람과 10%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사람이 태어나는 것이 인구의 정상분포곡선이라고 했다. 당장 써먹을만한 어떤 것을 기대하며 강의를 들으러 갔던 나는 좀 실망하며 그 강당을 나왔는데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도 그의 그림이 잊혀지질 않았다. 
 

도쿄 도립 특수학교에서 일하던 평범한 교사 오카 슈죠를 동화작가로 만든 마흔 살에 대해 생각하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도 특수교사이고 마흔 살이기 때문이다. 넋 놓고 구경하다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이댄 것처럼 당황스럽고 난감하다. 나는 어쩌다 특수교사가 되었던 걸까? 스무살부터 서른아홉까지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특수교육과를 가고 부모님은 격렬하게 반대하면서도 학비와 생활비를 주셨고, 내 고집대로 하면서도 성적은 좋지 않았고 가장 많이 인정받고 지지받고 싶었던 사람들의 후원 없이 가는 게 힘겹고 우울했다. 비빌 언덕을 만들려는 안간힘이 종교를 하나 가지려는 긴 여정을 시작하는 동기가 되어주었다. 졸업을 하고, 시간제부터 임시직을 거쳐 공립학교로 옮기며 죽 이쪽 직장에서 일을 했다. 스스로 만든 지그재그 행보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직접적인 보살핌을 받던 열아홉까지를 1막, 여전히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상태이지만 그늘을 떠나 혼자 살기 시작했던 때를 2막으로 삼는다면 2막의 축이 되어주었던 것이 이것이다. 다른 이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부모 역할이 삶에 들어왔을 테고 나와 다른 전환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것이 없었던 사람들도 나름대로 살아간다. 지금 마흔은 스핑크스처럼 길목에 버티고 서서 '이게 네가 원하던 길이야? 아니 니가 원하던 삶이야? 지금부터는 어느 길로 갈거냐?'고 물으며 정직한 답을 내게 요구한다. 그리고 이 스핑크스는 '중년기 전환'의 이름으로 어떤 길을 선택해 갔든 누구나 맞이하는 것 같다. 가던 길로 그대로 가든 다른 길로 가든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통과할 수 있다. 뭔지는 잘 모르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인을 변화시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다른 이들은 어떨까? 나만 그런가? 서른과 마흔에 대한 책이 많은 걸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 그 책들을 친구삼아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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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두
2011.01.23 03:09:27 *.154.223.196
어, 그런게 진짜 있나? 독특한 모텔 이름이다, 사장님 취향 특이하네 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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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선
2011.01.22 23:44:59 *.170.1.22
콩두님!!
그렇게 서울 나오는 날은 분당 최희선 모텔이라고 들어봤나요??? 전화하고 언제든지 이용해주길 바랍니다. 숙박료는 무료, 컴퓨터시설 완비, 보일러 짱 ㅎㅎ
환영합니다. 어디를 갈까 전전긍긍 하지말고 최희선 모텔을 이용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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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2 23:35:12 *.21.107.78
안녕하세요? 매일 이른 시간에 천복부족의 아침 문을 활짝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
아침 2시간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무려 4시간 넘게 수련을 하고 계시네요.
단군프로젝트에 전무후무한 기록인으로 남으실 것 같은 예감이 와요 ㅎㅎ
사진을 보니까 10km마라톤을 위해 따뜻한 보온 장갑도 준비하셨네요. 추운 날 달릴 때 특히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고 들었어요. 운동 전후 스트레칭도 중요하구요.
단군이 시작할 때의 구호 '함께 하면 멀리가고 매일 하면 오래간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매일 매일 꾸준히 달리다보면 어느새 10km를 가볍게 완주하는 윤정님을 만나실 수 있으리라 믿어요.

저도 아침운동으로 달리기를 하고 있어요. 3월1일 3.1절 마라톤 대회를 뛰려고 했는데 새학년 새학기 시작부터 너무 무리일까 싶어서 일정을 바꾸려구요. 아마도 4월 초쯤 참가하게 될 것 같아요.
(출사표에 적은 10km 날짜는 비공식적으로 헬스클럽에서 혼자 뛸 계획이랍니다 ^^;;)

천복부족에서 달림이를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워요.
그럼 내일 새벽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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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3 04:37:19 *.154.223.196
아, 헬스클럽에서 혼자 뛰실 거군요.
마라톤 온라인에 들어가서 3월과 4월 일정을 보니까 봄에 대회가 많네요. 시즌인가봐요. 
송현주님 저도 무척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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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3 05:12:24 *.154.223.196


14일차

*1:15(-), 6:00 (6:45)
*모닝페이지 1:30~2:30, 아침정진 3:15~5:10 (일지쓰기 포함)
*5:30~7:00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밑줄 친 것 타이핑 5페이지

관계망이 약해져있을 때 출석부 열면서 오버를 하게 되는 듯. 동등 뜨는 빨간 립스틱처럼 살짝 민망하다. 한 옥타브쯤 음성변조를 한 것 같고. 벌써 200일차를 시작한 지 2주째다. 남 일에 간섭하지 않고 내 살림살이를 산다고 했지만 가만히 있기가 어색하다. 모든 관계의 시작은 가족인 것 같다. 그러니 가족 안에서 뭔가 시도를 해야겠다. '새벽에 이래봐야 무슨 소용? 나머지 하루는 그대론데' 할 때가 있다. 오늘 새벽에는 '새벽에라도 이래 해보는게 어때서? 낮동안, 저녁동안 어떤 파도가 있었든 새벽마다 간단한 거라도 정해진 것을 꾸준히 해 나가는 건 퍽 괜찮지 않나? 등뼈가 되어줄 거다' 한다. 그제 모페 모임에서 '독특하다. 4차원이다'는 말을 들으면 의기소침해진다는 이에게 '다양성은 우주의 생존전략이다'는 대체 메세지를 굳이 전해주고 왔었다. 그 말은 내게도 상처가 될 때가 많았는데, 그녀에게 주면서 나에게도 준 것 같다. 커피 단작화는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숲은 다양한 생명이 있을 때 풍성해진다. 자연만 그런 게 아니라 사회도 그렇지 않나?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양성이다. 북한이 저리 힘들게 된 것은 한 목소리만 남기고 궤멸시켰기 때문이다.

커피 마시고 일정을 순조로이 해 나갔다. 4시 안되어 갑자기 옆 집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서 놀랬다. 여자 목소리였다.

