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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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세

  •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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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8일 23시 21분 등록
 

비바람에 숨지 않고


두 팔 벌려 빗방울을 축복하기를


기꺼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춤출 수 있기를


때로 거센 태풍에 나뭇잎이 떨어져 나가고 가지가 부러지더라도


그 때문에 나무 전체가 죽지 않듯이 꿋꿋하게 살아 나아가기를...


존재함으로 기쁨이 될수 있기를 ..

 

새 에게 집이 되어주고 아이들에게 그네가 되어주기를..


벗은 몸으로 죽은 듯 겨울을 보냈다가도


봄이 돌아오면 또다시 싱그럽게 웃으며 그늘을 선물해줄 수 있기를 ..

비록 향나무는 아닐지라도


은은하고 투명한 나무 향기로 나무꾼의 도끼날에 기꺼이 제 몸을 내어주기를...


죽어서도 나눔이 되는 그런 삶이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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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1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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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09 14:40:04 *.143.199.187

[ 5월9일 - 201일차 ] 

 어제 난생처음 마라톤에 도전했다.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것...쉽지 않다.

10키로를 함께 뛸분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홀로 뛰게 되었다.

출발점에 서서 생각해 본다..어쩌다 여기 이렇게 이런 차림으로 모르는 사람들 틈에 껴있는거지?

약간의 긴장과 떨림, 두려움속에 출발소리와 함께 달려나가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앞질러 달려갔다.

처음부터 무리하지말고 천천히 뛰자고 다짐했기에 동요하지 않도록 조심했다.

그냥 즐기자고 생각했기에...

적당히 시야를 가려주는 모자가 도움이 되었다.

고개를 숙이고 바라보니 아스팔트 위에  또 다른 내 모습... 묶은 머리를 찰랑거리며 달려가고 있었다.

 보기에 좋았다.  씩씩하고 즐거워 보였다.  

'너참 이쁘구나!'

하품했을때처럼 눈물이 찔끔 한다. 

내 눈에 보여진 나의 또다른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나보다.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준다는것.. 오랫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였다.

5키로 반환점까지 내내 그림자를 바라보며 달렸기에   처음 처럼 여전히 페이스를 유지할수 있었다.

 5키로 반환점을 돌고 나자...그림자가 사라졌다.

이제는 내가 그림자 앞에서 달려가야했다.

 자연히 눈은 사람들의 뒷 모습을 보게 되었고, 앞지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몇몇 사람을 제치고 달려나갈때의 기분...특히나 남자들을 앞질러 갈때의 기분은...통쾌한 기분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기쁨은 어딘가 비어있는듯 했다. 

내가 남자보다 빨리 결승점에 골인한다고 하여 그게 자랑할만한 것이 될까?

사람들과 경쟁한다는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고개를 숙이고 내 뒤에 묵묵히 달리고 있을 그림자를 생각했다.

가끔씩 달리는 사람들과 주변 광경을 바라보며 바람속을 달렸다.

 8키로 까지는 자신이 있었다.

7키로를 넘어가자 두 다리가 무거워 짐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바람을 즐기며 달릴수 있었다.

혼자서 달려가는 내내 나는 내 잠재된 힘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8키로를 넘어가자 쉬고싶어졌다. 약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싶었고, 입으로 호흡하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쉬면 일어나서 다시 달리지 못할것 같았고

물을 실컷 마시고, 입으로 호흡하면 몸이 더 힘들어 질테니까..

물을 조금만 들이키고 입안에서 오래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삼켰다.

발의 리듬에 맞춰 코를 이용해 규칙적으로 호흡을 했다.

 두 팔은 가볍게 곡선을 그리며 나로서는 최선의 안정적인 자세로 끝까지 달려갔다.

그래도 유혹은 계속되었다.

이제는 조금 걸어도 되지 않을까?

 1시간안에 도착하는건 불가능하겠지?

사실 일부러 시간을 체크하지 않으려고 시계를 준비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동안 아껴둔 힘을 마지막 결승점이 눈앞에 보였을때 전력질주를 하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9키로 간판을 보지 못했나보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결승점이 보이는데..겨우 50미터 남짓 되어보였다.

눈앞에 결승점을 보고나니 저절로 속력이 올라갔다.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아직 남아있는 체력이 못내 아쉬웠다.

내 첫번째 10키로 마라톤의 기록은...1:05 ... 처음인 나에겐 불가능할거라 생각한 시간이였는데...

칩을 반납하고 비닐봉투가득 먹거리를받아들고나니 그렇게 즐거울수가 없었다.

 빵을 먹고, 바나나우유를 마시고, 바나나를 먹었다....윤정님을 기다리러 결승점으로 다시 가보았다.

오래 기다려야 할것 같아 그늘이있는 잔듸밭을 찾아가 책을 읽었다.

화창한 하늘아래...책을 읽다가 또 울컥해졌다...누가 보지나 않았을까 챙피해서 고개를 못들겠다.

얼마후 호금님과 친구분을 잠시 만났다.

처음 만나는 자리였지만...단군이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반갑고 처음이라는 낯선 감정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호금님을 보내고 다시 홀로 하프를 마치고 들어오실 윤정님을 기다렸는데...결승점을 지나는걸 내가 놓친모양이다.

아쉬웠다.  윤정님의 달리는 모습이 궁금했었건만...

선물봇다리와 가방을 들고 분수대 근처 벤취에 앉아 300일차에 생길만한 즐거운 꺼리들을 상상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나도 윤정님을 따라 메달을 옷속에 감추어 목에 걸고는 집까지 가는길 중간중간 손을 올려본다.

색은 금색깔이니까...내 첫 금메달인거다. ㅋㅋ

새벽에 엄마가 쓰러지지만 말라고 하셨던 말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아빠도  기뻐하실꺼다.

조금씩 건강해지고 많이 웃고있는 모습을 보고 계실테니까...

어제는 처음으로 반바지를 입은 내 튼튼한 다리가 밉지 않았다.

자랑스럽고 기특했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다리가 튼실하단 말을 자주 들었는데...오래전부터 너 달리고싶었던게로구나...ㅋㅋ

내 두 다리의 천복은 달리기였나보다.

 여명님의 출사표 영향도 있고 어제의 즐거운 경험  때문에  다음에 또 달리게 될거같다. ㅋㅋ

그리고  가정방문과 모두함께해보는 새벽활동도...윤정님의 공상이  300일차에 현실로 이루어지길 ^^

 마라톤으로 시작된 300일차의 시작! 특별하다.