2년 전에 받은 노란색-분홍색 노트를 오늘 새벽에 꺼냈다. '아티스트 데이트 삼아 서울탐험 2009'라고 적혀있었다. 그걸 적은 날은 2009년 1월 18일이다. 꿈노트는 매일 쓰는 것이라고 쓴 밑에 이렇게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걸 하려는 이유. 첫째, 2009년은 고향에서 지낸 19년과 서울에서 산 19년이 균형을 이루는 시점이고 2010년부터는 서울살이가 더 많아지게 된다. 그런데 고향에 내려갔다가 동서울터미널행 직통을 타고 올라 와서 천호대교가 보이면 마음이 놓일만큼 서울에 대해 익숙해졌고 토끼의 간 같은 내 일기장도 가지고 올라왔으면서도 '우리 동네', '나의 지역사회'라는 느낌보다는 이방인스런 느낌이 많다. 그 도시에 대한 책임감, 애정이 부족함은 물론 지식과 경험도 부족하다. 서울로 여행을 온 세계여행자처럼, 갓 상경한 20살짜리처럼 서울 탐색을 시작해보려한다.

둘째, 나는 IUFP다. 내가 누구인지가 궁금해서 MBTI 일반강사과정을 공부했다. 내향적 감정형은 주기능을 내부에서 사용하고, 외부세계는 부기능을 가지고 다룬다. 내가 ISFP인지 INFP인지 스스로 잘 모른다. 중년이 되었는데도 자신의 부기능이 무엇인지 명확히 모를만큼 덜 실험되었다. Se는 돌아다니면서 보고, 걷고, 맛보고, 경험하는 것에서, Ne는 직관이 원하는 것과 관련된 곳 (주로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이국적인 거리나 진짜 외국...)을 확인하고픈 부름에 응답함으로써 계발, 또는 확인될 것이다. 내가 무엇이라고 알아져도 좋고, 둘 다를 계발해도 좋을 거다. 내가 무엇인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어느 쪽이든 반드시 실험되어야한다. 중년기 전환의 에너지는 그 전의 주기능과 부기능을 신뢰하여 개발해둔 에너지의 양이 많을수록 많아진다. 그러니 이것은 내 젊음의 미해결과제이다.  

그 밑에다가 '인천 탐험 2011'이라고 고쳐 적었다. restart 도 적는다. real start 겠다. 나는 저 글을 적고 1년 뒤에 인천에 전세집을 얻으면서 내 인생의 세 번째 지역사회로 왔다. 스무살때처럼 무섭고 낯설다. 악어가 득시글거리는 한 평짜리 섬에 혼자 있는 것처럼 벌벌 떨면서 태아처럼 꼬부리고 잠을 잔다.  

햇빛 속으로, 바람 속으로 가자요. 콩두씨. 미뤄두었던 '역마살 부추기기' 지금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스무살 때와 다른 선택을 하는 겁니다. 새로운 태도로 익숙한 과제를 해 가면서 이 인과응보의 영역에서 나선형성장을 하는 겁니다. 뭘 해도, 어딜 가도 좋습니다. 잠만 안 자면 되어요.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만 안 하면 되어요. 콩두씨가 원하면 어디든지, 콩두씨가 원하면 무엇이든지 해도 되어요. 어제 돌아가신 박완서씨는 엄마의 말뚝에 매어있었지만 콩두씨는 아버지의 구심력에 묶여 있었지요. 그 아버지도 환갑기념으로 섹스폰을 샀고요. 콩두씨는 마흔이 되었어요. 마흔, 무서울 게 뭐에요? 남이사 남들 일찌감치 끝내는 분홍색 꽃무늬 샬랄라  치마를 입든 말든 뭔 상관이래요? 됐다 그래요. 자자자 콩두씨, 일부러 챙긴적 없는 이 노트가 정신 사나운 이사 과정에서 유실되지 않고 얌전히 따라와서, 2년간 어디선가 잠자고 있다가 지금 나선 것도 기막히게 아구 맞지 않습니까? 콩두씨는 올해부터는 몸으로, 발로 살겠다 다짐했고, 올해의 모토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휘날리며 아티스트 데이트를 매주 꼭 한다고 다짐했죠. 자자자 콩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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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4 04:53:02 *.161.173.71
할미꽃잔 커피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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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5 13:44:44 *.114.49.161
다음 월요일에는 다른 꽃잔 커피를 준비하고 싶어지는데요^^
싱겁지 않게 다방커피 조제 잘 해얄텐데...하하하 
제가 저희 할머니하고 커피 취향이 비슷했거든요. 
스카치캔디 녹여먹다시피 달달하고 뻑뻑해서 마시고 나면 입이 쩍쩍 달라 붙어요.

남편과 아내가 같은 프로그램에서 다른 시야와 색깔로 일지를 쓰고 계시지요.
반 접어서, 앞뒤로 읽는 책 같아요.^^ 이런 관심이 불편을 드리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젖먹이 애기와 아장아장 걷는 아이 둘 안은 선녀 주철은님을 잘 보호하고 계시는 고정욱님
산모가 내리기 쉽도록 최대한 차를 가까이 대려는 게 말없는 남자분들의 정성이신 듯 하다
혼자서 막막 추측하고 그럽니다.
두 분, 보배님, 동이양 모두 겨울 잘 나시고요.
꽃 피는 봄이 오면 겨우내 쑥쑥 자라서 백일맞은 동이양 유모차 태워서 꽃구경 가시겠네요.  
함께 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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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2011.01.24 05:02:15 *.117.112.83
권윤정님에게는 향기가 납니다.
사람 냄새가 물씬.
천복부족의 새벽 일찍 문지기의 역할과 한분 한분에게 쏟는 괌심과 애정.
거기에다 충실한 내적 활동.

심리학에서 제가 좋아하는 단어중에 하나는 훈련된 무의식 입니다.
당신의 그 정진이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도반으로써 함께하는 우리 모두에게 꽃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행복 합니다.
오늘 눈길 조심히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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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4 07:13:35 *.114.49.161
감사합니다. 칭찬에 부추겨져서 막막 들뜨고 까불게 되는데요.^^

훈련된 무의식이 무슨 말인가 검색했더니 맨 위에 이승호님의 연구원 칼럼이 뜹니다.
찬찬히 읽어보니까 무의식에 밸 때까지 연습을 멈추지 말라는 정진의 뜻으로 이해했어요.
검도를 배우고 상담공부를 하셨다는 것도 알게되네요. 많이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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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4 05:29:00 *.154.223.196


15일차

* 1:00 (-), 6:00 (7:00)
* 모닝페이지 1:15~2:15, 아침정진 3:15~5:00 (일지 쓰기 포함)
* 5:30~7:30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정리해 블로그 올리기

어제도 두문불출. 저녁에 일찍 잤다. 누워서 잠결에 어어어 절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 했다. 누우면 잘 수 있음은 대단, 몸이 예민하지 않음도 다행스럽다. 머리를 깨끗이 감아 빗고서 새벽을 맞는다. 고요한 새벽에 시간이 많이 남아서 처음으로 그려본다. 손을 움직여 뭔가 정성을 들이고 싶다. 그러고 보니 어쩐 일인지 얼굴이 보이지 않는 도반님들이 여럿 계시다.

인터넷에 매달린 채 천수경을 노래처럼 흘려 부르느라 30분이 지나갔다. 정식으로 기도방석 위에 앉으니까 몸이 까부라진다. 그래도 외운다. 좀 기운이 몸 안으로 모이는 것 같다. 몸이 절이고, 마음이 도량인데 내 도량은 참 부실하구나. 그래도 아침마다 이럴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지 모른다. 현상유지는 되잖아. 사람 사는 집과 비워둔 집은 다르다. 그래도 내 집은 사람 사는 집이다.

내가 가진 박완서할머니의 책을 찾아보니 4권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남자네 집><아주 오래된 농담><호미> 꽃을 한 송이 그려놓거나 초를 한 번 켜고 싶은데 나는 3년 전 꼭 참석해야할 장례식에 불참했던 벌로 그러면 안될 것 같다. 인도에 있던 기간 동안 하루도 남김없이 울었고, 법륜스님이 순례하는 성지 곳곳마다 드리는 예불 후 돌아가신 조상님과 인연있는 영가들을 위해 해탈주를 하고 천도발원할 때 간절히 손을 모았던 기억이 난다. 간호하던 이들이 죽으면 장례식에 가서 마음껏 울고서 다음 사람을 맞아 또 마음껏 간호한다는 호스피스 간호사를 생각한다. 함께 하는 의례는 참여하는 게 서로에게 좋은 것 같다. 박완서할머니, 박용순할머니, 태어나지 못했지만 제 부모의 마음 속에 태명으로 언제나 함께 살 아이들, 인연있는 모든 돌아간 이들을 위해 손 모은다. 고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고이 잘 가세요.

눈물로 눈이 시원해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아프다. 안구건조인 것 같다. 나이들어감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창으로 비쳐드는 햇볕을 받으며 거울 앞에 들춰든 머리카락 속에 날 때부터 하얀 색인 것을 봤을 때, 속살의 탄력이 줄었다는 걸 퍼뜩 느낄 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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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를 읽고
2011.01.24 07:12:09 *.154.223.196
 

이 책에서 밑줄 그은 부분을 타이핑 하는 것은 지루했다. 솔직히 말한다. 하기 싫어서 억지로 했다. 이틀 아침에 걸쳐서 쳤는데 전체 작업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에이씨, 이걸 꼭 해야 돼? 이렇게 자학적으로 책을 읽어야 해? 밑줄은 왜 이렇게 많이 그은 거야? 담에는 선별해서 쳐야지’ 투덜거리는 마음의 방해가 만만찮았다. 단발령을 따르면 매국노라고 하듯 핏대 세워 새로운 방식에 저항한다. 190쪽짜리 책, 밑줄 그은 부분을 타이핑 하니까 한글문서 바탕체, 줄간격 160, 10포인트로 9쪽이었다. 밑줄을 이중으로 긋고 싶은 부분만 따로 모아보니 1쪽이 넘었다. 대부분 소명과 우울증에 대한 부분이었다.


나는 자신의 어둠에 대해 이야기한 이 사람의 용기에 힘입어 수치심 때문에 숨겨두었더니 장마철 젖은 수건에서 쉰냄새 나듯 이상발효된 ‘나도 우울해 죽겠어요‘를 커밍아웃하고 싶어진다. 고맙다. 그것만으로도 빨래를 햇볕에 내 건 효과가 있으려나? 그는 우울증이 소명을 찾아가는 안내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적인 소인에 의한 우울증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생기는 우울증을 가진 쪽이었다고 자신에 대해 말했는데 40대 동안 약물치료를 동반해야하는 우울증을 몇 달 씩 2번 앓았다고 했다. 힘들었겠다. 그는 경험을 말할 뿐 처방전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음에도 나는 비방처럼 받아 적고 있다.


우울증은 관계단절의 극단적인 상태다. 우울증은 모든 살아있는 존재의 생명선인 관계성을 끊어 버린다. (113)  사람과 사람 사이를, 머리와 감정 사이를, 또 자기가 보는 자기 이미지와 남들이 보는 자기 모습 사이의 관계를 끊어 놓는다. (114)


이 경험을 통해 하는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 우울증에 빠진 사람에게는 진실을 얘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내가 바라는 것을 얘기했다면 그녀의 마음을 감동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에게는 속임수 감지기가 그냥 작동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예민하게 작동한다. 둘째 우울증은 종교적이든 과학적이든 어떤 가치에서 나오는 도식적이고 단순한 대답 대신 우리 문화가 무시하는 신비를 받아들이길 원한다....‘말끔히 해결해  낼 수 있다’는 환상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를 강한 존재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신비에는 결코 해답이 없다...우울증의 신비를 받아들이는 것이 수동적인 해동이거나 포기는 아니다. 낯설어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자아의 힘의 영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다림이며 지켜보는 것이다. 귀 기울이는 것, 고통을 겪어내는 것, 그리고 그게 무엇이든 가능한 대로 자기에 대한 지식을 수집하는 과정이다. 그런 다음 그 지식을 바탕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매일 매일 자기 자아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선택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버림으로써 다시금 건강한 삶으로 한 걸음씩 돌아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111)


가장 어려운 일은 남의 고통을 ‘고치겠다’고 덤벼들지 않는 일, 그냥 그 사람의 신비와 고통의 가장자리에서 공손하게 가만히 서 있는 일이다. (115) 다른 사람의 고독의 가장자리에서 존경과 믿음을 갖고 서 있음으로써 우리는 신의 사랑을 묵상할 수 있다. (117)


그가 인생의 비유로 선택한 계절 얘기에서 나는 ‘겨울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쓰고 ‘우울증에 대처하는 자세’로 읽는다.