홀로 달리는 그림자 처럼  300일차 여정의 모습이 비슷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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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0 08:21:41 *.154.223.196
넵 쩝쩝쩝^^
저도 오늘까지 오른쪽 무릎에 휴유증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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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0 07:15:58 *.200.133.27
ㅋㅋ 윤정님 반바지 차림도 이뻤어요...달리는 모습을 폰에 담고싶었는데..아쉬워요.ㅠㅠ
담기회를 노려봐야지..ㅎㅎ
일요일 저녁 저도 무릎이..특히나 오른쪽에 통증이 있었어요...뻑뻑하고 서걱거리는 느낌이...
하루 자고 일어나니 괜찮아지내요..
다음번엔 10키로 1시간 안에 들어가는걸 목표로 할래요.ㅋ

물귀신님 대환영입니다.
기꺼이 이한몸 던져서 저도 물귀신 될랍니다.
그래서 둘이 이사람 저사람 마구 잡아당겨보는거예요....어떠세요 구미가 당기시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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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09 17:23:54 *.114.49.161
성희님 모습, 다리 참 예뻤어요. 증인 여기 1인^^  
http://www.hangangseoul.co.kr/
 여명랑 출사표에서 따온 첫번째 마라톤 사이트입니다. 신청 했슴다. 캬캬캬캬

옴마나 옴마나,
가정방문과 단군 300일 하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새벽수련을 옆에서 해보겠다고 꿈만 꾸었는데
이리 말씀을 하시면 우짭니까? 그럼 기정사실화 되어서 기냥 해야하는 거잖아요? 후덜덜덜^^
성희님 함께 하실 거라 믿습니다. 물귀신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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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0 07:42:16 *.200.133.27
[ 5월 10일 - 202일차 ]

리더란 무엇인가 134p.

이책을 통해 읽고 싶은 책이 또  몇 권 늘었다.
리더십에 관한 책은 처음접하는것 같은데 내 예상과는 색깔이 다른 책이라 좋다.
좀 딱딱할거란 예상과 달리 편안하게 읽을수 있다.

출사표를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저글을 올려말어..써두고도 이틀을 고민했었다.
마라톤을 하고 나서 다른 포맷으로 바꾸자 마음먹었다가 그냥 처음것 그대로 올려두었다.
"나무..라니... 무슨 헌신적인 사람이 되어보겠다고? 죽어서까지 나눔이 되겠다느니...하는 말들...니가 무슨 테레사 수녀님쯤 되는줄로 착각하는거 아니니?"  부정적인 감정이 몰려왔다.
그 물음에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언제 그리 되겠다고 했어? 그저 나무가 그렇다는거지...나는 단지 그런 나무에게서 보고 배우겠다는거고...칫!   그리고 사람이 꿈도 못꾸냐? 엉?"
그래서 그냥 냅둔다..
메롱이다~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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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0 21:49:42 *.200.133.27
하고픈 말은 많은것 같은데..늘 수희향님 앞에선 말이되어 나오지 않는 뭔가가 있는 기분이예요..
조르바처럼 춤으로라도 말할수 있다면 속시원할것만 같은....^^

MT 대환영입니다....그런데 수희향님 우리 다음번엔 좀 색다른 MT경험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ㅋㅋ
뜬눈으로 보내는 엠티 경험 해보았으니 담번엔 잠자는 엠티를 경험해 보시는것도 재미날것 같지 않나요? ^^
예를 들자면..누구님은 이를 가시고..어떤님은 수면중 방구도 뀌시고..누구누구의 잠꼬대도 들어보고..재미날거예요. 둘다 경험해본 후에 세번째 엠티를 결정하는걸로다가.....ㅎㅎ

앗 그리고 관계말인데요..저 이미 단군님들을 평~생 스토킹하며 살자고 다짐하였으니 신고만 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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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0 15:13:12 *.98.16.15
ㅋㅋㅋ 하모요. 머하러 바꿉니다. 저리 좋은 글을^^
안그래도 출사표 읽어 내려오며 참으로 성희님다운 출사표구나.. 했는데 썼다 지우고 머 이런거 우리 안하기로 합니다요~ ㅎㅎ

감사합니다..
먼지는 잘 모르겠는데 무조건 감사합니다..
성희님의 존재일수도 있고, 함께 보낸 시간일수도 있고.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일수도 있고..
무튼 그저 고맙다는 말이 하고 싶습니다.. ^^

색다른 MT 기꺼이 응해주셔서 그 또한 감사했습니다.
다음에도 저하고의 MT는 눈뜨고 지새기입니다~ ㅎㅎ

무튼, 오래이기를 기원합니다. 관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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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0 15:47:40 *.83.152.147
우와 나무
제가 느낀 피톤치드가 그냥 피톤치즈가 아니였군요.

'울창한 나무 숲 속에 턱하니 자리 잡고 있는 은은한 향기가 뿜어져나오는 맑고 푸른 나무
그런 상쾌함, 편한함... 성희 님은 진짜 나무 같은 사람이었구나' (혼잣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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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0 21:56:02 *.200.133.27
앗! 사실 오늘 새벽에 보미님 출사표를 살짝 보고 왔었답니다.
책 제목을 보다가 '생각의 탄생'을 보고 반가웠지요. ^^
피톤치드...라는 표현 쑥쓰럽지만 무지 감사해요..정말 기분좋은 표현입니다.

왜 자꾸 보미님을 생각하면 소풍이 떠오르는건지 모르겠네요. ㅎㅎ
보미님과 소풍 꼭~ 가보는게..제 작은 바램인데....나무가 울창한 곳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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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2011.05.10 18:30:04 *.117.112.82
당신의 향기.
당신의 생활 자세.
그리고 달리기를 할때의 당신만의 아름다움.
그 내공을 300일 저도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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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2011.05.11 05:03:09 *.117.112.82
함께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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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모모
2011.05.11 03:51:15 *.154.223.196
속으로 했는데 앗싸 소리 어떻게 들었어요?
좌 윤정 우 성희 승호 오오오..빠야 옆에 찰싹 붙어 있djTwy
저도 무한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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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0 22:06:03 *.200.133.27
승호...오오오..라버님...^^;~
함께해주시면 늘 유쾌해요~
킥오프때 부족장님이 되어주셔서 속으로 앗싸~ 를 왜쳤지요.ㅋㅋ
저뿐아니라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림쫌 그리시는 권모모님도 그러셨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왜였을까요? ㅋ
앞으로 함께할 300일차 무한감솨~드립니다.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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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1 14:23:57 *.143.199.187
[ 5월 11일 - 203일차 ]

전날의 과식 때문에 잠을 잘수가 없었다.
새벽에 일어나 출첵을 하고 여기저기 일지를 둘러보다가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라? 이거 어디선가 읽었던 내용인데? 어디였지?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 벌써 몇번째인지.....
단군님들 일지에서 봤던가?  
변경영 홈피에서 누군가의 리뷰를 보았을 가능성이 제일 크겠다.
아..정말 저주받은 기억력이구나.
과식때문에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책을 읽느라 제대로 집중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새벽시간을 겨우 반쯤 채우고 잠에 굴복~
그래서인지 꿈자리가 편치 못했다.
얼마전부터 신부전증을 앓고있는 우리 동하가 꿈속에서 자꾸만 아프다고 한다. 
고비를 넘기고 지금은 예전처럼 밝게 지내고 있지만..
꿈속에선 몸은 아픈것 같은데..날 바라보는 눈은 더 없이 평온하고 맑기만 하다.
속상해서 자꾸 눈물이 났다.
아픈 누군가를 보고있는것...
참 먹먹한 일이다. 
내가 해줄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사랑해 주는것 뿐이다.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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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2 06:26:42 *.200.133.27
점숙님 ...제게서 그런 에너지가 보여졌다 하시니 감사합니다. 
어찌할바를 모르고 얼굴 빨개졌네요...
그 에너지...분명 단군님들을 만나 함께하면서 생겨난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는 점숙님도 자상함과 배려, 차분함을 지니신 분으로 느끼고있었습니다.
아마도 점숙님안에 있는것들이 반영된것 아닌가요? ㅎㅎ
점숙님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싶어요.  세미나에 오시는거죠?
뵐수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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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점숙
2011.05.11 17:41:47 *.32.130.1
아름다운 조성희님
출사표도 일지도 성희님을 닮아 성희님다운 에너지가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자상한 배려와 차분함이 느껴지는,..
300일차가 그래서 성희님께는 더 의미있고 귀한 시간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화이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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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2 05:25:04 *.143.199.187
[ 5월 12일 - 204일차 ]

리더란 무엇인가  150~184p

오늘하루는 반성하는 하루!
놀궁리에 방방 들떠 지내는 내가 생소하다.
요즘 내 모습은...학교다닐때 좀 논다는 아이들처럼.. ㅋ
음..수학여행때 버스 맨 뒷자리를 차지한 왈가닥 소녀가 된듯한 기분이다.
시끌한 무리들이 버스 뒷자리에서 지지고볶고 밤에는 무얼할까 수군대는 딱! 그모습 같다.
아차차!!...난 또 이렇게 느리게..학창시절을 다시 보내고 있는거였다.
남들보다 늦어도 정말 한~~~참을 느리다.
적당히 부모속도 썩혀보고 친구들과 휩쓸려 고만고만한 사고도 저질러보고..즐겁게 추억꺼리를 만들며 살았어야 했는데...동생처럼 말이야...
난 너무 심심하게...소심하게... 그 시간들을 제대로 겪지 못하고 지나왔다.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스스로의 감옥에 갖혀 지내온것이 조금은 답답할때가 있다.
그런데 이제서야...이러고 있다..ㅎㅎ
평소 하지 않던 외박을 했더니 엄마랑 동생이 눈치를 주지만 모른척하기로 했다.
사부작 맴버와 여관방에서 잠을 자보기도하고, 킥오프때 밤을 꼬박 세어보기도 하고 너무 즐겁다.
또 앞으로 함께할 사람들과의 추억이 내 삶을 예쁘게 채워줄것이다.
어쩌면 한발씩 느린 내 삶이 나에게 주어진 축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게 생각되니 말이다.
단군 300일차...조용하게 각자의 내면을 탐구해야 하는 여정이여야 하는데..
잔잔한 호수에 첨벙첨범 돌 던지는 어린애가 된것 같지만...
호수도 심심할꺼다.  가끔 어린애가 놀러와서 소란좀 피우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뭐..오줌만 안싸고 가면 되지않나? ...
그러니까 좀더 시끄럽게 굴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십사 하는 그런 요지의 일지가 오늘의 주제인거지...ㅋ
소란스럽고 시끌한 가운데...각자의 내면 탐구는 꾸준히 진행되리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통~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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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2 22:13:37 *.200.133.27
ㅋㅋ 식구들은 괜찮아요. 못믿어서 그런것은 아니니까요... 요즘 좀 안하던 활동을 하다보니 왠일인가 싶은거죠...ㅋ
그리고 그날은 워낙 튼튼한 다리라 전혀 아프지 않았답니다. 저도 무지 즐거운 데이트였어요. ^^
출석부는요..시간이 저절로 입력되는건 아니구요. 제가 아마 3일치 입력을 해놓았던것 같아요...ㅋ
테스트좀 하느라고요.. 궁금해 하셨던 것은 메일로 보내드렸어요.
아무래도 글로는 이해하기 어려우실것 같아서... 통화를 해야할듯...

제 폰속에 명희님과 찍은 사진을 보았는데...어찌 그리도 피부가 고우신지..."음메 기죽어~" 했답니다.
^^ 우윳빛깔 명희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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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1.05.12 16:28:40 *.220.137.53
성희님!
일지에서 역시 젊음이 뿜어져 나오네요. MT때문에 식구들의 눈치를 받았다면, 제가 나중에 증인으로 나설게요. 함께 있었던 증인으로요. ㅋㅋㅋ 청와대 투어때문에 다리가 많이 아팠죠? 제가 제 생각만 한 건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보내주신 출석부 파일에 성희님이 마술을 부려놓으셨네요.
출석시간도 저절로 입력이 되어져 버리네요. 컴이 연결되어 있어서 그런가요?
신기하고 신기하여 참으로 마술의 비밀을 알고 싶네요. 단군2기와 합류하여 새로운 사우들을 알게되어 기쁘네요. 응원해주어서 고마워요. 저도 다시 힘을 낼게요. 성희님도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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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3 06:52:27 *.143.199.187
[ 5월 13일 - 205일차 ]

리더란 무엇인가 - 238p.

창밖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 책에서 눈을 떠나게 만든다.
계절이 또 이렇게 변했구나....

(234) 아픈 경험들이 나의 발전, 내 스스로의 펼쳐짐에서 필수불가결한 과정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삶이라는 여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런 내적인 투쟁으로 채워진다.  이런 내적인 투쟁을 통해서 누적된 부담감을 극복해야만, 다시 펼쳐지는 생성적 질서의 흐름 안에서 움직이게 된다.  내적 투쟁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글자 그대로 그것을 '겪는' 것이다.  말하자면 함정들을 만나고 겪으면서 거기서 새로운 교훈을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이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다.

위로가 되고 에너지를 주는 글을 만나면 기분좋게 배가 부르다.
오늘은 방학동안 무너졌던 것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듯 하다.
두시간내내 말똥한 정신으로 책에 집중할 수 있었기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겪는다.
거부하지 않고
모른체도 하지 말고
도망갈 궁리에만 빠지지 않고
똑바로 마주보고 서서.
배우고 성장하자.
다행이다.
빨리 달려야 한다는 말이 없어서 말이다.
거북이처럼 느려도
괜찮은거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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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4 07:08:31 *.200.133.27
[ 5월 14일 - 206일차 ]

리더란 무엇인가 263p.

출첵을 하고 30분을 넘도록 단군님들 일지를 보고있었다.
왜 이리 재미난거야?? 응??
독서는 조금 느리고..아...시간참 빨리도 흘러가네...
주말이다..좀만 자고 일어나야징~ ㅎㅎ


기다리던 토요일 놀이치료 강의가 있는날..