북쪽 중서부 지방에는 전통적으로 새로 이사온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충고를 해 준다. “겨울 속으로 뛰어들어가지 않으면 겨울 때문에 미쳐버릴 겁니다.” 이곳 사람들은 많은 돈을 들여 따뜻한 옷을 장만하는 덕분에 바깥 출입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추운 겨울 몇 달씩 난로 옆에서 웅크리고 보내는 데서 생기는 병인 ‘오두막 열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이곳에서 오래 살다보면 두려워 하는 겨울의 한복판으로 대담하게 나아가 날마다 산책을 하는 것이 몸과 마음을 더욱 튼튼하게 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83)


그의 키워드는 소명이라고 나는 읽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let your life speak' 역시 어떻게 자신의 소명을 알고 내면과 외면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갈 건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이다. 우울증 역시 문이 뒤로 닫기면서 그 길은 아니라고 알려주는 지표 중 하나다. 그는 소명과 봉사가 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이 말은 퍽 인상적이다. 아버지의 죽음에서 teaching 과 teacher를 구분하게 되었다는 말처럼 그의 소명은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런데 놓일 장은 자신의 한계와 특성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대학의 학자가 아니라 퀘이커 신앙을 기반으로 한 핀들홀공동체에서 자신의 소명을 살았다. 


소명을 향한 여행 중 겪게 되는 회의와 우울증을 극복함으로써 나는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즉 자기를 돌보는 것이 결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나의 유일한 재능, 이 땅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할 재능을 잘 관리하는 책무일 뿐이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다면 나는 잘못되고 위험한 선물,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랑이 담겨있지 않은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요구를 돌보기 위해서보다는 나 자신을 내세우려는 필요에서 나온 선물이다. 그런 베풂에는 사랑도 믿음도 없으며, 사랑의 전달 통로는 나 말고는 없다는 오만과 착각에서 나온 것이다....자기가 가진 사랑의 용량이 한계에 다다르면 공동체는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그 책임을 맡겨 필요한 사람을 돕도록 한다. 나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을 나타내는 하나의 징후는 소위 탈진이라는 상태이다. 대개는 너무 많은 것을 주려는 데서 나오는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내 경험상 탈진은 내가 갖지 않은 것을 주려고 할 때 나오는 결과이다. 탈진은 분명 공허함이지만 내가 가진 것을 주는 데서 나오는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주려고 해도 아무 것도 없음이 드러나는 것일 뿐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은 내 본성에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 선물은 나의 참다운 본성, 유기적인 실체 속에서 생성된 것이다. 그 선물이 나의 참다운 본성, 유기적인 실체 속에서 생성된 것이라면 내가 그것을 주어버린다 해도 스스로 다시 생겨날 것이다. 또한 그러한 베풂의 결과는 탈진이 아니라 비옥함과 풍요로움이며 나를 새롭게 할 것이다. 오직 내 안에서 자라지 않는 어떤 것을 주려할 때 그 행위는 나를 고갈시키며 다른 사람에게도 해가 된다. (90)


나는 파커. J. 파머선생님한테서 세 가지 숙제를 받았다. 다음 밑줄 친 것들 때문이다.


첫째, let your life speak

근데 파머씨 도대체 어떻게 그 소리를 듣냐구요? 열흘짜리 명상수련이라도 떠나야 합니까? 아씨 이 문제 난이도 1등급. 그리고 파커씨, 파머씨도 헤깔린다.


let your life speak. 당신이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기 전에 인생이 당신을 통해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지에 귀 기울여라. 당신이 어떤 진리와 가치관에 따라 살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에 어떤 진리를 구현하고 어떤 가치를 대표해야 할지 인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 보아라 (16)


둘째, 어렸을 때 ‘가장 나답게 살았던 순간’에서 소명의 실마리 찾기

이건 하면 할 수 있겠다. 나의 유년은 13살 여름에 초경을 하면서 끝이 났다. 나는 빨간색 면 칠부 바지를 입고 학교에 갔다가 점심시간에 담임선생님한테 거짓말을 하고서 집으로 와 버렸다. 그 이전의 내가 재미있어했던 것, 몰입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되겠다.


참자아의 선로를 벗어났을 때 어떻게 하면 그 흔적을 다시 찾아갈 수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타고난 재능에 좀더 근접하게 살았던 어렸을 때의 기억에서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33)


셋째, 등 뒤에서 길이 닫힘으로써 안내되는 것 알아채기


등 뒤에서 길이 닫힐 때 단지 그것을 어떤 전략상의 실수에서 빚어진 결과로 치부해 버리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97) 등 뒤에서 길이 닫히는 것은 우리 앞에서 길이 열리는 것만큼이나 많은 교훈이 들어 있다. 열림은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고 닫힘은 우리의 한계를 보여준다. 그것이 영적인 세계 속에서 정체성이라는 동전이 가진 양면인 것이다...내 눈 앞에서 쾅 닫혀버리는 문들 때문에 고민하던 그 자리가 바로 나의 세계가  활짝 열리는 자리였던 것이다. (98)


그래서 내가 알게 될 것은 바로 자아와 봉사가 하나로 결합하는 어떤 것인 듯 하다. 소명과도 통하는 말인데 내가 재미 있어 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그 일을 통해서 봉사하게 된다는 말 같다. 이 말은 나의 기쁨으로 세상을 기쁘게  한다는 말과도 통한다. 근데 이 말은 어디서 주워들었지? 아, 변경연 홈페이지. 이러면 정말 다행이겠다. 대단히 존경스럽고 고매하지만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것 보담은 하지 말라고 해도 숨어서라도 저절로 하게 되는 일 중의 하나가 나의 소명이면 더 좋겠다. 소명과 천복은 통하는 개념이리라.


우리의 가장 깊은 소명은 그것이 우리가 ‘되고자 하는’ 어떤 이미지에 맞든 안 맞든 자기가 진정한 자아를 향해 성장하는 것이다...진정한 소명은 자아(self)와 봉사(service)를 하나로 결합한다. (39)


아무리 숭고한 비전이라도 자신의 내부에서 길러진 것이 아니라 밖에서 부여된 강제의 것이라면 그것은 심각한 폭력이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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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1.01.25 01:49:30 *.180.75.152
요새 무거움에 짓눌리느라 마실나올 엄두도 못내드랬네
초저녁에 잠들었다가 잠이 깨어 콩두씨 일지 읽느라 눈이 씨룩씨룩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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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두
2011.01.25 13:11:43 *.114.49.161
정말 일찍 잠이 깨셨네요. 저도 그 시간에 깨어있었어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춥습니다. 거기도 그렇지요?

구제역때문에 뒤숭숭합니다. 
저희 아부지도 소를 키우시거든요.
문경 주위로 다 구제역이 나고, 저희 동생네가 사는 안동은 90% 소를 이번에 잃어졌다하더군요.  
동생네 조카는 부모님한테 첫째이자 유일한 손녀인데 인제 7살 되었습니다.
그 애기도 3달째 못 오고 있어요. 아부지 환갑 식사를 시내식당을 잡아서 때운 것도 그래서예요.
집에 못오고 거기서 헤어졌어요.
감정표현 없고 말 없는 아부지가 손녀 앞에서
"할아버지는 너 보고싶어서 참느라고 혼났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이는 잊어먹겠지만서도.

구제역백신 맞추고 2주 지나야 항체가 형성된다 해서 기다리고 있어요.
1주 전에 주사 맞췄거든요.
우사에도 아부지 혼자 살살 다니고 동네 마실도 서로 무서워서... 
엄마 아부지가 밤잠을 설치고 계시나 보드라구요.
저도 걱정스럽습니다. 딴 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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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5 09:35:12 *.154.223.196
16일차

*1:20 (-), 8:30 (4:50)
*모닝페이지 1:30~2;30, 아침정진 3:15~5:00
*5:30~6:00 30분간 <성격유형과 열등기능>,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 읽음

고구마를 삶았다. 꼬다마였다. 한 봉지 1900원이고 알이 달걀보다 작다. 팔팔 끓을 때 불을 줄여서 물을 하나도 따라내지 않고 달달한 냄새가 나게 삶은 것 까지는 좋았다. 불 보느라 오늘은 정진을 가스렌지 앞에다 방석을 갖다놓고 했다. 냄새에 팔려 5시에 고구마를 먹은 것이 문제.  식곤증으로 6시부터 8시까지 내리 잤다. 새벽 책 읽기는 물건너 갔다. 새벽에 깨어있으려면 저녁때처럼 식사조절을 해야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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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6 10:27:26 *.154.223.196

17일차

*1:00 (-), 7:00 (6:00)
*모닝페이지 1:30~2:30, 아침정진 3:10~5:00 (일지 포함)
*5:30~7:00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 읽으며 6시에 고구마 2개 먹음. 꼬다마가 아니라 5000원에 여섯알 주는 강화산 속 노란 호박고구마는 내 주먹만 하다. 먹자마자 또 꾸벅꾸벅. 눈과 머리가 흐려진다. 지루한 책이어서 그런가? 박완서 <호미>로 바꿨지만 자버림. 8시 30분에 일어남. 그러니까 이 여자는 새벽읽기와 먹기를 양립할 수 없다.  어이없는 식곤증에 버럭 열이 나서 인터넷에 검색하니까 노화 전조증상, 과식을 추측하며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과 비타민무기질 늘여서 소식한 후 걸으라고 한다. 노화 전조증상이라니 내일은 안 먹고 이 소리 안 듣고 만다. 식사 후 기절하듯 자버린 적이 전에 있었다. 백두산에서 찬 감자 먹었을 때 쪼그리고 앉은 채로 잤다. 아 많네. 저녁 먹고서 늘 그렇지.

재미가 나서 오늘도 출석부 그림을 그렸다. 모닝페이지 하려고 사둔 노트 중에 무지 노트를 꺼내서 첫장을 시작했다. 작년에 저런 걸 4권이나 샀다. 낙서를 하게 되는 적이 3번 있었다. 맨 처음에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할 때, 단군 1기를 하면서 3시 기상이 시작되고 매일 달리기 시작하고서 한 3주쯤 지났을 때, 그리고 지금 2백일차 2주가 지나고 있는 때. 호들갑떨지 않고 지켜보려 한다. 보호되길 바라고 하고싶은 만큼 하다가 저절로 어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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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6 18:00:15 *.154.223.196

파머씨 산책가실 때 오늘 제가 옆에서 같이 걷고 싶은데 괜찮나요? 
지난번에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에서 하셨던 두번째 질문에 대해 제가 생각해 봤거든요.
그거 이야기하고 싶어요. 가장 나답게 산 건지는 잘 모르겠구요. 암 생각없이 몰입했던 순간이요.


자아의 선로를 벗어났을 때 어떻게 하면 그 흔적을 다시 찾아갈 수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타고난 재능에 좀더 근접하게 살았던 어렸을 때의 기억에서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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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봄에 진달래를 꺽으면서 앞산을 헤맬 때였다. 나는 완전히 거기에만 정신이 팔렸고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자연 속에 있을 때 그렇게 느낀 적이 많았다. 생일이 5월인데 쑥이 난다. 생일떡을 위해 논둑에 앉아서 종일 쑥을 뜯었다. 행복하였다. 우산을 받고 학교를 갈 때 비닐하우스 위로 후둑후둑 하던 비가 옥수수밭에서는 다르게, 물 위에서는 다르게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비가 사물들의 색깔을 진하게 만드는 걸 신기하게 지켜보았다. 서향집인 우리 집으로 노을이 질 때 꼼짝 않고 마루에 걸터앉아서 아름다운 빛 속에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어디로 가야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다. 매년 찾아와 새끼를 키우는 제비부부의 일대기를 지켜보는 것, 소와 개의 선한 눈을 보는 것도 그랬다. 도랑으로 내려가서 돌을 밟고 건너뛰고, 줍고, 아지트를 만들며 물길을 따라 올라갔다 내려갈 때도 그랬다. 도랑물에다가 나뭇잎 배를 띄워놓고 실지렁이가 살고 허연 빨래 찌꺼기가 붙어있는 공동샘 밑을 지나 누구네 집 먹우나물 있는 뒤안을 지나 땅 속으로 들어갔다가 논가 도랑으로 이어지는 걸 따라 뛰는 것도 즐거웠다. 놀이터는 100년된 꿀밤나무 아래에 있었는데 동그란 도토리가 떨어지면 주워서 그걸로 소꿉을 살았다. 매미소리가 소나기처럼 짜들었다. 소꿉놀이 살림을 쓰레기장과 도랑에서 얻어오는 것도 재미있었다. 끝이 뾰족한 각종 병뚜껑들과 로션 뚜껑의 알미늄 부분을 분리시킨 것, 얇은 나무로 된 1회용 도시락통, 굽이 뭉툭한 삐딱구두들, 나는 쓰레기장 뒤지는게 정말로 재미있었다. 별의별 것이 다 있었다. 집 안에 텃밭이 있고, 감나무, 살구나무, 앵두나무를 심어놓고, 울 밑에다 과꽃, 분꽃, 봉숭아, 황매화, 넝쿨장미를 키우는 집을 대단히 부러워하였다. 