1. 수용한다.
2. 적절한 행동에 구체적으로 칭찬을 한다. (부적절한 행동의 반대되는 모든 행동은 칭찬받을 일이 될수있다.)
3. 부적절한 행동에는 무관심. (야단치는것도 아이는 관심받는것으로 오해한다.)
 
너무 간단한 내용이였지만 실습했을때는 상황이 달랐다.
어른들끼리 역활극형식으로 해보았는데...그래도 막상 이론처럼 따르기가 어렵더라.
아이의 돌발행동앞에서 당황하게되고 적절한 행동에 딱 맞추어 칭찬을 구체적으로 한다는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제일 어려웠던것은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에 자꾸 야단치려는 마음이 불쑥불쑥 생기는것.
말투는 부드럽지만 그 속엔 훈계와 질타가 숨어있기가 너무 쉬웠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해주고 관심을 보여주는것...인내가 필요하구나.
역시 부모나 선생님은 아무나 할수있는일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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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5 21:26:22 *.200.133.27
^^ 저녁식사 함께하지 못하고 헤어져 아쉬웠네요..
지금도 들리는 국향님 유쾌한 웃음소리...중독성 있는거 아세요? ㅋ

오늘 국향님 머리 넘넘 이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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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5.14 11:13:38 *.121.41.236
살~살 웃음짓는 성희님 미소 떠오릅니다.
보고싶습니다.

오늘에야 저는 책 받았습니다. 내일 가지 전까지 읽어낼랑가 모르겠습니다.
빠샤!를 외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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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1.05.15 20:09:04 *.220.137.53
성희님, 느리게 걷는 삶의 의미를 벌써  깨달으셨군요.
저 때문에 긴 메일 쓰느라 수고가 많지요?
월요일에 출석부를 올리면서 문의 전화 할게요. 성희님의 성의있는 메일에 고마음을 느끼고 있답니다.
공헌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서 성희님을 귀찮게 해드리고 있어요.
그래도 그렇게라도 한번 가보지요. 뭐! 괜찮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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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5 21:20:01 *.200.133.27
물론 괜찮구말구요...^^
오늘 세미나장소로 가는 버스에서 명희님과 걸었던 길을 보았습니다.
혼자 미소가 지어지더라구요.
또 만나고 싶었습니다.
다음번 세미나에서 뵐수있게 되길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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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5 22:17:22 *.200.133.27

[ 5월 15일 - 207일차 ]

사브작멤버가 함께 모여 새벽활동을 하는날...
사실 수련보다는 수다가 더 깊었다는...ㅋ

오늘의 수확
1. 소라님 조카 주온이에게 토요일 배웠던것을 실습해보았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어 사실 좀 놀라고 당황스러움.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너무나 성공적인 실습시간이였다.
덕분에 주온이랑 놀아주느라 책을 끝까지 읽지못하고 말았지만...무엇보다 이론을 현장(?)에서 실습해보고 좋은 결과를 얻어 뿌듯함이 한가득~!
나의 모자란 부분을 확인할수도 있었다.  아이의 솔직한 감정 표현에 나 너무 당황한거지... 난 미숙한 성인이였던거다. 
2.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 - 소라님이 주신 귀한 책선물. 책장에서 빼내오는것이 영~ 송구했다는...잘 읽겠습니다~
3. 세미나를 통해 다시한번 내 직업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300일차 여정은 날 또 어디로 데려가려나??
4. 점숙님 옆자리에 앉았다.  어색함이 없었다.  세미나 과제를 하면서 여러가지 공통점을 발견...성남으로 이사오셨단다. 앗싸~ 태평역에서 만나기로 약속! ㅋㅋ
5. 드뎌 철은님과 정욱님의 둘째아가를 볼수있었다.  겁나서 도저히 안아줄 용기는 없고 윤정님 품에 있는 아가 팔을 만져보았다.  아~그 느낌이란......놀라움.....신비함....사랑스러움...생명력....그리고 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감정들...예전엔 정말 안이랬었는데 말이다...

집으로 오는 버스안에서 맘속으로 반성문 세장쯤 쓰며 돌아왔던 주말...앞으론 세미나참석 준비는 철저하게 준비해야겠다.  컨디션 또한 제대로 관리해야지.. 그 귀한 시간 준비해주신 분들의 정성앞에 우리 아름다운 단군님들과 좀더 깊고 소중한 시간을  가져야 하잖아..정말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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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8 14:49:42 *.143.199.187
ㅋㅋ 네~ 살짝 서운한 감은 없지 않으나...저또한 새로운걸 배웠습니다.
솔직하고 아낌없는 표현..그리고는 뒤돌아보며 후회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
제게도 정말 필요한 삶의 자세란 생각이 들었네요..
가온이랑 놀면서 짧게나마 꾀 마음이 통했다고 느꼈었는데...
어린 아이지만 제 작은 움직임을 너무나도 잘 알아채더라구요. 
함께 놀다가 잠시 책으로 눈을 돌리면 혼자 잘 놀다가도
다가와서는 제 눈을 들여다 보면서 "왜? 왜?' 하면서
자기에게 시선을 거두지 말아달라는 신호를 보내더라구요... 신기했어요.
가온이 덕분에 중요한걸 배웠어요.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ㅎㅎ 저도 요즘 새벽시간에 집중이 어려워요..그래서 책 읽는 속도가 무지 느리네요.
책 읽다가,  인터넷 보다가, 메모 끄적이다가..간식 찾아먹고..ㅋ
적응기간이라 생각해요..200일차 끝나고 좀 풀어졌던것이 지금까지 여파가 오는듯..
'앞으로 방학은없다' 생각하고..진짜 습관으로 만들어야죠...
우리 모두함께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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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11.05.18 07:12:18 *.161.82.26
성희님^^ 가온이에요~ ㅎㅎ
아이들의 놀라움은 정말 그 순간을 살아간다는 것.
집에 돌아와 가온이한테 성희님 이야기를 물으면 멀뚱 멀뚱 뭔 소리여... 라는 표정으로 보더군요. ㅎㅎ
그날 가온이가 좀 징그럽긴 했으나,
자신을 솔직하게 아낌없이 표현하고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놀랍고 부러웠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뒤돌아 보지 않음이 얼마나 경이롭던지
나도 가온이보며 많은걸 느꼈답니다.
그러저나 성희님.. 난 왜 이렇게 새벽활동에 집중이 안되나 몰러...
지금도 이러고 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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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6 12:09:11 *.143.199.187
[ 5월 16일 - 208일차 ]

리더란 무엇인가 307p.