둘째, 초등학교 5,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문예반 지도 담당이었는데 독특하게도 청년회의소는 군내 백일장에서 상을 많이 받은 국민학교에다 우승기를 주었고 다음 해에는 쟁탈하도록 했다. 2년 연속 우승하면 우승기를 가졌다. 체육관련된 대회도 아닌데 참 기발한 아이디어다. 그 우승기를 타오자고 목표를 세운 선생님이 반 아이들과 문예반에게 특훈을 시켰다. 원고지 사용법을 꼼꼼히 첨삭지도 하고, 다독, 다작, 다상량을 하라고 하면서 무슨무슨 글짓기대회에 많이 응모를 시켰다. 잘 쓴 산문을 베껴쓰라고도 했다. 그 때 반공 홍보책자가 많던 도서실 창가에 앉아서 뭔가를 많이 읽었던 것 같다. 글짓기대회 입선작을 모아놓은 책이 대부분이었다. 좋은 책을 내 독서수준에 맞는 쉬운 책부터 읽게 되었더라면, 내가 가진 고민을 책을 통해서 풀어나갈 수 있는 책을 읽는 것으로 연결이 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걸 아쉽다. 착해지지 않았는데 착해졌다고 쓰고 나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외상장부에 달아놓는 것처럼 내가 쓴 것을 남이 읽을까 겁나는 게 고역이었다. 자기 마음을 가꾸도록 썼더라면 더 좋았겠다. 근데 나는 텅 빈 학교 운동장으로 '꽃과 같이 붉게 ...같이...아름답게 크는 우리...' '바람이 머물고간 들판에...' 라디오 어린이 프로그램 로고송으로 쓰이던 동요가 울려퍼지고 태극기가 펄럭일 때 도서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뭘 쓰고 있는 그 시간이 정말로 행복하였다. 송충이가 많았지만 잎이 넓고 둥치가 예비군복처럼 생긴 플라타너스 나무가 삥 둘러 있었다.

세째, 손으로 뭔가를 만들면서 즐거웠다. 종이인형을 그리고 오릴 때 그랬고, 이웃집 친구 동생의 플라스틱 인형의 옷을 바느질해서 만들어다 줄 때 그랬다. 만국기가 날리던 운동회날, 소풍날 엄마한테 받은 돈으로 모두 종이인형을 사 왔는데 그렇게 사온 것보다 골목에 같이 살던 친구랑 방바닥에 배깔고 엎드려서 그리는 과정이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인형옷 바느질은 양말 발목으로 허리를 하고, 떨어진 양말과 안 입는 남방의 이런 저런 천조각을 잘라서 나름대로 주름을 넣은 층층이 드레스를 만들었다. 양말은 신축성이 있어서 쫄쫄이 바지 만들기에 그만이었다. 코바늘로 꽃장식을 떠서 달았다. 엄마의 하나뿐인 빤짝이 분홍색 홈드레스의 안감을 살짝 오렸다가 된통 혼이 난 뒤로는 하지 않았다. 양말 꿰매는 것도 재미있어했는데 집에서 궁상을 떨지 않기로 한 뒤부터는 하지 않았다. 11살 이후로 우리집은 과수원을 시작했다. 뽕 밭을 개간해서 나무를 심으며 시작했던 일이라 엄마와 아버지는 해가 지고도 한참있어야 경운기 소리를 내며 돌아왔다. 나는 시내의 고등학교로 가기 전까지 중 3때까지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그러고 보니 4학년 이후로 내게는 친구들과 노는 저녁 일정이 없어졌군. 빨래나 청소에는 관심 없고 요리를 좋아했는데 감자 채를 썰고, 쌀을 문질러 씻는 그 느낌, 손으로 만지고 다듬어 뭔가를 만드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런 식으로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게 좋았는데 고등학교 이후로는 공부로만 그걸 증명해야하니 싫고 괴로왔다.

자 이제 어떻게 할까요?
콩두씨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무얼 알게 되었는지 말해보라 하실 것 같군요.

좀 놀란 것은 내가 꼭 집안에서 지내는 걸 좋아한 사람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다니던 때로부터 참 많이 벗어나왔구나 싶어요.

저는 좋은 대학 가겠다는 꿈도 큰 도시에서, 돈 많이 벌면서 살겠다는 꿈도 없었는데요.
김용택시인처럼 태어난 촌에서 시골학교 교사를 하면서 텃밭이나 가꾸며 소박하게 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부모를 기쁘게 하겠다는 열망이 부모의 공부에 대한 한을 대신 풀겠다는 쪽으로 좀 왜곡된 면이 있었고요.
고1부터는 거대한 바퀴 속에서 빙빙 돈 것 같아요. 
시간표는 정해져 있고, 항상 다음 할 일이 있었어요.
대학 가야하고, 졸업해야하고, 취직해야하고, 적금 들어야 하고, 더 안정적인 데로 옮겨야 하고,
연애해야 하고, 결혼해야 하고 (여기서부터의 발달과업은 중지된 상태)
너무 정신없었는데 어느 날 통 밖으로 퉁겨진 느낌인데요.
저런 것을 소명과 연관지을 수 있을까요?  지금 뭘하자는 거지? 좀 막막한데요.
다른 숙제도 더 해보겠습니다. 등 뒤에서 문이 닫긴 것 이런 거 생각해보면 또 알아지는게 있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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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7 05:47:17 *.154.223.196
18일차

* 2:00 (+), 7:00 (7:00)
*모닝페이지 2:35~3:35, 아침정진 3:35~5:30 (일지 포함)
*6:10~7:30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 100~145쪽

오늘 출근하는 날이다. 긴장이 되면서도 끌어내는 곳이 있어 좋다. 알람을 듣고 한참 더 누워있었다. 저녁 단도리가 안되어 마음이 무겁다. 무거운 마음은 새벽에 일어나기 싫게 만든다. 책을 읽고 그 책이 하루 동안에 내 마음을 이리저리 부지런히 파놓은 걸 보는 건 즐겁다. '전체 강사비 중에 절반만 지급이 되고요, 나머지는 추경 후에 드리겠습니다'는 전화를 해야하는 걸 계속 미루고 있다. 회피해서 가산금이 붙은 일이다. 비난을 계속 받고 있다. 무섭다. 일지를 쓰느라, 읽은 것을 타이핑 하느라 컴퓨터에 붙어 있으면 몸의 감각에 둔해진다. 화장실에 갈 타이밍을 놓친다. 불만이다. 오늘은 고구마 먹지 않으리. 하루에 최고 100쪽 읽으면 많이 읽는 것 같다. 더 욕심 부리지 마시라.    