토요일, 일요일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가족들과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느라 어제도 늦게 잠들고 말았다.
그러니 새벽활동이 제대로 될수가 있나...책을 읽다말고 가물가물해지는 정신..오늘 다 읽고 말겠다는 결심이 스르르 녹아버리고 잠속에 빠진다. 아..왜이러는거야..안그런다고 겨우 몇일전에 다짐해놓고. ㅠㅠ
오늘 짬짬이라도 다 읽어야지~
오전에 주문했던 책이 도착했다...설레인다.
빨리 새로산 책을 보고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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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7 07:09:09 *.143.199.187
[ 5월 17일 - 209일차 ]

조금전에 마지막 책장을 덮고는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달라진 시선을 가지고 출발했던 그 자리로 되돌아 왔다.
리더란 무엇인가 라는 제목을 보고는 이런 내용이 이 안에 들어있을줄은 짐작조차 못했었다.
차라리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 새벽에 마지막 부분을 읽게된것이 말이다.
빅터 프랭클과 법정스님이 자연스레 생각났다.

"어쩌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단 한 사람의 목소리가 부족한 것인지도 몰라"

희망을 품게 만드는
가슴아프게도 만드는
그리고 커다란 용기를 주는 그런 말이다.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벅차올라 다른책을 펼칠수가 없다.

하나의 눈송이 무게만큼씩 새벽시간이 쌓이고 쌓이면...
날개가 없다고 생각했던 바보새가
어느날엔가는
부러진 가지때문에 자연스럽게 날아오르는... 그런 날이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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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8 06:35:29 *.200.133.27
[ 5월 18일 - 210일차 ]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 (진 시노다 볼린)  28p.

빠르게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정말 흥미롭다.
여신의 모습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 내 동생과 엄마를..그리고 친구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것.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을 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식할 수 는 있을것같다.
그나저나 그리스 로마신화가 너무 가물거려..다시 읽어봐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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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8 15:06:43 *.143.199.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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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19 06:59:17 *.200.133.27
[ 5월 19일 - 211일차 ]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 49p.

(39) 페르세포네처럼 남이 지도하는 대로 따라하던 여자아이는 남을 즐겁게 하는 일로 칭찬을 받아오던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다.

가족의 반대가 아이의 타고난 유형을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그 대신 아이가 자신이 갖고 있는 속성과 관심에 대해 혐오감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자기 아닌 다른 모습을 함으로써 갖게 되는 거짓된 느낌에 휩싸인다.

(44) 아테나! 지금 이 상황에서 분명히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페르세포네! 내가 솔직하고 활달해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헤라! 내가 남편에게 충실한 아내가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데미테르!  내가 참을성이 많고 너그러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르테미스! 내가 정한 목표를 향해 꾸준히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프로디테! 내가 내 몸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헤스티아!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내가 평화와 고요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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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0 07:08:25 *.200.133.27
^^ 점숙님..좋게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어질어질~
오래보시면 생각이 또 달라지실꺼예요. ㅋ
언제 태평역에서 만나 차라도 한잔?? 데이트신청하는겁니당~ 진담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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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점숙
2011.05.19 19:51:46 *.32.130.1
안녕하세요?  성희님
성희님의 일지가 성희님을 닮아 착하고 예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
아름다운 새벽에 아름다운  꿈들을 이어가시길,..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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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0 07:15:39 *.200.133.27
[ 5월 20일 - 212일차 ]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 86p.

밤새 번쩍거리고 우르르쾅쾅 거리더니 지금은 비가 그쳤다.
왜일까... 그 번쩍거림과 세상을 뒤흔들듯한 천둥소리가 이리 좋은이유는?
내 안에서 아르테미스가 보여지는 것일까?

오늘 새벽부터 다시 생식을 시작한다.
몸이 무겁다고 느껴지니 기분이 별로다. 
잠도 전처럼 깊게 못드는것 같고... 
헬스장에서 좀 무리를 해서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있는데...몇일째 계속이다.
추스리자.
6월 6일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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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1 22:06:28 *.200.133.27
[ 5월 21일 - 213일차 ]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 120p.

내안에 숨어있던 장난꾸러기
말썽장이 악동
나쁜아이가 요즘 나를 사로잡고 있는것 같다.
내 속에있는 천사와 악마가 기싸움 끝에 악마가 이기고 있다는 기분..
어제 밤에는 엄마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맏딸로 살아온 이야기를 짜증과 함께 드러내고 말았다.
난생 처음으로...솔직한 내 울분을 토해 내 보았다.
하지만 엄마는 끝내 내 마음을 이해 못하시는듯 하다.
엄마도..막내로 살아왔으니까..당연하겠지...
엄마의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스스로 잘보이려는 욕심에 예절바른 아이로,
부모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는 아이로...
결국은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절름발이 어른으로 자라왔음을 엄마는 진정 이해 하셨을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것이 진정한 내 모습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늘 나보다는 가족을 생각했고
언니니까 그래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순간순간 나타나는 울분, 그 안에는 분명 억울이 베어있었다.
내가 어떻게 해왔는데...내가 그동안 얼마나 내 즐거움을 희생하며 살아왔는데...
이런 마음이 드는 내 모습이 혐오스러웠다.   내까짓게 머..얼마나 고생을 하며 살아왔다고..
엄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엄마야 말로 희생이란 말이 어울렸고, 나야 그에 비하면 어리광 수준이란 생각을 해왔는데....나이가 들수록 점점더...커져가는 울분...나는 그 좋을 나이에 왜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야 했나 하는 억울함이 결국은 가족탓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동생과 트러불이 잦다.  
동생의 짜증스런 말 한마디에 발끈하는 내모습을 나도 알고있다.
동생도 놀라서는  왜 그러냐고..자기가 이런거 한두번 보느냐고..별것 아닌것 가지고 예민하다고 오히려 성을 낸다.   나 그동안 참았던거였다.  내가 언니니까 .  내가 너보다 맘이 넓으니까 ... 그렇게 그때그때 훌훌 털어버리고 잊은줄 알았는데...그게 아니였다.  요즘 무슨 전생경험을 하는것 처럼..자질구레한 일들 하나하나가 다~ 생생하게 떠오르는거다.  왜 이러는걸까?   설마 노처녀 히스테리라고 불리는 바로 그것은 아닌지 두렵다.
동생의 불손한 말투 하나에 내 감정을 주체 못하고 크게 화를 내버린다.  그런 동생을 바로잡아주지 못하는 엄마가 서운하다.  엄마에게 혼자 독립해서 살아보고 싶다 말을 해보았다.  속으론 두려웠지만 말로 꺼내놓으면 용기가 생길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가족들의 반응이 걱정스럽고 두려웠고 친척들과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이다.   집안일이라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내가 과연 살아낼수 있을까?  겨우 몇달만에 도로 기어들어오는건 아닐까?  수십가지 생각이 가로막고 있지만 한번쯤...혼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한번쯤 동생처럼 내 맘대로 살아보고 싶다...한편으로는 늘 동생을 부러워 했다.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모습들.... 현재를 즐겨야지 왜 미래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사느냐 되묻는 태도..
눈치 보지 않고 맘껏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갖고싶은것들을 사보고 싶었다고.   여행을 가도, 친구들과 밤늦도록 놀때도 내가 갖고싶은 물건을 살때도 나는 늘 크고작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제는...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내 모습을 찾고싶다.
스스로 걸어들어간 맏이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나고 싶다.
오늘  무용치료 수업이있었다.  아이들처럼 온몸으로 뛰어다니며 장난치며 바닥을 뒹굴면서 놀아보았다.  난생 처음으로 말이다.  어려서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바라보는것이 전부였다.
아무도 나에게 먼저 눈을 던지지 못했고, 나도 그럴수가 없었다.  왜였을까??  난 어려서도 어른처럼 행동하며 살았던거다.   풀어진 모습은 금지였다.  그렇다고 내 부모가 특별히 엄격했다거나 한것은  아닌데...
오히려 친구들의 부모님 보다 개방적이셨고   안돼라는 말은 별로 듣지 못하고 자라왔는데...왜?? 왜일까?
그래 답을 알고있다.  모든게 내탓이겠지...
오늘 다큰 어른들과 맨발로 뛰어다니고 주저없이 아무곳에나 철퍼덕 앉아 놀다보니 ...전혀 몰랐던 내모습을 볼수 있었다.  내안에 활달하고 개구진 아이가 튀어나온것이다.  착하고 얌전한 아이는 너무 자연스럽게 사라져 버렸다.   말로는 할수 없는 것들이 몸동작으로 표현되어진다.
왜 진작 이러지 못했을까?  왜 꽁꽁 감정을 숨기며 살아야 했을까?
진짜 내 모습이...궁금하다.  
내 안에서 금지되어 왔던 모든것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걸 모두 깨버릴 필요는 없겠지만..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를 느꼈다.