책을 끙끙거리며 읽는다. 진도가 안 나가서 풀 죽었다. 졸렸던 건 고구마뿐만 아니라 내가 뭔 소린지 못알아 먹는 것도 거들었던 거였어. 옮긴이가 '나 역시 한때는 문학을 꿈꾸고 여전히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전직 문학교수인 윌리엄 브리지스의 위트와 신화에 담긴 의미를 캐내는 지식을 따라가지 못해 퍽이나 힘이 들었다' 라고 하니 위로가 된다. 책이 어렵대잖아, 어려운 책 읽느라 콩두씨도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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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8 06:36:41 *.154.223.196

19일차

*2:30 (-), 8:30 (6:00)
*모닝페이지 2:45~3:45, 아침정진 4:00~5:40 집중이 안되어 읽었던 데 또 읽고 했던 것 또 하고 그랬다. 그래도 잡동사니 바구니처럼 뒤숭숭하다. 오늘 일정을 마치고 요플레 하나 먹었다. 커피를 2잔 마신 후라 속이 쓰렸다.
*6:30~7:30 스트렝쓰 파인더 검사

어제 퇴근하고서 부천 갔다. 교보문고에 책사러 갔다. 강점혁명 새로 사왔다. 스트렝쓰 파인더 검사를 새로 하려고 한다. 2009년 8월에 했던 검사에서는 책임, 최상주의자, 연결성, 개인화, 신념이 나왔는데 책임 테마를 신뢰할 수 없다. 책임테마를 가진 사람이 출근시간 간당간당, 제출기안을 잊거나 늦고, 전화기를 꺼놓고 잠수를 탈 리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부천역이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일하는 곳과 30분 떨어져 있어 분리가 되고, 전철의 흔들림이 안정감을 주고, 거기는 부천영화제를 하고, 송내쯤에는 인천대공원도 있다. 다시 돌아오기가 싫었지만 거기서 놀다오니 그런대로 할만했다. 저녁전환의 괜찮은 예다. 어제 몇 권 사왔다. 퇴근하고 가서 지낼 카페 하나 봐두었다. 

동지에서 입춘 사이, 세상이 어둡고 차가울 때 사람들도 기운이 따라서 좀 떨어지는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12월에 태어난 엄마와 아버지, 그 분들을 낳은 두 어머니와 두 아버지를 생각한다. 이 추운데 아기 낳고, 태어나느라 수고 많으셨겠다.  전쟁 중이던 시절이라 산모도 아기도 얻어먹지를 못했을 거고, 방은 따스했을까? 마음이 외롭거나 심난하지는 않았을까? 그 중 한 어머니는 남편을 여읜 그 해 겨울에 유복자를 낳았다. 나는 지금까지 이 여자를 주로 안타까와했는데 다른 어머니는 어떤 상황에서 다섯째 아이인 딸을 낳았을까? 그녀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였겠다. 그녀의 큰 아들은 많이 아팠다. 속이 썪을 만큼 썪었다. 모두 세 살 터울이라 했으니 열둘, 아홉살, 여섯살, 세 살인데 다섯째이면서 셋째딸을 낳은 거구나. 남아선호사상이 대단해서 딸은 안중에도 없었던 양반이었다 했지. 그나마 장손에 유복자라서 어화둥둥 둥개둥개 불쌍해하며 귀하게 대접받은 남자아이와 달리 이 여자아이는 있는둥마는둥 했겠구나. 어이구 가엾어라.

나는 이번 방학 우울증으로 엄마와 아버지 생신 모두를 잊어버리고 지나갔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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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8 10:50:48 *.12.196.54
하셨군요..^^
지난 2년 사이 일적으로 큰 변화가 있으셨나요..? 아님 스스로의 내면을 좀 더 마니 보시게 되었던지..
대개 1순위가 5순위 밖으로 나가는 경우는 흔한 현상은 아닌데, 그렇다면 책임은 진정 후천적으로 짊어지고 있던 재능이었을까요..? 아마 윤정님만이 알 수 있는 답일 것 같습니다..

최상주의자/신념/연결성/개인화. 이 네가지는 변함이 없는 걸 보니, 선천적 재능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준비하실 때, 자신의 예를 적을때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실마리를 찾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씀처럼 책임이란 녀석을 훌훌 털어버리고, 윤정님 아니 콩두님 고유한 재능을 더욱 발전시켜 아름다운 강점으로 만들어가는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2백일차 잘하고 계시니 힘내서 계속 홧팅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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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렝쓰 파인더
2011.01.28 07:25:28 *.114.49.161
2009년 8월의 검사에서는 책임, 최상주의자, 연결성, 개인화, 신념이 나왔고
2011년 1월의 검사에서는 최상주의자, 신념, 연결성, 개인화, 학습자가 나왔다.

재검사는 책임 테마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재검사의 엉뚱발랄한 소득은 최상주의자, 개인화, 신념, 연결성이 넘버 5 에 건재함을 확인한 것이다.
책임, 학습자 테마가 있든 말든 이 4 테마는 나의 어떤 부분을 설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흥미롭군.  

첫번째 검사에서 주민등록 이름을 썼더니 이번에 입력이 되지 않았다. 콩두씨로 적었다. 
아버지가 주신 주민등록 이름과 스스로 지은 이름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반영되었을까? 
모래조끼같은 책임 테마를 벗어던진 기분이라 후련하다만 살아가며 확인해보고 알아가야할 껀수겠지. 
그 부분이 약하니까 억지로 노력했을 수도 있다. 나는 두 번째 것이 더 마음에 드는데 무엇이 진실일까?
재미있었다. 3번째 검사는 하지 않으리라. 나는 나고 변하지 않을 것이므로.


콩두 권

대표 테마

최상주의자
신념
연결성
개인화
학습자
Copyright © 2000, 2006-2007 Gallup, Inc. All rights reserved.

 
 
대표 테마

The Gallup Organization에서 수 년 동안 실시해 온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강점과 행동을 이해하는 사람이 가장 유능한 사람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 생활, 경력, 가족들에 대한 필요성을 월등히 충족시킬 전략을 가장 잘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귀하가 습득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검토는 귀하의 능력에 대한 기본 감각을 제공해 주지만, 귀하의 타고난 재능에 대한 인식과 이해는 귀하의 일관된 성공 뒤에 숨어있는 핵심적인 이유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대표 테마 보고서에는 StrengthsFinder에서 응답하여 드러난 순위에 따라 가장 우세한 5가지의 소질에 대한 테마가 표시됩니다. 이는 측정된 34개의 테마 중 "상위 테마 5개"에 해당됩니다.