울컥했던 오늘 하루...
하지만 내일은 또 변심해버리고 말지도 모른다.
오늘의 이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정리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글로라도 쏟아내보자고...
내일 이 글을 다시 읽어본다면  뭔가 정리되어 나타나질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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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2 06:47:47 *.154.223.199
 emoticon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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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3 10:18:15 *.143.199.187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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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3 14:49:14 *.143.199.187
[ 5월 22일 - 214일차 ]

일지를 읽다가 말고 다시 잠이듬...에라 모르겠다...무거운 마음 고스란히  이고지고 잤다.

친구들과 종로에서 열리는 추모전시회를 다녀왔다.
정치는  영~ 관심없는 나지만... 그런분을 잃었다는것은 서러웠다.
세상이 무서워...

침잠하는 마음..
이럴땐 자고로 무조건 웃어야 한다...
울다가 웃어도 별일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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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3 15:14:41 *.143.199.187
[ 5월 23일 - 215일차 ]

알람소리 듣고 일어났다가 무기력증에 항복하고 다시 잠자리에든다.
어제 건대에서 302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길...멍~한 표정으로 창밖을 보다가
바보같다는 생각에 그냥 씨~익 웃어보았다.
'자발적 우울증' 이런용어도 있을까?
왜 우울하고 싶은거냐 물어도...삐진 지지배처럼 입만 삐죽 내밀고 있다.
사는게 환희라고 조용히 타일러 보아도 소용없다.
그래 그냥 냅둬줄테니가 네 맘껏 해봐 어디...오래는 못갈테니까..
기다려줄게...
어쩌면 어쩌면 말이야..이렇게 우울해 하는것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놀이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신나게 놀고
우울하게 놀고
야단스럽게 놀고
울면서도 노는...
늘 하나가지고만 놀면 심심하고 지겨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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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4 07:06:58 *.200.133.27
[ 5월 24일 - 216일차 ]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 169p.

여러 여신들의 모습속에서 더듬더듬 찾아지는 것들..
내안에 있는것과 또 없는것들을 비교하고 구분지어본다.
인정하기 싫은 모습을 대할때는 싫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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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4 17:44:37 *.143.199.187

한 여인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했단다.

누구인지

무슨 연유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떨어져 내린 그녀..

그녀는 상처받기 쉬운 여신들의 유형에 가까웠던가 보다.

아내, 엄마, 딸로서의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 여인들..

모든 여성들에게 결코 무관하지 못한 부분일 테니..

그녀의 고통이 그녀의 것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 속에서 고통 받기도 하고 행복을 느끼기도 하면서 살아가니까..

고통만 바라보았던 그녀가 안타깝다.

그녀에게는 미래가 온통 슬픔과 고통뿐이였을테지..

조금만 인내했다면...

시간이 지나가길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렸다면...달라졌을 텐데.

그녀의 선택이 잘못이라고 죄악이라고 단정하진 못하겠다.

그 상황에서 그녀가 아닌 누구도 알 수 없는 고통이자 어둠이였을테니까 말이다.

사람들에겐 산들바람이어도

아픈 누군가의

그 순간에선 벼랑아래로 내모는 위태로운 바람일 수도 있는 거니까.

벼랑 끝에선 그녀에게 가느다란 희망하나 없었다는 것이

그것이 못내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또한 명의 바보아저씨가 생각난다.

의지가 강한 분이...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고민하셨을까?

본인보다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결정을 하셨을 거라 믿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얼만큼의 변화를 가져다 주었을지...걱정스럽다.

세상에 악인도 선인도 따로 없다는데..

의지가 강한 한 남자를 벼랑아래로 내밀었던 보이지 않은 그들에게 독을 품게 된다.

그들에게 언젠가는 벌이 내리길...악마처럼 빌고 있는 내 모습...

감추질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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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5 07:07:22 *.200.133.27
[ 5월 25일 - 217일차 ]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 202p.

욕심이 화를 불렀지...
무리한 운동으로 허리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한의원에가서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고 약도 먹었는데...
아직 불편한 허리...
오늘 새벽 독서는 침대에 반쯤 누워서 했다...
현미쌀을 씹어 먹으며 침대에 누워 책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 ㅋ
이제 머리도 감아야하고..출근도 해야하는데..
회사에서 하루 종일 앉아있기가  부담스럽다.
아~ 쉬고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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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6 12:11:10 *.143.199.187
[ 5월 26일 - 218일차 ]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 246p.

오늘도 허리가 말썽이다.
새벽에 출첵을 하고 30분쯤 책을 보다가 안될것 같아 다시 침대로..
엄마옆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다. 
전에 독서등을 사두었는데..요놈.. 꾀 쓸만하다.
베개하나는 등과 목을 받치게 하고 하나는 배위에 올려둔다음 배위에 있는 베게위에 독서대와 독서등을 설치.
꾀 편안한 자세가 나온다.
옆에서 엄마가 기침을 하신다.  얼마전 일도 있고...아고 죄송해라~
늘 기침을 하시는 엄마가 걱정스럽다.  병원에서도 한의원에서도 고치질 못하는 기침...
잠잘때 더 심해지는것 같다.
오래된 우리집 공기에 문제가 있는걸까? 이사를 가야하나?  집을 새로 리모델링이라도??
신경쓰여 들여놓은 독일제 벤타 에어워셔던가...큰맘먹고 사놓았는데 아무도 신경도 안쓴다.
일일이 내가 물채우고 틀어놓고 가끔 씻어주고 하고있지만...엄마에겐 큰 도움이 못되는듯 하다.
작게 1단으로 틀어놓고 자는데도 소음이 꾀 크네...아무래도 날잡아 먼지 대청소를 해야할것 같다.
20년 가까이 살아온 집이라...구석구석 먼지가 장난아닐거다.
나도 요즘 아토피가 살짝살짝 보일라고 하니 대청소를 해두는것이 좋을듯...
이눔의 허릿병이 빨랑 나아야지 뭘하든지 말든지 할텐데 말이다.
다시 잠드신 엄마 옆에서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으며 좋았다가...함정에 빠진다.
1시간가량 지났을까? 스르르 잠으로 빠져들기 십상이지..그래 짐작하고 있었지...ㅎㅎ
잠깐 눈붙이고 일어나니 밥먹을 시간도 없겠다. 
아침부터 허리땜에 샤워를 하느라 욕실 온통 뿌옇게 만들어놓았다.  어제밤에 하고 잘껄 그랬다. 그랬음 아침밥은 사수하는건데...
겨우겨우 스타킹을 꾀어신고 내가 좋아하는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고 출근한다.
내사랑 원피스~..위아래 색이며 스타일 신경쓸 필요없이 아무거나 집어서 훌렁입었다 벗었다 옷입는거에 신경쓰기 싫어라하는 사람에게 원피스는 그야말로 구세주다.
출근하는 무거운 몸..여느때랑 다른 출근길...느릿한 걸음으로 출근하다보니
평소 보지 못한것들이 보인다.
큰길에서 우리집 골목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태평산부인과..그 옆에 항상 과일을 파시는 리어커 과일가게 아저씨.
그 아저씨가 좋다.  죄송한 일이지만...사실 과일은 한번도 사보진 못했다.ㅠㅠ
늘 그 분을 뵐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항상 큰빗자루를 들고 다니며 주변 여기저기를 청소하고 계신 모습을 본다.
한동안 아저씨를 볼수 없었던 겨울엔 그 길이 얼마나 지져분해 졌던지.....담배꽁초 쓰레기 등등...
언제부터인가 아저씨가 다시 과일을 팔고 계셨을 텐데...오늘에야 알아본다.
오늘저녁에도 운동 포기하고 일찍 들어갈텐데...오늘만큼은 아저씨네 과일을 사가지고 들어가보자고 다짐!!
훌륭한 사업마인드를 가지신 분이니까..분명 과일도 맛있을거야...
근데...설마 맛이없다면??!!...대! 실! 망! 일텐데 말이다..
태평산부인과 골목길을 깨끗하게 청소해주시는 리어커 과일가게 아저씨 화이팅입니다요~ !!!
허리때문에 느리게 시작하는 오늘...나쁘진 않네... ^^
앗! 내일은 회사에서 안면도로 꽃게먹으로 가는날이잖아~~~앗싸~! 꽃게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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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7 10:39:04 *.143.199.187
[ 5월 27일 - 219일차 ]

새벽수련을 전혀 하지 못했다.
어제 저녁 해야할 일들을 미뤘다가 오늘 새벽에 해치운다.
아침에 욕실 쟁탈전을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샤워를 하고 간단하게 짐을 꾸렸다.
토요일 수업을 위해서 먼저 서울로 와야하니 되도록 간단하게 꾸린다.
운전할줄 알면..차끌고 오면 좋은데...터벅터벅 꽃게 싸들고 짐가방 들고 버스를 갈아타며 올생각을 하니 갑갑하네..그래도 엄마랑 동생이 목이 빠져라 꽃게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좋은놈으로 델꼬 와야지~
내가 먹어본 음식중에 5월 꽃게가 최고였다. 
작년에 처음 먹어보고 완전반했지...ㅋ
그때도 커~다란놈으로 두마리를 집으로 보쌈해왔었는데 엄마도 동생도 놀라했었다.
너무커서...한마리가 솥단지에 온전히 들어가질 않아 놀라고,
맹물에 찌기만해도 설탕친듯 달달한 맛에 놀라고..
올해도 인심 후하신 대표님이 넉넉하게 사주시겠지. ㅋㅎㅎ
공짜좋아하면 클나는뎅... 더 열심히 일하는걸로 갚자!
출근하는데 울신여사님 한마디 날려주신다.  "이번엔 작은걸로 가져와..두고두고 찌개도 끓여먹고 하게"
근데 난 찌개보다 그냥 찜쪄먹는게 더 좋다. 
오늘은 꽃게예찬이구나.ㅋ
창피스런 일이지만...먹는 즐거움...내겐 너무나 소중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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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11.05.27 12:38:11 *.226.218.139
안녕하세요. 김병진입니다.
새벽을 즐기는 방법을 성희님에게 배웁니다.
겉으로만 새벽수련 한다고 멋만 부렸던 제 자신을 반성 합니다.
변명의 여지가 있을까요?

법정스님의 말씀
"어쩌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단 한 사람의 목소리가 부족한 것인지도 몰라"
다시 한 번 공명을 울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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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8 20:06:12 *.143.199.187
^^  안녕하셨어요 병진님!
창피합니다. ㅠㅠ
일지보시면 아시겠지만..저도 새벽을 알차게 보내지는 못하고 있는걸요...
사실 저도 단군님들 일지를 보며 늘~ 반성 하고 있답니다.  ㅎㅎ
항상 도움주시고...또 이렇게 지켜보아 주심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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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8 21:50:37 *.143.199.187
[ 5월 28일 - 220일차 ]

쉴만한 물가...에서 하루를 보냈다. 펜션이름이 쉴만한 물가였는데...말그대로 한적하고 조용하게 숲속..작은 물가에 자리잡은 곳이였다.
꽃게를 질릴까말까할 만큼까지만 먹고 치우고, 담배연기 자욱한 남직원들의 커다란 숙소에서 이런저런 먹거리를 마련해주고 화투판을 조금 구경하다가 여직원 숙소로 돌아와 잠든 시간이 1시...
그래도 제시간에 일어난 내가 기특했다.
함께 새벽산책을 하자고 약속했던 여직원이 더 자겠다고 하여 조용히 홀로 밖으로 나왔다.
온통 풀과 나무가 울창한 곳, 좁은길을 따라 조금 가다보면 큰 연못이라 해야하나 작은 저수지라해야하나...
물 앞에 서보았다. 
조용하리란 예상과는 달리 새벽 산속은 분주하고 바쁜듯한 소리로 가득하면서도..어딘가모를 차분함이 있다.