대표 테마는 귀하의 성공을 주도할 수 있는 소질을 최대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대표 테마를 개별적으로 또는 조합하여 집중적으로 개발하여 자신의 소질을 파악하고 강점으로 개발하고, 일관되고 완벽에 가까운 성과를 통해 개인 및 경력에 대한 성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최상주의자

당신의 기준은 평균이 아니라 최상입니다. 평균 이하를 평균보다 약간만 높이려고 해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당신은 이것에 큰 보람을 느끼지 않습니다. 반면, 우수한 것을 최상으로 만드는 데도 비슷한 노력이 들지만 당신은 그쪽에 훨씬 흥미를 느낍니다. 당신은 스스로의 것이든 다른 사람의 것이든, 강점에 이끌립니다. 마치 진주를 찾는 잠수부처럼, 당신은 강점을 찾고 강점을 나타내는 표시들, 예를 들어 타고난 우월성, 빨리 배우는 능력, 단계들을 거치지 않고도 터득된 기량의 흔적들을 살핍니다. 이 모든 것들은 강점의 징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이 강점을 발견한 이상, 당신은 이것을 키우고 갈고 닦아 최상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당신은 진주가 반짝일 때까지 닦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가려내는 능력 때문에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차별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당신은 자신이 가진 강점을 인정해 주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합니다. 당신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강점들을 발견하여 개발한 사람들에게 이끌립니다. 당신은 자신을 고쳐서 모든 것을 잘하게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을 피하는 편입니다¾아마도 이들은 당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완성'시키는 편이 쉬울 것입니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부족한 점을 한탄하며 인생을 보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스스로 타고난 재능을 적극 이용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훨씬 즐거운 일입니다. 훨씬 생산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통 생각되는 바와 달리, 그것이 훨씬 더 어렵기도 합니다.

신념

강한 신념 테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이 가치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이 신념을 가진 사람은 가족 지향적이고, 이타적이며, 영적이기까지 합니다. 당신은 자신과 타인의 책임과 도덕성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가치들은 당신의 행동에 여러 면으로 영향을 줍니다. 당신은 이 가치들에서 인생의 의미와 만족을 얻습니다. 당신에게 성공은 단지 돈이나 명성 이상입니다. 이 가치들이야말로 당신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삶의 유혹과 혼란함을 이겨내고 자신의 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일관성은 모든 인간 관계의 기초입니다. 친구들은 당신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봅니다. 이들은 "네 입장이 어떤지 안다"고 말하지요. 신념으로 인해 당신은 쉽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당신은 자신의 가치에 맞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일은 반드시 의미가 있어야 하고, 또 중요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념이라는 당신의 테마로 인해, 당신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어야지만 당신에게 중요한 일이 됩니다.

연결성

모든 일은 이유가 있어서 일어납니다. 당신은 이것을 확신합니다. 당신이 이것을 확신하는 것은 마음속 깊이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판단에 책임이 있고, 자신의 자유의사를 갖고 있는 개인들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다 큰 어떤 것의 일부입니다. 이것을 집단 무의식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영 또는 생명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말로 부르든 간에, 당신은 우리가 서로에게, 지구로부터 그리고 지구상의 생명으로부터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로부터 자신을 얻습니다. 이 연결성이라는 느낌에는 일정한 책임이 포함됩니다. 우리 모두가 보다 더 큰 그림의 일부라면, 이것에 해를 입혀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니까요. 착취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 자신을 착취하는 것이 될 테니까요. 결국에는 우리가 짊어지게 될 고통을 초래해서도 안 됩니다. 이러한 책임에 대한 의식이 당신의 가치 체계를 형성합니다. 당신은 사려 깊고, 배려할 줄 알며, 수용적입니다. 인류가 하나임을 확신하는 당신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다리 역할을 합니다. 보이지 않는 손에 민감한 당신은 주위 사람들에게 단조로운 삶을 넘어서는 목적이 있다는 안도감을 줍니다. 구체적인 믿음의 내용은 성장 환경과 문화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신의 믿음은 강합니다. 이 믿음은 삶의 신비 앞에서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을 지탱하게 해줍니다.

개인화

당신은 개인화 테마로 인해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속성에 매료됩니다. 당신은 일반화하거나 집단으로 분류하는 것 또는 유형화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합니다. 당신은 이러한 일반화가 각자의 특수성과 고유성을 보이지 않게 가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대신 당신은 개인들 사이의 차이점에 면밀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개개인의 방식과 동기, 사고하는 방법, 인간 관계를 맺는 방법 등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각자 살면서 겪었던 독특한 경험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러한 재능은 당신이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설명해 줍니다. 당신이 어떻게 해서 받는 사람이 가장 좋아할 만한 생일선물을 고르는지, 누가 대중 앞에서 칭찬 받기를 좋아하고 누가 싫어하는지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말입니다. 또한 하나하나 보여 주며 가르쳐야 하는 사람과 한번 보여 주면 알아서 터득하는 사람의 필요와 소망에 따라 어떻게 당신이 가르치는 방식을 달리 하는지도 설명해 줍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강점을 너무도 예리하게 관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저마다의 가장 두드러진 강점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당신이 관찰한 그 사람만의 특별한 강점을 말해 줌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의 강점을 계속해서 보다 깊이 발견하게 될 것임을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 개인화 테마는 당신이 생산적인 팀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팀의 완벽한 '구조'나 '진행'을 찾는 사람들이 있지만, 당신은 훌륭한 팀의 비결은 각각의 팀 성원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배치하는 데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습자

당신은 배우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당신을 가장 매혹시키는 분야는 당신이 가진 다른 테마와 경험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든 당신은 항상 배우는 과정에 매력을 느낍니다. 내용이나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당신에게는 특히 흥미롭습니다. 무지에서 능력을 갖춘 상태로 착실하게 계획적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당신은 활기를 얻습니다. 처음 배운 몇 개의 사실에서 느끼는 짜릿한 기쁨, 배운 것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연습해 보는 초기의 노력, 익힌 기술에 관해 점점 더 커지는 확신, 이 모든 것은 당신을 매료시킵니다. 이렇게 배우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당신은 성인이 되어서도 요가나 서예 등을 배우거나 지역의 대학에서 대학원 수업을 듣습니다. 이것으로 당신은 단기의 과제에 대한 임무를 맡아 짧은 기간에 새로운 테마에 관해 많은 지식을 익히고 곧바로 다음의 과제로 넘어가는 역동적인 작업 환경에서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학습자 테마는 당신이 꼭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거나, 전문적이거나 학문적 자격이 수반되는 어떤 존경을 받으려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학습의 결과보다는 배움의 과정 그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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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01.29 05:32:10 *.109.72.6
윤정님 .. 저는 윤정님에게 치유의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지 틈틈이 읽고 잇습니다.
그때마다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투명해지는 느낌입니다.
또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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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1.29 11:43:27 *.154.223.196
기분이 좋으면서도 그게 뭘까 궁금해서 며칠치 일지를 이리저리 읽어보았어요. ^^;;;
틈틈이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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