물안개가 신비롭게 피어오르고 5시라고 하기엔 너무 밝다.
물위로 물고기가 살짝 보이기도 하고 뻐끔거리며 소란스럽다.
산에서는 새들이울고..풀숲에서는 이름모를 생명들이 바스락거리며 바쁘게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
무성한 풀숲에서 혹시라도 뱀이 튀어나오는건 아닌지...개구리가 달려들면 어쩌지?
소심해진 나는 서둘러 쓰러진 나무와 풀숲을 헤치며 숙소쪽으로 되돌아 간다.
어딘지 모를 곳에서 귀에익은 소리가 ..공중 어디선가 들려왔다.
새의 울음소리...뻐구기소리였다.  바로 내 머리 위로 날아가며 내는 소리였는데 그 순간이 얼마나 신기하던지..
뻐꾸기 울음소리는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많이 듣던 소리였지만...오늘처럼 내 머리위로 날아가며 우는 모습을 보는건 처음이였다.   늘..어딘가 나무위에 앉아서 울겠거니 생각했었는데..날면서도 소리는 내는구나...
그 소리가 얼마나 정겹고 다정하고 고맙던지...내마음속 깊은 어딘가를 건드려주는듯 하다...
어릴적..온가족이  단칸방하나에 누워 잠을 자면서 듣던 뻐꾸기 소리...힘들때였지만 내 기억속에는 좋은기억만 남아있는것 같다.

펜션주인집에서 기르는 썰매잘끈다는 커다란 개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이름이 초코? 쪼코? 였는데.  덩치만 컸지 1년쯤된 아기였다.
보자마자 달려가 인사를 했더니 고개를 숙이고 앞발을 쭉 뻗으며 절하는듯 기지개를 펴는것으로 인사를 한다.
손내미는 시늉만 해도 성급하게 덥썩 자기손을 내놓는 헤픈그녀석이 사랑스럽다.
쓰다듬다보니 등쪽털이  뭉쳐 뻣뻣한게 이상하여 살펴보았더니 심한 상처가 보였다.
어디 긁힌상쳐는 아닌듯하고... 언뜻보아도 꾀나 깊고 아픈 상처였는데...
이녀석은 아픈줄도 모르고 꼬리치며 내얼굴이며 손에 침을 발라대고 있는거다. 
상처를 보는순간..그리고 그녀석의 천진한 반김의 표정과 몸짓에 나는 그만 울컥해버리고 만다.
누가 이랬어?? 응? 
이렇게 착하고 말못하는 생명에게 누가 이런짓을 한걸까...아무리 찾아봐도..줄에 묶인 쪼꼬에게 등에 상처를 낼만한 물건이나 장애물은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혹은 어떤 짐승에게 공격당한듯 했다.
주인아저씨를 기다렸다가 상처를 보여드렸더니..알려줘서 고맙다는 말씀만 하시고는 한숨을 쉬고만 계시는데...표정속에서..침묵속에서 속상해 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주인아저씨를 보고 만세를 부르며 달려드는 덩치큰 아기를 보고 있자니 눈물이 핑 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못하는 녀석들...그저 꼬리만 흔들며 사랑을 주는 바보같은 녀석들...속상했다.
그리고 미안했다.  얼마나 아팠을까...낯선 나에게 순순히 자기 상처를 보여준 초코가 기특하기도 했다.

9시가 넘어가는데도 남직원들은 일어날 기색이 없다.
늦어도 11시에는 출발해야 토요일 수업에 참석할 수 있는데...숙소앞에서 얼쩡거리다 보니 10시쯤 깨어나신다.
라면을 조금 얻어먹고 동료직원에게 부탁하여 안면 터널까지 태워다 달라고 말해두고 남은 직원들에겐 죄송스런 마음으로 먼저 가겠다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안면터널에서 11시 10분 떠나는 서울행 버스를 타고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2시 조금 넘어서였다.
2:30 수업시간에 약간 늦게 도착했다. 
6시까지 수업을 듣고...다시 분당 사무실로 짐을 가지러 왔다. 
내 몫의 꽃게를 사무실에다가 놓아달라고 부탁했다.
허리도 아프고, 잠은 부족하고, 몸은 지치고....도저히 그대로 짐을 들고 다시 집으로 가기가 어려웠다.
사무실에 넋놓고 혼자 앉아있다 생각해보니  오늘 아침에 먹은 라면 한젓가락과 수업시간에 나누어준 간식 김밥 한줄이 오늘 먹은것의 전부였다는걸 알았다.
내가 아프고 피곤한데다가 꽃게도 회사에 있으니 차가지고 이리로좀 와달라고 졸라도 꿈쩍않는 동생이 밉다.
맘같아선 꽃게 입도 못대게 하고싶은데....차마 그러진 못하겠고..
사무실에 쓰러져 시간보내는걸 소심한 복수라며 이러고 있다.
그런데...이 공간속에 홀로 있는것이 너무 좋다.
지긋한 곳이지만...
혼자있어보니 편안하고 좋다.
벌써 자야할 시간이 가까워 오는데...지루한 일지를 길게길게 쓰고있는 내모습..
이거 사춘기 반항아 모습은 아닐까?
들어가야 하는데..씻고 자야하는데..
왜 이러고 있는건지...
방금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왜 이리 안들어오느냐고...
난 또 어리광을 피운다..너무 피곤해서 사무실에서 쉬고 있다고...
꽃게는 다....죽었겠지? ㅠㅠ  미안해 꽃게야...너무 오랜시간 너를 고통속에 죽게 했구나...
이러고 또 우는 사람은 정상은 아닌거지??
안타던 택시 잡아타고 가야겠다. 정말 허리가 아프고 짐도 버겁고
몸도 마음도 무거운데다가...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거 같아서...
아니다..그냥 지하철타고 버스환승해서 가련다...꾸역꾸역 짐 바리바리 들고
나 상태 않좋아요~건들지마세요~를 온몸으로 말하며...
생 고생하는걸로 날 괴롭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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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1.05.29 22:41:38 *.200.133.27
[ 5월 29일 - 221일차 ]

알람소리에 일어났다가 새벽을 포기하고 내리 잤다.
여러가지 꿈으로 잠이 어지러웠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겨우일어나 약속 장소로 간다.
대모산..친구들과 오랫만에 산행을 했다.
맘은 울적할 지언정 날씨좋고 산좋고 가방한가득 먹거리로 가득하니 웃음이 난다.
지난 우울한 일들을 친구들에게 웃어가며 아무렇지 않은듯 풀어내보기도 했다.
그렇고 말해두고 나면..진짜 별일 아닌것만 같다.
산을 내려와 저녁을 먹으러 압구정길을 걷고 있는데 반가운사람의 전화가 왔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하이톤이다...
특별한 용건없는 전화....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
친구들과 함께라는 말에 서둘러 끊는 배려심...조심스러운 그 마음...
찡~한 그무엇....

친구들과 이른 저녁을 먹었다.
월남쌈...야채를 한번더 추가해 먹고나서, 쌀국수까지 먹고도 나의 허기짐은 채워지지 않는다.
친구들은 배가 터질것 같다고 후식생각도 없다고 야단인데..
나는 이상하리만치 포만감을 느끼지 못한다.
친구들도 의아해한다.
머리가 고장난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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